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ated Survivor

https://www.netflix.com/kr/

한달 무료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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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물에 관심이 없다보니 넷플리스가 영화 <옥자> 오픈한 사이트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달 무료 이용 기회를 주더군요. 가입 절차에 필요한 것은 신용카드와 전화 번호, 그리고 신용카드 유효기간 정도? 등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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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Hannibal>, <Criminal Mind>, <Cold Case> <Criminal Instint>, <Continnum> 등이 딱  취향의 미드이기에, 정치 드라마는 굳이 찾아보지 않았어요. 하지만 <Designated Survivor>가 넷플리스 메인 화면에 뜨는 작품이기에 선택했습니다. 이틀 밤에 나눠서 총 21화의 시즌1 에피소드를 모두 섭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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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퍼 서덜랜드나 메기 큐 등 배우들의 굵은 연기도 좋지만 가장 흥미로운 점은, 한국의 서열문화, '대놓고 갑질'하는 상황이 이 미국 드라마에서는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보인다는 점이었습니다. 주말 등산 모임에서도 직급 순서대로 산에 오르고, 단체 회식에서도 TOP 자리의 사람이 택한 메뉴의 '암묵적 적정선'보다 낮은 단계의 메뉴를 선택하는 한국 사회와, <지정생존자> 속 인물들은 무척 다른 반응들을 보입니다. 한마디로 "당당함, 자기 존엄"이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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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뭐라 딱 집어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후련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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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이 미드를 보다보면, 세월호 7시간 ex 대통령의 시간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적어도 <지정생존자>라는 정치 드라마로 추정해보건데, 미국 대통령 집무실은 하루에도 수십 명이 보고와 의논을 위해 드나드는 열린 공간이며 대통령의 시간과 동선은 비서실장과 투명하게 공개됩니다. 국가 재난상황이라면 단 7분도 아무 해명 없이 조용히 집무실에서 사라지기 힘들 것 같은데 한국의 경우 4.16에 어이 없는 일들이 벌어졌지요. 초짜 정치인에서 하루 아침에 '지정생존자'로서 대통령직에 오른 이가 어떻게 초당적인 화합을 이끌어내고 한국가의 리더로 성장해나가고 있는가를 그리는 이 잘 만든 정치드라마를 보는 재미도 있지만, 지금은 수인이 된 ex 대통령의 행태와 비교가 되어 씁쓸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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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7시간의 행방을 알 수 없던 ex 대통령에 비해, 얼마나 눈높이의 투명한 대통령이등장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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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세계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살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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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세계 무라타 사야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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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의 문제작" 이란 문구는 종종 들어보았지만, 대놓고 하는 홍보 같아서 정작 나는 이 표현을 써본 적이 없다. 