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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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에서 이번에 인기 캐릭터인 카카오 프렌즈를 내세운 시리즈는 책의 크기와 디자인 면에서도 그렇고 내용까지도 젊은 층에 어필할만하다.

살면서 느끼는 점들 혹은 충고해주거나 도움을 주고 싶은 점들 때로는 위로가 되는 것들을 모아 책으로 그것도 너무 무겁거나 두껍지 않은 크기로 만든 이 시리즈는 책 읽기를 즐겨 하지 않는 요즘 세대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게다가 충고나 위로한답시고 장황하거나 주절주절 설명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짧지만 마음에 와닿는 글들...

이런 건 많은 부분에서 작가 자신의 경험이나 본인이 스스로 느낀 점이 아니면 알 수 없기에 더욱 현실적으로 와닿는 게 아닐까 싶다.

프롤로그를 제외하고 다섯 파트로 나눠져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젊은 층이 특히 공감할 내용이 많은데 그 세대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일과 사랑에 대한 글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사람들과 한참 떠들고 돌아온 날에 기분은 좋은데 약간의 피로감이 느껴진다는 글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혼자라는 게 싫어서 혹은 외로워서 혹은 다른 뭔가의 이유로 사람들과 어울려 뜻도 없는 수다를 떨고 집에 돌아왔을 때 느끼는 그 헛헛함이란...그런 점에서 내 진심을 주고 받을 수 있고 내 진심을 가십거리로 삼지 않을 단 한사람만 있으면 된다는 글은 많이 와닿았다.

사람들에게 특히 이성에게 사랑받고 싶고 어필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거지만 그 사람을 위해 나를 바꿔가며 모든 것을 아낌없이 줘버리지는 말라는 글은 우리가 사랑에 대해 말할 때의 전제조건과는 조금 다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아낌없이 모든 걸 내주는 사랑을 최고의 사랑이라 우러러보고 칭송하지만 그렇게 모든 걸 내주고 난 뒤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버리면 오히려 그 사람에 대한 판단력도 떨어지고 어쩌다 헤어지게 된다면 아무것도 남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막막해 섣불리 또 다른 사랑을 찾는 우를 범하게 된다는 글은 옛날과 달리 지극히 현실적으로 사랑을 대하는 요즘 세대들에게 특히 더 와닿는 글이 아닐까 싶다.

여기저기 글에서 사랑을 하더라도 모든 걸 내주고 나 자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내주지 말라는 충고의 글이 많은데 나이 들어보니 이 말들이 맞는 말이라는 걸 알기에 작가도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이런저런 경험에서 나온 글이 아닐까 미뤄 짐작해본다.

다만 너무 계산적이고 이해타산에 빠른 그런 사랑을 하라는 말이 아니라 사랑을 하더라도 내 커리어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너무 소홀하지 말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직장에서의 처신에 대한 글 중에서도 재밌는 게 많았다.

대부분의 사람이 직장 생활을 하던 혹은 자기 일을 하던 누구에게나 완벽한 갑이 될 수 없는 처지이다 보니 자신보다 조금 나은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이런저런 이유로 압력과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있다.

그럴 때 유용한 글들이 제법 많았는데 너무너무 스트레스를 맡거나 혹은 화가 나서 뭐라도 치고 싶을 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나오는 외계 생명체 그루트처럼 무조건 아임 그루트 아임 그루트 하며 복도를 한 바퀴 돌라는 재미있는 충고도 혼자서 모든 걸 책임 질려 하지 말라는 조언도 그리고 먼데서가 아닌 주변 가까운 곳에서 멘토를 찾아라는 말은 상당히 도움이 된다.

이외에 나 혼자만 다른 사람보다 뒤처진다 싶어 불안하고 초조해할 때가 있는데 그런 불안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글도 그렇고 뭔가를 하고 싶은데 너무 늦은 게 아닐까 고민하는 사람에게 몇 년 늦은 게 뭐 대수냐 늦었다고 실패한 건 아니라는 글은 상당히 용기를 준다.

