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알종알 수 세기 처음 시작하는 학교 공부 3
황근기 지음, 이선민 그림 / 살림어린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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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알종알 수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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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세기 그림책이야 소재가 제한된만큼 특별히 다르진 않겠지?' 하며 별 기대 없이, 책을 펼쳤다가 반해버렸습니다. <종알종알 수세기>는 숫자 읽기와 세기, 수 가르기와 모으기 등 꼬마들에게 필요한 숫자의 세계를 친절히 알려주면서도 결혼식장의 꽃장식이라는 독특한 소재에, 줄거리의 재미까지 놓치지 않았으니 어찌 반하지 않겠습니까? 제목만 놓고 보면 유아용이라 4~5살 꼬마들용 책일거라 속단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초등저학년이 읽어도 무리 없을 만큼 정보가 알차고  수학교과서와의 연계성도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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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동화를 쓰려 고심한다는 황근기 작가는 <종알종알 수 세기>에서 여름방학 숙제라는 장치를 들여왔어요. 방학 숙제가 바로 부모님 일 일주일간 도와드리며 감상문 쓰기라네요. 주인공 지우는 플로리스트인 엄마아빠를 도와드리겠다면서도 꾀를 썼어요. 힘 쓰는 일을 안 하려고 '수 세기' 작업에 지원했거든요. 그런데 지우의 계산과는 달리 꽃집에서 '수 세기' 일거리는 무척 많네요. 꽃시장에 꽃 사러 갈 때도, 화분 보유량을 체크할 때도, 꽃 묶음을 만들고 꽃 장식을 할 때 모두 숫자가 동원되어야 했어요. 지우의 놀라운 수 세는 실력에 감탄하면서 어린이 독자들도 숫자와 수의 세계에 친근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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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다 읽기 전에는 이 한 페이지에 얼마나 많은 정보가 담겼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책 속 주인공 지우와 함께 식물에 물도 주고 꽃다발도 꾸리고, 결혼식장을 꾸미며 꼬마 플로리스트 일을 다 하고 나면, 수국이 몇번씩 건너 뛰면서 파란 리본으로 묶였는지, 빨간 리본으로 묶였는지 규칙성을 찾을 수 있어요. 짝수 의자와 홀수 의자마다 다른 색의 장미로 표시해두었음도 알 수 있고요. 아이에게 그 규칙을 스스로 찾도록 유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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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시작하는 학교 공부" 시리즈 참 유용하네요. 기대 이상의 만족했습니다. 다른 권도 찾아 보아야 겠습니다. 아이와 즐겁고 유익한 시간 가지리라는 확신이 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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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해부도감 - 대자연의 비밀을 예술로 풀어낸 아름다운 과학책 해부도감 시리즈
줄리아 로스먼 지음, 이경아 옮김, 이정모 감수 / 더숲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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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 Anatomy자연해부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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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리아 로스먼 (Julia Rothman).  <자연해부도감>을 읽고 처음 그 존재를 알게 된 일러스트레이터인데 그녀의 작품들을 보니 탄성이 절로 나온다. http://www.juliarothman.com/ 단순히 책 일러스트레이션뿐 아니라 자기, 직물 등에 멋들어진 패턴을 그려낸다.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과 출판계가 좋아하는 작가로서 따뜻함과 활기를 품은 그림을 특징으로 한다. 이 <자연해부도감>은 <농장해부도감 Farm Anatomy>이후, 그녀가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공들여 만든 작품이다.  