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는 피치버그까지 걸어서 가요
D.B.존슨 글 그림, 김서정 옮김 / 달리 / 200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헨리와 친구가 시골구경을 하러 피치버그에 가기로 했다.
헨리는 " 난 걸어서 갈거야"
친구는 " 난 일을 할 거야..기차표를 살 거야. 누가 먼저 가는지 볼래? "
두 친구는 피치버그로 가는 방법을 걸어서, 돈을 벌어 기차를 타고
누가 먼저 가는지 내기를 한다.

서로 헤어지면서 이렇게 말한다
" 신나게 걸으렴"  " 신나게 일하렴"
어느 방법을 택하던 "신나게" 이 대목이 참 마음에 든다
누가 옳다가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방법에 대해서 신이 나면 된다는 것이다.

친구는 장작을 나르고 우체국 바닥을 쓸고 정원에서 풀뽑고
울타리를 칠하고  책꽂이를 옮기고 소들에게 물을 가져다주고 닭장을 청소하고 밀가루를 옮기고 기차표를 산다. 사람들 틈에 끼어 앉아 기차를 타고 피치버그역에 내린다

헨리는 징검다리를 건너고, 지팡이를 만들며 고사리 꺾어 책에 끼우고 돌담을 걷고 나무 위로 올라가고 뗏목으로 나슈아 강을 거스르고  새둥지를 발견하고 벌꿀이 든 나무를 찾고 연못을 헤엄쳐 딸기를 따먹고 지름길로 걸어간다

마지막 달빛 아래 앉아 친구가 말한다
"기차로 오는 게 더 빨랐어.'"
헨리는 조그만 통을 꺼내며 웃었어요
"나는 딸기를 따느라 늦었어"
아마도 두 친구는 달빛 아래서 딸기를 먹으며 피치버그의 밤을 이야기 할것이다.

어떻게 오느냐
목적지는 같은데 어떤 방법으로 오는지는 자신이 선택해야 한다
'신나게' 갈수 있는 방법으로.

'헨리' 라는 무게 있는 이름으로 데이빗소로우의 삶의 방법을 말해주는 것도 있지만 신나게 일하고 신나게 걷자는 두 친구의 인사말이와 닿는다. 내게 선택하라면? 이미 선택하고 있다 [신나게 걷자]  '신나게'의 신이 자꾸 배신을 해서 문제긴 하다. 신나게 걸어야 하는데 어영구영 걷고 있는 듯 해서 어떻게 하면 옆길로 새지 않고 신나게 걸을수 있을까 고민이다.
고민같은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있는 곳에 마음과 정신을 온전히 합체시키면 되는것인데 그게 잘 안된다.
아슈라 백작이 멀리 있지 않다.

꼬리 : 규진이는 기차타고 가고 싶다고 한다. 다시 물었다. 일해서 돈 벌어 갈거니? (아들을 안다) ,,," 아니 그냥 걸어갈래 "
저 통통한 배와 엉덩이가 그냥 생긴게 아니다. 늘상 누워 굴러다니는 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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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피가 일등이에요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3
셜리 휴즈 글 그림, 조숙은 옮김 / 보림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소한 이야기.
그래서 누구가 겪었을 법한 이야기
엄마는 문 이편에 있는데 아이는 문 저편에 있다.
그리고 문을 열수 있는 열쇠는 저 문 저편에 있다.

앨피는 엄마와 여동생과 시장에 갔다와서 집에 온다.
일등으로 무언가 한다는 것에 신바람이 난 앨피는 일등으로
집에 들어왔다는 것에 신이 나서
"내가 일등! 내가 일등!"
소리치고는 문을 닫아 버린다,
엄마는 유모차에 있는 여동생을 안고 들어오려는 찰나에
끌끌끌
시장을 갔다 오고 났으니 어린 여동생 당연히 피곤하다.
여동생은 울고 엄마는  어쩔줄 모르고
안에 혼자 갇히 앨피는 울어제끼고
건너편 건물에 유리창이 하나둘씩 열리고
갇히 앨피를 구하기 위해 사람들도 한둘씩 모인다.

양쪽 페이지 구성이 잘 되어 있다.
왼쪽은 건너편 건물에서 조금씩 열어지는 유리창들이 보이고
오른쪽면은 앨피가 집안에서 어떻게 하고지 그리고 있다.
꼼꼼하게 빈틈없이 그려진 건너편 왼편의 그림과 심플하게 장바구니와 앨피만 그려진 오른쪽의 그림이 느끼게 해주는 듯하다

혼.자.남.았.다

큰아이가 문에 갇혔을때 어떻게 했더라 생각해보면
문밖에서 한참 소리지르다가  열쇠아저씨를 불렀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해봐 저렇게 해봐 말했지만 안에서 내 말이 들렸을것 같지 않다. 아마 그때 아이는 문을 혼자 잠글수 있다는 것에 신바람이 났었던 거 같다. 다행이 상가안에 있는 열쇠 아저씨를 어찌 알고 불렀나 싶다. 문 열고 들어갔을때의 눈물범벅의 얼굴

그때 우리 아이가 스스로 문을 열었더라면 칭찬했을까?
문 잠갔다고 야단했을까? 

