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그림책은 내 친구 2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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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앤서니 브라운

앞표지와 뒷표지를 활짝 펼쳐 보면.
그림책이 펼쳐진채 어두운 터널로 여자아이가 들어가는 뒷모습이 보이는 앞면과 덮어진 책이  있는 터널이 보인다.
앞면의 펼쳐진 그림책..한참 들여다보아도 어떤 그림책인지 모르겠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인거 같기도 한데..
꼼꼼하게 그림을 그리는 앤서니브라운이기에 이 그림에도 무언가의 의미가 있을텐데..어떤 동화인지 짐작을 못하니 알수 없다.
단지..마법사가 여왕처럼 보이는 여자에게 무어라무어라 협박? 을 하고 있고 커튼 너머로 요정이 그 광경을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다.
영화의 시작 5분이 중요하듯이 표지..무척 신경쓰고 그렸을텐데..
이면지의 왼쪽은 둥글게 곡선으로 채워진 꽃무늬 벽지 같고
오른쪽은 발갗게 구은듯한 벽돌의 담벼락같다.
그리고 꽃무늬에는 표지 뒷면에 있던 책의 앞면이 보여진채 놓였다.

비슷한 면이 전혀 없는 공차기를 즐겨하는 장난꾸러기 오빠와 공상하기를 즐기며 책을 좋아하는 여동생의 이야기다.
비슷한점이 없는 남매가 어느날 '터널'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서로 안아줄수 있는 어떤 감정의 교류를 느끼게 되는 이야기다
꽃무늬 모양의 벽지에 여동생과 벽돌무늬의 배경으로 오빠.
그들의 성격을 뒷 배경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  부드럽고 얌전한 동생과 장난이 심하고 바깥에서 노는 걸 좋아하는 오빠.

그들이 잠자는 밤을 들여다 보는 페이지가 참 재미있다.
별들이 반짝이는 벽지인듯한테..오빠는 흐릿하게  파란 물감이 튄듯 보인다. 그 안에서 깊이 잠이 들었다. 작은 화면속에 그림으로.
그에 비해 오른쪽에 여동생방은 커다란 페이지 전체에 그려져 있다.
밤을 무서워 해서 작은 집모양 전등을 켜져 있고 꽃무니의 자잘한 벽지에는 '빨간두건'의 그림이 걸려 있다.  이 그림속의 여자아이가 입은 빨간두건이 여동생의 옷장에도 걸려 있다.  왜 걸려 있을까?  삐긋이 열린 옷장에는 꼭 누군가의 팔이 나온듯 으시시하다.
침대밑에는 신발 밑 바닥이 보이는데 꼭 누군가 침대밑으로 기어들어가 있는 듯 이상한 포즈다. 반대편에는   뭔가 이야기가 숨어있는 듯한 노끈이 보인다
여동생의 방에는 곧 무슨일이 일어날것만 같은 방이다
여기저기에 무언가 튀어나오려는..밤을 무서워한다는 그녀가 읽었던 책에서 나온 괴물들이 금방이라도 나올듯 하다.  그녀를 둘러싼 모든 괴물인가? 그 괴물에 오빠도 들어있나? 
아마도 이 방은 여동생의 꿈속인것 같다. 그 꿈속에서 일어날수 있는 그녀의 모든 상상인가보다

터널속으로 들어간 오빠와 오빠를 찾으러 들어가는 여동생
그 터널속의 나무들이 무언가 암시하고 그 암시가 점점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변화가 환상적이다. 영락 '빨간두건'의 모습이 나타나고 숲속 작은집도 보이고..
아이들과 이 페이지에서 많은 다른 이야기들을 만들어 낼수 있을것 같다.
사방군데 숨어있는 동물찾기에도 좋다.

