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스트립이 나온다.
주름져서 늘어지고 있는 눈꺼풀이 나온다.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녀의 엉덩이는 결국 보이지 않았고 뚱뚱하게 나온 알렉 볼드윈의 옆모습은 그대로 나온다.
좋다.
중간에 이런 대사가 있다.
메릴 스트립이 전남편과 바람을 피고 친구들에게 말한다
" 이제 보니 나 은근히 헤퍼 "
파..재미있네 하면서 예고편에서 넘어갔다.
실제 영화를 보면서는 이런 대사가 있다
새로 만난 남자가 그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 당신의 매력은 나이입니다 "
그렇다.
그녀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주름이 지고 몸매가 조금씩 흐트러지는 게 전체적으로 참 매력있다.
'맘마미아'에서 젊고 활기차게 보이는 멜빵바지는 정말 아니었지만
은발의 패션리더로 나온 '프라다'(?) 에선 정말 카리스마 있는 멋진 일하는 여자였다.
일하는 여자. 생각하는 여자. 강단있는 여자. 아무튼 그녀 안에는 지치지 않는 에너지가 있는 여자로 많이 나왔다.
그 에너지가 무언가 뜨겁게 태울기세로도 나오고 잔잔하게 힘있게 나오기도 하고 모든 것을 걸어 앞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의지. 그녀가 해 왔던 많은 역에서 내가 보고 싶은 것.
결혼생활을 포기해버린 자기 탓도 있다는 말을 하는 그녀를 보고 싶은 거다. 불평하지 않는 모습의 '아웃오브아프리카'의 그녀가 보고 싶다.
배우를 보러 영화를 보는 내겐 그녀가 오래도록 영화배우로 남는 것이 행복하다.
영화 이야기도 할까
결혼은 그런거
좋을때나 기쁠때나 슬플때나 힘들때나.
그 모든 때를 같이 해야 하는 거.
전남편이 돌아온 이유는 지금 부인과의 문제를 잊어버릴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돌아오면 다시 새로운 문제는 생긴다.
하지만 그 남편은 돌아가지만 이제는 안다.
자신이 무엇을 망쳐버렸는지 무엇을 놓쳤는지를. 그 잘못의 대부분이 자신 때문이라는 것을. 그래서 그는 물러난다.
알렉 볼드윈. 나이 들수록 그는 조금씩 나아진다.
능글맞는데 장난꾸러기 라는 말로 그를 말할때 누군가는 이렇게 한마디로 말한다. 익살맞아. 그래.딱이다.
왜 난 그 단어를 떠올리지 못했을까 하면서 보았다. 장난끼 있어 보여서 그는 나이 들수록 조금씩 이미지가 나아진다.
탄력 떨어져 보이는 허벅지 살하며 툭 나온 뱃살 턱살이 그를 귀엽게 만든다. 나이든 남자도 매력적으로 보인다.
영화보고 나오는데 김남길의 영화포스터가 있다.
짧지만 강렬한...
난 길고 지루하고 끈적끈적거리는 징글징글한 사랑이야기가 좋다.
늙어 죽으면서도 '미워~' 하면서 돌아누울수 있는 한지붕아래 사는 노부부 같은 사랑이야기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