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잡는 스트레칭 - 스포츠재활전문가 문훈기 박사
문훈기 지음, 윤재영 의학감수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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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재활전문가 문훈기 박사

통증잡는 스트레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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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 가장 좋은 보약은 바로 운동, 통증 극복의 최고 방법은 운동"이 <통증잡는 스트레칭>의 핵심 메시지를 요약한 말이겠다. 이 책의 저자이자 스포츠재활전문가인 문훈기 박사는 20년 동안 일반인뿐 아니라 각 영역 프로 운동선수들의 재활을 도와오면서, 아픈 이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야말로 '재활 스트레칭'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재활 스트레칭'이란 치료의 의미를 가진 운동으로서의 스트레칭이다. 따라서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먼저 "몸의 통증 부위를 명확히 알아야"하며, "실제로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다. <통증잡는 스트레칭>은 저자가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혼자서, 스스로' 스트레칭 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가장 효과적인 운동법을 명확하게 담고 있다. "병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거나 경제적인 문제 등 여타 환경이 충족되지 않아, 꼭 필요함에도 운동 재활 서비스를 받지 못한 환자들에게 늘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14쪽)"는 저자의 진정성이 책을 통해 기분좋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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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증잡는 스트레칭>은 "잡아야 할" 대상인 통증에 대한 탐색을 우선시한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저자는 독자더러 자신의 통증을 잘 파악하라고 충고한다. '어느 부위가, 어떤 강도로, 언제 아픈지' 등에 대해 스스로 잘 파악 하고, 자신의 활동량과 운동 능력에 맞게 재활 스트레칭을 시도하라는 말이다. 이론편에 이어 실전편은 부위별 스트레칭 소개에 주력한다. 허리, 등, 목, 어깨, 팔꿈치, 손목, 골반, 무릎, 발목, 발바닥 순서로 통증 체크 리스트와 구체적인 스트레칭 방법을 소개한다.
페이지마다 놓치고 싶지 않게 유익한 운동법이 실려 있지만, 그 중 인상적인 몇만 뽑아 보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무릎과 허리 건강은 허벅지 근육의 굵기가 좌우한다'는 생각에 시행해야할 동작은 바로 스쿼트. 거북목, 달팽이 등으로 통증을 느끼는 사람은, 등 뒤로 하는 운동을 권한다. 팔을 등 뒤로 보내 깍지 끼고 들거나, 양쪽 손목을 돌리거나, 양팔을 모아 당겨 W자 형 만들기 등 다양한 동작을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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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잡는 스트레칭>은 제시하는 동작이 인체 어느 부위에 효과가 있는지를 정확하게 설명해주니, 운동시 이미지 트레이닝 하는데 큰 도움을 얻었다. 또한 손목이나 팔꿈치 등 평소 소홀히 했던 부위에 특화된 운동법을 배울 수 있어, 일상에서 짬짬히 시도하였다. 특별한 운동 기구나, 운동을 도와줄 전문가 필요없이 좁은 공간에서 혼자 할 수 있다는 것이 <통증잡는 스트레칭>에 소개된 운동법의 최대 장점이다.  <통증잡는 스트레칭>을 가까이 두고 동작을 정확히, 그리고 꾸준히 수행한다면 저자 문훈기 박사가 장담하듯, "의료비를 절약하면서 만성적인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삶을 살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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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베이터 하루에도 몇 번씩 이용하면서 그 잠깐 사이를 스마트폰 만지작 거리는 데 쓰는데요. 이제부터라도 엘레베이터에서 흘려 보내는 시간에 "등 뒤로 양손 깍지 끼고 풀기" 운동 하기로 했어요.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도록, 혼자 탔을 때 말이에요. 동작이 간단한데 의외로 등 전체가 뻐근해지고, 특히 허리가 시원합니다. 하루 동안 얼마나 등을 새우처럼 구부리고 다녔는지 스스로 반성하게 해주는 동작이네요.  <통증 잡는 스트레칭>에서는 잘못된 동작의 예를 사진 자료와 함께 알려주니, 스스로 바른 동작을 하도록 신경쓰게 되네요. 매일매일, 엘레베이터 기다리면서 혹은 엘레베이터 안에서 꼭 이 동작을 반복하겠노라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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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쉬워보이는 동작도 하고 나니 효과가 정말 컸습니다. 발바닥과 허벅지 근육 전체가 자극되어 심지어는 소화가 더 잘되는 기분까지 들던 걸요. 발바닥 전체로 바닥을 누르는 느낌으로 동작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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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체에서 차근차근 배웠던 동작을 마지막 장에서 총 정리할 수 있습니다. 부위별로 권장하는 스트레칭 동작을 한 페이지 안에 묶어 소개해놓았어요. 동작의 정확성을 스스로 의심하시는 분은 QR코드 활용해 동영상 시청하시고 동작 수정해나가면 되겠네요.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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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면 다 가둬! 꿈공작소 32