셜리휴즈.
사소함으로 시작하는 잔잔한 이야기들 많이 쓰고 있다.
이 내용이 우리나라 작가라면 엘리베이터 단추 빨리누르는 형제
이야기 같은거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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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 섬 비룡소의 그림동화 80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조은수 옮김 / 비룡소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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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작가다.
왜냐고 묻는다면 괴물들을 그리는 작가라고 해야 하나?
엉망진창 섬은 괴물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과 둘째 아들의 취향이 맞는 책이다.
어느 섬에 사는 괴물들이 꽃한송이로 시작해서 모두 멸종해버리는 슬픈^^ 책이다.
나쁜 말이나 욕이나 이런 것들을 먹고 사는 괴물들이 사랑스럽기만 한 꽃 한송이로 인해서 미쳐간다
가시투성이에 배배 꼬인 식물들, 꽁꽁 얼어붙는 밤, 펄펄 끓는 바다에 침을 뱉고 불을 뿜는 게 인사인 괴물들의 나라.

 -징그러운 녀석들이 한도 끝도 없이 많았다-
-서로 미워하고 화내고 복수하고 찢고 부수고 소리 지르고 으르렁 거리고 치근대면서 고약한 감정들이 아무렇게나 내뱉는 게 괴물들을 좋았어

 이러다가 모든 것이 즐겁지 않은 싸움으로 번져간다. 전에는 미움이 즐거운 게임처럼만 다가오다가 전쟁으로 번진다. 그리고 모두 불타오르고 녹아들어 비가 오면서 끝이 난다.
줄지어 서 있는 꽃송이들 무지개가 걸린 하늘 갖가지 예쁜 꽃들로 섬이 가득 채워진다. 재미없어진다.
내가 원했던 결말은 무엇이었을까 그 꽃이 괴물들에 걸맞게 변신해야 한다고 생각한것일까? 아님 괴물들이 동화되어서 어느새 조금은 사랑스런 성격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우리 아들은 이 책이 단순히 괴물들이 나열된 모습에만 반한걸까
난 무엇에 마음에 끌리는 건가
징그러운 괴물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나오는 페이지가 펼쳐지면 이야..우와. 하는 단절음이 나온다. 어떤 상식적인 규칙이 있는 섬이 아니라 맘껏 본능 그대로 살고 있는 괴물들의 섬이 내 안에 어딘가에 잠자고 있다가 깨워지는 건가..하는 심오한^^ 생각도 껴 맞춰본다. 그럴수도 있겠지 뭐. 

이래저래 이 책은 망가지고 있다.
펼쳐놓고 징그러운 괴물들 그림 그리는 둘째아들의 몸무게 깔려서 망가지고 그러고는 팽개쳐져서 아들몸에 깔리고 굴려져서 망가지고 있다.
그림책이 망가지고 있는 건 20%의 아까움과 80%의 뿌듯함?
어떻게든 읽고 쓰고 해서 돈값은 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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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서 발견된 비행 일기
파블로 베르나스코니 지음, 고인경 옮김 / 별천지(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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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건 둘째넘아가 딱 좋아할 책이군 했다.
확실한 선호도를 보여주는 책이다.
규진이가 좋아할거라고 표지만 보고도 애들아빠가 단박에 안다.
그만큼의 확실한 선호도를 기다리고 있다
선택받기 위해서.
받았다면 내 가방에 가지고 와야 한다.

하늘을 날기 위한 황당무개한 계획들을 생각해내는 발명가이야기다. 그가 날기 위해서 만들고 있는 발명품들의 설계도들이 있다. 그 발명의 장점은 무엇이며 어떤 원리인지 설명해주고 어떤 모양새인지를 그리고 있다.  수많은 재활용품들의 활용도가 멋지다.
저 작은 부속이 어디에 있었던 걸까라는 호기심보다는 자질구레한 부속들이 너무나 어설프게 그러나 뭔가 모르는 어울림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허점들이 무수히 보이는 발명품들
그러나 아이들이 보기엔 '나도 할수 있다!' 를 심어준다.
아르세니오 선장이 날기 위해 발명품들을 실험하기 전에 쓴 기록의 마지막을 늘상 장식하고 있는 '나는 할수 있다!' 를 같이 다짐하게 한다. 

설계도가 있고 다음 장에는 [비행일기]가 따라온다.
수많은 실패의 기록. 그러나 포기가 없는 아르세니오 선장은 이렇게쓴다. 1단계 준비부터 마지막 단계에 걸리는 시간 날아오르는 높이 그리고 '작가'는 독자들에게 주의사항을 일러준다. 발명품의 허점이나 말도 안된다는 우리들의 비웃음같은거를 일러준다

중간 한대목
5번 연구 과제 : 환상의 엔진
2단계 :987...어쩌면 먼저 잠깐이라도 엔진을 시험해 봤어야만 했다. 65....이 냄새가 정상이길  43...이 소음이 정상일 리가 없는데
21...차라리 그냥 내려가는게 낫겠어. 으아아아아아아!

