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세상 끝에서 외박 중 -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 김진만 PD의
김진만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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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아마존의 눈물>과 <남극의 눈물>을 비롯한 '지구의 눈물' 시리즈를 보지 않았다. 그런 다큐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답지 않은 높은 관심 덕분에 이름은 많이 들어 보았다. 조에족과 남극 이야기는 tv를 보지 않은 나도 많이 접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면, 시청자들은 거기서 관심을 멈추게 된다. 그 뒤에 있을 삶은 생각하지 않는다. 다큐멘터리는 예능 프로그램 같은 다른 프로그램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런 것들은 방송만을 위해 짜여진 내용이다. 반면, 다큐멘터리에서 촬영하는 내용은 촬영 이전의 삶부터 계속되어 왔던 것이며, 촬영이 끝나도 계속된다. 그래, 다큐는 삶의 기록이다.

 

 그런 점에서 PD라는 직업은 참 놀랍다. 프로그램의 기획, 진행 과정, 프로그램이 방영될 때의 여파를 모두 알고 있으니까. 마치, 작가와 영화 감독이나 다름 없는 직업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작가'와 '감독', 그리고 'PD'는 편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나의 생각을 쥐어잡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도 세상 끝에서 외박 중』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김진만 PD를 보니, 이 세 직업은 편한 직업이 아니라 힘든 직업인 듯 하다. 문명 사회에 적응되어 있던 한국인들이 문명의 손길에서 벗어난 아마존과 남극에서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겠는가. 정말 상상하기도 힘든 어려움이었을 것이다. 물론 김진만 씨에게는 고생만큼의 보답, 즉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이 들어왔으니 만족스러웠으리라 짐작한다.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며 참 놀라웠다. 책의 구성이 정말 야무졌다. 역시,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 PD답게, 어떤 방식으로 책을 전개해야 독자들이 재미있어 하고 감동하는지 알고 있다. 보통 실력이 아니다. 그러나 그가 PD가 된 사연은 '의도치 않게'였다. 사실 어떤 사연이 있어도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작가와 감독과 PD는 작품으로 말하니까(이제 김진만은 PD이자 작가인 건가?). 예인 최민수와 세진이 모자 이야기도 나쁘지 않았지만, 역시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아마존의 눈물>편과 <남극의 눈물>이었다.

 

 다큐멘터리 촬영진 일행은 아마존과 남극에서 다시는 겪지 못할 뜻깊은 체험들을 한다. 아마존 내에 숨겨진 많은 부족들을 만나며 그들의 관습을 접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때로는 문명에 오염되어 버린 부족을 안타까워하는,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이 이 책에 존재한다. 방송으로는 잘 느껴보지 못했던 여운들을 독자들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 같이 책부터 본 사람은 이제 방송을 봐야 하고. 남극에서는 대자연 앞에서 한없이 약한 인간의 모습과, 그 속에서 살아남는 그들의 생존기를 볼 수 있다. 황제펭귄을 찍기 위해 블리자드와 화이트아웃과 엄동설한과 싸우며 취재를 계속했던 이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멋지다. 『오늘도 세상 끝에서 외박 중』은 나에게 미지의 세계에 대한 깨우침과, PD라는 직업이 어떤 직업인지, 그리고 삶이란 게 어떤 것인지 가르쳐주었다. 내 앞에 놓일 삶은 순탄하지 않으리라는 것, 그러나 분명히 그 속에는 뜻 밖의 행운이 있으리라는 것, 나는 이것을 확신한다.

 

 P.S : 역시 한국 라면은 글로벌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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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11기 신간평가단은 정말 행운이었다. 그야말로 '최고'의 소설들만을 만났다. top5를 고르는 것도 매우 힘들었다. 정말 내 삶에 남을 멋진 소설들이다.