하지만 무라타 사야카의『소멸세계 消滅世界』를 읽으니, '충격의 문제작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저출산'을 국가의 잠재적 재앙으로 담론화하는 한국과 일본 사회에서 일반인조차도 막연하게 해보는 상상을 저자 무라타 사야카는 너무도 담담하게, 동시에 대담하게 그려냈으니까.  작가의 대표작이자 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라는 『편의점 인간』(2016)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무라타 사야카가 다소곳해 보일지라도 때가 오면 밥상이라도 뒤엎을  '도발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정상 / 비정상'이라는 낡은 공식으로 양념 된 통념을 올린 9첩반상을. 『소멸세계 消滅世界』에서 무라타 사야카가 도전하는 통념은 무엇일까? 도대체 무엇이 소멸한, 혹은 소멸 중이라는 예언일까? 작가는 답을 숨겨놓지 않았다. 도리어 불편할만큼 명확하게 보여준다. 바로 '낭만적 사랑을 필요조건으로 하는 결혼,' '출산,' '가족애'가 소멸한 '평행세계'를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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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받는 여성들, S-less 부부들…… 이런 사람을 위해『소멸세계 消滅世界』 라는 '유토피아'를 만들었단다.  이 세계에서 S는 인간을 저차원에 머무르게 하는 불결하고 고리타분한 '교미'로 폄하된다. 특히 부부간의 S는 근친상간(incest taboo)이자 충분한 이혼 사유가 될 만큼 심각한 범죄로 간주한다.  리차드 도킨스가 듣는다면 웃고 가겠지만, 자식을 통하여 자기 유전자를 불멸하게 하려는 인간 종(種)의 욕망 역시 철저하게 제거되었다. 아이는 인공수정으로만 정해진 날짜, 정해진 난자 정자로 태어난다. 모든 이는 모든 아이의 '엄마'이고, 역으로 모든 아이는 모든 성인의 '아가'가 된다. 모성본능은 사회적 신화(motherhood ideology)라고 주장하는 '입장과 맥을 같이 한다. 이 '평행세계'에서는 남성의 자궁선망(womb envy)조차 생명공학의 발달로 해결했는데, 주인공 '아마네(雨音)'의 둘째 남편 역시 인공자궁을 통해 수정체를 키워서 아이를 출산했다. '아마네'는 이름처럼 비(雨) 내리는 여름날 태어났는데, 엄마아빠의 교미를 통해 수정되었다. 이는 영화 (1997)에서 주인공 빈센트(Vincent)로 상징되는 '태양의 아이'를 연상시킨다. 인공수정 대신 '불결한' 방식으로 자신을 잉태한 엄마에게 애증을 품은 아마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저항한다. S가 소멸하는 세계에서 최후의 '아담과 이브'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S로 대변되는 '자연스러움'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몸의 감각, 본능을 따른다.   '가족 시스템'을 부정하고 '에덴 시스템'이라는 거대한 사회적 실험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남편과 합의하여 자신들만의 유전자로 낳은 아이를 갖기로 결의한다. 인공수정 중에 정자난자를 바꿔치기하는 모험도 강행했다. 그러나 막상 '에덴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사회에서 살다 보니, 아마네의 남편은 옛 개념의 가족주의나 모성, 성본능 등이 추잡하게 느끼는지, 전복을 포기한다. 그는 대신 출산과 육아를 철저히 국가가 통제하는 사회에서 인간 아닌 인간으로 길들기를 선택한다. 이를 두고 아마네는 "이제 다 틀렸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도, 남편도, 이 세상을 너무 많이 먹었다. 그리고 이 세상의 정상적인 '인간'이 되어버렸다. 정상이라는 것만큼 소름 끼치는 광기는 없다. 이미 지쳐있는데도 이렇게 올바르다니." (256) 라고 한탄한다. 그러나 아마네 역시 변해간다. 생명공학과 기반한 생명정치를 거부하며 옛 방식의 사랑, 옛 가족 개념을 고수하려는 자신의 친 엄마를 감금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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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항상 초상화를 그리는 것으로 소설을 시작합니다. 머릿속에 하나의 신(scene)이 있는데, 그 중 하나의 ‘조각’에서 인물의 전체적인 상이 태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신에서 인물이 내뱉는 말, 육체감각, 문득 떠올리는 표정 같은 것이 ‘조각’이죠. 거기에서부터 초상화를 그려서 인물을 선명하게 만들어갑니다."