나탈리 슈 그림, 앙리 뫼니에 글, 배유선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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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면 다 가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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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나라가 이 지경까지......'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의 마음에서 들려오는 탄식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그림책, <다르면 다 가둬!>에서처럼 권력의 눈 밖에 난 존재가 물리적으로 감옥행인 상황은 아니었더라도 '임금님은 벌거숭이'라고 말했다가는 오히려 역적 바보로 몰릴 판국이었기에 아는 자들도 침묵했겠죠. 침묵으로 덮어 버리니,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국민은 권력의 가면 뒤를 캐낼 여력도, 상상력도 고갈되었겠죠. 물론, 요즘은 '상상할 수 없었던 가장 저질의 막장 시나리오'가 비탄에 빠진 국민의 상상력을 마구 자극하지만 말입니다.  '나라가 어쩌다 이 지경'인 시절이기 때문일까요? <다르면 다 가둬!>의 표지를 반은 매운 커다란 얼굴이 '악을 쓰는' 모습이 그냥 그림 뿐인데도 가슴이 답답해 옵니다. 표지만 봐도 암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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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르면 다 가둬!>를 쓴 앙리 뫼니에(Henri Meunier)는 프랑스 태생으로서 작가이자 교육 운동가로서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은가 봅니다. 이 책은 사실 인권의 소중함, 차이에의 존중과 배려에 대한 이야기거든요. 책을 열면 면지에 '대한민국 헌법'과 '세계인권 선언'의 문구가 실려 있습니다.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모든 사람은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라는 문장을 누구나 머리로는 이해합니다. 그런데 막상, 현실에서 어느 정도로 이를 실천할까요?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애써 '정치적으로 올바른 대답'을 찾으려 머리를 굴릴 필요도 없습니다. 자신을 응시합시다. 공원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저마다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독자의 시선은 자연스레 한 사람에게 집중됩니다. 피부색이 다릅니다. 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피부색에 주목한 이가 또 있었습니다. 바로 <다르면 다 가둬!>에서 독재와 불통을 상징하는 존재인 군인입니다. 훈장을 주렁주렁 제복에 달고, 태도에는 절도가 넘치는 것으로 미루어 높은 지위의 군인인가 봅니다. 그는 신분증 검사를 핑계로 앞서 말한 여인을 강제로 트럭에 태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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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차별의 폭력성을 가장 인상 깊게 나타낸 장면이 바로 다음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명의 인간으로서 자기 존엄감이 높은 여인은, 자신을 가로막고 신분증을 요구하는 군인 앞에서 평화로운 표정으로 응수합니다. 하지만 군인이 사납게 돌변하며 강제연행을 명령하자 자기존엄성에의 믿음이 흔들린 여성은 크게 당황합니다. 이 장면에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법 앞의 평등'이니 '인간 존엄' 등을 어려서부터 강령처럼 배우고 추구하라고 교육받아왔는데, 차별의 현실은 무척 가혹하거든요. 관념적으로 배워온 인권과는 크게 다릅니다. 여인의 당혹감이 바로, 그런 부조리를 몸으로 겪기에 나온 감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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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군인은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 새, 고양이 다 가둬버립니다. '다르다 = 틀리다, 잘못되었다'가 아닌 데도 다름을 길들이고 억압할 적으로 만든 것입니다. 다 강제 연행해버렸습니다. 모두 트럭에 태워 버린 군인의 표정이 만족스러워 보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 만족감이 오래 갈까요? 국민의 지지와 동의 없는 공권력 행사는 광기일 뿐입니다. <다르면 다 가둬!>의 마지막 반전 페이지가 궁금한 분은 꼭 책을 직접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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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의 땅 아이들 한울림 지구별 그림책
