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연인 스토리콜렉터 25
알렉산데르 쇠데르베리 지음, 이원열 옮김 / 북로드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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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들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북유럽편 추리소설은...

우리가 흔히 접하던 범죄소설이나 추리소설과 그 스케일면이나 범죄에 접근하는 방식 같은 면에서 조금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범죄의 트릭이나 수법을 파헤치기보다 범죄 그 자체를 파헤치며 범죄자의 내면의 심리나 그 범죄자를 쫏는 과정에 더 치중하는 전형적인 범죄 스릴러에 가까운 형식을 띠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야기자체가 가지는 힘이 더 박진감있고 현실성있게 와닿을 뿐 아니라 마치 그 범죄자를 쫏는 수사팀의 일원이 된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서 개인적으로 다른 나라의 추리소설이나 스릴러보다 더 선호하고 구미에 맞는듯하다.

하지만 이 책`악명높은 연인`에 대한 소개글에서 평범했던 간호사가 자의가 아니지만 범죄조직에 스며들어 그 세계에 물들게 되는 과정을 그린 시리즈라는 글을 읽고 맨먼저 든 생각은 조금 어처구니없고 과장이 지나치다 였다.

평범한 여자가 범죄에 휩쓸리는 경우는 많지만 그런 경우 대부분 그녀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그녀를 도와서 그 덫에서 빠져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 여자가 그 조직에 물들고 나중에는 그 조직을 지휘하고 어느정도 위치를 장악한다는 건 평범한 여자라는 범위를 넘어선다고 생각했기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목에서부터도 그렇고 하드보일드한 세계를 그리는 데 강점을 지니고 있는 북유럽소설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에 책을 읽기도 전에 호감도가 높았고 책을 읽고 난 지금은 그 호감에 충분히 보답받은 듯한 느낌이다.

 

 

 

간호사인 소피는 교통사고로 들어온 환자인 엑토르에게서 호감을 느끼고 서로 교감을 한다

그런 그녀를 눈여겨 본 이가 있었으니 그녀는 바로 국립범죄센터 특별 수사팀장인 구닐라

구닐라는 소피에게 은밀히 접근하여 소피 자신도 몰랐던 엑토르의 정체를 밝히며 도움을 요청하지만 소피는 자신이 봐왔던 엑토르가 범죄조직의 보스라는 사실이 믿기지않아 혼란스러워하고 소피의 혼란을 눈치챈 구닐라와 그녀의 팀은 소피를 압박해 그녀에게서 원하는 바를 얻어낼려는 목적으로 그녀와 그녀의 집을 감시하고 도청하며 마침내는 그녀의 하나 뿐인 아들 알베르트를 크게 다치게 할 뿐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데 주저함이 없다.

한편 소피와 서로 호감을 주고 받던 엑토르 구스만 역시 이제껏 자신의 아버지와 자신이 조심스럽게 구축해 온 마약루트가 독일계인 한케파의 방해와 공작으로 흔들리고 한케파와 구스만파는 물러설수 없는 혈전을 앞에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자적으로 총기밀매와 판매를 하던 옌스 역시 우연치않게 이들 싸움에 말려들게 되고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소피와 재회하게 되지만 서로 재회의 기쁨을 나누기도 전에 목숨을 건 총격전에 말려들게 되고 이 와중에 엑토르 역시 큰 부상으로 깨어나지 못하면서 조직들간의 싸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평범했던 간호사이자 엄마인 소피가 범죄조직에 발을 디밀게 된 사연이 일단 납득이 가도록 잘 이끌고 있다.

누군가가 사람 살아가는 어디에나 있는 것이 정치이고 그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명분이라고 했다.

그 명분이 납득갈만하면 살인도 용납이 된다고...

그런 의미라면 시리즈의  첫번째인 이 책에선 일단 소피가 그런세계에 발을 들여놓을수밖에 없었던 명분을 제대로 잘 쌓았다고 할수 있다.

