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비밀 - 긍정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너 대화의 기술
이재연 지음 / 책나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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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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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명절을 코 앞에 두고 백화점 앞을 오가는 행인들의 손마다 쇼핑백이 들려 있다. 우연히 누군가의 전화 통화 내용을 듣게 되었다. "선물? 선물은 무슨.... 이렇게 네가 전화해주고 고마운 말 해준 게 선물이지?" 나도 모르게 통화 중인 노인의 표정을 살펴보게 된다. 진심으로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 역력하다. '말 한 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새삼스레 머릿 속을 스쳐지나간다. 마침 가방 속에는 따끈한 신간, <말의 비밀>이 들어 있었다. <말의 비밀>은 '말의 신비한 힘'으로서 삶의 많은 부분에 변화를 몸소 경험한 저자 이재연이 '너 대화'이론의 실제와 사례를 소개한 책이다. 저자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박사과정 수학 중 말의 힘을 배우고 실제 생활 경험을 통해 이를 확신하였다고 한다. 그 꺠달음에서 전하고자 현재 기업체 등에서 '너 대화법'을 주창하며 강연 다닌다. <말의 비밀>은 활자화된 이재연의 강의록이라고나 할까? 상황과 대상자가 다채로운 사례들이 마치 생동감 넘치는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기분을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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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정의하는 '너 대화'는 거칠게 말하자면 '나 대화'법의 대립항에 위치한다. 화자인 '나'를 주어삼아 화자의 생각, 신념, 감정 등을 표현하며 화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나 대화'의 특징이라면, '너 대화'는 상대(청자)의 입장을 대변한다. 너 대화는 다시 '부정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너 대화'와 '긍정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너 대화'로 크게 나뉜다. 전자는 부정적인 감정을 전달하더라도 상대의 상처를 최소화하고, 후자의 경우 상대와의 긍정적 소통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저자는 무조건 '나 대화'가 나쁘니 '너 대화' 일변도로 가야한다는 비현실적이고 융통성 없는 주장을 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서는 '나 대화'가 오히려 더 유용하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대화할 떄 상대뿐 아니라 스스로를 잘 살피고 관찰하는 자세를 습관화하는 것이다. 스스로의 감정과 의도를 들여다보는 훈련이 평소 잘 된 사람은 너 대화의 맥락에서도 상대를 잘 이해하고 이야기를 이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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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비밀> 중 9장 "너 대화 응용"을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는 이 장에서 "콜드 리딩(cold reading)"의 힘을 역설한다. 꼭 역술가가 아니더라도 콜드 리딩의 대화법을 잘 숙지하고 활용한다면, 상대와 라포(rapport)를 맺으며 신뢰에 기반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단다. 콜드 리딩은 마치 우리 말의 '아 다르고 어 다르다'의 속담을 떠올리게 하는 대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상대에게 단지 '날씬하시네요'라고 칭찬하는 대신, "날씬하신 거 보니 운동 좋아하시죠? 분명히 관리하는 몸인데."