˝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다고?˝
10월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한 발언이다
희생자 가족들은 영정없이 장례를 치러야 했지만 억울한 죽음에 대한 ‘검찰‘출신 대통령의 인식을 잘 드러냈다

2022년 10월 29일, 159개의 우주가 소멸되던 그 밤에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좁은 골목길로 내몰리던 사람들은 우리들의 이웃, 우리의 형제, 우리의 아들딸, 우리 자신이었다. 축제에 나온 우리들의 생명과 안전은 지켜지지 않았고 그 밤의 아픔과 슬픔, 충격과 공포는 죽어간 이들과 살아남은 우리의 몫으로 오롯이 떠넘겨지고 있다
예견된 참사, 끝없는 구조요청과 신고의 외면

희생자 이름도 영정 사진도 하나 없는 분향소를 거대하게 차려놓고 일방적인 애도를 강요하던 정부에게 우리는 묻고싶다. 우리는 꼭 알아야겠다. 왜 막을 생각이 없었는지, 왜 구하지 않았는지. 그날 밤 희생자들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왜 유가족들에게 감추고 알리지 않았는지. 왜 유가족들을 모이지 못하게 했는지


촛불혁명을 만든 지 5년 만에 다시 사회 각계각층에서 쏟아진 시국선언은 검찰 독재에 대해 국민이 내린 사망 선고이자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최악의 극우 권력을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자기 반성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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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체가 낙하하고,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과학적 사실은 큰 감동을 주지 못한다
그것은 필연적이고, 필연엔 목적도 의미도 없다

김상욱 교수에 따르면 의미는 우연, 즉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과학이 아닌 것에서 나온다

그는 사랑이 일으키는 ‘우연의 본질’을 강조했는데, ‘나’와 ‘너’가 만난 것은 우연이고, 우연이 쌓여 종국엔 필연처럼 느껴진다

“물리적으로 아무 의미 없는 필연의 우주에서 너를 만난 이 사건은 내가 아는 유일한 우연.” 그가 내리는 사랑의 정의다

물리학자에게 사랑이란 필연의 우주에서 피어난 궁극의 우연이라고
이보다 멋지게 과학의 언어로 사랑을 표현할 수 있을까?

과학이 새로운 시대의 교양이 될 수 없는지 묻는 시도를 통해 차갑게만 느껴지던 우주가 물리학자의 시선 속에서 얼마나 따뜻할 수 있을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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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으로서는 상상이 안되긴 하겠지만
대통령이 참석하면 그 행사는 ‘대통령행사’가 되어 청와대가 행사의 제반사항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그 결과에 책임졌던 시절이 있었다

규모가 큰 국가행사나 국제적인 행사는 더욱 신경을 써야해서 사전, 직전, 사후관리까지 했어야 했다

언론도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는 그 실무주최가 국방부던 문체부이던 여가부이던 청와대에 책임을 물었다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해서 뽐내다 오는 것이 아니라 행사를 더 알리고 빛내기 위해 대통령도 참석하는 것이다

잼버리행사를 보니, 전직 의전비서관으로서도, 대한민국의 행사기획자로서도 매우 부끄럽다

- 탁현민


국가 기념식과 대통령 행사 이야기
[미스터 프레지던트]를 다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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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상업용 잡지 모델이 누워 패션 사진을 찍는 그런 공간이 아니라고,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이끌어낸 대통령들과
그 참모들이 치열하게 고민하며 국민들을 섬기던 피, 땀, 눈물의 공간이고 숭고한 역사의 현장이라고 말하고 싶다


문재인 ‘선배’는 대학 동문들 사이에서 평판이 그리 좋지 않았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잘나갈 때 동문들을 도와주고 특히 검찰을 비롯해 공직에 있는 동문들을 요직으로 끌어줄 수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어떤 사람은 고등학교 후배라면서 문재인 민정수석을 찾아갔다가 학연을 내세워 찾아왔다는 이유로 공적인 자리에서 냉대를 받았다는 소문도 있었다. 내가 얼굴도 본 적 없는 까마득한 선배를 동경하게 된 것은 오히려 동문들로부터 그러한 평판을 들었을 때부터였다


다시금 자랑스러운 대통령
행복한 선진국 대한민국의 시간이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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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식 2023-08-04 17: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금의 정권은 권력놀음에 빠져 지금 뵈는 것이 없지요. 공이고 사고 죄다 자기 이익을 위한 도구요 수단이니까요. 아직도 3년 9개월 여 남았네요, 걷잡을 수 없는 문명적 퇴행을 그저 바라보는 일이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닙니다.

나와같다면 2023-08-04 17:28   좋아요 1 | URL
이 시간이 정말 힘들게 느껴집니다. 남은 시간이 아득하기도 합니다.

세상은 아주 느리게 좋아졌다가 빠르게 되돌아가는 경향이 있는것 같습니다
 

˝어느 젊은 교사의 삶이 자신이 가르치던 교실에서 영원히 멈추어 섰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장소가 가장 마음 아픕니다. 그곳이 아니면 개인적인 사유로 취급되거나 묻힐 거라 여긴 겁니다˝
- 허지웅


7월 20일 강남 한복판 서이초등학교 앞에는
초현실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셀 수 없이 많은 근조 화환이 가로.세로 100m인 학교 블럭 전체를 에워쌌다. ‘동료 교사 일동‘ 명의가 많았다. 인도 양옆에 들어선 화환 사이로는 검은 옷을 입은 추모객들이 줄을 지었다

학교 담장에 붙은 무수히 많은 메모지 중 하나에는 ˝교실을 구해라. 교사를 구해라.
더 많이 죽기 전에˝라고 쓰여 있었다
비 오는 날이었다.검은 옷 입은 사람 몇 명이 메모지가 붙은 곳마다 투명한 천막을 덮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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