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벅머리 페터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예순일곱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67
하인리히 호프만 폰 팔러슬레벤 지음, 엄혜숙 옮김 / 마루벌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컬트영화라는 말이 있듯이 그림책에도 컬트그림책이라는 말이 있다면 이 책이 바로 그거다.

 

백년된 그림책이 아직도 만들어지고 팔리고 있다면 무언가의 생명력이 있다는 거. 그게 무얼까 그림이 기가막히게 아름다운가? 아니면 보기에 좋은가? 하면 아니다. 사람을 그린 형태도 정말 이상하고 표정도 어설프고 공포물같으면서도 촌스럽다.  그러면 내용이 시대를 초월해서 좋은가?  교훈적인 내용들을 아주 괴상스럽게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그림도 이상하고 내용도 이상한 책이다.

 

근데 부정에 부정이 모이면 긍정이 된다고 하듯이 이상한 그림에 이상한 글이 만나니 색다른 느낌이 드는 것이다. 거기에 아주 오래되었다는 세월이 주는 향수라고 해야하나? 그런게 있다. 

 

아이에게 노골적으로 말한다. 못된 짓만 하는 아이는에서부터 , 불장난 하는 아이이야기에서 노골적으로 말한다. 이게 가장 무섭다. 불장난. 절대 하면 안되는 일이라 아마 결과도 제일 섬뜩할거다.  불장난하는 여자아이가 불에 까맣게 타버렸다. 거기에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개울을 만드는 고양이가 압권이다.  새카매진 아이들-성인군자라도 이 책에선 단호하다.  흑인아이를 놀리는 아이들 잉크병에 빠트려 아주 쌔까매진 아이들로 만든다. 정말 그 까매진 아이들 보면 속이 다 시원하다. 카타르시스를 별 이상스럽게 풀어준다.  미련한 사냥꾼.웃긴다. 황당하게 .엄지손가락 빠는 아이-제일 소름끼치게 그려졌다. 우리나라 전래가  내용이 잔인하다 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림은 그렇게 그려져 있지 않다 섬뜩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부분은 상당히 염려스럽다.  날이 아주 긴 가위로 직접 손가락을 자르는 묘사가 되어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손가락 빠는 것을 상당히 싫어하는 게 같아 이런 그림책이 있었나 보다. 그래도 마음에 안든다.  잔인하게 그려진 그림이 너무 섬뜩하다.  손가락 빠는 아이가 읽는다면 충격받을거 같은데..오래된 그림책의 무게때문에 이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살아남았나 싶다.  먹지 않는 아이,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푹푹 웃긴다.  이랬던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에. 갸우뚱하게 의자 뒤로 앉는거 학교시절을 12년이 넘게 다녔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있을것이다.  그렇게라도 앉아서 가끔 지루함을 달래보려고 했었던 기억..다 있을거다. 그게 없는 사람은 정말 정말 지루한 모범생이다. 앉아서 1시간을 말하면 머리에 곰팡이가 필지도 모른다. 말이 그렇다는 거다^^ 하늘만 보며 걷는 아이- 땅만 보고 걸었기 때문에. 하늘로 날아간 아이- 궂은날 집안에 아이들 잡아놓기엔 딱이다. ^^

 

엽기그림책이라는 말을 붙이기엔 교훈으로 가득차 있다.  그래서 컬트그림책이라고 해야한다.  보고 덮어버려도 아주 오래 머리속에 그림의 잔상이 남아있다.  우리 아들에게 읽어주기엔...좀 무섭다.   그렇지만 아마도 아이들 좋아할거 같은데..읽어줄까말까 망설이고 있다.  기호가 분명한 둘째아이가 좋아할거 같은데..그래 한살만 더 먹으면 7살이 되면 읽어줘야지.

괴물들을 좋아하는 엄마와 그 아들이면 충분히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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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걷는 악어 우뚝이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52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엄혜숙 옮김 / 마루벌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악어. 이빨이 뾰족하니 무수히 많아. 악어새와 같이 살아간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동물을 다섯마리 곱으라면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악어, 호랑이, 상어등등. 덕분에 그네들이 주인공인 책들은 반절은 접고 들어간다.