라고 미끼를 던짐으로써 대화의 물꼬를 트고 상대가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게 한다.  긍정적 칭찬의 말들을 '그리고'를 연속적으로 사용하여 연결하는 것도 또 다른 콜드 리딩의 전략이다. 그 외에도 9장에는 '이중 구속(double bind)' 대화 프레임 등 구체적이고 유용한 대화의 팁이 많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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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의 비밀>의 최대 강점은 저자가 강조하는 '너 대화법'의 사례가 구체적이고 다양한 맥락에서 많이 소개되어 있다는 점이다. 독자는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직장 상사 혹은 직장 동료, 자녀와 부모, 이웃 사촌, 심지어는 온라인 쇼핑 고객상담실 직원 등 여러 대상과의 다양한 맥락에서의 대화를 가상 연습해보게 된다. 그 가상의 훈련을 통해, 독자는 보다 '말의 힘'에 힘입어, 내실있고 신뢰 깊은 인간관계를 이끌어갈 기반을 다지게 된다. 사실 <말의 비밀>은 기계적으로 말 자체의 전략적 사용을 가르쳐주는 책이라기보다는 배려와 소통이라는 대화의 태도를 일깨워주는 인성개발서이기도 하다. 인성과 태도가 뒷받침되지 않고서야, "말만 잘 할 수"는 있어도 "말로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람과 통하는 마법'은 경험할 수 없을 것이다. 말의 비밀이란 결국, 인성으로 통한다. 타인을 배려하고 진정 타인과 소통하려는 마음의 결, 그것이야말로 말의 비밀로 가는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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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육아 - 누구나 하지만 누구도 쉽지 않은
야순님 지음, 서현 그림 / 위고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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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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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대화 중, 우연히 들었던 문장이 한 동안 계속 머릿 속을 맴돌았다. "여자는 가방끈이 짧으나 기나, 무슨 일을 했거나 상관 없어. 애 낳고 키우면 다 똑같아져. 한국에서 사회생활 하는 여자들은 친정엄마가 대신 헌신해주는 거야. 그렇지 않고서는 한국에서 아기 낳은 여자들 삶은 다 똑같아져." 말 뱉은 이는 깊은 고민 하지 않고 툭 던졌겠지만, 맞장구치기엔 씁쓸하고 부인하기엔 현실을 콕 집은 말이기에 불편하게 마음 속에 남아 있었다.

<보통 육아>를 처음 집어들었을 때, 솔직히 '에게게...'싶 었다. 요즘 육아서 시장에는 아동 심리학이나 소아정신과 박사 학위 소지의 저자는 기본이고 화려한 편집과 비주얼도 보너스로 갖춘 육아서도 흔하니까. <보통 육아>는 제목만큼이나 '보통'스러워보였다. 일기인지 에세이인지 경계불분명한 자유분방 문체였고 굳이 학벌로 따지자면 저자는 고등학교 졸업 후 결혼한 임신한 케이스였다. 일러스트레이터 서현 작가의 감성적인 일러스트레이션 몇 컷이 고작일 뿐, 내지의 컬러감도 편집도 소박하기 그지 없다. 그러나, 책장을 넘길 수록, 책 읽는 속도가 늦춰졌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필명 '야순님'이자 세 딸의 엄마인 저자의 직설화법과 야생의 지혜로움에 감탄하느라..... 그제서야 보통 육아의 부제가 다시 눈에 들어왔다. "누구나 하지만 누구도 쉽지 않은." 그렇게 저자 야순님은 자신의 불우했던 가정사까지 소급해들어가며 누구도 하기 쉽지 않은 이야기를 쉽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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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량육아>, <전투육아>를 나란히 읽었기에 자연스레 <보통의 육아>와 비교하며 읽게 된다. 솔직한 비교평을 하자면, 야순맘은 애써 '통통' 튀어 보려 팔색조 날개 팔락이지 않고 참으로 수수하고 소박하다고나 할까. 전투육아의 서현정 작가처럼 '음쓰(음식물쓰레기)' '낮버밤반(낮에 버럭 밤에 반성)' 등의 발랄한 축약유행어를 구사하지도 않는다. <불량육아>의 김선미처럼 '돈 별로 안 들이고 오로지 책육아, 책육아에 올인해서 하은이 영재만들었네요. 호호호'의 은근 과시도 하지 않는다.