 

 1. 안 그러면 아비규환

  소장가치 100퍼센트다. 이런 보물상자를 버릴 수 없는 것 아닌가. 나는 이 책만 보면 흥분한다.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그 이야기들은 또 어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장르소설 계의 고전들이 여기 담겨 있지 않은가. 언뜻 보면 아비규환, 아수라장 같지만 잘 보면 그 속에 엄청난 질서와 규칙이 들어있다. 신간평가단이 나에게 이 책을 안겨준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

 

 

 

 

 

 

 

 

 

 

 2. 템테이션

  역대 최고의 흡입력이었다. 나에게 더글라스 케네디가 어떤 작가인지 자리매김하게 해준 소설이었다. 한순간의 성공으로 방심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라는 사실을 가르쳐준 소설인 동시에, 이 사회가 만만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디 할리우드뿐이겠는가, 저 가혹한 삶의 법칙들이. 누구나 한순간에 뜰 수 있고, 누구나 한순간에 몰락할 수 있다. 그게 바로 자본주의 사회다. 너를 팔면서(셀링 유), 나는 뜨고, 나는 팔리면서, 너가 뜨는 것이다. "성공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사람이 실패해야 한다"는 『템테이션』의 첫 구절이 절실하게 마음에 와 닿는 순간이다.

 

 

 

 

 

 

 

 3. 개의 힘

 인간 내면에 숨겨진 악의 본능, 나는 예전에 이 말을 들으면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만을 떠올렸다. 그런데 이제 한 작품 더 늘었다. 바로 돈 윈슬로의 『개의 힘』이다. 30년간의 마약전쟁 끝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승리? 돈? 명예? 모두 없다. 오직 자신의 악함만이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 주인공도, 보조 인물도, 엑스트라도, 모두 하나같이 악한 존재이다. 우리를 구원해줄 힘은 없는가? 우릴 개의 세력으로부터 꺼내 줄 이들은 없는가? 여전히 이 섬뜩한 생각이 나의 생각을 붙잡고 있다.

 

 

 

 

 

 

 4. 별을 스치는 바람

윤동주 시인을 기억하라. 그의 시들, 그리고 다른 명작들, 그리고 글이 한 사람을 바꾸었고, 감옥을 바꾸었고, 역사를 바꾸었다. 물론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도 있고. 죽음의 위협과 생체실험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몸은 약했으나 정신만큼은 굳건했던 시인 윤동주의 투혼을 엿볼 수 있다. 정말 아름다웠다.

 

 

 

 

 

 

 

 

 5. 굿바이 동물원

  웃기면서 슬펐다. 어이없는 설정에 어이없는 이야기인데, 정말 진짜 같고, 삶처럼 느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어쩌면 이것이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다른 사람을 위해 동물의 탈을 쓰고, 동물처럼 행동하는 삶. 그것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차라리 자유롭게 야생을 돌아다니는 사람이 되자. 다시는 이런 현실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 중에서 한 권을 뽑으라고? 장난해? 너무나 어려운 질문이다. 『안 그러면 아비규환』을 뽑고 싶지만, 다른 경쟁작들이 너무나 쟁쟁하다. 그리고 내 기억 속에서 작품들을 하나씩 지워갔다. 그리고 남은 것은 두 작품. 거기서 또 하나를 지웠다. 결국 남은 것은.........

 

 그 빛나고 아름다운 내용을 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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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기억 속으로]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어두운 기억 속으로 매드 픽션 클럽
엘리자베스 헤인스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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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찰스 디킨스는 『두 도시 이야기』에서 이런 글을 적었다.