남편을 여의고 홀로 남아 키운 외아들을...그것도 범죄조직이 아닌 경찰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가차없이 헤치고 그녀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누구라도 화가 나고 분노하는 소피에게 공감하게 될것이다.

이런 상황에 처했을때 화가 나고 분노하지만 두려움때문에 어쩔수 없이 경찰에게 협조할수밖에 없는 일반사람의 모습과 달리 분노로 분연히 일어서 그들에게 저항하고 대항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소피의 평범하지않은성격과 앞으로의 이야기 방향을 짐작하게 해준다.

이번편에서 평범하기 그지없고 오히려 소심하고 위축된듯한 미망인인 소피의 모습을 주로 그려주고있지만 폭력앞에서 혹은 잔인한 총격전이나 아슬아슬한 추격전에서 의외로 냉정하고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그녀의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폭력조직의 근절이나 마약 범죄소탕을 위한 대대적인 단속인줄 알았던 국립범죄조직센터 특별 수사대팀의 수상했던 행보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 싸움이 단순한 싸움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고 그 이면에 어마어마한 액수의 큰 돈이 있으며 앞으로도 이 들의 싸움은 점점 치열해질것을 예고하고 있기에 기대가 커진다.

그녀 소피의 변신과정도 궁금하고 그녀의 사랑은 과연 누가 될지도 궁금해진다.

하드보일드하고 스피디하며 남성스러운 책...그럼에도 확실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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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긋는 소녀 - 샤프 오브젝트
길리언 플린 지음, 문은실 옮김 / 푸른숲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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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인가...특별히 피가 철철 흐르거나 잔인하게 마구 사람을 죽여주는 연쇄살인범도 없고 요즘 왠만한 장르소설엔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인 싸이코 패스같은 인물이 안나옴에도 불구하고 시중일관 긴장감을 유지한 채..정말로 이남자가 아내를 살해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끝까지 숨죽이며 보게 했던 책 `나를 찾아줘`

그 작품의 힛트에다 연이어 영화화 소식까지 들려오고 그녀의 다른 작품인 `다크 플레이스`의 출간에 이어 이번에 새롭게 그녀의 작품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넘 반가움이 앞섰다.

그녀의 신간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오래전에 이미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된적이 있는 그녀의 처녀작품이었다.

나를 찾아줘의 인기에 힘입어 그녀의 작품들이 출간년도에 상관없이 나오고 있는것 같다,.

 

 

 

작은 시골 마을 윈드 갭에서 1년이 안되는 사이 연이어 소녀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

한 소녀는 목이 졸린 흔적과 함께 사체로 강가에서 발견되엇고 이번에 실종 된 소녀는 아직 흔적도 못찾고 있다는 소식에 시카고 `데일리 포스트`에 근무하고 있으며 그 마을출신의 기자인 카밀이 내키지 않는 취재를 하러 그곳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을 거부하는듯한 엄마와 새아빠의 묵인하에 집에 머물면서 사건의 진상을 캐기 시작하는데 그 사건의 피해자는 이가 뽑힌채 버려졌다는걸 알게 된다.

또한 이번에 사라진 소녀 역시 곧 같은 살해방법으로 피살된 채 시체로 발견되는데 그 현장에 카밀도 있게되면서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되고 서로가 호감을 느꼈던 사건 담당 형사와 카밀은 곧 친밀한 사이가 된다.

더 이상의 살인사건이나 실종사건이 벌어지지않는 가운데 두번째 피해자가 된 소녀 내털리가 납치되었을 당시 그녀를 데려간 사람이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는걸 알게 되고 카밀은 점점 혼란스러운데...