야순맘은 소박하디 소박하다. 높고 낮음을 구별지으려는 인식자체가 적은 듯 하다. 자식 자랑도 그다지 하지 않는다. '내가 바로 육아의 왕비'를 자칭하는 거만함도 없다. 투박하다. 그러다보니 그녀는 가끔은 성직자의 고해성사처럼 절실하고도, 막 깨달음을 얻은 구도자마냥 순수함해보이기까지 하다. 예를 들어 "무엇무엇으로 키우기 위해 낳은 아이들이 아니다."라는 한 마디에서 그녀의 수평한 부모자녀관을 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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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순맘은 스물 셋에 엄마가 되었다. 며느리를 못미더워하시던 시어머니가 그녀에게서 엄마로서의 소소한 즐거움과 자부심을 앗아 갔다. 시어머니를 향한 서운함과 박탈당한 엄마경험에 대한 분노를 야순맘은 무의식적으로 아이에게 풀어냈다. 아홉살 다 자란 아이를 야순맘은 다시 마음으로 새로 낳았다. 세 딸아이의 엄마로서 야순맘이 얻은 가장 큰 교훈이라면 '자식은 아롱이 다롱이,' 다름을 인정하고 맞춤형 모드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솔비에게는 솔비 엄마, 예린이에게는 예린이 엄마, 막내 소아에게는 소아 엄마로서 세 배의 노력을 해야겠다는 자성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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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순맘은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한 육아를 하지 않는다. 육아방식과 육아철학이라는 걸 통해서 우아하게 자기 과시하고픈 욕구를 일찌감치 눌렀다.  대신 솔직하게 엄마로서의 희로애락과 성장기, 애끓는 모성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그녀의 목소리는 기교가 없는데도 사람을 매혹시킨다. "말도 안 통하는 아이와의 24시간은 멀쩡한 정신 가진 사람도 어느 순간 헐크로 변신할 수 밖에 없는 조건인 듯하다."라는 문장에서 면죄부형 카타르시스를 느낀 독자는 비단 나뿐만이 아닐 듯. 야순맘이 고맙게로 '좋은 엄마 컴플렉스' 무장해제시켜주었다. 그녀는 간단히, 명료히 말한다. "엄마만의 시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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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순맘은 애 셋 키우랴, 블로그 운영하랴 바쁜 나날에도 사회 부조리를 고민한 듯 하다. <보통 육아>에는 대한민국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사회부조리에 대한 분노도 배여 있다. 임대 아파트 아이들을 차별하는 개*같지도 않은 세상에 욕도 하고, '나쁜 요즘 아이들'이란 어쩌면 어른들이 만들어낸 거울상이자 편견일지도 모른다는 반성도 하고, 가족의 형태와 가족애의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주장도 한다. 또한 요즘 대세이자 육아의 만능열쇠로 추앙받고 있는 '책육아'의 일률적용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보통 육아>, 보통이지 않은 지혜롭고 정의로운 엄마가 썼다. 그녀가 운영하는 블로그 http://blog.naver.com/sysche 에 들어가보면 온통 <보통 육아> '2권만 사주세요. 사주세요' 하는 귀여운 강매의 어구가 반복되지만 기분 나쁘지만은 않다. 진심으로 많은 이들이 <보통 육아>를 읽고 건강한 보통 상식, 평범하기에 더 아름답고 더 진솔한 육아의 가치를 다시 느끼기 바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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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중독 - 뇌를 자극하는 맛의 역습! 더 이상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다
박용우 지음 / 김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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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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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식증, 폭식증 등을 대표주자로 내세운 '섭식장애'라는 용어가 한국 사회에서 대중의 입에 오르내린지도 20여년이 지났다. 이제 먹거리의 문제는 '의식주'라는 일상의 차원에서라기보다는 관리, 검열하고 때론 치료해야할 의료화의 범주에 편입되어간다. 게다가 '중독'이란는 말 그 자체가 얼마나 중독성이 있는가? 쇼핑중독, 탄수화물 중독, 알콜 중독, 스마트폰 중독, 일중독, 게임 중독 등, 온갖 데에 '중독'이란 단어를 갖다 붙이니 이름 그 자체가 현실을 새롭게 규정한다. 즉 음식 중독증이란 독립된 범주가 있어서 용어가 자연발생했다기 보다는, 뒤집어 생각해보면 '음식중독'이라는 신조어 자체가 음식과 사람의 관계를 병리학적 관점에서 재정의했다고 할 수 있다. 음식의 선호가 '병적 식탐'으로, 다시 강도 높게 '음식 중독'으로 병리화되면서, 그 증상은 치료의 대상 즉 돈벌이의 대상으로 편입된 측면이 있다. <음식 중독>의 저자이자 국내 최고의 비만 전문의라는 박용우 박사 역시 "매일 먹는 음식에 듣기만 해도 소름 끼치는 '중독'이라는 단어를 붙이다니 충격적이기까지 하다"(10쪽)이라며, 급부상한 '음식중독' 현상에 우려를 표한다.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음식 중독>이라는 저서를 통해서 '음식 중독'을 하나의 치료할 질병이자 현대 한국 사회의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규정한다.
