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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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Breath becomes 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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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새해는 드니 뵐뇌브 감독의 <그을린 사랑>과 <시카리오>를 보며 시작해서 나름 특별히 기억하는데, 2017년은 우연히 <숨결이 바람될 때 (원제: When Breath Becomes Air)>을 뒤적이며 시작했다. 보통 에세이류는 한 번만 읽는데, 두 번 읽었다. 한국식으로 이야기하면, 의사를 많이 배출한 (금, 은, 동?) 수저 집안의 엄친아가 명문대에서 남들 하나 따기도 어려운 학위를 분야를 바꿔 따고도 35세에 촉망받는 의대교수 예비후보가 되었다가 36세에 폐암으로 요절한 주인공의 자서전이다.

*

암 투병기에 유려한 글을 남긴 올리버 색스의 <고맙습니다>나 장영희 선생님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읽었던 기억과 교차해보면 폴 칼라니티의 처녀작이자 마지막 책은 사뭇 다르다. 세 분 모두, 사회적으로 성공했으며 사망하기 전까지 천직이 있었으며 암투병기에 글을 썼다. 그런데 유독 폴 칼라니티의 글을 읽다보면 성공에의 압박과 명예에의 뜨거운 욕구, 경쟁의식이 냉철한 지성의 문체 사이를 비집고 올라온다. 신경외과 의사에 대한 그의 자부심 역시 대단해서, 그가 '의사,' 특히 (그가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생각에) 격이 다른 '신경외과의'에 갖는 생각이 의아하게 느껴진다. "생사를 가르는 결정과 싸움에 끼어들고 싶었다."라는 그의 문장이 많은 생각을 대변해 준다.

1차 치료가 끝나고, 대개의 사람들은 힘든 레지던트 7년차로 돌아가는 대신 산으로 들어가거나 몸의 힐링에 집중할텐데 그는 다시 고강도 레지던트 생활에 자신을 던졌다. 대강하지 않았다. 의대 교수를 목표로, 약을 말 그대로 쏟아부어가며 일했다. 그 와중에 이 책을 썼는데, 결국 이 책은 미완으로 끝났다.

*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한 책이다. 감상을 대신하여, 인상적이었던 문구들을 올려본다. 나중에 내 생각이 바뀔지는 몰라도, 2017년에 내가 폴 칼라니티의 글을 읽었을 때, 나는 시큼했다. '꼭, 그렇게 내 몰아야하나?' 하는 생각으로. 그게 답일지도. 지금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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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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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중에도 일을 놓지 않다. 의대교수로서의 경력을 갈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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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결이 바람 될 때>는 저자 폴 칼라니티의 병세가 갑자기 악화되는 바람에(공격적인 항암 치료에 폴 칼라니티가 더욱 급작스럽게 무너지면서) 마무리 하지 못한 책에 대해 아내이자 내과의사인 루시 칼라니티가 맺음말을 쓰면서 완결된 모양새를 갖춘다. 역자 이종인은 남편 폴의 글 이상으로 아내 루시의 글이 좋다고 말한다. 담담하게 표현하나 남편을 향한 깊은 사랑과 존경.

그녀는 남편과 함께 레지던트 생활의 고락을 함께하며 누구보다도 외과 수련의의 과정이 험난함을 잘 알테지만, 남편이 1차 항암치료를 마치고 다시 병원으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을 때 누구보다도 열렬하게 지지했다. 무엇이 옳은지를 모르겠지만.....성취에 성취에, 앞으로 나아가며 싸우려는 부부의 의지가 놀라웠다.

 