 

 

 

교보문고 "작가와의 만남" 인터뷰 중에서

http://news.kyobobook.co.kr/people/writerView.ink?sntn_id=12950


저출산 공포에 집단주의는 다시 고개를 든다. 출산을 미루는 커리어 기혼녀를 '이기주의자'로 포장하고, '싱글세 부과'라는 전무후무 아이디어를 내놓고는 '농담이었다'고 덮어버린다. 아무튼, 저출산 사회에서 결혼도, 출산도 거부하는 인간형은 '집단의 존속'이라는 의무를 저버린 배신자로 낙인찍힌다.  '늦어도 30대에는 결혼하고, 40전에는 아이를 낳고 사랑으로 키워라'가 인생 공식이자 정상성으로 통용되는 사회에도 '결혼하기 싫고, S는 더욱 싫고 출산으로 '내 자식' 낳고 키우기를 겁내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무라타 사야카의 『소멸세계 消滅世界』는 그런 이들에게 '정상성'에의 압박에 굴하지 말고 유토피아를 꿈꿔보라고 부추긴다. 동시에 자신의 딸에게 감금된 아마네의 엄마를 통해서 작은 비명으로나마 '소멸'해가는 가치와 실천을 아쉬워한다. 이처럼 핫한 문제작을 이 정도 수준에서밖에 소개를 못하니 나 또한 아쉽다. 직접 읽어보시라. 그게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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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인포메이션 - 만화로 배우는 정보와 검색의 모든 것 어메이징 코믹스
맷 업슨 외 지음, 케빈 캐넌 그림, 노승영 옮김 / 궁리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Amazing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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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ogling하세요!" "녹색창을 찾으세요!" 궁금한 거 다 해결해주는 인터넷이 있는데, 고리타분하게 왠 도서관이냐고? 정보검색이야 손가락만 있으면 하는데 굳이 정보검색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필요하겠냐고요? 오해랍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오래 붙잡고 검색한다고 해서  ‘정보문해력(information literacy)’이 절로 갖춰지지는 않거든요. 정보 과부하의 시대에 옥석을 가르고 필요한 정보를 찾는 것은 훈련으로 길러집니다. 《어메이징 인포메이션 (원제 : Information Now: A Graphic Guide to Studemt Research) 》 가 그 훈련 가이드가 되어줄 거예요. 대학생은 물론 교수와 사서들이 특히 출간을 환영했을 것 같은 이 책은 사서 및 도서관 관장을 역임하고 현재 오클라호마 주립대학(Oklahoma State University) 조교수인 맷 업슨 (Matt Upson)이 쓰고, C 마이클 홀 (C. Michael Hall)이 그림을 그렸답니다. '정보 과부하,' '정보문해력,' '통제어휘(controlled vocabulary),' '딥 웹,' '표절' 등의 개념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일부러 그래픽 노블 형식으로 책을 썼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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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인포메이션 》은 도서관 사서 캐릭터가 마치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듯, 정보를 어떻게 찾을 것이며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평가할지를 차근차근 가르쳐주는 형식으로 내용이 진행된답니다. 만화라고 만만하게 보면 큰 코 다칩니다. 생각보다 정보량이 상당합니다. 또한, 읽다보면 '어! 평소 무심코 지나갔던 부분인데, 사실 나 잘 모르는구나!'를 깨닫게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교 보고서 참고문헌 목록에 '네이버'니 '위키백과'를 올리는 것을 지도교수가 싫어한다면 왜일까요? 이용자 기반의 개방형 웹사이트에 올라온 정보는 신뢰할 수 없는 경우도 있기에 이를 출발점이나 징검다리로 활용할 수는 있으나 이를 최종 자료출처로 쓸 수는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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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인포메이션 》의 저자들은 구글과 위키피디아에만 기대지 말고, 도서관 장서목록과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 줍니다. '동료평가'를 거친 검증받은 학술지 논문은 구글에 전문이 실리는 경우가 많지 않고, 논문 원문을 디지털 관문 뒤에 놓았기에 접속권을 가진 사용자만이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일반검색, 고급검색, 절단검색 등의 방법을 동원해서 찾아낸 논문은 PDF 원문 파일을 다운로드받거나 상호대차를 신청해서 받아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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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3, 그리고 4장에서는 도서관에서 검색을 언급했다면 《어메이징 인포메이션 》의 5장은 도서관 밖, 온라인에서 제대로 정보 찾는 노하우를 알려줍니다. '딥 웹 (DEEPWEB)'은 검색 가능한 웹보다 훨씬 큰데, 검색 가능한 웹이 해수면이라면 바다속에 비유될 수 있겠지요. 6장에서는 이렇게 건진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방법을,  7장에서는 윤리적으로 정보를 이용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흔히 말하는 '출처표시법'이 되겠지요. 저는 《어메이징 인포메이션 》덕분에 처음으로, 사회과학 분야에서 많이 쓰는 APA에서는 출처목록을 참고문헌(reference), 영문학에서 많이 쓰는 MLA에서는 '인용문헌 (Works Cited)'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았어요. 조테로(www.zotero.org)같은 무료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여 출처표시를 관리하거나  많이 연습을 해봐야 출처표시에 숙달되어 자신도 모르게 표절을 범하는 우를 저지르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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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대학입학을 앞둔 예비신입생 자녀들에게 부모님들이 해외여행이다, 성형수술이다 피트니트 센터 회원권 끊어주는 선물들 많이 하시던데, 가장 필요하고 효용이 큰 선물을 제안하겠습니다. 바로 《어메이징 인포메이션 》을 선물하고 함께 읽는 것이지요. 이 책의 내용을 숙지하고 대학 생활을 시작한다면 보고서 과제의 폭풍우에서도 잘 살아남아 A+보고서는 쓰는 것은 물론 '정보문해력'을 키워서 미래의 연구자로 성장할 기반을 닦을 수 있겠어요.  이 놀랍도록 유용한 인포그래픽노블을 그 명망 높은 시카고 대학 출판사(University of Chicago Press)에서 출간한 것은 우연이 아니랍니다. 강력하게 대학 신입생 및 연구를 시작하는 대학원생과 도서관 사서에게 추천합니다. 《어메이징 인포메이션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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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특별 부록으로는 <한국십진분류법(KDC)>와 <듀이십진분류법 (DDC)>  최신판도 수록했으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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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잡는 빨간 주머니 - 귀신도 곡할 이야기
조영아 지음 / 머스트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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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잡는 빨간 주머니