브라네 모제티치 글, 마야 카스텔리츠 그림, 안민희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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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의 땅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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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함의 상징, 아이들과 폭탄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종종 총칼의 희생자로 묘사되어 어른들의 동정과 부끄러움을 유발할지언정 자발적으로 총칼을 집어 드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기의 아이들>에서는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폭력을 추구하고, 폭력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더 충격적입니다. 아이들은 여느 세상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세상에 삽니다. '무기의 땅'이라는 그 공간은 온통 무기 투성이입니다. 학교 교육을 받는 대신, 아이들은 무기 사용법을 익히고 폭탄을 가지고 놉니다. 부모님 역시, 아이들의 사격술이 늘어갈수록 흐뭇해하며 모의 사격 놀이를 장려합니다. 여섯 살 난 꼬마 독자의 시선에도 이런 세상은 어이가 없어 보이나 봅니다. 책을 읽으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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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의 땅' 아이들은 낮에 폭탄으로 만들어진 축구공을 차고 노는 것으로 모자라는지, 밤에도 입에서 불을 뿜어내는 곰 인형을 안고 잡니다. 교육의 힘을 다시금 무섭게 느낍니다. '전 국민의 군인화'를 추구하는 '무기의 땅'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은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인간병기로 커나가니까요. 생각도, 행동도, 감정도 부지불식간 통제당하여 군인과 다를 바 없이 자랍니다. 어린시절부터 폭력에 하도 길들어서 폭력성에 무감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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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인 '무기의 땅' 어린이들을 괴롭히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대상도 형체도 없기에 어떻게 다뤄야 할지도 모르겠는 그 적은 바로 꿈이었습니다. 온통 초록인 '초록의 땅' 꿈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꿈속에 나오는 꼬마들이 자꾸 자신들을 초록의 땅으로 불러대는 것 같아 불안해하고, 어른들은 아이들의 꿈을 억압하기 위해 다양한 약을 먹입니다. 소용없었습니다. 초록 땅의 꿈은 아이들을 자꾸 찾아왔습니다. 결국, 직접 그 초록의 땅을 찾아가서 꿈속의 아이들을 혼내주기로 한 무기의 땅 아이들. 탱크를 타고, 총과 총알로 무장하고는 남쪽으로 행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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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초록의 땅에서 적을 찾아내 혼쭐내려던 무기의 땅 아이들은 '적'을 찾지 못했습니다. 뭔가 증오하고 파괴할 대상이 필요했는데, 아예 '적'이란 존재하지조차 않았습니다. 아름다운 초록 땅에서 '적'을 찾아다니는 사이 자연스레 자연의 아름다움과 평화에 길듭니다. 아이들은 더는 '적'을 찾거나 총과 총알을 쓸 필요조차 없어졌습니다. <무기의 땅 아이들>을 그린 마야 카스텔리츠는 전쟁의 폭력성, 비인간성을 상징하는 회색은 차차 거두어가는 대신 평화를 상징하는 초록과 파스텔톤으로 페이지를 가득 채웁니다. 어린 독자들에게 시각적으로, 직관적으로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합니다. '증오하고, 싸우는 세상은 자연스러운 게 아니다. 초록의 평화가 자연스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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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의 땅 아이들>을 읽고, 비교적 책장을 가벼운 마음으로 넘기는 독자라면, 그는 '무기의 땅'을 단지 상상 속 공간으로 한정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작가 브라네 모제티치는 <무기의 땅 아이들>을 실제 전쟁의 참혹함을 일상으로 무디게 받아들이는 아이들이 존재함을 통감하며 썼을 거예요. 그래서, 읽고 나서도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아무리 평화를 이상으로 추구하고, 염원할지언정 2016년 지금 이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아이가 전쟁의 무고한 피해자로 생을 마감하는지요. 혹은 성찰할 사이도 없이 인간 병기로 길러지는지. 어떻게 해야 달라질 수 있을지.
비록 한 줄로 답은 내릴 수 없지만, 평화를 희구하는 기도를 하고 평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끌어내게 해준다는 점에서 <무기의 땅 아이들> 참 고마운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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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대장 조 - 세상을 울고 웃긴 조셉의 진짜 이야기 딱따구리 그림책 11
