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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반갑다고 안녕! ㅣ 스콜라 꼬마지식인 7
유다정 지음, 신지수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스콜라 꼬마
지식인
세계와 반갑다고 안녕
"네가 크면 세계각국의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게 될테니까........"하면서 글로벌 키즈에게 외국어
공부가 왜 절실한지를 역설하는("너 그러니까 영어랑 중국어 공부해야해!") 부모
많겠지요? 반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인사법을 가르쳐주는 선견지명을 가진 부모는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 사실 세계인들과 짧은 시간에 교감하고
친해지는 데는 그 문화를 존중하며 진심이 담아낸 인사만한 게 없는데 말입니다. 고맙게도 스콜라 꼬마 지식인 시리즈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인사법을
집중 소개해주었습니다. 제목조차 친근감 넘치는 신간, <세계와
반갑다고 안녕!>으로 말입니다.
<세계와 반갑다고 안녕!>은 세계 여러 나라의 인사법을, 해당 사회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맥락에서 소개해주니 '어린이를 위한 교양인문서'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즉, 일대 일 대응(1:1) 관계에서 인사들을 단순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회문화적 바탕에서 그 인사가 생겨나고 오늘날까지 어어져오는지를 보여줍니다.
혀를 쏙 내미는 티벳의 인사법,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의 인사법, 중국의 니하오, 계속 머리를 조아리는 일본의 공손한
인사법, 팔짱을 끼는 미얀마식 인사법, 코를 비비는 이누잇 사람들의 인사법, 볼에 키스하고 어꺠를 토닥이는 아르헨티나 인사법, 인도의
나마스테, 코란의 가르침을 인사 속에서도 실천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사람들의 인사법, 물이 귀한 탄자니아 마사이족의 침뱉기 인사법, 하와이 사람들의
알로아까지.......다양한 인사법을 배우다 보면 단순히 재미나다기 보다는 마음이 짠해져 옵니다. 어떤 인사들은 종교성이나 공손함의 체화된
문화인기도 하지만, 어떤 인사법에는 약한 평민들이 역사적 풍파속에서 어떻게 생존했는지를 추측하게 하는 역사적 사연들이 숨어 있거든요.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막강한 권력의 무사들이 '인사를 안했다'며 죄없는 평민들을 죽일 정도여서, 무사와 마주칠 때마다 머리를 거듭 조아려 인사를
올리곤 했다네요. 티베트에서도 예전에 강력한 권력을 휘두르던 위정자가 아무 이유도 없이 사람을 죽이곤 했는데, 그 위정자는 거의 입을 열지 않아
혀를 보이는 일도 적었대요. 티베트 사람들은 자신은 그 악마같은 위정자가 아니다, 다르다라는 뜻으로 혀를 내밀었다네요. 우리에게 익숙한
"안녕하세요?"역시 잦은 외침으로 "밤새 안녕"하기가 어려운 우리 선조들의 고단한 역사를 반영하고 있어요.
<세계와 반갑다고 안녕!>을 읽다보면, 우리와 무척 다른 문화적 감수성을 가진 사람들을 좀
더 넓은 이해의 시각에서 볼 수 있어요. 한국처럼 '접촉'에 불편해하는 건조한 사회에서 북극의 이누이트의 코를 비비는 인사나, 등을 토닥이거나
뺨에 키스를 나누는 멕시코와 아르헨티나의 인사법은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왠지 흉내내보고 싶어지게 정겹게 들리지요.
마사이 족 사람들이 막 태어난 아기에게도 침을 뱉는 데는 모멸이 아닌, 생명축복과 존중의 메세지가 있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사막 기후대에 사는 그들에게는 물이 하도 귀해서 침도, 눈물까지도 아낄 정도래요. 침 역시 인체의 수분을 담고 있으므로
상대에게 침을 뱉는다는 것은 모욕이 아닌 존중의 의미인 셈이지요. 이처럼 <세계와 반갑다고 안녕!>는
인사법으로 배우는 문화인류학 입문서가 되어주기도 하네요.
세계 각국의 인사법은 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됩니다. 인사법은 모두 달라도, 그 기저에는
상대에 대한 관심, 애정, 배려와 존중이 깃들어 있으니까요. 또한 인사를 통해 우호적인 마음을 전한다는 점에서도 보편성을 찾을 수 있겠네요.
'무기 사용할 마음이 없음'을 신체언어로 보여주는 악수의 유래만 보아도, 인사해서 적을 만드려는 사람은 없었겠지요? 따뜻하고 마음이 담긴
인사로는 친구를 만들 수 있어요. 문화권마다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인사를 진실한 마음으로 건넨다면, 우리 모두는 글로벌 시대에 최강의 소통력을
갖춘 셈이예요!
* 아참,
<세계와 반갑다고 안녕!>의 부록에서는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때, "감사합니다"라는 인삿말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왕이면 "고맙습니다"는 어떠할까요? 고마움과 공손함의 정도가 더
약하다는 생각에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일본식 표현이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