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시간
유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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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실종되는 사람의 수가 10만 명에 육박한다는 이야기는 다소 충격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는 안되지만 아이의 실종에 모든 포커스와 관심이 쏠리는 동안 성인의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인 실종이 이 정도의 수가 된다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작가는 그 뉴스를 접하고서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하는 데 여기에 역시 갈수록 늘고 있는 보험 범죄를 결부 시켜 아주 흥미로운 작품으로 탄생했다.

형사로서 우수했던 성환은 딸아이의 죽음 이후 모든 것에 흥미를 잃어 형사도 그만두고 민간 조사원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언제나 죽음을 생각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6년 전에 사라진 동생을 찾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오고 사라진 그녀 앞으로 거액의 보험이 들어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성환은 단순한 가출이나 실종이 아님을 직감한다.

그녀가 사라진 날의 행적을 쫓던 성환은 그녀의 남편을 만나본 후 그의 완벽한 미소에서 불길한 기운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가 조사를 하면 할수록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 그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고 사라진 그녀 문미옥의 지난 행적을 하나하나 조사하다 하나의 단서를 찾는다.

즉 그녀에게는 현재의 남편이 아닌 한때 동거하던 남자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의 남편과 결혼할 때에도 주변에서 아무도 그들의 사이를 눈치챈 사람이 없었다는 점에서 그 두 사람의 결혼이 애정의 결합이 아닌 그 뭔가가 있음을 깨닫는다.

하지만 이런 성환의 조사에도 남편 오두진의 알리바이는 완벽했고 사라진 문미옥의 흔적은 어디에도 발견되지 않는다.

마치 이 세상에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 것처럼...

요즘 뉴스에도 자주 등장하는 보험금을 노린 살인사건 때문인지 아내 앞으로 거액의 보험이 들어있었고 그런 아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면 맨 먼저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건 당연하지만 남편이다.

이 사건에서도 역시 경찰은 그럼 점을 염두에 두고 맨 먼저 남편 오두진을 용의선상에 올려 그의 행적과 알리바이 등 모든 것을 수사했지만 그에게 혐의를 둘 만한 사항은 단 한 가지도 없었다면 이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그가 정말로 아내의 실종에 아무런 연관이 없는 무고한 피해자의 가족이거나 아니면 그야말로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 완전범죄를 노리고 있다는 것...

조사하면 할수록 뚜렷한 혐의점은 없지만 남편을 향한 의혹이 짙어져만 가는 걸 보면 그가 무죄일 확률은 제로에 가깝고 오히려 완전범죄를 노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심에 한몫하는 게 오두진이 파노라마로 만들어놓은 피규어 세트라고 할 수도 있을 듯...

하나하나의 얼굴과 표정을 다르게 할 만큼 꼼꼼하고 완벽하게 만들어 놓은 파노라마는 웬만한 끈기와 의지가 없다면 만들 수 없는 작품이라는 걸 알기에 그런 면에서 오두진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별 기대 없이 읽었는데 생각 외로 꼼꼼하고 디테일하게 잘 짜인 범죄 스토리였고 그 속에서 마치 섬처럼 서로 소통하지 못한 채 텅 빈 내면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보는듯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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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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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엄청난 빈부격차와 아직까지도 존재하는 카스트제도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로 인한 혼란과 혼잡

그럼에도 이방인의 눈에는 어딘가 신비한 매력이 공존하는 나라 인도

그곳 인도에서는 우리의 잣대로 볼 때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세계경제가 매해 빈부격차가 심해진다고들 하지만 인도에서의 빈부 격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특히 빈민가의 모습은 충격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이 책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은 그런 빈민가의 모습과 그곳에서 자행되는 수많은 폭력과 억압, 종교와 인종 간의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난하게 살지만 엄마와 아빠 그리고 달리기를 잘하는 누나와 함께 살고 있는 자이는 드라마 경찰 순찰대나 범죄의 도시 같은 형사물을 좋아하는 평범한 9살 소년이다.