 

피가 철철 흐르는 살인사건의 현장이나 잔혹하기 그지없는 범죄의 모습을 보여주지않고 오로지 당시의 상황을 겪은 사람의 심리를 묘사하는걸로도 그 긴장감과 두려움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 길리언 플린

살해사건의 범인을 추적하고 증거를 따라가는 것도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사건중심이 아닌 그 주변인물과의 역학관계나 그 사람들의 심리묘사에 치중하는 이런 심리스릴러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다른 사람에게 어필할수 있음을 보여주는데 그녀의 장점이 있는것 같다.

이번에도 인구 2000여명 남짓은 작은 마을이지만 그 작은 마을안에서도 지배자와 피지배자와의 차이가 극심하고 그 극심한 차이가 서로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여자들의 티파티나 심지어는 작은 소녀들의 학교생활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게 그려놓았는데...어른들 세계보다 가식이나 도덕성으로 꾸미지않은 소녀들의 세계는 날것 그대로의 모습이기에 더 잔인함이 여과없이 드러나고 있다.

그런 소녀들 무리의 제일 앞에서 있는 소녀 엠마의 비틀어진 자아를 보면서 카밀은 어딘가가 잘못되었음을 느끼지만 그녀가 바로잡기엔  엠마는 지독하게 예민하고 지성적인 모습이다.

또한 당연히 사랑받을 권리를 부정당한 자신을 자학하고 용서하지않는 카밀의 행동은 밖으로 공격성을 드러내는 엠마와 대조적인듯 보이지만 사랑받지 못한 사람들의 절규처럼 느껴진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애정을 받고자 어떤 짓이라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첫작품이라 그런지 흡인력있게 끌고 가지 못하고 중간중간 자꾸 맥이 끊겨 어려운 문장이나 글이 아님에도 집중에서 읽기가 녹록치않았다.

중간이후까지 별다른 매력을 발견하지못하다가 막판에 가서야 그녀 특유의 몰아치는듯한 느낌을 받을수 있었고 막판에서야 그녀의 매력을 살릴수 있었던것 같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첫작품이고 그 이후로 나온 작품들을 봐서 그녀 길리언 플린은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작가중 한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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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산다 2 용이 산다 2
초(정솔)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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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책을 읽는건 좋아해도 학창시절때외엔 만화나 왭툰을 그다지 즐겨보지않게 된 나에게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로웠고 또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몰랐는데 중학생인 우리딸아이 마저도 이 왭툰을 알고 있을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좋아하고 즐겨보기까지한다니 놀라울따름이었다.

종이책이 아니면 어디에서도 쉽게 보지못했던 만화를 이제는 너무나 쉽고 편리하게..거기다 칼라로 연재를 한다는 왭툰은 일대 혁명과도 같이 느껴질 정도로 나에겐 그저 놀라운 신세계였다.

용이 산다를 쓰고 그린 작가의 다른 작품인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에서는 애완동물을 키우면서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과 애완들의 일상의 모습 그리고 그런 애완동물과 사람들과의 감정소통을 참으로 따뜻하고 부드럽게 표현하고 있어 감동마저 느끼게 했는데..

이 책 `용이 산다`는 그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지만 그럼에도 나도 모르게 읽으면서 미소를 머금게 하는 따스함이 있다.

 

 

일단 용이랑 우혁이 서로 친해져서 살게 된 이유는...

우혁이 낡은 빌라로 이사를 와서 떡을 돌렸는데 그 옆집에 살고 있던 사람의 정체가 바로 용

그래서 그의 이름은 김용~

그런 김용과 투덜이 까칠대마왕이자 프리랜서인 우혁과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 바로 `용이 산다`

우리의 용이는 컴퓨터게임을 너무나 사랑하고 하루도 컴퓨터가 없으면 살수 없다고 느끼는...현재의 자신의 생활에 완전 만족하고 사는 프리터족

그리고 그런 그와 달리 너무나 유능하면서 잘난 누나인 옥분은 훤칠한 키와 탁월한 신체와 힘을 가진 여장부이지만 사랑하는 영수씨에겐 고백조차 제대로 못하고 부끄럼을 타며 애타하고 있다.