캐슬린 크럴.폴 브루어 글, 보리스 쿨리코프 그림, 김난령 옮김 / 다산기획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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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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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어렸을 때부터 적성 교육을 '자~알' 받아왔어도,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찾기도 어려워하는 어른이 얼마나 많은가요? 이럴 땐,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재능을 깨닫는 사람이 더 부러워집니다. 여기 부러워할 만한 꼬마가 있습니다. 고작 여덟 살 때, 자신이 탁월한 괄약근 조절력을 지녔음을 알게 된 꼬마이지요. 이름은 조셉 푸졸(Joseph Pujol 1857~1945)이고, 프랑스인입니다. 조셉은 여덟 살 때 우연히 발견한 자신을 재능을 갈고닦았습니다. 엄청난 훈련과 연습을 거쳐서 괄약근으로 공기를 빨아들였다가 의지대로 밖으로 뿜어내며 다양한 소리를 내었지요. 그의 독특한 재능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었어요. 군대에서도 대포 소리를 흉내 낸 조셉의 방귀 소리는 전우들을 포복절도하게 해주었습니다. 제빵사로서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가장이 되어서도, 방귀 하나로 열 명이나 되는 처자식을 웃게 만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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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거리에서 광대분장을 하고 공연했습니다. 낮에는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빵 굽던 제빵사였지만, 밤이 되면 골목 안을 방귀 소리와 거리 관중들의 웃음소리로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엔터테이너로서의 능력이 탁월한 인기 스타가 되었다지요. 인기가 커지자 조는 당대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물랭 루주에서도 공연했어요. 공연 티켓값이 평범한 노동자의 한 달 월급에 맞먹었어도 공연 표는 불티나게 팔렸고, 조는 하룻밤에 8,000프랑을 벌 정도로 성공했다지요. 심지어는 대통령에 왕과 왕비까지도 기꺼이 조의 공연을 보러 물랭 루주를 찾았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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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공연이면, 점잖은 파리지엔느가 관객석에서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웃었을까요? 조셉은 방귀로 휘파람 소리, 재채기 소리, 총소리, 닭 소리, 심지어는 베토벤의 명곡까지 연주했다고 해요.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근엄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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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대장 조>는 '휘~리리리~뽕,' '뽕보로 뽕!,' '뿡빠라 빠빠 풍팡퐈!' 등, 방귀 소리를 흉내 낸 의성어 덕분에 꼬마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크게 선물합니다.  나아가, 직업의 귀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합니다. 근엄했던 파리지엔느들에게 공적인 장소, 사람들 앞에서 방귀 뀌는 일은 금기에 가까운 결례였는데, 조셉은 사회적 금기를 조롱이라도 하듯, 방귀 뀌기를 하나의 공연 장르화 시키고 성공했잖아요. 만약 그가 여덟 살 때 자신의 재능을 알고도, 이후 노력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그가 이 세상 전무후무한 유쾌한 전복자로 기억될 수 있는 이유야말로, 그의 노력이겠지요? 노력했기에 방귀대장 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조셉의 이야기를 기억하는 진짜 이유야말로, 그의 방귀 뀌는 재주가 아니라 그의 성실한 노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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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 위대한 클래식
요한나 슈피리 지음, 김수진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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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Hei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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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소녀'라는 별명의 '하이디'를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친숙하게 여기는 이도 많겠지만, 나는 책으로 더 친숙하다. 어린 시절, <하이디>는 읽고 또 읽던 책 중 한 권이었다. 돌이켜 생각건대 상당한 수준의 완역본이었다. 알프스 풍경의 섬세한 묘사며, 하이디와 클라라의 우정, 하이디의 태양 같은 환한 성품이 문장 속에서 살아 있었다. 커서도 종종 생각나는 <하이디>, 참 흥미롭게도 그 다양한 에피소드 중에서도 나는 유독 '흰 빵'을 기억한다.  아니 하이디는 왜 그렇게 '피터네 할머니'께 그 흰 빵을 사드리고 싶어 했을까?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와 30년의 시차를 두고 <하이디>를 읽은 어린 딸도 대뜸 같은 질문부터 한다. "하이디한테는 왜 그렇게 흰 빵이 중요해요?" 어린 아이의 마음과 30년 전 내 어린마음이 묘하게 공명하면서 눈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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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를 몇십 년 만에 다시 읽으면서 또 울었다. 어렸을 때도 이렇게 벅차오르는 감동을 매번 느꼈는데. 그래서 고전인가? 그래서 사람더러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가? '하이디'라는 순수한 존재, 주변에 기쁨을 주는 태양 같은 존재에 경외감까지 느낀다.