사실 '음식중독'이란 어떤 일정 임계점을 넘어서면 규정할 수 있는, 즉 수치화 계량화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다. 그래서 박용수 박사는 편의상 자가진단리스트를 제공한다. 아래 표는 <음식중독> 본문에서 빌어왔는데, 아래 항복 중 3개 이상에 해당하면 스스로 음식중독인지를 의심해보라는 것이 저자의 충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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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식증, 폭식증을 식욕을 통제하려는 의지 차원이 아닌, 의지의 문제를 넘어서는 생리적 작용으로 파악을 하듯, 음식 중독 역시 단순히 개인의 의지의 문제로만 파악되지 않는다. 박용우 박사는  '렙틴 저항성'이 높아져 셋포인트(set point theory)가 흔들리면 비만의 악순환 메카니즘에 빠져든다고 경고한다. 나아가 렙틴 저항성이 생기면 인체는 지방을 더 축적하려 하기에 렙틴 저항성을 개선시키는 것이야말로 음식중독에서 벗어나고 비만을 치료하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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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중독>의 2장에서는 음식 중독의 메커니즘을 "보상시스템," "좋아함과 원함의 차이," "인코딩과 조건반사"라는 하위부제로 상세히 소개한다. 왠지 의학전문용어같아 어렵게 느껴진다고? 그렇지 않다. 박용우 박사는 임상에서 숱한 비만환자를 만나고 치료해본 경험을 토대로 사례를 끌어다쓰면서 쉽게 소개하고 있다. 게다가 그의 이론을 쉽게 풀어줄 도표니 그림 등 시각적 자료가 배치되어 있어, 페이지는 쉽게 넘어간다. 
 

 <음식중독>의 2장에서는 음식 중독의 메커니즘을 "보상시스템," "좋아함과 원함의 차이," "인코딩과 조건반사"라는 하위부제로 상세히 소개한다. 왠지 의학전문용어같아 어렵게 느껴진다고? 그렇지 않다. 박용우 박사는 임상에서 숱한 비만환자를 만나고 치료해본 경험을 토대로 다양하고도 적절한 사례를 끌어와 음식 중독의 메커니즘을 쉽게 소개한다. 게다가 이해를 도와줄 도표 등 시각적 자료가 배치되어 있어, 페이지는 쉽게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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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우 박사는 비만이 복부비만, 내장형 비만 등 하위 유형화가 이뤄진데 반해 음식 중독은 상대적으로 면밀한 하위범주화가 시도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비만 전문 의사로서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음식 중독의 유형을 구별하고 각 유형별 해법까지 제시한다. 