리뷰 쓸 때, 출판사 측에 누가 될까 본문 사진은 자체검열로 5장 이하로 제한하는데 이 책만큼은 유독 본문 사진을 많이 올렸다. 다 옮겨 적기는 어렵겠으나, 시간의 추이에 따라 저자의 생각과 문체의 호흡 변화를 느낄 수 있기에 남겨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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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내 얘기가 웃긴다고? 조심해! 나 까칠한 들고양이 에드가야! : 400일 동안 끄적인 일기
프레데릭 푸이에.수지 주파 지음, 리타 베르만 그림, 민수아 옮김 / 여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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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가 웃긴다고? 조심해! 나 까칠한 들고양이 에드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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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오렌지색 표지에 상큼한 편집 때문에 어린이용 동화로 착각했다. 킬킬거리며 <내 얘기가 웃긴다고? 조심해! 나 까칠한 들고양이 에드가야!>를 읽다보니, 아이들 세계의 금칙어도 등장하고 어른들, 그 중에서도 신문 꽤나 뒤적여 세상 일 밝은 어른 세계의 고유명사들이 행렬을 이룬다. 어라, 어째 주인공 고양이가 귀여운 애교와는 거리가 멀다 싶더니, 이 시니컬한 까칠이 고양이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소설 주인공이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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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가 웃긴다고? 조심해! 나 까칠한 들고양이 에드가야!>에는 '400일 동안 끄적인 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에드가가 쓴 일기란다. 자칭 "잘생기고, 똑똑하고, 어쨌든 당신(독자)보다는 훨씬 더 똑똑한" 고양이인지라, 일기 쓰기는 식은 죽 먹기이다. 게다가 이 일기는 출간을 염두에 두고, 편집자의 입맛에 맞춰 썼다지 않는가! 독자더러 에드가를 평해보라면, 요 녀석 꽤나 자존심 강한 고양이이다. 상식 선에서의 상하 관계에 굴하지 않는다. 되려 뒤엎는다. 이 집 저 집 떠도는 신세였는데, 자신을 입양해준 주인 가족에게 고마워하기는 커녕, '멍청이 가족'이라며 조소를 퍼붓는다. 주인을 '주인'이라 부르는데 혐오감을 표시하고, 주인 식구가 자신을 '아가'라고 부르는 걸 창피스러워한다. 사람으로 치면, 차가운 도시 남자라고나 할까. 세상의 중심이 '나'라는 생각이 확고하다. 그런데 독자가 "너, 고양이 주제에!"라며 익숙한 비꼬는 말을 던지려다가도, 흠칫할 수 있다. 에드가가 나(독자)보다 유식한 거 같거든.  칼 라커펠트의 뮤즈가 되어 패션 잡지 표지를 장식하고 싶어한다거나, 프레디 머큐리 버금가는 멋진 콧수염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이 외에도 지그먼트 프로이트나 쥴리어스 시저 등의 위인에서부터, 저스틴 비버나 루크 스카이워커 등 엔터테인먼트 계에서 유명한 이름들이 이 책에 자주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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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는 한 마디로 까칠한 '폼생폼사' 야옹이. <내 얘기가 웃긴다고? 조심해! 나 까칠한 들고양이 에드가야!>에 소개된 400일치의 일기를 읽다보면, 한 편의 잘 연결되는 허무 개그를 보는 듯 하다가도 후련하다. 폼생폼사로 끝까지 남을 수 있는 배짱과 뻔뻔함을 에드가가 가졌기에, 대리만족이 되는 것일까? 눈치볼 데 많고, 비교당할 데 많아서 까칠이 캐릭터로 자리매김하기 어려운 현실 속의 인간들이 에드가를 참 부러워 할 것도 같다! 에드가의 첫 일기가 성공적으로 출간되었으니, 에드가의 다음 일기를 기대해되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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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고 싶은 토끼
칼 요한 포셴 엘린 글.그림, 이나미 옮김 / 박하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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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고 싶은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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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라는 신조어나, "음쓰 버리는 척하며 별다방"이라는 캡션을 달아 사진을 올리는 육아맘들의 SNS를 보면 웃음만 나오지는 않는다. 얼마나 육아가 힘들면 '독박육아,' '전투육아'라는 표현을 쓸까 싶고……. 육아 스트레서stressor 중 상위 5위에 들 항목으로 '재우려 해도 해도, 잠 안 자는 아이'를 들 수 있지 않을까? 엄마 아빠 입장에서는, '종일 놀아 줬는데 (아기야, 너) 피곤하지도 않니? 도대체 왜 안 자니? 너 자고 나야, 엄마아빠 불금 영화관도 가고 쉬지!' 하는데, 아이는 안 잔다. 아니, 시간이 흐를수록 눈을 말똥말똥 뜨며, 놀아달라고 성화다. 아이 재우는 데 애먹는 부모에게 희소식이 있으니 여기 입증된 '슬리핑 북 (베드타임 픽쳐북)'이 나왔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아마존에서 1위에 오른 '재워주는 책'으로서 제목 또한 <잠자고 싶은 토끼>이다. 이 책을 쓰고 그린 '칼 - 요한 포셴 앨린'은 "저 또한 한 아이의 부모로서 아이들이 평화롭게 잠들기를 얼마나 바라는지, 그리고 평안한 저녁 시간을 보내기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공감할 수 있습니다. 한국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잠자고 싶은 토끼>를 적절히 호라용하고 사랑해 주시기를 바라며, 이 책이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한구그이 모든 아이들이 잠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아름다운 기원을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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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은 여느 책과 달리 사용법이 첫 페이지에 적혀 있습니다. 효과를 보려면, 아이들 에너지가 거의 소진된 때 읽어주는 게 가장 좋다고 합니다. 본문에서 굵은 단어나 문장은 강조해서 읽고, 초록색 단어나 문장은 천천히 부드럽게 읽고, 아이의 이름을 직접 대입해서 문장을 채워 읽어주는 것이 요령입니다.