이렇게 용기가 필요한 사람에겐 용기를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겐 위로를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보다 못나고 서툴더라도 그런 자신을 사랑하라는 조언을 하는데 그 글들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근엄하지 않게 마치 언니나 오빠가 툭툭 던지듯 말하면서도 그 속에서 사랑이 느껴지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한 해가 마무리되어가는 요즘, 올 한 해도 수고했어 하며 위로받는 것 같았다.

책 내용도 마음에 들지만 디자인도 이뻐 시리즈 모두를 모아보는 것도 괜찮지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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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거기에 있어
알렉스 레이크 지음, 박현주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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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는 아름답고 돈 많은 아빠를 두고 있으며 무엇보다 남편을 사랑하는 아내를 둔 행복한 남편이다.

단, 그가 그런 아내인 클레어를 사랑하지 않을 뿐 아니라 미워하고 증오한다는 점을 뺀다면...

알피는 우연히 만난 클레어를 보고 계획적으로 접근해 그녀와 그녀의 돈을 단번에 손에 쥔 남자판 신데렐라였고 처음부터 그녀를 미워했던 건 아니었다.

부자들의 전형적인 타입인 클레어와의 평탄한 결혼생활에 싫증이 나면서 진즉부터 그녀를 미워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와의 결혼이 주는 부와 안락함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그녀를 참고 있었던 알피

하지만 그런 알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든 계획이 어그러지기 시작한 건 클레어가 간절히 아이를 원하면서부터이다.

알피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정관절제술을 했었고 이를 숨겨오고 있었는데 그런 비밀이 클레어의 집요함으로 인해 드러나게 생겼을 뿐 아니라 클레어 몰래 일탈을 즐기던 상대인 피파가 집착해오면서 피파를 제거할 필요가 생겼다.

게다가 알고 보니 그 일탈 상태가 클레어와 아는 사이... 알피는 반드시 그녀 피파를 제거해야만 했었고 이제 클레어마저도 제거하기로 작정하고 전략을 짜기 시작한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부를 누리면서도 짜증 나는 아내를 제거하기 위해서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내 그녀와 불륜 관계를 맺는 걸로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이를 실행해나가는 중 그가 만든 가상의 인물이었던 의사 헨리 브라이언트가 실제로 등장하는 뜻밖의 사태에 직면하면서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아내나 혹은 남편이 서로를 못 견뎌 하다 결국은 다른 곳에서 위안을 찾고 끝내는 서로에게 해를 가하려는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 이야기는 스릴러의 단골 소재기에 식상함이 있다.

그 뻔한 식상함을 넘어서야 하는 건 작가의 몫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군더더기 없는 필체와 단순 명료한 문장으로 단숨에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아내를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어디 알피뿐이었을까만 은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져서도 아니고 아내가 술을 많이 마신다거나 아니면 어딘가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자유롭게 마음껏 아내의 돈을 쓰면서 즐기고 싶고 자유롭고 싶다는 이유로 냉정하게 계획을 세우는 알피를 보면서 그가 강력하게 한 방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나뿐은 아니었을 듯

시종일관 속으로 아내를 욕하고 미워하면서 조금만 이쁜 여자가 보이면 아내를 처리한 후 그녀와의 일을 계획하는 얄미운 모습을 보이는 알피는 그 이후에 벌어진 일에서 그에게 약간의 동정의 여지도 없게 할 정도로 완벽한 철면피였고 처음부터 알피와 클레어가 서로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번갈아가면서 각자의 시점으로 그리고 있는 초반부를 보면서 그들이 서로의 생각과 얼마나 다른 사람인지를 서로만 모르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어쩌면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방심하고 무시한 순간 보란 듯이 역습을 가하는 게 불행한 부부의 대부분의 모습이라 생각하면 알피와 클레어가 서로를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이해할 수 있을 듯...