유년기부터 자연을 사랑했던 그녀는 '초록으로 상징되는 자연에 대해 대해 알고 싶다는 갈증 (5쪽)"에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자연도감"이라는 장르의 책은, 내 좁은 경험으로는, 주로 어린이용 세밀화나 전문가용 도감의 두 가지 갈래로 나뉘는 것 같다. 특히 세밀화의 경우 개미 더듬이까지 그려낼 정도로 그 세밀함이 극에 이른다. 그런데 줄리아 로스먼이 그린 자연은 좀 색다르다. 단순히 자연그대로의 색으로 겉만 재현한 것이 아니라 저자 특유의 따뜻하고 풍부한 색감으로 대상물을 때로는 해부하고, 때로는 단순화해서 보여준다. 독자는 작가가 자연을 어떻게 생각하고, 생물다양성을 존중하고 환경보호를 위해 얼마나 각성되어 있는지가 <자연해부도감>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느낄 수 있다. 이는 그녀의 가족적 유산과도 관련될 듯 한데, 그녀가 "도시 바깥에 온전한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여동생"이라며 헌정한 제시카 로스먼 (홈페이지 http://pages.nycep.org/rothman/) 은 영장류 생태학을 전공한 대학교수이다.  아프리카에서 영장류를 연구하며 환경보호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동생에게 줄리아 로스먼은 무한한 존경심을 표한다. 그녀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뉴요커로서 뉴욕에서 성장하고 현재도 뉴욕거주자라면 그 여동생은 아프리카의 광활한 자연을 몸으로 느끼며 살고 있다. 줄리아 로스먼은 자연에 대한 사랑과 호기심이 있다면 뉴욕의 프로스펙트 파크에서도 행복한 "자연산책"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연해부도감>은 그 "자연산책"의 기록이자 독자를 초대하는 초록 초대장이다. 농장해부도감과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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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없어도 함께할 거야 - 삶의 끝에서 엄마가 딸에게 남긴 인생의 말들
헤더 맥매너미 지음, 백지선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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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곁에 없어도 함께할 거야

Cardsfor Bri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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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초 두 번이나 다시 읽었던 <숨결이 바람이 될 때> (리뷰: http://blog.naver.com/dancia9/220924425394)의 저자가 36세에 폐암으로 요절한 의사인데 최근 읽은 <곁에 없어도 함께할 거야 (원제: Cards for Brianna)>의 저자 역시 36세에 유방암으로 생을 마감했다. 두 책을 펴낸 곳 역시 '흐름출판사'로서 동일하다. <숨결이 바람이 될 때>의 대히트 이후, 출판사 측에서 일부러 발굴해낸 책이겠지만 '36'이라는 숫자가 공통분모라니 참 묘한 기분이 든다. 두 저자는, 아니 두 고인은 직업과 성향 그리고 문체가 꽤 다르지만 그 용기와 의지의 면에서 닮았다. 독자를 울컥하게 감동시키는 삶의 자세 역시 참 닮았다.
*

<숨결이 바람이 될 때>는 레지던트 수련의으로 의학도이자 예비학자로서 자신의 죽음을 지적으로 성찰하기에 다소 철학적이고 저자의 임종까지 부인이 집필함으로써 존재의 소멸을 독자에게 사무치게 느끼게 해준다. 반면 <곁에 없어도 함께할 거야>는 네살배기 딸을 둔 엄마가 자신의 딸에게 미리 남겨주는 카드를 중심 전달체로 삼은 밝은 문체의 글이다. 저자 헤더 맥매너비는 죽음을 철학적으로 성찰한다기보다, 항암투병 과정의 무시무시함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데 더 비중을 두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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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암은 내 몸을 앗아갔지만 우리가 나눈 사랑과 웃음, 희망, 기쁨은 빼앗지 못했다...(중략)... 암과 함께한 지난 몇 년을 되돌아보면, 오히려 나는 암을 상대로 꽤 큰 승리를 거뒀다는 생각이 든다(238)"라고 자평하는 데 실로 그런 인상을 받았다. 숱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탔겠지만 저자는 시종일관 터미네이터의 여전사처럼 강인하고, 순간순간을 즐기는 여유까지 보이며 밝게 웃는다. 적어도 책에 적힌 문장을 통해 만나는 저자는 그런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계속 웃을 수 있고, 웃을 이유를 찾는 최고 멋진 여인이다. 