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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천년의 여행 - 신화에서 역사로
주경철 지음 / 산처럼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내 나름 주경철 저자 저서 찾아 읽기 4부)
어린 시절 누구나 해 보았음직한, '신데렐라와 콩쥐는 왜 이리 비슷한가?'에 대해 아직도 궁금하시다면, 읽어 볼 만하다. 어떤 이야기의 어떤 부분은 신화로 남고, 어떤 부분은 기록 이전의 역사로 인정되며, 어떤 부분의 모티프는 현대에서까지 문학으로 재생산되는가, 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1부는 신데렐라 이야기 분석이며, 2부는 세계적으로 1000종이나 있다고 하는 신데렐라 이야기를 수록하고 있다. 샤를 페로와 디즈니의 왜곡 이전 신데렐라 민담의 여러 형태를 접할 수 있다. 서양 경제사를 전공하신 분의 이런 시도 자체가 흥미롭기도 하다.
저자는 신데렐라 등 민담은 어린이의 성숙을 도와주는 기능을 한다는 기본 설을 바탕으로, 외디푸스 콤플렉스 등 정신분석학의 연구 성과를 더하고, 1000 여종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외짝 신발의 모티프와 재생 이미지를 통해 신데렐라는 역사이전 샤먼이라는 견해에 이른다.
사이사이, 관련 연구 서적을 요약, 소개받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놓고 읽지 않은 <고양이 대학살>과 <마녀와 베난단티의 밤의 전투>를 읽어야 겠다.
***사족
1 책에 우리나라의 콩쥐가 개화기에서 1920년대에 걸쳐 서구에서 유입된 이야기라는 내용이 있는데, 그렇다면 중국 남부와 베트남의 이야기와 우리의 콩쥐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팥쥐로 젓갈담그는 모티프는 어떻게 보야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2 난 어릴적 심청전을 접하고, 청이가 효심에서가 아니라 아비 봉양의 의무감에 지쳐 스스로 자살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실로 나이에 걸맞지 않은 깜찍한 생각을 했드랬는데, 본문에서 저자가 이런 견해를 언급해 주셔서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