우뚝이는 알에서 태어나면서부터 서서 내려다보는 악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참 다르다는 것을 알수있다.  어찌된 일인지 큰넘아는 엽기적인 입맛을 가지고 태어났다 했다. 이상스런것을 먹는게 아니라 무언가 씹으면서 먹기시작할때부터 나물들을 좋아했다.  시금치나물이 나오면 밥은 한 숟가락도 안먹고 시금치 나물로 배를 채웠다.  늘상 보는 시금치부터 무우나물, 오이지나물, 도라지에 거기에 호박잎쌈도 좋아했다.  거기에 고기나 햄은 간신히 한입정도만 먹었다.  아이답지 않다 해서 엽기라 했다.  그에 반해 둘째아이는 무조건 고기에 맵고 달디단 것들만 좋아했다. 인스턴트종류..같은 부모밑에 이렇게 식성다르게 태어날까..사람들은 태어날때부터 다르게 태어난다.  우뚝이는 다르게 태어난다.

"물고기를 위에서 내려다볼 수도 있어" 라고 말하는 우뚝이와 "내려다보면 뭐 하니?" 하고 말하는 다른 악어들.  실망하고 귀찮아한다.  서로 다르다는 것에 대해 가까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실망해서 떠나버리는 우뚝이도.귀찮아하는 다른 악어들도 누가 잘하고 못하고 할게 없다.  하지만 주류를 차지한 업드린 악어들 사이에서 서서 걷는 우뚝이가 외로웠을거라는 것을 짐작할 뿐이다.  그래서 떠난다. 원숭이를 만나고 우뚝이는 말을 건다. 잡아먹지 않고. "난 서서 걷는 악어 우뚝이야. 난 먼곳까지 볼 수 있어!"

"난  물구나무서기를 할 수 있어."  "그리고 꼬리로 매달릴 수도 있단다."  원숭이가 말한다.

읽으면서 모든 원숭이들이 저렇게 할수 있을까? 아니면 이 원숭이만 우뚝이처럼 특이한 구석이 있는 원숭이일까 생각했다.  그림책이지만 가끔 기본이 되는 과학적인 사실을 어느정도 깔아야 할까 생각해본다. 과학그림책이 아닌이상  작가의 상상력에 맡겨야 한다면 읽어주는 부모가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할거 같다. 아무 생각이 없다가 둘째아이가 물었다. 이 대목에서 원숭이가 꺼꾸로 매달리네. 하면서..그래서 생각한거다.  정말인가? 하고.

그렇게 꼬리로 매달리는 것을 배워 돌아온 우뚝이.  다른 악어들에게 보여주지만 모두들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하고 대꾸한다.  여전희 그대로구나. 실망하여 원숭이에게 다시 돌아가려하지만..우뚝이는 다른 악어들이 엎치락뒤치락하며 매달리는 연습을 하는 것을 본다.

무언가 다르다는 것,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시간이 걸린다. 우뚝이가 자기들과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다른 악어들에게 필요하듯. 우뚝이도 다른 악어들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수 있다면 좋겠지만 때로는 내가 받아들이는 부분이 다를때 그것도 좋다 싶다. 

마지막 대목이 마음에 든다.

-이제 강가의 삶은 전과 같지 않을 거예요.-

우뚝이도 강가의 악어들도 천천히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돌아온 우뚝이가 참 고맙다.  뒤늦게라도 시도해보는 다른 악어들도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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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끈으로 머리를 묶은 사자 콩콩꼬마그림책 13
남주현 지음 그림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대빵만큼 큰 얼굴의 사자가 손거울을 앞에 놓고
머리를 빨간 끈으로 묶은 채 옆으로 요염하게?
누워 우리를 보며 씽긋 웃고 있어요
주변에 꽃들고 피어있구요.  발치에는 거미한마리
테두리도 날카로운 모서리도 없이  동글동글한 네모난 공간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색도 약간 물은 많이 섞어 그린듯 연하게
강조하고 싶은 동물들의 주변만 진하게 색연필같은 것으로 그려넣었어요.  아이가 따라 보고 그리기도 쉬워보이게..고로 만만해 보이는 그림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숲을 걸어가던 사자가 땅바닥에 있는 빨간 끈을 보아요. 
땅 깊숙이 박혀 움직이지 않은 빨간 끈
그 빨간 끈으로 사자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자신의 날카로운 이빨도, 코끼리의 힘도 , 사슴의 뿔도
토끼의 큰 두개의 앞니도, 딱따구리의 부리도
모두 소용없어요.  모두가 포기하고 물러섰어요.
지나가는 거미에게 사자가 물어요
"거미야, 너도 한번 해 보지 않을래?"