여기에서 그림의 크기로 두려움이 점점 커져가는 여동생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작은 숲속그림에서 온통 양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그림이 두려움의 크기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무섭다 무섭다 하면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도 유리창을 잠깐 흔들고 가는 바람에도 소스라쳐 숨이 안 쉬어질때가 있다
무서운 마음으로 귀와 내 촉각들이 곤두서있기에 내가 아는 모든 두려움이 일시에 찾아온다.
그럴때 옆에 있는 누군가..갓난아이만 있어도 그 아기가 있다는 존재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그렇게 빨간외투를 걸친 동생이 두려움에 도망치는데 오빠가 있었다.  딱딱하게 돌로 변해버린 오빠가..굳은 오빠의 존재만으로도 여동생은 일시에 두려움이 사라지고 있다. 벌써 두려움을 잊은채 오빠를 안고 눈물을 흘린다.   네개의 작은 그림으로 오빠와 동생이 점점 밝아져가는 화면으로 두려움도 심술도 사라져 가는 걸 보여준다

오빠를 안고 우는 동생을 다시 안아주는 모습이 누군가는 가슴에 와 닿는다고 한다. 

마지막 페이지에 이면지에는 벽돌무늬에 책과 공이 같이 그려져 있다. 오빠와 여동생의 화해를 말하고 있나 싶다.
여기서 저 책은 처음부터 중간중간 그리고 마지막에..여동생이 읽어나가는 속도와 이 책을 읽어나가는 속도가 같다.  페이지 넘어가는데 보인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 쓰는 인간들은 책을 좋아하지 않은 인간들을 조금 무시하는 거 같다고.  여기 이책에서도 오빠는..놀기 좋아하는 장난꾸러기일뿐이다.
밤을 무서워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여동생은 용기를 내어 오빠를 구한다.  내가 너무 어거지일까?
첫 페이지에 책만 있다가 마지막 페이지에 책과 공이 나온점을 연결해보면 그게 어거지만은 아니다.   앤서니브라운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야 어떤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용기를 얻을수 있다고 은근히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려고 한다. 
그래도 책을 읽으라는 거니까 걍 받아들이고 싶다. 가도 정말 책이 싫다면 그건 어쩔수 없지 않은가..몸을 움직이면서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사람과의 관계맺기를 배우기를 원한다면 그게 훨씬 자연스럽고 맞다면 그럴수 밖에.

책이 모든 삶은 아니다.  단지 조금 더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   
말이 있어야 삶이 있고 삶이 있어야 글이 있다. 라고 한다
글이 있기전에 삶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삶은 없이 글만 있다면 그 얼마나 무서운 일일까. 그건 아마도 기계와 같을것 같다.

그렇다면 브라운은 여동생에게 글 이전에 삶을 보여준것일까?
오빠에게는 책인 글을 준걸까?
마지막 페이지의 나란히 놓인 책과 공이 그런 뜻인가?
사소하게 시작했는데 이것저것 엮어보는 재미가 많아졌다
(내가 똑똑해지고 있는것인지 할일이 없는것인지..)

 
짧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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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이 소피의 못 말리는 패션 난 책읽기가 좋아
수지 모건스턴 글.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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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다.
차암 아쉽다.
여기에 그림이 딸려있다면 정말정말정말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책 순위에 올랐을거다.
여기에 소피는 모든 것에 제 각각의 이름이 있기 때문에 그만한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왼발이니까 스니커즈..오른발이니까 샌달
이렇게 서로 다른 발에 어떻게 같은 신발을 신을수가 있냐고 물어본다. 손가락도 모다 엄지,검지, 중지등등 다르니까 다른 색으로 칠하고 가구 양말도 짝짝으로 신는 건 기본이다.
목걸이 주렁주렁도 기본이지 이건 어징간하면 따라할수 있다.
허리띠세개..좀 힘들다.
치마 두개 껴입기는 좀더 힘들다.

소피는 참 당당하다.
자신이 입고 가는 옷에 장신구에 모든 것에 이유가 있다.
할머니가 생각이 나서..손톱이 제발 색깔 좀 칠해 달라고 징징거리는 거 같아서..걸어다닐때 찰랑찰랑거리면서 예븐 소리가 나니까 목걸이를 하고..예쁘니까..알리바바가 생각이 나니까..
맞아 맞아 하면서 읽고 있는 대목..많다.
내 말이~~