 

 곰곰이 생각해 봐도 신기한 사실은,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는 심오한 비밀을 간직한 수수께끼 같은 존재라는 점이다. 밤에 대도시를 갈 때면, 어둠 속에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집마다 비밀을 간직하고 있으리라는 엄숙한 생각이 든다. 그뿐인가. 집안의 방마다 비밀이 있으며, 그 방에 살고 있는 수천 수백 명의 가슴 속에서 고동치는 심장은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도 상상하지 못할 비밀을 품고 있다. (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 펭귄클래식, p. 25)

 이 위대한 대문호가 적었듯이, 모든 사람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도 말하지 않은 심오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그 비밀의 기억은 대부분 어둡다. 그 비밀을 다른 사람이 알게 되면, 자신의 삶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어두운 기억 속으로' 안내할 수도 있다. 물론 그 후의 삶은 돌이킬 수 없이 변화되지만. 엘리자베스 헤인스의 『어두운 기억 속으로』는 그 심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는 작품이다.

 

 엘리자베스 헤인스. 『어두운 기억

 으로』는 그녀의 첫 번째 작품이다.

 

 소설의 진행 방식은 샤를로테 링크의 『관찰자』와 유사하다. 날짜와 년도를 모두 기록하지만, 일기가 아닌 서술 형식을 취하고 있다. 다만, 이 작품은 주인공 캐서린의 심리와 행동을 1인칭 시점으로 전개하고 있어, 마치 내가 어두운 기억 속을 탐험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이한 것은 『어두운 기억 속으로』가 과거와 현재를 평행하게 진행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2003년의 기록에서 2008년의 기록으로 넘어가다가 다시 2003년으로 돌아오는 형식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바로 '리'가 캐서린 옆에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캐서린 베일리는 집안을 점검하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많은 사람과 경찰을 두려워하는 '강박장애'를 앓고 있다. 그녀는 상담가이자 이웃친구인 스튜어트라는 남자를 만나 그것을 치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도중, 캐서린과 우연히 만나게 된 경찰 리 브라이트만이 스스로 그녀를 보호해 줄 것을 자처하고, 얼마 안 가 그녀와 연인 관계가 된다. 그러나 프롤로그에서 볼 수 있듯이, 리는 여러 차례 그녀에게 폭력을 일삼다가 유죄 선고를 받는다. 왜 그는 그녀를 폭행하고, 강간했을까? 결과가 어떻게 될지 뻔히 알면서도. 그것을 알기 위해서 저자는 리의 마음 깊숙이 숨어 있는 어두운 기억을 끄집어낸다. 그것은 자신을 속인 애인 나오미를 죽였다는 아픈 기억이다. 캐서린은 강박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리의 분노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결국 이러한 기억은 두 사람 모두의 삶을 망가뜨렸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들의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었을까? 이 딜레마는 얼마 전 읽었던 헤르만 코흐의 『디너』의 그것과 유사하다. 노숙자를 폭행하여 전세계가 추적하고 있는 청소년 범죄자가, 바로 자신의 아들이라면 신고할 것인가, 묵인할 것인가? 『어두운 기억 속으로』는 질문의 유형이 다양하다. 한 약한 여성을 보호해주면서 그녀의 아픔을 건드리고, 함부로 대하는 것이 과연 '보호'인가, 아니면 보호를 빙자한 괴롭힘인가? 한 쪽이 원하지 않는데 폭행하고, 강간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인가? 자신의 아픔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가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가? 결국 문제는 '리'였다. 그 남자와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결국 또 다시 후회의 기억으로 남으리라. 그것이 캐서린의 어두운 기억이 될 것이다. 언젠가 그 기억을 다시 꺼내어, 맞서야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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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이 있다면, 비소설이 있다. 비소설은 인문 도서나, 고전을 말한다. 내가 말한 '비소설 신간'이 무엇인지는 글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유론』의 저자인 존 스튜어트 밀의 『대의정부론』은 제목처럼 정부의 최선의 형태인 '대의정부'가 무엇인지 말하고 있는 책이다. 그는 좋은 정부란 국민의 자기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대의정부가 이러한 요구를 가장 잘 채워준다고 보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대의정부의 모든 것에 대해 밝히며 올바른 정부가 무엇인지 독자에게 설명한다.