 이 그림책은 동물들의 표정이 진짜진짜 오도독 소리나게 귀엽습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페이지는 사슴이 뿔로 끈을 끊으려 할때 사자가 양갈기를 제 손으로 꽉 부여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자신의 갈기가 빠지든 말든 그렇게 잡고 있으면 그 간절함이 사슴에게 전해져서 끈이 끊어질것만 같습니다. 그래 보여요. 이를 앙당물고 갈기를 양손으로 잡고 있는 사자의 모습이 깨물어주고 싶게 사랑스러워요.   그렇지만..안 끊어져요.  

 당당하게 나타나 "내가 해결해보지..등치들만 커가지구선.."
하고 나타나는 점점 작아지는 동물들의 표정도 쏠쏠하고
안간힘을 다 쓰고 있는 새로운 동물들의 힘자랑을 바라보고 있는 포기한 동물들의 표정.."정말 저러다 끊어버리는 거 아니야..그럼 안되는데.." 불안해 하다가 그들도 끊지 못하고 물러날때..울고 싶어하는 사자 옆에 포기한 동물들과 지켜보는 동물들 표정도 쏠쏠  슬그머니 " 너도 못했찌이..잘난척 하드니 흥.."합니다

 이 책은 그림을 다시 뽑아서 동물들 하나하나에 말풍선을 달면서   아이랑 꾸며보기를 하면 참 제격일거 같습니다.  정말 그네들의  표정들이 어쩜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이 보이는지..
정말 질투어린 표정에서 설마하는 표정 약간 으쓱하는 거..고소해 하는거!! 인간들이 가지는 온갖 어둠의 자식들같은 표정들이 다 들어 있어요.  그 어둠의 자식들이 하나도 어둡지 않게 밝은 곳으로 올라와 너무나 귀엽고 유머스럽게 나타나 있어요.

우리 큰아이가 잊을만 하면 가지고 와서 읽어달라고 하는 책.
읽어 내릴 틈 없이 후닥후닥 넘겨 버려서 그 표정들을 들여다 볼 시간이 없습니다.  주성이는 단 하나의 페이지에 멈춰 웃습니다.

거미가 사자의 머리에 끈을 묶었을때
그 놀라는 동물들 표정이라니...
눈은 사발만하고 입은 떠억~~ 하니 그 동안의 사자와 다른 모든 동물들의 모든 감정들이 한꺼번에 폭팔합니다.

이 페이지를 보기 위해서 그 앞장들을 후다닥 넘기고 그렇지만 단 한 페이지도 빠뜨리지 않아요.   그 갈등이 해소되는 것을 빨리 보기 위해 정말 한 줄 읽을 시간도 없이 후다닥 넘어옵니다.

동물들의 표정을 가리키며 깔깔 웃어요. 

그리고는 끝.  더 이상 볼 필요없다며 마지막 두 페이지는 남기고 덮어 버리고 다른 책으로 넘어갑니다.
짜식..더 이상의 친절한 그림은 필요없나 봅니다.
큰아이는 그래도 저는 다른  동물들의 표정도 조금 궁금합니다.
자기들이 포기한 일에 대한 거미의 성공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포기해버린 동물들 모두 자신들의 자만을 인정하고 깨끗하게 사자에게 축하의 말을 하고 떠나지여.
요즘 말로 정말 쿨~ 한 모습입니다.

 내 자신이 다른 이들의 성공에 대해 정말 이렇게 할수 있을까
아니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잘나가는 친구들..
살짝 질투납니다. 하물며 내가 포기한 일에 대해선...
그 일에 대해 시도만 해도 성질~~ 납니다.  감히..^^

생판 모르는 남이 성공하는 꼴은 봐도 친구나 아는 이가 성공하믄..무지 패배감 들거 같은..^^
원래 나라는 인간이 이거밖에 안되나..축하인사 깔끔하게 못하는 이 속좁은 밴댕이라는 걸 확인하겠지여.