그냥 옆집아짐마랑 똑 같이 입으면..그니까 어디에서나 볼수 있는 스타일로 입으면 지루하잖아.
어쩔수 정장을 입고 나가야 할때 기필코 운동화를 신고 나가기도 하고 배낭을 들쳐메고 나가기도 하고 날날리 패션이지만 얼굴엔 화장끼 하나 없이 청순한척 하고 나가기도 한다.
너무나 머리꽁지에서  발끝까지 완벽하게 입고 나가도 어딘가 가렵다.  그건 또 너무 전문가잖아. 난 아마추어리즘이 좋다.
어딘가 부족해보이는 2프로 부족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많이도 아닌 2프로.
바짓단을 정리하면 내가 한다.  그래서 색이 비슷한(다를때도 있지만) 바느질실이 조금만 살펴보면 보이게 한다. 물론 감쪽같이 하는 건 능력도 안되지만 들쑥날쑥하고 있는 바짓단을 보고 있으면 그냥 흐뭇하다.  흐흐흐..내가 한거야. 어딘가 이상하고 거칠지.
그게 나야 하는 거처럼 바짓단이 말하는 거 같아서 난 좋다.
괜히 재미있는 하루같다.
뭔가 꼼지락거리면서 만들고 있으면 살아 있는 거 같다.
그러다가 날이 새가면서 5시를 넘어가면..가슴 한켠에는..
이런 한심한 엄마같으니. 한다. 이렇게 날 새면 그날다음날이 참 고되기때문에 아이들 하루죙일 티브이 봐야 한다.
결혼을 하면 안되었지만 한걸 물릴수도 없고 어떡하냐
그네들이 날 엄마로 둔 운명이려니 해야한다.
나도 운명이려니 받아들이는데..뭘^^
뭔가 만들고 있지 않으면...그래서 머리속에서 무언가를 그려내고 있지 않으면 사는게 참 지루하다. 
놀러갈 계획을 짜거나 집안을 뒤집을 궁리를 하거나 목걸이를 만드는 그림을 그리고 있거나 무언가 머리속에서 하고 있지 않으면..그게 오래가면 숨 막히는 거 같다. 
그 만드는 거에 '요리' 절대 없다.  왜 없을까 많이 생각해봤는데..
태어날때 그렇게 태어났으려니 하고 포기했다. 어쩌겠냐..
식성이 좋은 배우자에 먹성이 좋은 아들내미들 만났으니 것도 운명이다. 아무 반찬없어도 밥 아직까진 잘 먹고 있다.

여기에서 소피는 자신의 옷입기를 아주 좋아한다.
나는 여로워할때도 참 많은데 이렇게 소피처럼 뻔뻔해졌으면..^^
그녀와 나의 공통점..남들과 다르고 싶다는거..
" 다르다고요! 더도 덜도 아니고 바로 그게 제가 원하는 거예요. 옷 입는 거 한 가지만 다르고 싶은 거요! 물론 나머지는 다 다른 애들과 비슷하고 싶어요."  라고 소피는 말한다.
그래 맞아. 하면서 나머지는 비슷하고 싶은가? 하면 나와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리고 싶은거.맞네 한다.

이제 조금씩 다른 사람과 다르고 싶어한다는 거 인정하기 시작했다.
속으로 응큼하게 "난 너희들과 달라' 하다가 이제 조금씩 내 놓고 할만큼 뻔뻔해지게 오래 살았다.
이리 소피처럼 진작 정리를 잘 했으면 사는게 달랐을까?
달랐을거다. 어떻게 ?  더 좋은방향으로? 그건 모르지.안 살아봤으니까. 하지만 난 이렇게 오래 살아남아서 (34살에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이리 오래살다니..흑 좋아좋아) 솔직해지는 내 모습이 난 좋다 (을증이 맞아여. 아까까지는 기분별루였는데..좋다니..약이 어디있더라. 둘째낳고 우울증약 챙겨났는데.)

남들과 다르고 싶다는 소피.
이젠 모두가 축제같은 옷 입고 나타날때 소피 얌전하게 입고 간다.
멋진기집애다.
난 딸내미하나없는 불쌍한 아짐마다. 지지리복도없다고 하고 싶지 않지만..속옷가지고 싸울 딸내미 없어 조금 서운할거 같다.
고만쓰자. 