 

 버틀런드 러셀은 명작을 다작하는 작가이다. 『서양철학사』는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 줄만한 걸작이었고, 그 전에도 수없이 많은 저서들이 그를 빛냈다. 『자유로 가는 길』은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한 출판사로부터 의뢰를 받고 쓰여진 글이다. 이 책에서 그는 마르크스주의와 아나키즘, 그리고 생디칼리즘에 관해 설명하며 이러한 사상에서 나온 미래사회의 모습을 전망한다. 여기에는 무상 교육과 기본 소득에 관한 문제까지 제기되어 있어서 우리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역시 현재와 미래를 통찰할 줄 아는 작가, 러셀이다.

 

 wild life다. 그것은 없는 자의 특권이다. 저자 셰릴 스트레이드는 26세의 나이에 갑자기 추락한다(마치 더글라스 케네디의 『템테이션』의 주인공, 데이비드 아미티지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녀는 거기서 주저하지 않고, 4000km를 걷기로 결심한다. 그 끝없는 야성의 여정 도중에 그녀는 수많은 것을 깨닫고, 새로운 인생과 조우하는 데 성공한다. 거칠지만 감동적인 그 이야기, 만나보자.

 

 카뮈와 장 그르니에, 나는 이들의 관계를 잘 알고 있다. 카뮈는 장 그르니에를 자신의 인생의 스승으로 삼고, 서로 끊임없이 교류를 해 왔다. 그가 스승의 작품 『섬』에 서문을 쓴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 그들의 소통을 한 책에 담았다. 『카뮈-장 그르니에 서한집』은 나의 기대를 한 눈에 끌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나를 감동시키고, 전율시키리라. 서한집이 본래 그렇지 않은가? 숨겨지지 않은 마음이 고스란히 나의 심장에 꽂히리라........

 

 

 인류에게 불은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것이다. 불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인간의 삶의 필수적인 요소인 동시에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요소였다. '불'이란 매우 상징적인 것이니까. 그래서 '호모 이그니스'라는 표현은 매우 창의적이다. 새로운 호모, 즉 인간의 모습이 드러난 것이다.

 

 잊을 수 없는 사건이다. 17세기에 일어난 최악의 해양재난사고, 바타비아호 좌초 사건. 사실 좌초로 죽은 사람은 생각보다 적었다. 그런데, 살아남은 사람들이 문제였다. 난파선 근처의 산호섬에서 벌어진 일은 그야말로 생지옥이었다. 초기에는 서로 협력하며 살았는데, 예로니무스 코르넬리스라는 사람이 합류하면서 비극은 시작되었다. 그는 지도자로 뽑힌 뒤, 생존자를 살육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식량을 줄이기 위해서였지만, 점점 이유없이 사람을 죽이기 시작했으며, 고문과 강간까지 벌어지며 산호섬은 골딩의 『파리대왕』처럼 야만과 비문명만이 존재했다. 결국 코르넬리스는 구조대에 의해 즉결 처형되었다. 이 『미친 항해』는 한 명의 지도자가 사람들을 파멸로 몰아넣을 수 있음을 경고했다. 결국 역사는 현대에 경고하는 법이다.

 

 『누구나 한 번쯤 철학을 생각한다』는 흔한 '누구나 한 번쯤'의 시리즈이다. 흔한 소재이다. 철학사인데, 제목이 단지 우리의 공감대와 일치할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철학에 대해 생각한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는 목차 중에서 'cosmos in chaos'가 마음에 든다. '혼돈 속의 세상'이라. 멋진 패러독스다.

 

 수도원과 수녀원은 중세 시대에 주로 세워진 이후 유럽사회에 아직까지도 존재하는 역사의 상징물이다. 이곳은 경건하고 신앙적인 공간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이 그렇듯이, 수녀원은 타락했다. 그곳도 뒷골목은 어두웠다. 마가렛이 왜 모두의 적이 되었냐고? 그 속에 들어가지 않으면 모른다.

