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이 소피의 못 말리는 패션 난 책읽기가 좋아
수지 모건스턴 글.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1997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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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다.
차암 아쉽다.
여기에 그림이 딸려있다면 정말정말정말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책 순위에 올랐을거다.
여기에 소피는 모든 것에 제 각각의 이름이 있기 때문에 그만한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왼발이니까 스니커즈..오른발이니까 샌달
이렇게 서로 다른 발에 어떻게 같은 신발을 신을수가 있냐고 물어본다. 손가락도 모다 엄지,검지, 중지등등 다르니까 다른 색으로 칠하고 가구 양말도 짝짝으로 신는 건 기본이다.
목걸이 주렁주렁도 기본이지 이건 어징간하면 따라할수 있다.
허리띠세개..좀 힘들다.
치마 두개 껴입기는 좀더 힘들다.

소피는 참 당당하다.
자신이 입고 가는 옷에 장신구에 모든 것에 이유가 있다.
할머니가 생각이 나서..손톱이 제발 색깔 좀 칠해 달라고 징징거리는 거 같아서..걸어다닐때 찰랑찰랑거리면서 예븐 소리가 나니까 목걸이를 하고..예쁘니까..알리바바가 생각이 나니까..
맞아 맞아 하면서 읽고 있는 대목..많다.
내 말이~~

그냥 옆집아짐마랑 똑 같이 입으면..그니까 어디에서나 볼수 있는 스타일로 입으면 지루하잖아.
어쩔수 정장을 입고 나가야 할때 기필코 운동화를 신고 나가기도 하고 배낭을 들쳐메고 나가기도 하고 날날리 패션이지만 얼굴엔 화장끼 하나 없이 청순한척 하고 나가기도 한다.
너무나 머리꽁지에서  발끝까지 완벽하게 입고 나가도 어딘가 가렵다.  그건 또 너무 전문가잖아. 난 아마추어리즘이 좋다.
어딘가 부족해보이는 2프로 부족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많이도 아닌 2프로.
바짓단을 정리하면 내가 한다.  그래서 색이 비슷한(다를때도 있지만) 바느질실이 조금만 살펴보면 보이게 한다. 물론 감쪽같이 하는 건 능력도 안되지만 들쑥날쑥하고 있는 바짓단을 보고 있으면 그냥 흐뭇하다.  흐흐흐..내가 한거야. 어딘가 이상하고 거칠지.
그게 나야 하는 거처럼 바짓단이 말하는 거 같아서 난 좋다.
괜히 재미있는 하루같다.
뭔가 꼼지락거리면서 만들고 있으면 살아 있는 거 같다.
그러다가 날이 새가면서 5시를 넘어가면..가슴 한켠에는..
이런 한심한 엄마같으니. 한다. 이렇게 날 새면 그날다음날이 참 고되기때문에 아이들 하루죙일 티브이 봐야 한다.
결혼을 하면 안되었지만 한걸 물릴수도 없고 어떡하냐
그네들이 날 엄마로 둔 운명이려니 해야한다.
나도 운명이려니 받아들이는데..뭘^^
뭔가 만들고 있지 않으면...그래서 머리속에서 무언가를 그려내고 있지 않으면 사는게 참 지루하다. 
놀러갈 계획을 짜거나 집안을 뒤집을 궁리를 하거나 목걸이를 만드는 그림을 그리고 있거나 무언가 머리속에서 하고 있지 않으면..그게 오래가면 숨 막히는 거 같다. 
그 만드는 거에 '요리' 절대 없다.  왜 없을까 많이 생각해봤는데..
태어날때 그렇게 태어났으려니 하고 포기했다. 어쩌겠냐..
식성이 좋은 배우자에 먹성이 좋은 아들내미들 만났으니 것도 운명이다. 아무 반찬없어도 밥 아직까진 잘 먹고 있다.

여기에서 소피는 자신의 옷입기를 아주 좋아한다.
나는 여로워할때도 참 많은데 이렇게 소피처럼 뻔뻔해졌으면..^^
그녀와 나의 공통점..남들과 다르고 싶다는거..
" 다르다고요! 더도 덜도 아니고 바로 그게 제가 원하는 거예요. 옷 입는 거 한 가지만 다르고 싶은 거요! 물론 나머지는 다 다른 애들과 비슷하고 싶어요."  라고 소피는 말한다.
그래 맞아. 하면서 나머지는 비슷하고 싶은가? 하면 나와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리고 싶은거.맞네 한다.

이제 조금씩 다른 사람과 다르고 싶어한다는 거 인정하기 시작했다.
속으로 응큼하게 "난 너희들과 달라' 하다가 이제 조금씩 내 놓고 할만큼 뻔뻔해지게 오래 살았다.
이리 소피처럼 진작 정리를 잘 했으면 사는게 달랐을까?
달랐을거다. 어떻게 ?  더 좋은방향으로? 그건 모르지.안 살아봤으니까. 하지만 난 이렇게 오래 살아남아서 (34살에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이리 오래살다니..흑 좋아좋아) 솔직해지는 내 모습이 난 좋다 (을증이 맞아여. 아까까지는 기분별루였는데..좋다니..약이 어디있더라. 둘째낳고 우울증약 챙겨났는데.)

남들과 다르고 싶다는 소피.
이젠 모두가 축제같은 옷 입고 나타날때 소피 얌전하게 입고 간다.
멋진기집애다.
난 딸내미하나없는 불쌍한 아짐마다. 지지리복도없다고 하고 싶지 않지만..속옷가지고 싸울 딸내미 없어 조금 서운할거 같다.
고만쓰자. 

근데 내일은 또 어떻게 입고 가지?
어떻게 입어야 내 몸에 그림을 그린거처럼 입을까.

 

 

수지 모건스턴. 글 그림, 최윤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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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0-28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딸이 없으시구낭~~~ ㅜㅜ
파란님, 딸은 없어도 맘에 둔 시집이랑 주소 남겨주세요.
다른분들은 주문했는데~ 어여 골라주세요.^^

순오기 2008-10-29 09:17   좋아요 0 | URL
파란님, 수지 모건스턴 책 주문할려는데 전화번화가 없네요. 집이든 휴대전화든 하나는 있어야 되거든요.^^ 다시 연락처 남겨주세요.

2008-10-28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