이번책에선 이런 소심쟁이 영수와 천하 여장군같은 옥분이의 사랑이야기가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는데..용이지만 마치 인간처럼 서로를 의식하며 부끄럼을 타는 초보 커플의 모습이 사랑스럽게 그려지고 있다.

서로를 의식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웃긴듯 귀엽기까지 하다

 



 

 또한 늘 곁에서 살고 있었기에 서로의 소중함을 제대로 몰랐던 용이와 우혁은 서로의 존재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되는데...인간과 같이 살면서 심지어 자신의 모습을 들키고도 태연하게 인간인 우혁과 친하게 사는 용의 모습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용의 할머니가 그를 동굴로 끌고 가게 되면서 잠시 이별로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어느샌가 책이든 심지어는 만화든 가릴것 없이 읽는 사람에게 뭔가 메세지를 전하거나 교훈적인 내용을 실어야한다고 생각했었던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읽으면서 유쾌하고 낄낄거리는 책을 읽고나서도 나름의 의미를 찾는다고 고생을 한걸보니..

 이 책 `용이 산다`는 일단 재미있고 유쾌하고 기발한 상상의 집합물이다.

하루하루 힘들고 지치거나 뭔가 속상한 일이 있을때..이렇게 아무 생각없이 유쾌하게 웃을수 있다는 것으로도 이 책은 그 가치를 다한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겉모습은 용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마치 이웃집 청년같고 반항하는 아이같기도 하고 사랑에 서툰 연인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용의 가족과 우혁의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 이들과 비슷한 사람은 없는지 살펴보게 된다.

유쾌한 용의 가족들 이야기..

얼른 다음 편을 보고싶다.

과연 영수와 우리의 옥분씨는 사랑에 성공을 할수 있을지...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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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조엘 디케르 지음, 윤진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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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미국이라는 나라는 참으로 이상하다.

겉으로 보기엔 자유를 사랑하고 성적으로도 자유롭고 모든 문화나 예술에 터부가 없는...그야말로 자유로운 나라같은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생각과 달리 보수적인 면모를 보이는 부분이 많다는걸 알수 있다.

물론 어느나라 어느민족도 겉으로 보이는 단편적인 모습이 다 인 나라는 없겠지만 미국이란 나라는 생각보다 종교적인 금욕주의가 깊이 뿌리내려저있고 가족 중심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겉모습과의 갭이 생각보다 커서 가끔씩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그런데 이렇게 미국인들의 의외의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이 책` HQ 해리쿼버트 사건의 진실`은 미국인이 아닌 프랑스인의 시선으로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더 흥미롭다.

대체로 그 속에 속한 사람들보다 밖에서 바라본 사람들의 시선과 관찰이 날카로운 법이기도 하지만 하필이면 왜 미국이라는 나라를 소재로 썼을까?의문이 든다.

겉으로 보기보다 훨씬더 금욕적이고 종교적인 그들의 이중적인 모습이 이런 범죄스릴러 장르에 어울려서일까?

요 근래 프랑스 스릴러 소설을 몇권 읽었는데...다른 문학 장르와 달리 범죄소설,심리스릴러는 프랑스가 상당히 강점을 보는 부분인것 같다.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서서히 진실을 향해 나가는 모습을 긴박감있고 스피디하게 그려내는 솜씨가 탁월한데...이 책 역시 그러하다.특히 별다른 기대없이 읽어서 더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상당히 흥미롭고 나로하여금 끝까지 긴장감을 갖게 만들었다.

 

단 한권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집필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마커스 골드먼

그 성과에 꿀처럼 빠져들어 정신없던 차에 그가 한 계약의 시한이 다가오고 새로운 책을 써야만 할 시점에 이르러 그는 더 이상 글을 쓸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만 인정하기 힘들다.