근데 내일은 또 어떻게 입고 가지?
어떻게 입어야 내 몸에 그림을 그린거처럼 입을까.

 

 

수지 모건스턴. 글 그림, 최윤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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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0-28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딸이 없으시구낭~~~ ㅜㅜ
파란님, 딸은 없어도 맘에 둔 시집이랑 주소 남겨주세요.
다른분들은 주문했는데~ 어여 골라주세요.^^

순오기 2008-10-29 09:17   좋아요 0 | URL
파란님, 수지 모건스턴 책 주문할려는데 전화번화가 없네요. 집이든 휴대전화든 하나는 있어야 되거든요.^^ 다시 연락처 남겨주세요.

2008-10-28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끝없는 나무 비룡소의 그림동화 72
클로드 퐁티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비룡소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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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퐁티.
그의 책을 보면 작가가 누구인지 다시 한번 보아진다.
그림도 환상적으로 이쁘지만 상상으로 그려내는 그의 세계가
그럴싸해보여서 도대체 이런 책을 만든 사람이 이름이 뭐야.
하고 돌아보게 한다.
아마 그의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의 책을 모두 사서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내 알기로 세권밖에 없지만 말이다.

 나는 어릴적에 타잔을 보고 자랐다.
아~아아아~ 하는 신호를 보내면 동물들이 우르르 달려오는 것도
재미났지만 타잔이 살고 있는 나무위에 집이 너무너무 부러웠다.
아직도 도르래처럼 끈을 잡아당기면 줄 끝에 사람도 타고 올라올수 있고 (그 사람이 대부분 제인이었다. 이쁜여자가 줄에 섹시하게 매달려 있다. 한발만 고리에 걸고 꼿꼿하게 허리를 편채로 긴 머리카락 휘날리며..지금 생각해보니 그 자세로 올라오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한다. 그래도 만약 나한테 그 줄이 내려온다며 그 폼으로 올라가지 않을가 한다. 그게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 폼이 아니면 줄이 안 올라갈거 같다.) 커다란 판에 먹을것도 올라오고.
물론 타잔은 그 줄에 매달리기 보다 후다닥 어디론가 뛰어서 올라오거나 보이지 않는 멀리서부터 줄을 타고 휙~ 날아왔다.

타잔이 살고 있는 나무위에 집이 좋아보여서 큰 나무만 보면 저기 어디쯤에 판자대기를 걸고 어디정도 높이로 천장을 만들까.저기 누워서 하늘도 보고 배깔고 엎드려 책도 읽고 낮잠도 자고 싶었다. 어릴적에. 커서는 나무에 사는 벌레들이 먼저 머리에 그려져서 약간 시들어버리긴 했다. 그래도 타잔이 사는 나무집이 머리속에 어제 봤던거처럼 한장면처럼 기억난다. 어지간히 머리속사진기에 저장된 용량이 작아서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끝없는 나무에 내가 꿈꾸는 거처럼 멋진 나무집이 나온다.
클로드퐁티가 쓴 다른 '나의 계곡'에는 이보다 더 환상적인 나무집이 나오고 있다. 그책은 내가 상상한 나무위에 모든 집들을 합체 시킨거를 제곱해 놓았다. 아..빌어먹을이라고 욕하고 싶어.도대체 이 인간은 어쩌자고 이런책을 먼저 만들어버렸을까.

 이야기전개. 글의 매끄러움.
다 좋다라고 구구절절히 말하고 싶지만 그림에 먼저 홀딱 넘어가버렸으니 다른 게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근데 내가 그림에 홀딱 반했던 책들중에 아직까지도 우리 아이들에 관심을 받지 못하는 책 숱하다.  아이들은 뭔가 전체적인 끌림이 있어야 책을 본다.  이 책은 책의 제본이 헐거워지게 아이들이 잘 읽는다. 유치원에도 참 잘 가져갔다.