아마도 딸을 생각하며 고통을 견뎌냈기에 가능한 웃음과 쾌활함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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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스스로 "나 같은 아줌마가 이런 줄임말을 쓰다니 우습겠지만 (38)"이라면서도 헤더 맥매너미는 "YOLO (You Only Live Once! 인생은 한 번뿐!)을 좌우명으로 삼고 산다고 한다. 시한부 삶을 사는 불치병 환자로서 이상해보이겠지만, YOLO를 믿고 살면 "누구나 결국에는 맞닥뜨리지만 유쾌하게 받들이기 어려운 '죽음'을 웃는 얼굴로 맞이할 수 있을 (39)" 때문이란다. 말뿐이 아니다. <곁에 없어도 함께 할거야>를 읽다보면 육체의 쇠락에도 불구, 정신은 투명한 유리처럼 맑고 솜사탕처럼 가벼워서 인생의 순간순간에 감사하고 즐기는 저자의 모습이 눈에 선히 그려진다. 관념적이거나 거창한 단어가 등장하지 않아도, <곁에 없어도 함께 할거야>를 읽고나면, 지금의 내 삶의 태도와 인생관을 돌아보게 되고 '웃자웃자 으̌으̌'하게 되는 이유는 저자의 그런 낙천성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해더는 책 곳곳에서 14년째 인연을 이어오는 남편 제프를 '최고의 남편'이라고 추켜세우지만, 헤더야 말로 '최고의 부인, 최고의 강인한 여전사'가 아닌가 싶다. 36세의 나이에 어린 딸을 둔 그 누가 이처럼 암 앞에서, 죽음 앞에서 당당하고 뜨겁게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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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으로 몸부림칠 정도로 병이 깊고 죽음으로 향해가다보면 이기적인 사람이 되기 쉬울텐데, 저자 해더는 가족과 친구, 심지어는 이웃사람 등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감사의 마음을 오히려 더 키우는 것 같다. 6개월간 저녁식사를 제공해준 지인들에게 감사, 자신이 죽고 나면 딸 브리아나를 챙겨줄 친구들에게 감사, 자신과 동고동락해준 남편 제프에 대한 절대적인 감사, 그리고 딸에 대한 절대적 애정. 사랑과 감사, 말보다는 행동으로 현재를 사는 뜨거움. 그런 긍정적 감정이 충만하기에 <곁에 없어도 함께 할거야>를 읽는 독자의 마음속에는 '죽음'이라는 단어보다는 '현재에 충실한 삶'이 더 강하게 떠오를지도. 해더의 딸 브리아나는 비록 자신이 유치원에 입학하는 것을, 초등학교 준비물을 고를 때, 첫 운전 면허를 땄을 때, 직장을 그만 두었을 때나 결혼할 때 물리적으로 엄마를 곁에 두지는 못하겠지만, 정신적으로는 늘 엄마와 함께할 것이다. 바로 그 이유가 <곁에 없어도 함께할 거야>가 세상에 나온 이유이니까. YOLO의 철학을 세상에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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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사러 가는 길에 라임 그림 동화 1
나탈리 다르장 지음, 야니크 토메 그림, 이세진 옮김 / 라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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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러 가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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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학이 슬슬 지루해져가던 차에,  정말 귀여운 친구들을 만났지 뭐예요. 프랑스 친구들이랍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고요. 자신의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글자를 가르치다 보니, 작가가 되고픈 꿈을 품은 나탈리 다르장이 탄생시킨 캐릭터들이에요. 무척 귀엽고 개성이 강하답니다. 푸른숲 출판사 덕분에 한국의 독자들도 이 귀여운 프랑스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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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동화 시리즈인데,  <빵 사러 가는 길에>서는 동양계 친구가 주인공이에요. 이름은 파르페. 엄마가 "우리 귀염둥이"하며 부르시더니 혼자 빵집에 다녀오라는 심부름을 시키셨어요. "전 아직 어려요."라고 항변해보았지만, "엄마가 너만 할 때는....."으로 시작한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할 참이니, 차라리 파르페는 심부름용 돈을 받아 들고 밖으로 나왔어요.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보고 싶지만, 이번 심부름은 그런 성격의 일이 아니었어요. 