뻔한 소재와 전개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몰입감도 좋고 가독성도 좋았던 책이었는데 가만 보니 작가의 다른 작품 카피캣에서도 SNS나 온라인상에서 누군가를 사칭하거나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이런 부분에서 현대인들이 얼마나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는지를 보여줬었는데 알피가 아내와 불륜녀를 속이고 접근하는 방식에서 좀 더 진화된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뻔한 소재를 흥미롭게 그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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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쉬즈 곤
카밀라 그레베 지음, 김지선 옮김 / 크로스로드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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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모든 것은 그녀가 사라지고 난 뒤 발생했다.

그녀의 이름은 한네, 그리고 프로 파일러로 명성이 높다.

하지만 그런 한네가 눈 폭풍이 치던 밤 외진 곳에서 신발도 잃어버린 채 추위에 떠는 모습으로 누군가에게 발견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깊이 들어갈수록 마치 늪에 빠진듯한 양상을 보인다.

무엇보다 한네의 기억이 사라져버린 것이 가장 큰 문제고 두 번째 문제는 그녀의 곁에서 늘 같이 다니며 수사하던 파트너이자 연인인 페테르의 행방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왜 그 추위에 낯설고 외진 곳에서 발견되었는지 그 발견 이전에 자신과 파트너는 도대체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한네

사라진 페테르의 행방을 찾기 위해서라도 한네의 기억이 절실한데 알고 보니 한네는 알츠하이머 증상을 겪고 있었을 뿐 아니라 본인 역시 그 사실을 인지하고 모든 것을 그녀가 가지고 다니던 갈색 노트에 기록하고 있었음이 밝혀지지만 그 노트 역시 찾을 길이 없다.

그런 그녀를 도와 사건을 수사하는 사람은 말린인데 사실 말린은 이곳 오름 베리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지만 마을의 모든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남은 사람은 몇 안 되는 이곳이 싫어 다른 곳에서 경찰 생활을 하다 이번에 맡은 미제 사건 수사 때문에 이곳으로 다시 돌아온 상황이다.

그녀와 한네가 맡은 미제 사건은 공교롭게도 19년 전 그녀가 그녀의 남자친구와 있다 우연히 발견한 백골화가 진행된 어린아이의 사건으로 당시에는 그 아이를 찾는 사람도 실종 신고도 없는 상태라 미제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사건이었다.

그런 미제 사건을 수사하던 중 사고를 당한 한네와 실종 상태인 미테르

그들이 무슨 수사를 했는지 어디를 갔었는지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막연히 한네의 기억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와중에 어린아이 시신이 발견된 똑같은 장소 즉 돌무덤에서 총에 의해 피살된 여인의 시신이 발견되고 분위기는 급반전된다.

마을에 남은 사람이 백여 명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그들 중 누군가 살인자가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하는 마을 사람들은 모든 의혹의 시선을 평소처럼 마을 한복판에 차지한 난민 수용소로 향한다.

여기에는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분노와 원망이 깔려 있는데 마을이 쇠락해가고 사람들이 떠나는 동안 도움의 손길조차 한 번 없었던 정부가 폐쇄된 건물에 자신들의 동의없이 난민을 받아들이고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그들을 교육 시키고 먹이고 재우며 많은 복지혜택을 준다는 사실에 억울함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분노와 모든 원망이 쌓여가는 이때 벌어진 살인사건은 일측 즉발의 상황을 불러오지만 이를 해결할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사실 이 모든 상황을 처음부터 알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로 한네를 발견했으며 일기를 주은 제이크

제이크는 엄마를 암으로 잃고 직업도 없이 매일 술을 마시는 아버지를 둔 10대 소년이며 그가 진즉에 일기를 주은 사실을 경찰에게 알릴 수 없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한네의 일기를 읽고 그들이 무슨 수사를 해왔는지 용의자는 누구인지 모든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앞으로 나설 수 없는 제이크로 인해 쉽게 풀릴 수도 있었던 페테르의 행방과 범인을 알지 못한 채 실마리 없이 하나하나 사건을 되짚어가는 모습은 답답할 만큼 느슨한 와중에 이 마을을 둘러싼 문제와 갈등 문제가 표면에 드러나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입장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한다.