 '오르틱'이라는 두려움을 먹고 사는 괴물이 있다
큰아들은  괴물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그 괴물을 물리치기를 기다리며 그 많은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
둘째아들은 나무위에 집들이나 우주여행에 그려진 페이지에 관심이 많다. 서로가 원하는게 달라서 좋아하는 장면도 다르다.
내용을 간략히 말하면 할머니의 죽음으로 슬픔에 잠긴 손녀딸의 여행이다. 그 여행에서 기다리는 것을, 진실이 가지고 있는 힘을,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를 배우며 (정리하면서 넘겨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이렇게 쓰다보면 뭔가 단어로 정리해야할거 같아서 만드는 말이 많다. 근데 그럴싸해보일때가 있다. 아 맞다 그렇구나..지금도 그렇다.아 그런의미였구나하고 있다) 이폴렌은 삶의 한 시기를 스스로의 힘으로 넘어간다. 그것을 지켜보는 엄마와 아빠는 돌아온 이폴렌에게 어른이 되어가는 표식을 해준다.

 이렇게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면서 하나의 사건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인정하고 자신외에 다른 것들과의 관계를 맺으면서 성장해 가는것을 보여준다.  가로로 긴 그림책에 그림이 그려진 박스의 크기가 아주 각각이다. 어느 장면은 온통 하나로 채워져있고 또 어느 부분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펼쳐져있다.
은근 장수도 되고 글도 그림마다 서너줄씩 달려있어서 숨이 긴 책이지만 조용한책이라는 느낌이 많다.  괴물도 소리지르기도 하고 이폴렌도 우주곳곳을 여행하기도 한데 조용하게 바닥에 가라앉는 느낌을 준다. 뭐가 안정감이 든다고 해야하나.  슬픔으로 시작된 여행이라 그런가.. 장수를 적은 각각의 나뭇잎들의 초록색이 그런가

 그의 다른 그림책 '나의 계곡' '조르주의 마법공원'도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면 읽어보시라. '나의 계곡'은 환상적인 그곳의 지도가 마음에 들것이다. '마법공원'은 마법사를 찾는 재미가 쏠쏠할것이다. 아 이건 직접 알아냈어야 할텐데..둘째 아이가 어느날 찾아낸 마법사들이 이 책을 더 근사하게 기억시켜준다.

그의 그림은 조금 천천히 꼼꼼히 들여다보기 하면서 읽었으면 한다.
바로 옆을 돌아보면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가 숨어있을거 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
근사해서 몽롱한 책이다.
위험한 고비를 넘기며 자라나고 있는 이폴렌을 보며 내 아이들에게도 그런 시기가 온다면 잘 넘길수 있는 행운과 용기가 있기를 바란다. 나에게도  아이가 그렇게 성장할수 있도록 지켜보고 기다리는 용기가 자라나길 바란다.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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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1
아라이 료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보림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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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수사촌같은 나무에 공작사촌같은 새가 앉아있다.
황토빛나는 허허벌판에 커다란 짐을 메고 오는 남자아이
한구석엔 그늘이 있는 버스정류장
아이가 짐을 등에 메고 어디론가 갈 계획인가보다.
버스를 타고.

 눈사람처럼 눈은 검은 점 두개 코는 없고 입은 일자로 죽 그어졌다. 뻣뻣해보이는 몸치아이처럼 정자세로 앉아서 버스를 기다린다.
그리고 아주 넓은 들판에 눈 감은 새는 나뭇가지에 앉았고 아이는 그 자세로 앉아 기다리고 달구지 한대 천천히 지나간다.

버스는 안 와요.
룸룸파룸 룸파룸

음악을 켰는데 '룸룸파룸 룸파룸' 하며 노랫소리가 흘러나오고 아이의 몸에 리듬이 흘러들어가 버스를 기다리며 흥얼거린다.
트럭이 지나가고 말이 지나가고 자거가 지나가고..
버스는 안오고
룸룸파룸 룸파룸은 그 시간동안 아이 몸속에서 돌아다닌다.

하룻밤이 지나고 드디어 드디어 버스가 온다.
더 이상 한명도 태우지 못할만큼 사람이 많이 탄 버스가.

"탈 수 없나요?" 
" 힘들겠는걸."

그 오랜시간 걸려 기다렸는데 아이는 버스를 타지 못한다.
룸룸파룸 룸파룸. 하면서 생각하다가 아이는 타박타박 걸어서
멀리 멀리 갈거란다.