공부가 하기 싫고 부모님이 휴대폰을 사 주지 않는다는 게 불만인 여느 9살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한 자이가 다니는 학교에는 공부를 잘하는 파리와 이슬람교도인 파이즈라는 단짝이 있어 언제나 투닥거리면서도 서로 함께 있어 즐거운 사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가난한 사람들이라 하루 벌어 하루를 먹고 살기에도 넉넉지 않은데 이런 빈민가에서 연이어 아이들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다.

처음 사라진 아이는 자이도 아는 아이였고 그 집에는 늘 술을 마시며 아이들과 아내를 폭행하는 남편이 있어 단순 가출로 생각하지만 형사 드라마를 좋아하는 자이는 가출이 아닌 실종이라 생각해 친구들과 탐정단을 만든다.

그리고 사라진 아이의 행적을 쫓기 위해 엄마가 모아둔 돈까지 손을 대 보라선 기차를 타지만 사라진 아이의 흔적을 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사이에 점점 많은 수의 아이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빈민가의 사람들은 불안에 떨지만 공권력은 가난한 사람들에게까지 미치지 않는다.

그저 부모의 폭행에 가출했다 치부하고 찾지 않거나 사라진 아이가 여자아이라면 여기에다 더러운 소문까지 더해져 부모를 괴롭히기 일쑤

이 책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인도의 현재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듯하다.

당연히 사라진 아이들을 찾아야 하는 의무가 있음에도 뇌물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경찰, 자신들의 아이가 사라진 게 이슬람 사람들의 소행이라 여겨 극심하게 대립하는 주민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불안을 이용해 돈을 뜯으려는 사이비 종교인들... 여기에 내 아이도 다른 집 아이들처럼 하루아침에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먹고살기 위해 아이들만 남겨두고 돈을 벌러 가야 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을 어린 소년 자이의 눈을 통해 그리고 있는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은 순진한 아이의 시선으로 그려서 그 참혹함이 더욱 두드러진다.

어떻게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은 가난의 틀에 갇힌 인도의 빈민가 사람들의 암울한 모습을 대변하는 게 바로 늘 한 치 앞을 보기조차 힘들게 드리워져있는 스모그다.

이야기 전체에서 범죄가 나오는 건 거의 없다.

그저 아이들의 사라진 상황에 대한 묘사만 있을 뿐이고 대부분의 이야기가 이미 아이들이 사라진 후 사람들의 반응이나 그들이 느끼는 불안에 대한 이야기만 할 뿐이고 아무도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누가 범인인지를 잡기 위한 구체적인 어떤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읽는 내내 답답함을 느끼게 했고 읽는 내내 스모그가 덮쳐오듯 자이에게 뭔가 문제가 닥칠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조마조마함을 느꼈다.

범인은 잡히지만 사라진 아이들이 돌아온다던가 하는 식의 해피엔딩은 당연히 아니다.

그저 이번 사건의 범인만 잡혔을 뿐이고 누군가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또다시 위험에 늘 노출되어 있는 빈민가의 아이들의 노릴 것이다.

저자가 한때 인도에서 살았던 경험을 토대로 쓴 글이라 그런지 이야기에서 사실감이 느껴지고 현장감도 느껴졌다.

스릴러로 본다면 다소 아쉽지만 스토리텔러로서의 작가의 역량은 만족할 만 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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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 여행을 떠나 시체를 만났습니다 옛날이야기 × 본격 미스터리 트릭
아오야기 아이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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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동화의 새로운 시각으로만 생각했었던 책인데...

알고 보니 전작이 있었네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동화 속 소녀는 모습은 그대로지만 성격은 완전히 다름

그런데 의외로 이런 점이 이 책을 흥미롭게 하는 요소가 아닐까?

그저 단순히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문제가 아닌... 그 속에 담긴 소녀들의 욕망과 욕심 그리고 언제나 수동적으로만 여겼던 소녀들의 반란이라고 할지...


빨간 망토를 입은 소녀가 우연히 만난 소녀가 바로 신데렐라

새엄마와 언니들로부터 구박을 받고 있고 오늘 밤 열리는 왕자님 신부를 뽑기 위한 파티에 못 간다는 것까지도 원작과 같지만...