아니마타라면 "아싸!"하면서 신나게 심부름 다녀올테고, 톰이라면 엄마 돈으로 친구들 간식을 사서 나눠줄테고, 레아는 이미 이런 심부름의 달인이거든요. 하는 수 없이 혼자 빵집에 가서 바게트를 샀어요. 어찌나 긴장했던지 거스름돈을 바닥에 쏟았을 정도였다니까요. 임무 완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동화 시리즈인데,  <빵 사러 가는 길에>서는 동양계 친구가 주인공이에요. 이름은 파르페. 엄마가 "우리 귀염둥이"하며 부르시더니 혼자 빵집에 다녀오라는 심부름을 시키셨어요. "전 아직 어려요."라고 항변해보았지만, "엄마가 너만 할 때는....."으로 시작한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할 참이니, 차라리 파르페는 심부름용 돈을 받아 들고 밖으로 나왔어요.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보고 싶지만, 이번 심부름은 그런 성격의 일이 아니었어요. 아니마타라면 "아싸!"하면서 신나게 심부름 다녀올테고, 톰이라면 엄마 돈으로 친구들 간식을 사서 나눠줄테고, 레아는 이미 이런 심부름의 달인이거든요. 하는 수 없이 혼자 빵집에 가서 바게트를 샀어요. 어찌나 긴장했던지 거스름돈을 바닥에 쏟았을 정도였다니까요. 임무 완수!
그런데 이거 의외의 복병이 있군요. 바로 친구들. 친구들 노는 소리에 신이 난 파르페는 바게트를 흔들며 뛰어 갔어요. 그런데 신나게 놀고 나서 미션 미완수임을 알게 되었죠. 바게트가 사라진 데다가 어디다 두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거예요. 이거 참 낭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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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사러 가는 길에>의 간지에는 파르페의 마을 지도가 그려 있어요. 파르페가 바게트를 찾으러 여기저기 뛰어 다녔을 상상을 하니 안쓰러운 생각이 들면서도 너무 귀엽네요. 아파트촌이 아닌 이런 예쁜 마을에서는 이야기가 많이 쏟아질 것 같아 부럽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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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의 도움으로 파르페는 미션을 성곡적으로 완료했어요. 처음 엄마의 부탁과 달리 바게트를 한 개 더 사왔다는 점을 빼면 최고였죠. 엄마가 다음번에는 더욱 고난이도 심부름을 시키시려나봐요. "엄마가 네 나이 때는....."의 잔소리가 다시 시작되었거든요. 다소 소심하고 겁 많아 보였던 파르페가 엄마가 내주신 과제를 수행하면서 부지불식간 자신감도 쌓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빵 사러 가는 길에>를 읽으면서 파르페보다 훨씬 더 나이 많았을 때, 처음으로 버스를 타고 집에 왔던 기억이 새삼 올라왔어요. 떨리면서도 얼마나 스스로 대견했는데. 어렵지만 용기를 낸 파르페도 그 기분일 거예요. 떳떳하고 뿌듯한 느낌. 이렇게 용기가 커지면서 아이들도 커나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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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혼자서 두부 한 모 사 본 적이 없는, 심부름이라고는 현관 앞 배달된 우유 꺼내오는 수준만 겪어본 꼬마가 유독 <빵 사러 가는 길에>를 좋아하더군요. 대리만족일까요? 심부름이라는 어린이 수준의 모험에 충동을 느껴서일까요? 아이가 제목을 따라 썼는데 "빵"자를 참 독특하게도 썼네요. 아직 많이 꼬마라서 겹자음을 잘 쓸줄 모르나봐요. 그래도 참 귀엽네요. 다음번엔 좀 더 어려운 심부름 미션을 주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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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이 다 어디 갔지? 라임 그림 동화 2
나탈리 다르장 지음, 야니크 토메 그림, 이세진 옮김 / 라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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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이 다 어디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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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학이 슬슬 지루해져가던 차에,  정말 귀여운 친구들을 만났지 뭐예요. 프랑스 친구들이랍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고요. 자신의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글자를 가르치다 보니, 작가가 되고픈 꿈을 품은 나탈리 다르장이 탄생시킨 캐릭터들이에요. 