그 대표적 인물이 바로 이 마을 출신인 말린과 다른 곳 출신인 안드레아스

경제주체로서의 힘을 잃고 갈수록 낙후되어가는 고향 그리고 그런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티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바라보는 말린의 시선에는 애증이 있다.

열심히 살았지만 더 이상 가난을 벗어날 길이 없어 보이는 마을 사람들에게는 누구도 도움을 주지 않은 채 그대로 침몰되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하면서 왜 난민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복지 혜택을 그것도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누리는지에 대해 부당하다 생각하는 말린과 이와 반대로 안드레아스는 자신이 살던 곳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한 그들을 돕는 건 당연할 뿐 아니라 그들이 아닌 누구라도 이런 처지에 처할 수 있었음을 기억하라는 말로 그들의 입장을 변호한다.

세계 각국에서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요즘 가상의 작은 마을 오름 베리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들 난민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 그들에게 가는 온갖 혜택에 대해 부당하다 생각하는 사람들 특히 난민 수용소가 있는 곳을 바라보는 차가운 의혹의 시선들은 님비현상과 닮아있다.

자신이 사는 곳만 아니라면 얼마든지 너그러울 수도 인류애를 발휘할 수도 있지만 자신이 사는 곳이라면 입장이 달라지는 사람들

십수 년에 걸친 살인사건의 진실이 하나둘씩 드러나는 과정을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는 애프터 쉬즈 곤은 스피디한 스릴의 맛은 적지만 퍼즐 조각을 짜 맞추는 재미는 있었다.

화려한 살인도 제멋에 겨운 미치광이 살인마가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나오는 인물들의 감정과 갈등 상황에 대한 묘사가 빛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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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퍼슨
크리스틴 루페니언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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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터부시되다시피한 여성의 은밀한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캣퍼슨은 충분히 도발적이고 섹시하다.

사랑에 빠진 순간 여성이 스스로 자각하는 욕망 그리고 그런 자신에 대해 느끼는 죄의식 등을 스릴 있게 때론 은밀하면서도 도전적으로 그리고 있어 이 책이 왜 그렇게 많은 찬사를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서로 마음이 통한 듯 보이지만 남녀 간에 느끼는 감정의 차는 분명히 다르다.

그런 감정의 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게 첫 번째 단편인 캣퍼슨

극장 매표소에서 일하고 있는 여자에게 접근하는 남자 그 남자는 여자보다 나이도 많고 무엇보다 여자의 눈에 확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 적당한듯해서 시시껄렁한 잡담을 주고받다 전화번호도 교환한다.

그리고 그와의 데이트에서 남자는 다른 남자와 달리 스킨십을 시도하지도 않고 마치 어린 소녀를 대하듯 여자에게 거리를 두는데 오히려 그의 그런 태도가 여자로 하여금 그와 적극적인 만남을 유도하는 계기가 된다.

몇 번의 데이트 끝에 드디어 그와 한 키스는 여자에게 놀라움을 줄 정도로 서툴기 짝이 없었고 그의 이런 모습에 그만 시들해져 버리지만 그의 정성을 거절하지 못한 결과 그와 섹스를 나누게 된다.

거절했어야 함에도 분위기 때문에 그리고 자신이 먼저 그를 유혹했다는 이유로 마음속으론 원치 않았던 섹스를 한 결과는 당연히 좋지 않을 수밖에... 그 결말조차 찜찜하기 그지없다.

여자도 섹스에 있어 수동적이 아닌 뜨거운 성적 욕망이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던 듯하다.

이렇게 어떤 글은 읽으면서 공감도 가고 여자라면 더 이해하기 쉬운 글도 있지만 거울, 양동이, 오래된 넓적다리뼈 같은 글은 어렵게 쓰이진 않았지만 공주의 특이한 사랑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도대체 왜 왕국 전제를 넘어 이웃 왕자들을 다 마다하고 그녀가 사랑에 빠진 게 오래된 냄새 나는 넓적다리뼈에 양동이를 쓰고 거울에 비친 모습인 건지... 정녕 그녀가 사랑한 건 오로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뿐인 건지...