 

 

 

 『슬픈 아시아』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진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부정했던 그 사실) 일제강점기 당시 많은 조선인들이 대공아공영권 아래서 일본의 이인자가 되려고 했다는 사실이었다. 일제의 침략 당시 많은 조선인들이 고문과 학살에 앞섰다. 장세진 교수가 주는 씁쓸한 현실에 나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은 정약용과 그의 아들들이 아니라, 정약용 가족의 형제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것도 매우 흥미롭다. 위인의 가족사는 그 자체로 즐겁고, 가치 있으니까. 1,2 권으로 나뉘어 있으니까, 매우 풍성한 이야기가 있겠지?

 

 『최고의 설교』라....... 솔직히 지루하고 하나같이 똑같은 설교에서 특별한 설교가 무엇일까? 그것을 찾기 위해 이 책에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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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 2013-01-08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람은 누구나 생애 어느 순간 철학에 대해 생각한다.” 철학과 역사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인문학의 거의 모든 분야를 종횡무진 오가며 저술 활동을 해 온 남경태 선생님의 서양 철학사 강의가 휴머니스트 유니버시티에서 진행됩니다. http://www.hulog.co.kr/10 (강의 교재: 누구나 한번쯤 철학을 생각한다)
 

 10월은 비소설보다 소설이 빛났던 시기였다. 원래 그런 달인가?

 하여튼 기대되는 소설들이 많았다.

 

  소설의 시작은 '한계'와 '무관심'으로 시작된다. 최민수의 『능력자』는 역설적으로, 능력을 잃어버린 자들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이 소설의 초반부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한때 세계 챔피언을 차지했던 복서도 어느 순간 스티커를 팔며 생활을 연명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거대한 문학의 벽 앞에서 순수문학은 굴복할 수밖에 없다고. 아직 사회의 쓴맛을 맛보지 못한 청년들에게 최민수 작가의 신랄한 지적은 그들을 섬뜩하게 만든다. 공평수와 남루한, 두 남자가 다시 재기하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지난 달 나의 관심을 쏠리게 했던 『마하바라타』를 이어 인도 서사시 『라마야나』가 한국에 건너왔다. 바야흐로 인도 문학의 역습이 시작되는 것일까? 아직은 비교적 생소하고 어려워서 관심이 부족한 것이지, 많은 사람들이 이 시에 빠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열풍이 퍼지리라 예상한다. 이 놀라운 상상력을 감당하려면 『마하바라따』에서 연습하고 오도록.

 

 잭 런던의 단편소설집이라, 이건 정말 의외다. 『암살주식회사』, 『강철군화』, 『야성의 부름』 같은 그의 대표작은 모두 장편소설이 아닌가. 한겨례출판사에서 이 책을 내기 전까지 내가 알고 있던 잭 런던의 단편집은 『마이더스의 노예들』뿐이었다. 한겨례출판이 『불을 지피다』를 낸 것은 작년에 조지 오웰의 『숨 쉬러 나가다』를 번역한 것만큼 반가운 일이다. 잭 런던의 문제의식을 제대로 확인할 차례이다.

 

 이윤기 선생이 돌아가신지 벌써 2년이 지났다. 그 동안 그를 추모하는 많은 의식이 치러졌는데, 이번 기념은 정말 엄청난 선물이다.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내면의 고백이 담긴 『하늘의 문』이 출간된 것이다. 1088쪽이라는 방대한 이야기에서 소설가로서의, 번역가로서의, 신화 연구가로서의 이윤기가 아닌, 인간 이윤기를 만날 수 있을까? 공교롭게도 그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 마지막 장편소설이 된 듯하다. 책 말미에는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글이 실려있다. 이윤기의 흔적이다.

