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퐁티. 그의 책을 보면 작가가 누구인지 다시 한번 보아진다. 그림도 환상적으로 이쁘지만 상상으로 그려내는 그의 세계가 그럴싸해보여서 도대체 이런 책을 만든 사람이 이름이 뭐야. 하고 돌아보게 한다. 아마 그의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의 책을 모두 사서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내 알기로 세권밖에 없지만 말이다. 나는 어릴적에 타잔을 보고 자랐다. 아~아아아~ 하는 신호를 보내면 동물들이 우르르 달려오는 것도 재미났지만 타잔이 살고 있는 나무위에 집이 너무너무 부러웠다. 아직도 도르래처럼 끈을 잡아당기면 줄 끝에 사람도 타고 올라올수 있고 (그 사람이 대부분 제인이었다. 이쁜여자가 줄에 섹시하게 매달려 있다. 한발만 고리에 걸고 꼿꼿하게 허리를 편채로 긴 머리카락 휘날리며..지금 생각해보니 그 자세로 올라오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한다. 그래도 만약 나한테 그 줄이 내려온다며 그 폼으로 올라가지 않을가 한다. 그게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 폼이 아니면 줄이 안 올라갈거 같다.) 커다란 판에 먹을것도 올라오고. 물론 타잔은 그 줄에 매달리기 보다 후다닥 어디론가 뛰어서 올라오거나 보이지 않는 멀리서부터 줄을 타고 휙~ 날아왔다. 타잔이 살고 있는 나무위에 집이 좋아보여서 큰 나무만 보면 저기 어디쯤에 판자대기를 걸고 어디정도 높이로 천장을 만들까.저기 누워서 하늘도 보고 배깔고 엎드려 책도 읽고 낮잠도 자고 싶었다. 어릴적에. 커서는 나무에 사는 벌레들이 먼저 머리에 그려져서 약간 시들어버리긴 했다. 그래도 타잔이 사는 나무집이 머리속에 어제 봤던거처럼 한장면처럼 기억난다. 어지간히 머리속사진기에 저장된 용량이 작아서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끝없는 나무에 내가 꿈꾸는 거처럼 멋진 나무집이 나온다. 클로드퐁티가 쓴 다른 '나의 계곡'에는 이보다 더 환상적인 나무집이 나오고 있다. 그책은 내가 상상한 나무위에 모든 집들을 합체 시킨거를 제곱해 놓았다. 아..빌어먹을이라고 욕하고 싶어.도대체 이 인간은 어쩌자고 이런책을 먼저 만들어버렸을까. 이야기전개. 글의 매끄러움. 다 좋다라고 구구절절히 말하고 싶지만 그림에 먼저 홀딱 넘어가버렸으니 다른 게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근데 내가 그림에 홀딱 반했던 책들중에 아직까지도 우리 아이들에 관심을 받지 못하는 책 숱하다. 아이들은 뭔가 전체적인 끌림이 있어야 책을 본다. 이 책은 책의 제본이 헐거워지게 아이들이 잘 읽는다. 유치원에도 참 잘 가져갔다. '오르틱'이라는 두려움을 먹고 사는 괴물이 있다 큰아들은 괴물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그 괴물을 물리치기를 기다리며 그 많은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 둘째아들은 나무위에 집들이나 우주여행에 그려진 페이지에 관심이 많다. 서로가 원하는게 달라서 좋아하는 장면도 다르다. 내용을 간략히 말하면 할머니의 죽음으로 슬픔에 잠긴 손녀딸의 여행이다. 그 여행에서 기다리는 것을, 진실이 가지고 있는 힘을,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를 배우며 (정리하면서 넘겨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이렇게 쓰다보면 뭔가 단어로 정리해야할거 같아서 만드는 말이 많다. 근데 그럴싸해보일때가 있다. 아 맞다 그렇구나..지금도 그렇다.아 그런의미였구나하고 있다) 이폴렌은 삶의 한 시기를 스스로의 힘으로 넘어간다. 그것을 지켜보는 엄마와 아빠는 돌아온 이폴렌에게 어른이 되어가는 표식을 해준다. 이렇게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면서 하나의 사건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인정하고 자신외에 다른 것들과의 관계를 맺으면서 성장해 가는것을 보여준다. 가로로 긴 그림책에 그림이 그려진 박스의 크기가 아주 각각이다. 어느 장면은 온통 하나로 채워져있고 또 어느 부분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펼쳐져있다. 은근 장수도 되고 글도 그림마다 서너줄씩 달려있어서 숨이 긴 책이지만 조용한책이라는 느낌이 많다. 괴물도 소리지르기도 하고 이폴렌도 우주곳곳을 여행하기도 한데 조용하게 바닥에 가라앉는 느낌을 준다. 뭐가 안정감이 든다고 해야하나. 슬픔으로 시작된 여행이라 그런가.. 장수를 적은 각각의 나뭇잎들의 초록색이 그런가 그의 다른 그림책 '나의 계곡' '조르주의 마법공원'도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면 읽어보시라. '나의 계곡'은 환상적인 그곳의 지도가 마음에 들것이다. '마법공원'은 마법사를 찾는 재미가 쏠쏠할것이다. 아 이건 직접 알아냈어야 할텐데..둘째 아이가 어느날 찾아낸 마법사들이 이 책을 더 근사하게 기억시켜준다. 그의 그림은 조금 천천히 꼼꼼히 들여다보기 하면서 읽었으면 한다. 바로 옆을 돌아보면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가 숨어있을거 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 근사해서 몽롱한 책이다. 위험한 고비를 넘기며 자라나고 있는 이폴렌을 보며 내 아이들에게도 그런 시기가 온다면 잘 넘길수 있는 행운과 용기가 있기를 바란다. 나에게도 아이가 그렇게 성장할수 있도록 지켜보고 기다리는 용기가 자라나길 바란다. 매력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