이후부터 작가는 마음껏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캐릭터의 성격도 바꿔놓았다.

자신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소녀의 모습도 나름 괜찮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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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의 살의
미키 아키코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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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로 주고받으면서 추리대결을 펼친다는 신선함과 왜 같은 곳에서 벌어진 사건을 두고 죄의 유무죄가 갈렸는지 그리고 그 속에 진짜 이야기는 뭔지 궁금합니다.추리의 정밀기계라 칭하는 작가의 작품중 정수라는 이 작품이 너무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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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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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특히 초등학생처럼 나이 어린 아이들에게도 고민이 있을 수 있음을 늘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기억해 보면 나 역시 그때 나름대로 이런저런 고민이 있었고 그 고민의 대부분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아닌 또래 친구들에게 비밀처럼 털어놓고 상담을 했었던 기억이 있다.

어차피 상담을 했던 친구가 해결해 줄 거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은 없겠지만 비밀을 공유한다는 그 은밀함이 좋았던 것 같다.

만약 이런 때 친구 중 한 명이 문제를 척척 해결해 주고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면...?

아마도 그 친구 주변에는 늘 아이들이 몰려 있고 그 아이의 말을 부모나 선생님의 말보다 더 신뢰하지 않았을까

이 책 나의 신은 그런 아이를 내세워 사소한 이야기 이면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만그만한 아이들이 모여 있는 이 반에는 좀 특별한 아이가 있다.

아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말 할 수 없는 온갖 고민거리를 들고 해결해 주는 그 아이를 친구들은 신이라 농담처럼 진담처럼 부른다.

주인공 사토하라가 미즈타니와 친해진 계기 역시 사토하라의 작은 실수를 그가 같이 도와 해결해 주고자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남긴 마지막 남은 벚꽃 절임 병을 실수로 깨뜨려버린 사토하라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부쩍 기력이 없으신 할아버지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이 문제를 도움받고자 신에게 달려갔고 그 아이의 조언대로 자신이 기억하는 할머니의 레시피를 따라 벚꽃 절임을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때 이후로 미즈타니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게 된 사토하라

하지만 그런 사토하라의 굳은 믿음은 새로 전학 온 후 누구와도 제대로 된 대화를 하지 않고 오로지 그림만 그리던 가와카미의 문제 앞에서 무너진다.

엄마가 없는 가와카미에게 유일한 가족인 아빠가 빠친코에 빠져 자식을 돌보기는커녕 가와카미에게 폭력으로 화풀이를 하지만 누구도 그 부녀를 도와줄 수 없고 이제는 그런 아빠를 죽이지 못한다면 자신이 죽게 될 거라는 그 아이의 고백은 이제까지 미즈타니 곁에서 친구들의 사소한 문제들을 해결하며 탐정 게임을 하는 것 같았던 사토하라로 하여금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과연 신은 이 중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작가의 전작인 죄의 여백에서는 우리가 늘 어리고 순진하다 믿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적나라한 악의와 학교 폭력이라는 문제를 다뤘다면 이 작품에서는 가정폭력으로 시달리는 아이가 누구에게도 제대로 된 도움을 받을 수도 없고 도움을 청할 곳조차 제대로 없는 현실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처음부터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 않고 사소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통해 미즈타니의 통찰력과 사소한 단서를 근거로 진실을 추론해 내는 추리능력을 보여준 후 본격적인 내용은 가와카미가 짊어지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모든 걸 쏟아붓고 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가정 내 아동폭력은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알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어딘가에서 부모나 가족에 의한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있다는 게 현실이다.

아이들의 울타리이자 보호막이어야 할 가정 내에서조차 보호받지 못한다면 그런 아이들을 사회가 책임져야 하는 게 옳고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는 게 사회구성원의 책임이라는 걸 작가는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싶다.

가벼운 주제로 시작해 읽다 보면 가와카미가 처한 현실과 그 아이가 느끼는 고립감과 공포가 느껴진다.

아이들의 심리묘사를 세밀하고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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