 

 

 아멜리 노통브는 규칙성이 있는 작가이다. 매년마다 소설을 써서 발표하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있다. 끊임없는 상상력의 분수인 것이다. 그녀가 이번에는 '부친 살해'를 소재로 소설을 썼나 보다. 물론 이 '살해'는 은유적인 표현으로,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떠올리면 된다. 하지만 이 소설은 단순히 한 소년이 아버지를 넘어서고 어른이 되려는 성장소설이 아니다. 조 위프는 아버지가 항상 바뀌며, 자신이 아버지로 삼았던 마술사 노먼은 그와 대립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짧은 소설 안에서 어떤 마술이 펼쳐질까(어제 나는 놀라운 카드 마술을 목격한 바 있다)?

 

 『소네치카』를 쓴 류드밀라 울리츠카야는 나에게 무척 생소한 작가이다. 세상에는 존재조차 모르는 인물들이 수없이 많으니까. 그녀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결정적 계기는 그녀가 제2회 박경리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이다. 울리츠카야는 제 2차세계대전과 소비에트 연방 체제의 시절을 모두 겪었던 역사의 산 증인이다. 소설가답게 그녀는 그 때의 경험을 자신의 소설 안에 투영했다. 이번에 류드밀라의 데뷔작인 『쿠코츠키의 경우』와 작품집인 『소네치카』가 출판되었는데, 그 중 나는 후자를 택했다. 풍부한 이야기와 그 내용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여성을 중심으로 펼쳐내는 한 편의 놀라운 시대극으로 들어갈 시간이다.

 

 이것이 유토피아인가? 나는 예전부터 궁금했다. 토머스 모어가 묘사한 사회주의적 유토피아는 참된 이념일까? 오히려 베이컨이 발표한 『새로운 아틀란티스』에서 서술된 과학중심적인 유토피아가 현실적인 듯 했다. 『체벤구르』는 이론 없는 공산주의 사회를 그리고 있다. 역사 속에서 공산주의 혁명의 원동력은 마르크스와 레닌의 『공산당 선언』 및 마르크스의 『자본론』이었다. 이것을 읽지 않은 채 혁명이 일어났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렇지만 안드레이 플라토노프는 역사에선 실패했던 사회의 성공을 그린다. 내용과 형식 면에서 너무나 파격적인 모습을 드러내서, 출간 당시에는 판매가 금지되었다고 한다. 드디어 이 문제작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인가?

 

 유빅(Ubik). 영어의 ubiquity에서 유래한 단어로, '보편성', 또는 '편재성'이라는 뜻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 '유빅'이라는 단어는 필립 딕이 자신의 소설 『유빅』에서 만들어 낸 신조어이다. 하지만 모든 중요한 개념들이 그렇듯이, 이 단어를 한 마디로 정의하거나 규정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래사회에서 유빅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그리고 과연 유빅은 무엇인가?

 

 

 『총통각하』는 제목만 봐도 그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 '가카'에 대한 비판과 MB 정권에 대한 풍자 아니겠는가? 굳이 확인해보지 않아도 재미있는 작품일 것이다.

 

 고전에 대한 현대적 해석은 항상 존재했다. 『프린세스 바리』, 그러니까 '바리공주' 이야기다. 바리공주는 부모님께 버려지다가 그들이 병이 걸리니까 온갖 고생을 딛고 그들을 살린 이야기이다. 현대판 바리공주는 과연 어떨까?

 

 『퇴마록』의 작가 이우혁의 신작은 마치 『해리포터』 시리즈의 조앤 롤링이 신작 『캐주얼 베이컨시』를 낸 것과 마찬가지로, 출간 자체로 만족스러운 것이다. 주인공은 듀란 왕자로, 고타마의 도움을 받으며 영웅이 되어 간다. 이 흥미로운 과정을 이우혁은 또 맛깔나게 펼칠 수 있겠지. 더 말할 필요 있는가?

 

 13초의 공백, 그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13초의 모순, 그 작은 순간으로 현재가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설정, 그리고 달라진 추격전....... 과연 어떤 상황인지 기대해 본다. 날 유혹할 수 있을 그런 이야기인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SF 미스터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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