 

시대가 변하면서 두려움의 대상도 바뀌어가는 듯 합니다.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라는 뒷간귀신의 명언도 스마트폰으로 세계를 누비는 요즘 꼬마들의 대범함에 작은 파장조차 일으키지 못합니다. 한 마디로 달걀귀신, 몽달귀신, 뒷간귀신 등이 우스워보이는 세상이 되었다는 말이지요. 더 이상 공포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힘 빠진 대상이 되버리긴 했어도, 여전히 귀신 이야기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사로잡기는 합니다. 게다가 빨간 주머니로 귀신을 잡는다면 얼마나 더 궁금하겠습니까? <귀신 잡는 빨간 주머니>에는 아주 기특한 소년이 등장합니다. 어머니 없이 아버지와 단둘이 깊은 산골에 사나봅니다. 약초를 캐어 생계를 꾸리시는 아버지가 며칠간 집을 비우신다며 아들을 걱정하시자 아이는 말합니다. "저 혼자서 밥도 짓고 청소도 할 수 있는걸요. 도둑도 여기까진 들어오지 못할 거예요." 하지만 무방비 상태의 아이 혼자 있는 꼴을 못보는 나쁜 마음은 인간뿐 아니라 귀신에게도 있나봅니다. 귀신들은 아이가 혼자 있다는 사실을 알자 우르르 아이 집에 몰려 갑니다. 물론 아이는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요. 어른들 표현을 빌자면, "가위 눌려서"겠지만 벽에서는 귀신 발이 나오고, 시뻘건 눈알이 움직이니 어찌 잠을 이루겠나요? 아이는 산 아래까지 한 달음에 도망쳤어요. 하지만, 자신을 믿고 떠난 아버지 생각에 맘이 안 편합니다. 마침, '귀신 잡는 주머니'라는 걸 어떤 할머니가 주십니다. 처음 보는 할머니이지만 아이는 그 말을 믿고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이제부터는 반전! 아이의 활약상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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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혼자서 꼬리 아홉개 달린 구미호를,  썩은 발냄새 풍기던 외다리 귀신을, 눈알이 튀어나온 야광귀와 지저분한 냄새가 지독하게 풍기는 뒷간귀신까지 다 잡았습니다. 잡아서 붉은 주머니에 집어 넣었습니다. "너 때문에 그 동안 똥도 제대로 못 누었잖아!"라고 아이가 화가난 이유를 밝히는 둥, 아이는 두려움의 대상 때문에 그 동안 자신이 얼마나 갇혀 있었는지를 스스로 깨닫고 용기로서 처리합니다. 이제 '나타난' 귀신에 대응하는 소극적 방식이 아니라 점차 적극적 방식으로 진화합니다. 아이는 아예 집안 구석구석 귀신을 찾아나섭니다. "썩, 나오너라! 잡귀들아!"이라며!
아이의 모습을 통해 두려움의 대상을 극복하고, 자신을 바로 세워가는 어린이의 힘을 봅니다. 이제 붉은 주머니는 들지 못할만큼 묵지근해졌고, 아이 마음 역시 든든한 자신감으로 묵직해졌습니다. 이제 두려울 게 없어졌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신 아버지를 반기는 아이의 표정에서 그런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귀신 잡는 빨간 주머니>는 귀신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어린이들이 잊을 뻔했던 어린이만의 힘을 보여주는 착한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어지럽히던 두려움의 대상을 하나씩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나가면서 아이는 이렇게 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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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관찰주의자 - 눈으로 차이를 만든다
에이미 E. 허먼 지음, 문희경 옮김 / 청림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Visual Intelligence 우아한 관찰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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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의원 같은 프로파일러도, 추리소설 작가도 아닌 그저  "Criminal Mind" 등 범죄물 미드 팬일뿐인데 책임감까지 느꼈다. <우아한 관찰주의자 (원제: Visible Intelligence)>를 꼭 읽어야ʳ다는.  "지각의 기술 The Art of Perception"을 강의하는 에이미 E. 허먼 (Amy E. Herman) 이 썼다. 370여쪽의 두꺼운 이 책의 1/5쯤을 읽을 때쯤에서야 작가가 아들을 키우는 엄마라는 사실을 알았다. 놀랍게도 그녀는 법학박사학위를 가진 전직 변호사로서 미술사를 좋아하다 보니 "지각의 기술"이라는 독특한 강의를 개발하였다고 한다. 실제 강연 동영상을 보면 성공한 프로페셔널로서의 자신감이 말과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녀는 저돌적이라할만큼 일의 추진력을 갖춘 듯 하다. 강의를 구상하자  NYPD(뉴욕 시 경찰국)에 전화를 걸어 경찰들을 박물관에 초대해 강연하겠다는 제안을 한다. 반응이 좋았다. 그렇게 시작한 "지각의 기술" 강연을 FBI, Google. 의대생, 미국 팬터곤,  네이비씰, 포천 500대 기업 등을 대상으로 14년 이상 계속 확장해오다니 참 대단한 여성이다.
 