무척 귀엽고 개성이 강하답니다. 푸른숲 출판사 덕분에 한국의 독자들도 이 귀여운 프랑스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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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는 것이 행복"이라는 요즘 유행하는 살림 철학에 편승해서 매일 집에서 물건 버리기를 실천하는지라, 어린이들에게도 "용돈은 거추장스러움"일 거라 생각했어요. 이런 저런 이유로 주머니가 늘 두둑하게 채워지는데, 용돈이 굳이 필요 있을까? 용돈 줄 생각, 꿈에도 없었는데 <용돈이 다 어디갔지?> 때문에 바뀌었어요. 라임 출판사 신간 "우리는 단짝" 시리즈에 폭 빠진 8살 꼬마가 <용돈이 다 어디 갔지?>를 읽고 조심스레 말하더라고요. "저는 용돈 받아본 적이 없어서 이 얘기를 잘 모르겠어요."라고....그래서 일주일에 2000원씩 주겠다고 약속했더니 너무나 기뻐하는 거예요. 다시 며칠 후, 더욱 조심스레 말을 걸어 오는 아이. "그런데 친구들이 2000원이면 보통 일주일에 한 번씩 받는 용돈이래요."라고 하니 어찌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요? 조심스레 이야기를 하면서도 의사를 관철시키는 꼬마의 귀여운 전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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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마타 역시 '조심스레 말을 꺼내서 뜻을 관철시키는 전략'을 썼어요. 마찬가지로 성공이었지요. 엄마가 시키시지 전에 식탁을 차리자 엄마가 기특해하시는 틈을 놓치지 않았어요. "저에게도 이제 용돈을 주시면 안 돼요?" 하니 그 날 저녁부터 바로 용돈이 생겼네요. '첫 용돈'이라 너무 설레었어요. 수업 시간 내내 용돈 생각에 공부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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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마타가 이처럼 용돈 받고 기뻐한 이유가 따로 있었어요. 용돈으로 엄마 생일에 근사한 선물을 사드릴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아이스크림 트럭 차량이 오자 갑자기 이렇게 외쳤지 뭐예요. "내가 아이스크림 사 줄게. 전부 이리 따라와!" 친구들이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골라 간 다음, 아니마타는 당당히 돈을 내밀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거스름돈이 너무 적었어요. 놀랬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거스름돈을 주머니에 집어 넣었어요. 그런데 자꾸 거스름돈 생각이 나서, 그만 아이스크림을 다 먹지도 못하고 돈을 세었어요. 얼마인지 몰랐을 때는 태연한 척 할 수 있었지만, 동전 몇개만 남은 용돈의 액수를 확인하고 나니 엉엉 울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아니마타가 너무나 귀여워서 자꾸 다시 이 페이지를 다시 읽게되더라고요. 이렇게 엄마 생신 선물을 놓치게 되나 싶던 차에, 의리파 친구들이 도움을 주었어요. 자기가 먹은 아이스크림 값을 돌려주는 친구도 있었고, 엄마의 가게 일을 도와 수고비를 받도록 주선해준 친구도 있었어요. 꼬마들이지만 친구 아니마타의 마음을 위로하고, 의리있게 도와주는 모습이 참 멋있네요.
 
<용돈이 다 어디 갔지?>는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과 행동을 똑 닮은 아니마타라는 주인공을 통해 첫 용돈의 설렘, 용돈 펑펑 쓰기에의 유혹과 무계획적인 소비의 허망함, 그리고 계획적인 지출의 중요성을 자연스레 알려주는 일종의 경제 동화 역할을 해줍니다. 읽고 나면 자연스레, '욕구의 무한함과 자원의 희소성'이라는 모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주지요. <용돈이 다 어디 갔지?>를 읽은 꼬마 독자는, 장담컨대 용돈을 알뜰하게 쓸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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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꼭 부모님이나 친구와 함께,  '여러분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할까요?'와 '나는 어떤 유형일까요?'의 질문을 두고 생각을 해보세요. 용돈을 어떻게 써야할지, 나는 용돈 쓰는 데 있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파악하고 앞으로 계획세우고 실천하는 데 알찬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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