떨어지고 폭파하고 걸리고 ..그래도 선장은 다시 일어나면서 무언가 다른 방법을 다시 또 연구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 기록이 1969년 7월 20일 달표면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믿고 옳다고 주장한다고 마무리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지 말고 꿈꾸는 사람이구나 하면 좋겠다. 

지치지 않고 꿈꾸는 사람들이 마음에 든다.

꼼꼼한 그림과 세부적으로 보이게하는 기록들이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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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빠 닥터 푸르니에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김남주 옮김, 이형진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2001.10.25
비오는 토요일 오후
아기랑 아빠는 집에.
바람맞으러 비 맞으러
흥분한 마음 맞으러
*사랑방 문고가 없어졌다*

2001.10.27
이런 책을 쓰고 싶다.
군더더기 없는
솔직하면서 매력적인
밑바닥에 깔린 따뜻한 기운
그래도 그는 자신의 아빠를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사랑과 시간을 가졌다.

책의 앞표지와 뒷표지에 이렇게 쓰여있다.
그리고 밑줄 그어진 단 한 곳

- 견딜 수 없는 자신의 삶을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좋지 않은' 방법을 사용했다고 해서 나약한 이들을 너무 원망해선 안 된다는 것을-             

작가가 나중에 아빠보다 더 많은 나이가 되었을때 쓴 기록이다.
앞뒤표지에는 내가 큰 아이를 아빠에게 맡기고 오랫만에 서점나들이 가서 썼나보다. 

알콜중독자로 집안을 전혀 돌보지 않은 아빠이야기를 썼다.
사랑받지 못하는 아빠의 '큰놈' 으로 아빠가 죽기까지의 일들을 쓰고 있다. 의사인 아빠가 죽었을때 신문에 이리 실렸단다.

"자선가 하나가 우리 곁을 떴다".....나는 아빠가 의사였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자선가였다는 건 모르고 있었다. 나는 사전을 찾아보았다. 그 말의 뜻은 '모든 사람을 도울 줄 아는 이' 였다. 그렇다면 아빠에게 나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일까?

약점들이 하나둘씩은 있게 마련이다. 그걸 어떤 식으로 말할수 있는지 어떤 감정으로 받아들이는지 어떻게 영향받고 변화하는지가 더 중요한게 아닐까. 왜 내게? 라는 건 그리 중요한게 아닌거 같다.
힘겨운 짐을 이겨낼만 하니까 내게 오는 고통이 아니라 선택하는 상황들에서 얼마나 성실하느냐에 따른 거 같다. 더 쉬운 결정을 하거나 좋지 않은 결정을 해서 지금의 고통이 오는게 아닐까 싶다. 지금의 모습들은 선택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몰라서, 당연하다싶어서, 도망가고 싶어서, 옳다고 생각해서 이런 저런 결정을 했을것이다 누구나.
과거에 그 순간을 성실하게 충분히 고민했던 사람은 현재도 그렇게 살아가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거 같다.
성실하지 않고 회피하는 방법으로 살았던 나는 지금도 비슷하다
정면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감정들이, 순간들이 쌓여 이젠 뭔지 모를 적당한 '무엇'들이  나른하게 만든다. 게으르다라고 하는 건 적당하지 않고 몽롱하고 멍해져 있다. 가끔 영화에서 중앙에 주인공은 가만 앉았는데  빠르게 돌아가는 주변 풍경들에 빠져들어 정신을 잃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 상황 처럼 느낀다 
그래도 해야 할일의 최후의 선을 지켜야 할거 같고 순간 기분이 업되면 말달리자 하면서 갔다가 지쳐서 확 쓰러지고 내가 컨트롤할수 있는 속도가 아니다.

푸르니에의 아빠가 살면서 했던 선택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지 당장은 모른다.  그가 하는 농담이나 삶을 어렵지 않게 보려는 자세가 마음에 들었다. 보통 블랙유머라고 불리는 느낌의 우스개들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가 쓴 거 같은 분위기의 책을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한번 웃을 수 있게 받아들였다.
십년전에 그의 책을 그렇게 느꼈었다. 2008년에 '아빠 어디 가?'의 책을 다시 만났다. 검색중에 보았다.

-처음으로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장애를 가진 두 아들의 이야기,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은 특별한 스타일의 작품으로, 이는 아마도 그의 책들 중 가장 절망적으로 익살맞은 책일것이다. 다른 방식으로, 후회하는 태도나 거만함 없이 장애의 문제를 말해야 했기 때문이다. 장-루이 푸르니에는 이 새로운 소설속에서 웃음과 절망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웃음과 절망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
나도 그렇고 싶다.
회피했다가 몰두했다가 하는 사이에 중간 선을 유지하면서 살고 싶다. 웃음과 절망 사이에 균형 잡기가 힘들다.

그에 다음 책을 언젠가는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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