그리고 그런 그녀를 보면서도 혼자서만 애타게 그녀의 사랑을 갈구하다 끝내 그녀의 무심한 손에 살해되버린 남자도 보통의 사고를 가진 나에겐 이해가 쉽지 않았지만 자기애가 강한 것도 그리고 보답받지 못한 사랑에 더 매달리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면 전혀 이해를 못 하는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마치 으스스 한 잔혹동화를 한 편 보는듯한 느낌이 색달라서 인상적이었다.

또 다른 자기애의 모습을 그린 작품 룩 앳 유어 게임, 걸 역시 비슷한 성향의 소녀가 등장하지만 공주와는 조금 다른 것이 아직 사춘기 소녀라는 점인데 사춘기 때의 아이들은 모든 것이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성숙한 공주의 사랑법과는 그 색깔이 다르다.

더럽고 노숙자이면서 어딘지 위험한 느낌을 풍기는 남자의 초대... 분명 위험하고 자기에게 좋을 것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거절하기 쉽지 않고 밤에 부모를 속이고 그에게 가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고민을 늦도록 하는 모습, 그리고 그 이후 벌어진 사건에 쓸데없는 자기 연민에 빠진 소녀를 보면서 10대의 소녀들이 왜 그렇게 쉽게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지 그 일면을 살짝 들춘 느낌이었다. 모든 삶에 자기가 주인공이라 착각하는 건 10대 때만 통하는 법

이외에 어릴 적 성적으로 자신들을 열광시켰던 남자를 성인이 되어 처녀 파티에 게스트로 초대해 어릴 적 스크린을 통해 꿈꿨던 그 동경을 실행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는 풀장의 소년은 왠지 모르게 속시원한 느낌이었다.

남자들만 이런식의 모임을 가질수 있는 게 아니라 여자들도 원한다면 얼마든지 성적 일탈을 감행할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작품 대부분이 은밀한 여자들의 성적 갈망과 동경 그리고 그런 관계에서 여자들이 가지는 불안과 두려움에 대해 그리고 있는데 그 표현방식이 지극히 섬세한듯하면서도 대범하고 은밀하면서도 강렬하다.

어쩌면 작가가 여자이기에 이런 글이 가능했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때도 깊은 곳에는 혹시 하는 두려움이 있고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거절해야 할 때의 부담감 때문에 고민하는 여자들의 속마음은 남자들은 제대로 알지도 이해하기도 쉽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내밀한 속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 캣퍼슨

쉽게 읽히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갔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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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 1~2 세트 - 전2권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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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 지위, 재산 모든 것에서 차이가 나는 남녀가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주위에서 특히 가진 것이 많은 쪽의 가족이 맹렬히 반대를 하고 반대에 부딪친 여느 연인과 마찬가지로 두 사람은 더욱 서로를 깊이 사랑하게 된다.

사랑에 빠진 연인은 모르겠지만 이런 경우 대부분 깨어지거나 아니면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감행해도 그 결혼이 행복하기가 쉽지 않다.

좀 더 가진 쪽의 끊임없는 견제와 무시 그리고 심한 경우 조롱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아 좌절하고 위축되다 끝내는 세상의 모든 것이었던 사랑마저 쪼그라들어버리고 지쳐버린다.

이 책에 나오는 연인의 경우는 좀 더 비극적이다.

단지 그들은 서로 사랑했을 뿐인데 운명은 그들을 갈라 놓았을 뿐 아니라 이 책을 이끌어가는 화자이자 치논소의 치로 하여금 자신의 육체의 주인인 치논소를 대신해 신에게 변호하게 만들었다.

시작부터 치가 자신들의 신에게 치논소를 옹호하고 그를 대신해 그의 잔인한 운명을 안타까워하며 시작하는 이 책은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롭다.

