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계획이 다 있었는데....."

[동의보감]"들" 읽으며 마무리할 줄 몰랐다...

다 "계획이 있었는데..."

2월부터는 책단식을 해야하나....


다시 수능시험 볼 수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한의학과 심리학. 사람의 마음과 몸을 편하게 해줄  "지식과 기술"을 다 배워보고 싶다. 그러나 삼각함수 공식이니 주기율표를 홀랑 잊은지 오래다. 그런데, 한의사 방성혜 원장은 생각뿐 아니라 어릴 적 꿈을 실현했다. 친정 부모님께 큰 아이 맡기고 어렵사리 워킹맘 생활하던 영문학도가, 늦은 나이에 수능을 다시 보고 한의대에 입학한 것이다. 방성혜 원장은 [동의보감]을 특히 좋아해서, '동의보감 경시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한다. 그 자신이 두 아들을 키우는데 [동의보감]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보다 많은 부모에게 그 양육법을 알리고자 쓴 책이 바로 [엄마가 읽는 동의보감]이다. 









저자는 400여년 전 집필된 동의보감의 양육법을 "기다리고 인정해주는" 양육법으로, 좋은 엄마란 "건강한 엄마"로 규정한다. 건강한 엄마야말로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는 대전제 하에, 본인과 지인 및 한의대 후배들의 육아 에피소드를 구체적으로 곁들여 '동의보감 양육법'을 전한다. 구체적이고 묘사가 생생한 에피소드가 많아 쉽게 읽을 수 있다. 특히 태교시기부터 10세 전후까지의 아이를 둔 부모에게 유용할 듯 하다(다만, 양육의 주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엄마'로 한정되는 듯해서, 2021년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긴 하다.).



 [엄마가 읽는 동의보감]을 읽고 나니, 갑자기 한 체급 더 높은 책이 당긴다.  "감이당"출신 안도균 선생의 [양생과 치유의 인문의학 동의보감]을 꺼냈다. 책 속지 메모를 보니, 이 책을 2016년에 처음, 2018년 1월에 다시, 그리고 2021년 1월에 세 번째 만난다. 일종의 복습인 셈이니 내용 자체보다도, 내 자신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5년전, 3년전에는 스쳐지나갔던 문장 중 어떤 것이 새롭게 눈에 들어올 것인가? 그 때 놓쳤던 지점이 눈에 들어올까? 얼마나 더 총체적으로 깊이 이해할 수 있으려나? 필통 안 필기구 수명이 1년이 안 되는 지라, 2016년 2018년, 2021년 읽기에 동원되는 하이라이터가 매번 다르다. 그래도 사람, 크게 변하지 않는 건지 같은 문장에, 다른 색으로 밑줄 긋고 있었다. 몇 문장을 그대로 옮겨보고, 잠을 챙기러 가야겠다. 이미 [[동의보감]에서 알려주는 양생법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책 읽다가, 잠 자기엔 너무 늦어버렸으니. 














* [동의보감]을 어떻게 읽을 수 있는지에 대해, 저자 안도균은 책을 마무리하며

"[동의보감]은 문학과 철학, 과학과 인류학 등 다양한 분과학문의 접목 가능성을 암시하는 무수한 텍스트를 담고 있다 (338쪽)"



* "자연과 인간의 연결성이 의학의 전제가 된다(48쪽)"는 말에 대해서, 저자 안도균은

"내가 자연 그 자체인데 죽음이라는 생물학적 단절이 그렇게 크게 두렵겠는가. 이런 직관은 몸의 순환관 생명력을 강렬하게 만든다. 그러니 질병의 반쯤은 치료된 거나 마찬가지다 (49쪽)"

동의보감 이론에서 도가적 경향이 짙다더니....



*치유에 대한 태도,

"질병은 삶과 연결되어 있는 사건이므로, 의학적 치유는 전문 의술 외에도 감정을 변화시키거나 운명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등 삶 전반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109쪽)"



저자가 함께 읽으라며 추천해준 책 목록은 다음과 같다. 챙겨 읽은 후,  2023년쯤 [동의보감]을 다시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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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1-29 07: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09쪽 인용문 강렬하네요. 그게 딱 맞는 말인데, 아무래도 우리는 서양의학에 의존하는 편이니까요. 약 주면서 이틀 후에 한 번 더 오세요. 네. 약간 이런 분위기가 강하죠. 전 고미숙 선생님의 <동의보감>을 정말 후루룩 라면 먹듯 흘려 읽었는데 북사랑님 진짜 꼼꼼하게 독서하시는군요.
안도균 선생이 감이당 출신이라니 급 관심이 생깁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해요^^

얄라알라 2021-01-29 07:59   좋아요 3 | URL
2016년 검색했을 때는 과천 쪽에서 동의보감 책 읽기, 지역민(?) 대중 유료 수업하시던 걸로 기억하는데 요새는 코로나라 수업 안하시겠죠?^^ ˝동의보감˝ 들어간 책들은 후루룩이라도 보게되는데, 이 책은 유독 문장 문장 좋아요. 다만, 전반부와 후반부 문장의 밀도는 다르다는 인상은 받습니다. 책 뒤로 갈수록 동의보감 원전 인용 비중이 급격히 많아지거든요^^ 책 쓰기가 예상했던 기간의 두 배를 넘어서면서 저자가 편집자 압박을 받으신 건 아닌지 혼자 상상했어요^^:;

붕붕툐툐 2021-01-29 0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의학과 심리학. 찌찌뽕!!😄

얄라알라 2021-01-29 10:30   좋아요 2 | URL
아, 그러시나요?^^ 이미 서재 친구이시지만 더욱 반갑습니다!

scott 2021-01-29 1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의학 심리학 이조합 최고! ㅋㅋㅋ 북사랑님은 이미 허준 센세 ^.~

2021-01-29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