내용을 요약해보고 싶었다.
허허벌판에 오직 혼자 버스를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도 기다리던 버스가 그냥 가버려도
'그래 그럼 걸어가지 뭐' 한다.
뭐시야 했다. 걸어가두 되긴 한데 .이렇게 착한데 누가 도와주지 않나? 아무도 없네 .
그렇게만 생각하는데 누군가 말하더라.

 " 이런책을 왜 냈을까?"

그러고 보니 작가가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그림책을 냈을텐데 하고 픈 말이 무어지?
천천히 살아라?
그거보다는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게 아닐까 싶다.
그 길을 가는데 버스도 있고, 트럭도 있고 자전거도 있고 말도 있고..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면 된다는 것을.
버스를 타고 가고 싶었지만 버스가 안된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을까?

일본작가. 사무라이 정신이 깔린 일본사회에 대해 하고픈 말인가
목표를 정했을때 그것을 이룰수 없거나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고자 할복으로 목숨을 거는 그들에게 하는 이야기인가 싶다.
자기주장을 번복하거나 물러서지 말라는 .
극단으로 몰고 가는 일본사회에 대해 경고하는 것 같다.
그 책이 일본만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다르지 않다.
한우물을 파야한다.
하지만 만약 그 우물이 말라버렸으면 절대! 암것도 없으면 어떻하냐. 파고 있는데 마르지는 않았는데 정말 재미없으면 어떻하냐.

파다가 더 이상 갈수없다면. 그렇게 한 우물만 파야할줄 알았는데 그 목표가 없어져버리면 어떻하냐고. 다른 것은 보지도 듣지고 말고 오로지 성공을 위한 전진만을 했는데 그 목표를 잃어버리면..
한우물에 몰입하지 말자. 하고 싶은거 보고 싶은거가 많아서 세상을 재미있게 산다면 그게 더 나은 방법이지 않을까.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요리도 하고 세상을 재미나게 살수 있는 우물을 여러개 파자.
깊게 판 우물속 어둠속에 허우적대느니 우물 많이 파서 그중 내가 좋아하는 거 잘하는 거를 찾는게 좋지 않을까 .

그림도 아이처럼 그렸다.
우습게 보이게 그렸다.
읽을땐 아무생각없다가도 소리내 읽으면 어느새 그날 하루내내 '룸룸파룸 룸파룸' 하고 있다.

누군가의 질문 하나로 여러 생각해본 책이다.
질문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박수를 쳐주어야한다.
평범했던 그저 귀엽기만 했던 책이 아주 다르게 다가왔다.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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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과학자 프래니 1 - 도시락 괴물이 나타났다 도시락 1
짐 벤튼 지음, 박수현 옮김 / 사파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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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엽기 과학자다.
뭐 이상한걸 먹는다거나 입는다거나가 아니라
생각하는 두뇌회전이 우리랑 다른 방향으로 돈다.
다른 방향으로 돌다가 다시 우리처럼 제 자리로 돌아오니
얼마나 다행스럽냐한다.
딱 맞는 그림에 글.
사랑스럽게 귀엽게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만화같은 그림이다.
따라 그리면 비슷해 보일수 있는 그림들이다

 영리하고 인내심있는 프래니.
재주많은 프래니는 그 재주로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가끔 심술통도 파지만 대체적으로 아이답게 왔다 갔다 한다. 착한거 같다가 장난꾸러기인 프래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나 .
6권이 책이 있는데 한권씩 사주려고 1편 2편 을 샀는데 규진이 들고 와서 엄마 이거이거 없어요 사주세요.
한꺼번에 사고선 보여주지 않았는데 어느새 의자 딛고 올라가 함박웃음 지으며 4권을 한꺼번에 가져오드라

그럼 다 읽어주냐고? 노!
그랬다간 다음날 목소리 하나도 안나온다.

 
짧게 " 한권만! "
그렇게 말하고 압축시켜 읽는다.
언제 다 읽어..한숨 쉬며 축약에 건너뛰기 하며 읽는다.

 괴물들 좋아하는 아이라면 백프로 프래니에게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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