그가 제안하는 음식중독 탈출법으로는 먼저 만성스트레스 해소하기, 숙면 취하기, 세트포인트 조절하기가 있다. 특히 세트 포인트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을 피하고 하루 3-4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해야한다. 무엇보다 음식 중독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야하는데, 이 때 약물에 의존하거나 일회적으로 문제해결할 생각을 버리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스스로의 몸을 사랑하고, 자긍심을 갖는 등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그 외에도 진짜 배고픔과 정서적 허기 등을 구별하라는 등, 구체적이고도 총체적인 팁을 준다. 박용우 저자 자신도 후기에서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음식중독 관련 저서와 자신의 신작의 차별점을 고민하는데, 이 분야의 책을 평소 탐독하는 독자라면 어쩌면 <음식중독>의 내용이 상당히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상당부분 '비만 탈출, 다이어트 성공, 섭식장애에서 벗어나기' 등을 모토로 삼는 책들과 논조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 이유에서 <음식 중독>은 많은 이에게 활용도가 높은 실용서가 되 줄 듯 하다! "음식중독 탈출 부적"까지 부록선물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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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의 아들러 심리학 입문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재현 옮김 / 살림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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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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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심리학을 탐색하느라 밤을 지새우고 일생을 바친 숱한 아들레리안에게는 미안하지만, 사실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 1870-1937)가 프로이트니 융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심리학의 3대 거장이라기보다는, 어머니에 대한 애증이 컸던 학자로 기억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엄마와의 살가운 관계를 중요시하는 육아서에, 아들러는 실패한 사례의 단골로서 등장하기 때문이다. 실재 '둘째'로 태어난 아들러는, 엄마의 관심이 큰 형와 막내에게 쏠리는 데에 소외감과 반발심이 컸다고 한다.  훗날 아들러는 형제관계에서의 서열이라든지 양육과 학습에 많은 관심을 두었으며,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나 트라우마 이론도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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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러는 어린 시절 동생을 디프테리아로 잃었고, 자기 스스로가 구루병을 앓고 지독한 폐렴으로 사경을 헤매도 보았기 때문에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 역시, 뇌경색을 앓았던 어머니를 간병하면서 삶과 행복의 의미를 고민한다. 늘 자식들 다 키워놓고 자신만의 삶을 즐기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던 어머니께서 막상 그 나이에, 식물인간처럼 반신불구로 침대 위에서 생을 보내시게 되다니......어머니를 간병하면서 청년 기시미 이치로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용 행복이 아니라, 내 안의 행복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평범함을 두려워하지 않을 용기가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기시미 이치로는 아들러의 심리학에 무섭게 빠져들었다. 나아가 유대인이자 아들레리안이었던 오펜하임이 나치의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했듯 자신도 용감하게 아들레리안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기로 결심한다. 평소 단지 소수의 현학자가 아닌 대중을 위한 심리학을 역설했던 아들러의 가르침을 따라서, 기시미 이치로 역시 쉬운 언어로 아들러의 철학을 전한다. 게다가 소소한 일상의 에피소드나 자신의 생애사를 가식없이 드러내면서 진솔하게 이야기하기에 독자에게 더 뜨겁게 와닿는 듯 하다. <아들러의 심리학을 읽는 밤>은 1999년 일본에서 초판된 이후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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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시사하듯 <아들러의 심리학을 읽는 밤>은 학술지에나 실릴법한 어려운 이론소개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대신 잠들기 전 밤에 명상하듯, 일기쓰듯 차근히 책장을 넘기며 스스로의 생을 반추하고 앞으로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변화시켜볼지 생의지를 다지며 읽기 좋다. 동시에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는 주옥같은 지혜가 담긴 육아서로 기능한다.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일본 내 아들러 심리학의 최고 권위자인 저자는 아들러의 육아철학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들러 심리학에서 말하는 육아는 상을 주어서 적절한 행동을 이끌어내는 당근의 육아도, 부적절한 행동을 허용하는 방임의 육아도 아니다. 