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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뛰빵빵 아스팔티아 ㅣ 환경 탐험대
실비 보시에.파스칼 페리에 지음, 이선미 옮김, 마리 드 몬티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뛰뛰빵빵 아스팔티아>는 가벼운 필체로 SF분위기를 한껏 내어 쓴
환경동화입니다. 등장 캐릭터들도 재기발랄하고, 그 참신한 설정과 통통 튀는 애피소드 역시 발랄합니다. 하지만, 마냥 킬킬거리며 읽을 수 만은
없습니다. 두렵거든요. 대기오염이 극심하여 보호 헬멧과 보호복 없이는 외출할 수도 없고, 아예 자동차 집 안에서 생활하는 아스팔티아 행성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리 외계인스러운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잖아요. 2014년 봄철만 해도 초미세먼지의 습격에 외출은 커녕 창문 열기 환기도 못했던
황갈색의 날들이 얼마였던가요? 고속도로 부근에 거주하는 이라면 알테죠, 식탁에 내려 앉는 검은 먼지가 자동차 타이어와 아스팔트가
마모되면서 나온 물질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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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글솜씨 덕분에 기자에서 전업 작가로 전향한 실비 보시에는 딱딱하게 환경 오염의 위험성을 설교하진 않아요. 대신, 알리스네
가족의 '아스팔티아' 행성 탐험기로 흥미롭게 메세지를 전합니다. 행성 여행 안내잡지의 리포터인 엄마를 따라 알리스네 온가족이 로켓을 타고
'아스팔티아'로 떠났지요. 강아지 도트도 함께. 실비 보시에는 독자를 위해 제목에 힌트를 넣어놓았나봐요. '아스팔티아'에는 이름처럼 아스팔트
깔린 도로와 자동차 천지랍니다. 심지어는 아스팔트 냄새가 나는 쿠키와 바퀴 케이크를 먹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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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아스팔티아의 이국적이고 색다른 풍경, 생활양식에 알리스네 가족들은 여행평점 하트를 세개나 주자고 할만큼 맘에
들어했어요. 반드시 입어야한다는 보호 우주복과 헬멧의 디자인도 멋졌고요. 하지만 이내, 이 행성의 대기 오염은 호흡곤란증과 각종 폐질환을
유발시킬만큼 심각하고 행성 사람들도 지구에서의 집대신 움직이는 자동차를 집 삼아 산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대기 오염 농도가 위험 수준일 때는
사이렌으로 통행금지를 알리고요. 알리스네 삼남매는 헬멧과 보호 우주복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관에게 연행되어 강제로 신체검사도 받습니다.
말만 신체검사지 마치 자동차 정비소 같은 데서 말입니다. 자동차 녹물이 줄줄 흐르는 '녹슨 보닛 폭포'의 장관(?)을 마지막으로 구경하고
알리스네 가족은 다시 푸른 행성 지구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알리스네 엄마는 기계화 자동화되어 편리한 아스팔티아, 하지만 환경 오염의 이면에 대해
경고하는 잡지 기사를 쓰겠지요?
<뛰뛰빵빵 아스팔티아>의 부록으로 '엄마의 여행 안내서,'
'알리스와 바티의 여행 안내서,' 그리고 독자가 직접 만드는 여행 안내서 페이지가 실려 있어요. 책을 샅샅이 읽고 이해했는지를 묻는 문제들도
있고요. 이미 <풍덩풍덩 워터리아>와 <구릿구릿 악취리아>에 여행다녀온 바 있는 알리스 가족은 이제 어느 행성으로 환경
탐험을 떠날까요? 다음 모험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