 

 

 

 

 

 

 

 

 

 

 

<하이디>의 작가 요한나 슈피리(Johanna Spyri 1827-1901)은 스위스 태생의 늦깎이 작가이다. 의사인 아버지와 시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변호사인 남편 사이에서 외아들을 두었다. 1884년 남편과 아들을 동시에 잃고, 1886년 홀로 알프스로 돌아가 작품 활동에 전념했다고 한다. 놀랍게도 <하이디>는 작가가 불과 4주 만에 탈고한 작품이라고 한다. 1830년에 출판된 라는 작품이 모티브가 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2010년에 제기되었지만, 요한나 슈피리 안에 뜨거움이 있기에 이 아름다운 작품이 4주 만에 태어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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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는 '태양의 아이'로 타고난 듯, 밝고 꾸밈이 없다. 부모님을 아주 어려서 여의고 이모 손에서 자라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할아버지에게 인도된다. 알프스로 오던 첫날, 두꺼운 외투와 신발을 벗어 던지고 갓 짠 염소젖을 꿀꺽꿀꺽 들이켜는 하이디는 태양의 아이라 거침이 없다. 그 자신이 이미 사랑의 화신이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온기와 생명력을 나누어주고도 본인은 정작 모른다. 의식하고 '베푸는' 선행이 아니라, 그 존재감 자체로 사람들에게 빛이 되는 경우이기에. 하이디의 존재감으로 '피터네 할머니'는 음울한 노년의 어둠에서 빛을 찾았고, 고집스레 은둔 생활을 하던 하이디의 친할아버지도 마음을 연다. 부자집 딸이지만 다리를 쓰지 못해 온실 안 화초로 자라던 클라라 역시 하이디를 통해 생명의 활기를 열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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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화신, 하이디. 그러나 보살핌이 필요한 여덟 살, 아이이다. 타고난 생명력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빛을 주지만, 정작 자신은 고향 알프스와 할아버지가 그리워서 몽유병까지 걸려버린다. 그런 하이디를 클라라의 아버지는 좋은 약으로 치료하자고 하지만, 현명한 의사 선생님은 진정한 처방을 한 방에 내려준다. 그것은 바로, 하이디의 마음이 원하는 그것. 하이디의 내면이 부르는 그곳, 그 사람들. 마음의 병은 마음으로 치유한다. 하이디는 알프스로 돌아갔고, 다시 초록 풀처럼 싱그럽게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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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용 하우스 출판사에서는 한국의 어린 독자를 위해 <하이디>를 출간하면서 완역 대신, '뒷이야기'라는 타이틀의 15장에서 클라라와 하이디의 이야기를 압축해서 전한다. 하이디가 떠난 뒤, 건강이 나빠진 클라라가 다시 하이디를 만나러 알프스를 찾은 후의 이야기가 몇 페이지에 요약된다. 압축된 이야기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 자연의 치유력, 사람의 생명력. 근본이 가지는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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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어린이들의 입에서도 '착하게만 살아서는 안 된다. 착하면 바보.'라는 뉘앙스의 세속적 처세를 종종 듣는다. 1970, 80년대, 한국 사회를 채색하던 집합적 차원의 '착한 아이 콤플렉스'와는 사뭇 다른 강령이다. 어느 것이 맞다 그르다를 판별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시대마다, 사회마다 이상화하는 어린이상, 인간상에는 변이가 있을테니. 그런데 그 변이조차 어쩔 수 없는 근본이 있다. '하이디'라는 상징적 존재가 보여주는 그 근본. 따뜻한 생명력이 넘쳐나는 존재는 타인의 삶까지도 밝히고 뎁혀준다. 타고나지 못했더라도, 우리는 그런 따뜻한 존재가 되도록 노력은 할 수 있지 않을까? 빛을 감아들이는 블랙홀같은 존재가 아니라 빛을 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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