일단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치라는 존재도 그렇고 나이지리아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도 그렇고 그들이 가진 신앙과 정신은 분명 낯선 것 투성이다.그래서 도입부에서부터 몰입하기가 쉽지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빠져 행복해하다가도 서로 함께 할 수 없어 애타는 연인들의 아픔이나 고통은 어디서든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기에 그렇게 이해하고 보면 이야기 전체를 마치 읊조리듯 독백하듯 주절거리는 치의 말속에서 두 연인의 운명을 그리고 왜 치논소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된다.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기 전까지 치논소는 부모가 물려주신 큰 땅에서 소중한 닭을 키우며 자신이 먹을 식량과 채소는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큰 걱정이라곤 없는 청년이었다.

그런 그에게 아버지의 부재는 큰 상실감으로 다가왔고 실의에 빠진 그에게 삼촌은 여자를 만나 가족을 이룰 것을 종용하지만 이제까지 그는 여자에게 큰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그는 삶에 큰 욕심이 없었고 성에 관해서도 별다른 관심을 가진 적이 없던 다소 느린 청년이었지만 우연히 만난 은달리는 그로 하여금 새로운 세상으로 눈을 돌리게 만든다.

사랑하는 은달리와 같이 있고 싶고 그녀를 사랑하지만 당연하게도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이 자신과 차이가 남을 알기에 결혼까지는 생각조차 않던 치논소

하지만 은달리는 자신의 사랑을 확신하기에 그와 함께 하고 싶고 당연하게도 자신의 가족이 그를 받아들일 거라 믿고 그를 가족에게 소개한다.

그녀는 부유하게 자랐고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밟은 부잣집 아가씨였기에 치논소가 뭘 걱정하는지 그의 우려와 염려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기엔 세상 물정을 너무 몰랐을 뿐 아니라 자신의 가족이 어떤 사람들인지 무지했다.

이는 치논소에게 결정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결과가 된다.

무시와 조롱을 넘어 협박에 폭행까지... 남자로서의 자부심마저 무너뜨린 그들의 처사에 결국 치논소는 평소라면 절대로 하지않을 바보 같은 결정을 한다.

자신이 가진 모든 걸 걸고 그녀에게 걸맞은 사람이 되고자 그녀의 곁을 떠나기로 한 것...

그의 결정은 은달리의 반대로도 막을 수 없었고 이제 운명의 수레는 굴러가기 시작한다.

치논소의 영혼의 동반자인 치 조차도 그가 남자로서 한 선택에 동의를 했고 당연하게도 이 선택이 후일 두 사람의 앞날에 도움이 될 거라 믿었지만 모든 것은 예상을 빗나가버린다.

치 가 육체의 주인인 치논소를 대신해 그에게 자비를 베풀어 줄 것을 신들에게 비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상에 사랑하다 끝내 헤어지는 연인이 이 두 사람뿐이 아니듯이 두 사람에게 닥친 불행은 안타깝기는 해도 어쩔 수는 없는 일이지만 이후 벌어진 일은 치논소의 여유롭고 선하던 마음까지 변하게 만들어 버릴 정도로 처참하기 그지없다.

낯선 곳에서 겪은 그 많은 고통과 아픔에도 불구하고 은달리의 곁으로 돌아오고자 하는 치논소에게 사랑은 영원한 것이었고 혼자 남겨진 데다 연락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불안해하던 은달리에게 치논소가 없는 몇 년은 그를 기다리기에 너무 긴 시간이었다.

어느새 자신이 새를 사랑하고 자신이 가진 걸 사랑하고 아낄 줄 알던 여유롭고 유유자적하던 사람이었다는 것조차 잊어버린 치논소가 닥쳐오는 운명 앞에 좌절하고 굴복해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안타까웠다.

두 사람이 겪은 불행은 안타깝기는 해도 새삼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불행을 풀어가는 방식 즉 치가 자신의 신들에게 읍소하고 빌고 대화하듯 호소하는 방식은 신선해서 새롭게 느껴진다.

안타까운 연인들의 이야기를 신선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간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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