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입으로 걷는다 웅진책마을 8
오카 슈조 지음, 다치바나 나오노스케 그림, 고향옥 옮김 / 웅진주니어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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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세 넘도록 누워만 있는 사람이 침대에 누워 지나가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하루동안 산책하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가는 길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부탁을 한다.
"어느 쪽으로 가세요?"
" 이 침대 좀 밀어주세요"
그렇게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책.
그렇게 만난 사람들에게 이름을 적어놓는 수첩까지

듣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할 수 없이 들으면서 운명이면 어쩔 수 없다 하면서 참는다. 오늘 하루 운이 없구나 하면서.
그런 그를 보고 입으로 걷는다. 라고 친구가 말한다.
늙어서 이젠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줄곧 하고픈 말만 하고 가버린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그는
'그것봐, 나도 쓸모없는 존재는 아니라고. 나에게 의지하는 사람도 있단 말이야.'

쓸모가 있고 없음에 문제가 아니라 생명이라는 시선으로 볼 수 있다면 꿈이 야무진 것이다.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안간힘을 쓰게 되고 뭔가 더 힘이 들어가는 것 같다.
큰 아이의 장애를 극복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할 때는 기운 내야 하고 노력해야 하고 만들어 낸 당당함으로 나를 어느 정도는 무장하고 있어야 한다.
참 지친다. 고단한 시간들이라는 말이 입에서 되뇌어지는 지금 .
극복 하려고 할것이 아니라 같이 살아가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렇게 다독거리고 살아도 상처 수 없이 받는다.
조금 씩 무뎌지지만 어느 날 깊숙이 숨어 있던 상처들이 멍하게 있는 하루를 만들고 짜증 스럽게 하고 원망하게 만든다.

혼자 침대차에 다치바나를 옮겨 주고 집에 남는 엄마가 크게 들어오는 책이다. 처음에 잠깐 나오는 그 엄마가 될 순 없을까
...그래서 지나가는 그 또래 아이들이 학원가방 메고 친구들과 손 잡고 다니는 모습이 쓸쓸해지지 않을 순 없을까.
사람은 모두 다르다. 라는 말이 속속들이 내 안에 새기면서 주성이와 살아갈 순 없을까 

그들이 나누는 대사 옮긴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혼자서 살아갈 수 없어.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생활할 수 없는 사람들이지."
'모두가 그걸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남의 손을 빌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사람도 있다는 걸 말이에요'
'그래.그러니까 절대로 도움을 받는 걸 부끄러워해선 안돼. 그것도 훌륭한 자립이라고.'
'뭐, 가슴을 활짝 펴고 당당하게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요.'
'그건 그래. 가슴을 활짝 펼 정도는 아니지.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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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0-09-07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카슈조의 작품이니 꼭 읽어 봐야겠네요. 작년에 우리 반 촉새가 대회상으로 나누어 준 책을 기증하고 전학을 가서 지금 학급문고에 있거든요. 서재 방문 감사드리고 답방문 왔습니다. 예전에도 제 서재에 글 남겨 주셨던 것 같은데, 그 때 제가 인사를 제대로 드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요. (죄송해요.) 정식으로 파란님을 마음에 담았습니다. 꾸벅~

파란 2010-09-27 04:12   좋아요 0 | URL
언제 놀러오셨네요. 죄송하다고 하시다니 몸둘바를~ ^^ 모르겠습니다. 바람이 가을이 왔다고 합니다.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