솔직히 어른 독자의 입장에서, 내용 자체만으로는 <잠자고 싶은 토끼>가 매혹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페이지마다 수록된 단어 수가 너무 많아서, 읽어주는 엄마* 아빠가 더 힘이 들거든요. 그런데 저자 말로는 <잠자고 싶은 토끼>의 문장과 단어를 특정 심리적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선택해서 조합했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지금, 그네가 앞뒤로 흔들, 흔들, 흔들거려서 / / 무척 편하거든."이라는 문장을 천천히 부드럽게 읽어주는 데는 어떤 심리적 목적이 숨어 있다는 뜻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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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만 따지고 보자면, <잠자고 싶은 토끼>, 그다지 흥미롭지 않습니다. 졸리지만 잠은 오지 않는 아기 토끼 로저가 주인공인데, 잠들기에 도움을 청하러 하품 아저씨를 만나러 가는 게 주요 줄거리이거든요. 가는 도중에 나른한 달팽이나 졸린 눈 부엉이를 만나 "지금 잠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충고를 듣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이런 답이 돌아오지요. "몸 구석 구석 힘을 빼 보는 거야. 그냥 히늘 쭉 빼는 게 중요해." 등등의 답변 말이에요. 마지막에 로저는 하품 아저씨의 마법의 가루를 맞고 집에 와서 잠 들어요. 꼬마 독자들도 엄마아빠가 <잠자고 싶은 토끼>를 읽어주는 와중에 로저처럼 잠 들어버리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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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1위라고는 하지만, 한국인들의 베드타임 정서에는 2% 안 맞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긴 해요. 실제 <잠자고 싶은 토끼>를 읽어주는데, 어른이 더욱 지루해지거든요. 그런데 이게 다 잠을 오게 하는 심리적인 장치라나봐요. 줄거리가 재미있거나 말거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아이 재우는 게 중요한 목표니 이 책 매일 읽어주어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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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를 향한 로망

 

 노름판에서는 회차가 거듭될 수록 자꾸 판돈이 커질텐데, 인생판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꿈이 작아진다. 소심해진다. 이제 자꾸 작아져서 '서재 갖고 완결판 내기'가 새해 소망이 되다니. 비우고 살기를 실천하는지라 종이 달력을 계속 버리는데, 2016년 알라딘에서 선물로 보내온 달력만큼은 그냥 버릴 수가 없었다. 나의 로망, 작가들의 서재 사진을 어찌 그냥 버리리. 사진으로나마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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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열망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되, 그 상상을 실현시켜줄 공간을 확보하라. 이 메시지야말로 <공간의 위로>의 저자 소린 벨브스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이 아니던가.

1단계: 열망하는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라.
그리고
2단계: 그 꿈을 실현시켜줄 공간을 확보하라.
다시 말해
 
나만의 서재를 확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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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버나드 쇼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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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 브론테, 브론테 자매가 귀족 출신이었던가? 서재에 깔린 양탄자가 폭신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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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플링의 책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아서 그에게 쏟아지는 비판에 수긍도 반박도 못하겠건만