우하하하...
그래도 40년을 가깝게 사람들속에 부대꼈으니 겉으로라도
축하해~  인사할수 있는 자존심을 갖고 있기를..속으로 빕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흐뭇한 표정으로 이쁜 장미꽃거울을 든 사자의 모습..행복해 보입니다.  볼도 발그레 한게..이쁜 새색시입니다.

 
제일 마지막 이면지에 이런 말..
[가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몇 가지]
들에 핀 꽃을 꺾지 않아도
향기를 맡을 순 있지
숲 속의 벌레를 잡지 않아도
귀여운 모습을 볼 순 있지
반짝반짝 예쁜 별은 따 갈 수 없지만
해가 뜨기 전까진 오래오래 볼 순 있지.
해가 뜨기 전까진 오래오래 볼 순 있지.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그리고 언젠간 이 모든 걸 두고 떠나야 하지만
이 모든 걸 즐길 순 있지.

앞 표지와 마지막 표지가 시작과 끝을 알려주는데..
가장 귀여운 유머이자 강한 모습
마지막 페이지에 그 리본에 묶였던 사자의 갈기
몇가닥입죠~

우리나라작가라는게 참 뿌뜻했던 책입니다.

꼬리  : 아..그리고 이 사자는 칭찬 받을만 합니다.  하찮다 싶은 거미에게도 자신의 욕망을 말할수 있을만큼 트여있어요.  무시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자신의 욕구를 위해 부탁할수 있는 사자를 본 받고 싶습니다.  내 스스로 선을 긋지 않은 넓은 세상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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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용기 있을까
로렌츠 파울리 지음, 이동준 옮김, 카트린 쉐러 그림 / 예림당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개구리와 생쥐와 달팽이와 참새가 모였다.
무엇을 하고 놀까 고민하다가 누가 더 용기 있는지 시험해 본다.

 용기.
무섭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무서움에도 불구하고 실행한다는 것.
긴장되고 떨리고 두려워도 하나씩 해 나가는 것.

 
이 친구들이 내가 말하는 용기들은 이런거야 하면서 말한다.
연못끝까지 갔다 오는것..생쥐가.
개구리가 말한다. "그건 용기있는 일이 아니야, 그냥 재미있는 일이지"  그렇다.  생쥐에게는 용기지만 개구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물었다.  너희들의 용기는 무엇이니?
한 아이가 '언니한테 대드는 거요'  푸..
공부방 아이들과 읽었는데..자신의 용기를 물어봤더니 10명중에서
한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다른 친구들은 ..생각이 없단다.
"선생님은 뭐가 용기에요" 하길래...금방 " 물건 깎아달라는 말"
물건 깍아달라는 말이 왜 그렇게 힘든지..가끔 정말로 상대방이
그럴만하니까 그 가격을 말한거야.  깍지 말고 사자.하고
건강하게 제값을 주고 살때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것은 살짝 비싼것도 같고 깍아도 될것 같은 물건들...음 내옷이나 장신구.
그니까  사치품에 속하는 물건 살때. 그때는 깍아도 될거 같은
생각이 드는데..그 말이 안나온다.
괜히 있는척해보이고 싶은건지..물건값 안 깍는 점잖은 손님으로 보이고 싶은 건지..둘다있긴 한테 무어가 먼저인지는 모르겠다.

 
가끔은 흥정이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재미있는 거다. 하면서 살고 싶은데...너무 진지한 티가 나서 얼굴 붉어진다.
" 이거 깍아주믄 안되요?"  ... 이 소심한 더블에이같으니라구..
"얼마에 주세요!!"  하고 말하고 싶다.

 
아..샛길이 너무 길다.
자신이 생각하는 용기들을 말하면서 서로 다른점을 이해하고 느끼는 네 친구들의 이야기.
마지막이 참..근사하게 끝난다.
아이들이 되묻는다.
왜 그게 용기냐구?

 
그럼 나는...그건 말야 하면서 말했지만 지금 보니
너 생각은 어떤데..하고 되물어볼걸 하는 생각이 든다.
좋은 책이다.  많은 이야기를 할수 있었던 책.

