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10문항 퀴즈'를 보내줬다. 자신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테스트하는 문항으로 구성했는데 5문항 넘긴 친구가 없었다는 푸념과 함께. 어찌 부담스럽지 않으랴! 친구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바짝 긴장! 그 결과, 10문항 중 5문항 통과! 문득, 이런 방식의 테스트 말고, 책취향으로 상대 파악하기 게임도 생각난다. 1) 책 바구니 서넛 준비해서 무작위로 담는다. 2) 그 중 한 바구니만, 내 취향저격 컬렉션으로 준비한다! 3) 친구에게 '내가 담았을 책 바구니'를 골라보라 한다. 4) 가까운 친구 중, 몇 명이나 내 바구니를 알아볼까?
[젊고 아픈 여자들] [여자에게도 최고의 의학이 필요하다]
[아기는 얼마나 필요한가]
[깻잎투쟁기] [아시안이라는 이유]
[개는 천재다] [인류의 진화는 구운 열매에서 시작되었다]
지극히 내 입맛 따른 컬렉션이다. 목록에서 예외는 [푸틴의 러시아]인데, 나는 정치와 경제, 더군다나 러시아 현대사와는 일부러 친하려 노력해야만 한다. 그런데도 7월 책바구니에서 [푸틴의 러시아] 부터 꺼내 읽었다. 그래픽 노블이라는 강점 때문이었는데 대만족이다. "그래픽 저널리스트"라는 독특한 직함의 대릴 커닝엄(Darryl Cunningham)을 알게 되어서도 만족, '블라디미르 푸틴'과 그의 통치 스타일을 알게 되어서 만족. 동시에 '만족'이라는 단어가 불경스럽게 느껴진다.
독재자의 왕좌를 지키기 위해, 자유를 이야기하는 이들의 입에 재갈 물리고 물리적으로도 살해하고, 우크라이나를 짓밟으려는 푸틴에 대해 몇 조각 더 알았다 해서 그의 광기어린 진격을 막지는 못하니. 저자 대릴 커닝엄은 2022년 3월, [푸틴의 러시아] 서문에서 "러시아 내부와 서구 민주 세력들이 푸틴의 장악력을 약화해서 그 누구보다 악랄한 이 독재자의 최후가 시작되는 걸 지켜보기를 소망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벌써, 2022년 7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