고급스러움 뚝뚝 떨어지는 서재 분위기만 보아서는 제국주의 시대 많이 누리고 산 관료의 서재 이미지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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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품격이 느껴지는 서재. 그나저나 오스틴 시절에는 저 깃털달린 펜이 꽤 비쌌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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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다윈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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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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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퉁의 서재는 왠지 이런 분위기 일 것 같았는데,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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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의 서재가 가장 탐났다. 그래서 노란 테두리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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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집 - 동굴에서 초고층 빌딩까지
카테리나 라차리 지음, 실비아 마우리 그림, 김현주 옮김 / 그린북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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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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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굴에서 초고층 빌딩까지"라는 부제는 과장 아니냐고요? 이 얇아 보이는 그림책에 어떻게 인류의 주거문화, 거주 공간을 압축적으로 담아 낼 수 있겠느냐고요? <인류의 집: 동굴에서 초고층 빌딩까지>의 표지만 보았을 때, 독자들의 마음속에 올라오는 궁금증일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책장을 넘겨 탐독, 탐색하다 보면 '어리석은 걱정 했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걸요? 심지어는 이 그림책을, 배울 거리가 알차게 압축된 백과사전처럼 느낄지도 몰라요. 제가 그랬거든요. 전문적인 내용을 어쩌면 이렇게 쉽고 명쾌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요? 바로 저자 카테리나 라차리가 실제 건축학을 공부하였고 친환경적인 집과 생활에 열정을 품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을 거예요. 저자는 인류의 '건축 여행'으로 독자를 이끌면서, 궁극에는 지구 환경을 살리는 생태적인 주택과 도시 소개에 큰 비중을 둡니다. 즉 <인류의 집: 동굴에서 초고층 빌딩까지>를 읽은 독자만이라도 자라서 친환경 건축과 생활공간을 지향하고 이를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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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조상부터 동굴이건 움집이건, 인간은 일정 공간을 안전한 쉼터로 삼아 왔지요. 21세기의 현대인 역시 일생을 놓고 보았을 때, '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점에서 비슷해요. 그런데 막상 우리 현대인은 '집'하면 건축가나 인테리어 전문가의 영역이라 생각하고 제대로 관심 기울여 보지 않아요. 저자는 책 첫머리에서 작지만 중요한 질문을 독자에게 던져서 그 무관심에 경종을 울린답니다. '집에서 좋아하는 공간이 어디인가요? 문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이런저런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집이라는 친근했던 대상이 해독을 기다리는 비서(秘書)처럼 신비롭게 느껴진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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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집과 주거문화란 결국 인간이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면서 문화적 존재로 성장해왔는지를 가시적으로 보여주지요. <인류의 집>의 책장을 넘기다 보면,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집들이 인류의 적응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끼게 해준답니다. 예를 들어, 알프스의 집이나 그리스 섬에 있는 집은 겉보기에는 조금 비슷한 면이 있는데, 내부로 들어가면 기능적인 면에서 세세한 차이가 있지요. 비가 아주 귀한 그리스 지역에서는 암석이 아주 부드러워서 두꺼운 벽을 직접 파서 옷장으로 사용한다니, 그 자체가 친환경적이지 않나요?  반면 알프스 지역에서는 추귀가 가장 큰 도전거리였기에, 요리와 취침 등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해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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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소화하기에 쉬운 내용만은 아니에요. 세계 다양한 지역이라는 공간의 광활함에 집의 역사라는 시간성까지 더해서, 독자가 소화해야할 정보량이 상당하거든요. 다행히도 일러스트레이터 실비아 마우이가 다양한 방식으로 재미를 주어 집을 그려주었어요. 양문형 냉장고를 열듯 양쪽으로 펼쳐보거나 한쪽으로 두루마리처럼 주르륵 풀어내릴 수도 있게 다양한 재미를 주었어요. 덕분에 426미터 높이의 뉴욕 파크 에비뉴의 길쭉한 형상도 더 상상이 잘 됩니다.

*

이렇게 인류의 집 변천사를 살펴보면, 자연히 미래의 주거 문화가 궁금해지겠지요? 저자는 '에코'를 키워드로 미래의 주거문화를 제시합니다. 태양 전지판 등을 활용해서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고, 건축자재로 친환경 재생 재료를 주로 쓰는 친환경 하이테크가 널리 쓰일 것입니다. 단, 우리 모두가 지구 환경을 살리는데 뜨거운 관심을 지속적으로 둔다는 전제 아래서말입니다. <인류의 집>, 두고두고 사전처럼 펼쳐보며 영감을 받고 싶은 알찬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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