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걷는 악어 우뚝이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52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엄혜숙 옮김 / 마루벌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악어. 이빨이 뾰족하니 무수히 많아. 악어새와 같이 살아간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동물을 다섯마리 곱으라면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악어, 호랑이, 상어등등. 덕분에 그네들이 주인공인 책들은 반절은 접고 들어간다.

우뚝이는 알에서 태어나면서부터 서서 내려다보는 악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참 다르다는 것을 알수있다.  어찌된 일인지 큰넘아는 엽기적인 입맛을 가지고 태어났다 했다. 이상스런것을 먹는게 아니라 무언가 씹으면서 먹기시작할때부터 나물들을 좋아했다.  시금치나물이 나오면 밥은 한 숟가락도 안먹고 시금치 나물로 배를 채웠다.  늘상 보는 시금치부터 무우나물, 오이지나물, 도라지에 거기에 호박잎쌈도 좋아했다.  거기에 고기나 햄은 간신히 한입정도만 먹었다.  아이답지 않다 해서 엽기라 했다.  그에 반해 둘째아이는 무조건 고기에 맵고 달디단 것들만 좋아했다. 인스턴트종류..같은 부모밑에 이렇게 식성다르게 태어날까..사람들은 태어날때부터 다르게 태어난다.  우뚝이는 다르게 태어난다.

"물고기를 위에서 내려다볼 수도 있어" 라고 말하는 우뚝이와 "내려다보면 뭐 하니?" 하고 말하는 다른 악어들.  실망하고 귀찮아한다.  서로 다르다는 것에 대해 가까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실망해서 떠나버리는 우뚝이도.귀찮아하는 다른 악어들도 누가 잘하고 못하고 할게 없다.  하지만 주류를 차지한 업드린 악어들 사이에서 서서 걷는 우뚝이가 외로웠을거라는 것을 짐작할 뿐이다.  그래서 떠난다. 원숭이를 만나고 우뚝이는 말을 건다. 잡아먹지 않고. "난 서서 걷는 악어 우뚝이야. 난 먼곳까지 볼 수 있어!"

"난  물구나무서기를 할 수 있어."  "그리고 꼬리로 매달릴 수도 있단다."  원숭이가 말한다.

읽으면서 모든 원숭이들이 저렇게 할수 있을까? 아니면 이 원숭이만 우뚝이처럼 특이한 구석이 있는 원숭이일까 생각했다.  그림책이지만 가끔 기본이 되는 과학적인 사실을 어느정도 깔아야 할까 생각해본다. 과학그림책이 아닌이상  작가의 상상력에 맡겨야 한다면 읽어주는 부모가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할거 같다. 아무 생각이 없다가 둘째아이가 물었다. 이 대목에서 원숭이가 꺼꾸로 매달리네. 하면서..그래서 생각한거다.  정말인가? 하고.

그렇게 꼬리로 매달리는 것을 배워 돌아온 우뚝이.  다른 악어들에게 보여주지만 모두들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하고 대꾸한다.  여전희 그대로구나. 실망하여 원숭이에게 다시 돌아가려하지만..우뚝이는 다른 악어들이 엎치락뒤치락하며 매달리는 연습을 하는 것을 본다.

무언가 다르다는 것,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시간이 걸린다. 우뚝이가 자기들과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다른 악어들에게 필요하듯. 우뚝이도 다른 악어들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수 있다면 좋겠지만 때로는 내가 받아들이는 부분이 다를때 그것도 좋다 싶다. 

마지막 대목이 마음에 든다.

-이제 강가의 삶은 전과 같지 않을 거예요.-

우뚝이도 강가의 악어들도 천천히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돌아온 우뚝이가 참 고맙다.  뒤늦게라도 시도해보는 다른 악어들도 참 고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