채찍의 육아도 아니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온화하고 단호하게 아이를 대하라고 권한다 (p. 132)" 이러한 철학의 기저에는 수직적 인관관계를 부정하고 수평의 호혜적 관계를 지향하는 아들러의 세계관이 잘 드러나 있다.  체벌이나 훈육 이상으로 칭찬 역시 수직적 인간관계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아들러는 수직적 인간관계의 폐해를 누차지적하면서 진정한 행복의 요건으로, 수평관계, 자기 수용, 타자 신뢰와 타자 공헌 등을 꼽는다. 수직적 인관관계가 잘 발달되어 있고,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한국사회와 일본 사회 저자들에게 특히나 와닿는 이야기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아들러의 심리학을 읽는 밤>이 한국의 대중에게도 조용히 그러나 파급력있게 아들러 심리학을 전파하는데 기여하게 되지 않을까 예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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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왕 징검다리 동화 19
이정록 지음, 노인경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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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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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가을은 단풍 나들이보다도 이정록 시인의 시집, <어머니 학교>로 기억됩니다. 단풍 흐드러진 뒷 산과 파란 가을 하늘, 그리고 이정록 시인의 시어를 번갈아 보면서 시집을 천천히 음미했던 기억이 흐뭇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정록 시인이 동화작가로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지는 <미술왕>을 읽으며 처음 알았습니다. 왠지 알록달록 크레파스와는 가깝와보이지 않는 외모의 그가, 어린 시절 그리기를 좋아했고 만화작가를 꿈꿨다기에 내심 놀라기도 했습니다. 크레파스가 모자라서 미술대회에서 작품을 출품하지 못했던 어린 이정록은 크레파스 공장 사장에게 눈물 젖은 편지를 보냈다지요? 40년이 지나도록 답장을 받지 못했다는 작가의 애틋한 사연은 <미술왕>에서 아름다운 우화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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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이정록의 분신은 작품 속에서 다람쥐 토리가 맡았습니다. 토리는 크레파스 사장인 빨간 코 여우 아저씨가 주최하는 '빨간 코 그림 대회'에 출전했지만, 형 누나가 쓰다 남은 몽당 크레파스만으로는 그리고 싶었던 그림을 완성 할 수 없었어요. 노랑색도 빨간색도 없는 크레파스 구성이었기에 검은색 나무에 보라색 이파리를 그릴 수 밖에 없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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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한 마음을 풀 겸, 숲 속 마을 친구들에게도 도움이 될 겸, 토리는 크레파스 사장 아저씨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쓰는 노란색과 초록색 크리스마스는 세 개씩 넣고, 잘 안쓰는 색은 반 토막씩 넣어달라고 부탁했어요. 영특한 토리는 나아가 크레파스 세트도 도시용과 시골용으로 나누어 구성해달라고 제안했지요.

하지만 이윤 극대화에 눈이 먼 탐욕의 여우 사장은 토리의 제안에 되려 화를 내었어요. 회사 매출이 떨어질까봐 염려되어서 그 제안에 찬성하는 직원들 월급까지도 삭감해버렸고요. 미술대회에서 꼭 여우 사장네 공장서 만드는 크레파스만 써야하고, 참가비에 비례하여 종이를 배포하는 규정이 불만이었던 숲 속 친구들은 자신들만의 미술 잔치를 열기로 했어요. 경쟁의 대회가 아닌, 함께하는 모꼬지 말이예요. 재료 규정도, 소재에 대한 제한도 없이 자유로운 그리기 잔치는 두 달의 준비기간을 두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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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숲 마을 미술 잔치'가 열리는 날, 숲 속 동물들은 저마다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칠성무당벌레들은 미루나무 새순을 으깨고 애기똥풀 꽃잎을 빻아서 얻은 천연 물감으로 고운 노란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멧비둘기와 까치는 새똥으로 슬픈 그림을 그려, 동물 친구들의 눈물을 자아냈습니다. 도마뱀 방울이와 아기가재 빨래집게는 "우리는 자란다"라는 제목으로 전무후무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내었어요. 환골탈태를 거듭하는 생애를, 털갈이한 새의 깃털과 뱀껍질로 표현했거든요. 그 외에도 "바람의 소리," "함박눈," "별과 달" 등 세상에 둘도 없이 아름다운 작품들이 소개되었어요. 그 중에서도 "별과 달"은 동심을 아름답게 드러내는 감동적인 작품이었답니다. 열심히 노래한 만큼 달과 별이 커진다는 어른들 말씀대로 열심히 노래한 부엉이는, 별과 달이 자신들의 노래를 먹어 커졌다고 믿었거든요. 

빨간 코 여우 사장도, 마음 따뜻한 숲 속 동물들에게 감동을 받아 냉혹한 자본가에서 인본주의적 자유인으로 환골탈태하였지요. '왕사탕 크레파스' 공장의 운영권도 소유권도 숲 속 친구들에게 맡겼답니다. 소보루 빵처럼 부풀어오른 달 만큼이나, <미술왕> 동화속 캐릭터들의 마음도 독자의 마음도 몽글몽글 부풀어오릅니다. 세상에 아직 사랑과 따스함이 통한다는 소박한 세계관을 팽창제 삼아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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