덧붙여 쓰는 며칠 뒤 이야기
다시 한번 들여다보면..그림이 참 멋지다.  크게 놀란 눈의 세친구들의 얼굴도.
연잎을 어거지도 먹고 있는 개구리의 표정이 압권이다.
리듬을 타는 거처럼 여기저기에서 늘어져 있는 글도 아이들 눈에는 재미있는 놀이다.
제목이  너무 노골적이서  조심스럽지만 가끔 이렇게 들이대는 책도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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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작와작 꿀꺽 책 먹는 아이 - 올리버 제퍼스의 특별한 선물 그림책 도서관 33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유경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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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짐센터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집은?  책이 많은 집이란다.   무거워서 싫단다. 그래서 이제는 이사를 못가겠다 할만큼 집에 책이 많다. 다 읽었냐하면?  물론이라고 하면 안되지만 안 읽은책이 꽤 많다.  그 책들을 꽂아놓고 제목만 바라본다.  저것을 다 읽어서 내것으로 만들었으면 아마 난 박사가 세번은 되고도 남았을거다 라는 생각하면서 제목만 느긋하게 볼때가 많다.  그런데 누군가 그더러라.  제목만 보아도 좋다라고  그렇게만 해도 책을 읽는거라고.

여기 이 책은 그 면에선 성공이다.  제목이 독특해서 무슨 책일까 호기심에 손이 가게 만드는데 성공이다.  내용?  제목의 기대치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디냐. 아이가 스스로 손을 뻗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꿀꺽 먹어버린 자국도 만들어났는데 이만하면 성공이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게만 성공한건 아니다. 아이입장에서 재미있는 책이긴 하지만 어른입장에서는 아주 따끔한 책이다.  대학선배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 나는 똑똑이 만들려고 책 읽혔어"  라고 말했다.  단순명료하게.  흔들림없이. 그때는 그 말이 충격이었다.  어떻게 저렇게 속물처럼 말할까 대학때도 솔직함이 지나친면이 있긴했지만 아이에 대한 양육방법이 그야말로 치맛바람을 광풍처럼 날리는 엄마가 되어있었다.  그 바람의 선봉에 선것이 책이었다.  집에 온갖 책들을 사서 아이주변에 병풍처럼 펼쳐놓고 빠진 책 없이 반복적이지 않게  읽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노골적으로 "똑똑이"를 만들기 위해선 책이 필수라고 말했다.  "난 삶을 즐기는 방법으로 책을 읽었으면 해" 하고 대꾸했다.  그리고 몇년이 흘렀고 내 아이가 초등학교를 갈 나이가 되었다.  이제는 그 선배의 말에 전적으로 반박할만큼의 위선 떨지 않는다.  박사가 세번되고도 남을거라고 생각했던 거 자체가 그 선배의 말에 동감한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은 똑똑이로 만든다는 말과 같은 맥락으로 생각한다.  헨리가 책을 한권씩 먹을때마다 똑똑해진다고 하는 부분..깊숙이 숨기고 싶은 내 위선 거기에 맞아 떨어졌다.  누군가에게 속물이라고 할만큼 떳떳치 못하다.

그랬으면 바랬다. 책을 많이 읽을수록 내 아이가 성공으로 가는 길에 가까이 가는 거라는 생각 한다.  돈을 많이 벌고 남들보다 건강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성공에 길을 책이 깔아 주는 거라고 생각했다. 단지  성공을 목적으로 만나는 게 아니라 책을 많이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각을 많이 하고 이해가 빨라지고 기억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공부도 저절로 잘하고 잘하다보면 성공하지 않을까..하며 돌려서 위안받은 것이다

책을  좋아해. 라고 하는 말에는 나는 너보다 생각하는 인간이야 하는 자만심이 숨어있는 것을 이제는 안다. 그 자만심을 버려야 겠다던가 조심스러워해야겠다는 뻔한 결론 내린건 아니다. 할수없다 이렇게 살아온것을. 하지만 "책을  정말 좋아해".라고 말하는 것에는 성공에 대한 목적만이 아니라 그림 한페이지에 글 한줄에 온 밤을 새울수도 있다는 즐거움을 조금은 알고 있다는 말이다. 그 선배와 반대입장에 서 있지는 않지만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살지는 않을거라는 것을 안다

눈치채지 못하게 서서히 목적을 위한 책읽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보자. 책의 즐거움을 모르는 머리좋아지는 똑똑이가 아니라 책이 주는  즐거움을 아는 똑똑이가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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