 

휴대전화와 인터넷 때문에 끊임없이 집중력을 방해받는 산만한 시대에 예리한 지각력(perception)은 IQ만큼이나 떨어지기 쉽다. 관찰하는 능력을 기르지 않으면, 즉 뇌를 충분히 써주지 않으면 퇴화한다. 에이미 허먼은 굳었던 정신근육을 훈련시키고 지각력을 높이는 ("sharpen perception") 데 미술작품을 데이터로 활용한다. 덕분에 독자는 <우아한 관찰주의자>에서 르네 마그리트, 주세페 아르침볼도, 히에로니무스 보스 등 많은 유명 화가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이 미술작품을 활용한 다양한 지각 훈련 연습문제가 등장하기에 독자는 독자는, 그녀를 강연을 직접 듣지 않았다하더라도 지각력 높이는 기술을 익히게 된다.


아래 사진은 에이미 허먼이 모든 강연마다 강연 도입부에 청중에게 질문을 던지며 활용하는 사진이다. "무엇이 보이는가?" 몇 분을 노려보아도 내겐 네 발 달린 동물이 이 그림 속에서 보이지 않았다. 저자가 이 사진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든지 등의 지각 오류에 취약한 지각 필터를 지녔다는 것이다. 극복을 위해서는 치열한 연습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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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어느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객관적 관찰과 기술"을 연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 속 여성을 묘사하라는 주문을 받는다면, 많은 응답자가 '대리석 탁자'를 들먹인다고 하지만, 검증된 바가 아니다. 틀리면 뭐 어떠냐고? 만약 이 사진이 범죄 현장의 단서를 담고 있는 증거라면 사소한 묘사의 실수가 어떤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지 책임질 수 있는가? 마찬가지로 잘못된 관찰과 묘사로 병원이나 법원에서 의사소통에 혼동이 벌어진다면 그 결과를 책임질 수 있겠는가?  2014년 6월, 미군 특수부대 병사들이 오인 폭격으로 미군과 아프가니스탄 동맹군 다섯 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공식적으로 밝혀진 원인은 잘못된 소통이라고 한다. 이처럼 정확한 관찰과 날카로운 지각은 단순히 개인적 능력이라기보다는 사회 내 의사소통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무척 중요한 자질이다. 발달시킬 필요가 분명하고, 발달 시켜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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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관찰주의자>라는 잘 번역된 책으로서 에이미 하먼을 만나봐도 좋겠지만 유투브에 널려 있는 그녀의 강연을 통해서, 사람들이 질문받고 반응하는 방식, 그녀가 주장을 미술작품이라는 매개를 통해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식도 배워볼만 하다. (내가 가진 편견으로는) 한국인과 일본인은 YES or NO보다는 회색지대의 두리뭉실한 대답이나 반응으로서 상대의 비호의적 태도를 유보시키려는 경향이 있는데 <우아한 관찰주의자>를 읽고 나면,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고,  치밀히 관찰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상대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이롭다는 생각을 하게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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