이런 저런 노력을 해도 글을 쓸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이 위기에 봉착했음을 마침내 인정하게 되면서 자신의 스승이자 미국이 사랑하는 대작가인 해리 쿼버트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그리고 그가 살고 있는 곳인 오로라의 구즈코브해변으로 가게 되지만 별다른 성과도 없이 스승의 옛연인의 이야기를 듣게 되지만 그녀가 그가 살던 집 정원근처에서 백골이 된 상태로 발견되면서 그의 친구이자 스승인 해리는 살인죄로 기소되고 온 미국이 이 사건으로 들썩이게 된다.

그의 스승인 해리가 사랑했던 여인 놀라 켈리건이 해리와 사랑에 빠질 당시의 나이가 놀랍게도 15세였다는것이 밝혀지면서 이 사건은 온갖 추문으로 덮혀서 미국을 강타하고 그를 사랑했던 전 미국인들이 그를 어린아이에게 몹쓸짓을 한 추행범이자 소아성애자로 바라보며 한순간에 죄의 유무와 상관없이 단죄되고 있는 상황

모든 정황이 해리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여론조차 그를 내치고 있는데도 마커스는 그가 오랫동안 알아왔던 해리의 인간성을 믿고 있기에 그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직접 사건을 조사하러 가는데...

 

작은 마을에 아름답지만 가족에게서 학대받고 보호받지못하는 소녀가 있고 그 소녀의 순진성을 이용하려 달려드는 나이든 남자들

그리고 그녀가 학대받고 있음을 알면서도 모른척 외면했던 이웃들...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가 아닌가? 

모두가 공범인 이 사건은 처음의 단순해 보이는 모습과 달리 파헤칠수록 진흙탕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도대체 그녀를 죽이고서도 사랑의 글을 남긴 그 범인의 존재가 누구인지 궁금증을 더해간다.

오랫동안 알아왔고 그사람에 대해서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건 의외로 적다는걸 여실히 보여주기도 하지만 사람이란 의외로 작은 유혹에도 금방 흔들리기도 하고 신념을 버리기도 한다는걸 평화롭고 순박해 보이는 오로라의 주민들의 모습에서 보여주고 있어 그 대비가 더 강렬하다.

특히 그런 일이 자신의 가족의 문제이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연관되어있다는걸 알면 대부분의 사람은 쉽게 사건의 진실로 부터 모른척 외면하거나 심지어는 은폐하는데 동조하기도 한다는걸 보여줌으로써 사람은 도시에서 살든 작은 마을에서 살든 인간본성에는 그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다.

또한 출판사에서 책을 내는 것이 단순히 문화사업이나 좋은 책을 내고자 하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비지니스적 관점에서 사활을 건 사업이라는 점도...대필작가인 유령작가의 존재유무도 흥미를 자극하게 한다.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자하는 마커스와 그 사건을 이용해 사업적 이득을 취하려는 출판사,그리고 사실관계를 떠나 추문으로 특종을 잡으려는 기자들과 미디어들 여기에 해리를 변호하는데 있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는 변호사의 모습은 그야말로 하나의 살덩이를 두고 사활을 다해 덤벼드는 승냥이떼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겉으로는 걱정하는 척 점잖은 척 하지만 속으로는 추문에 열광하고 그 추문이 충격적이면 충격적일수록 더 흥분하며 자신이 믿고자 하는 모습만 믿으려 드는 대중들의 천박함을 보여주고 있다.

나이는 어리지만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을 했던 놀라와 그녀의 사랑이 각자의 편의와 이득에 의해 얼마나 더럽혀지고 추접하게 변질되어 가는지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끝까지 책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 내고 책을 놓는 순간까지도 범인에 대한 윤곽을 드러내지않으며 책속에서 마커스의 멘토였던 해리가 글을 쓰는 방법을 마커스에게 이야기한대로 마지막까지 반전을 숨기고 있는 이 책...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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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맨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6
오리하라 이치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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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다른 나라와 달리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가 대표적이라 할수 있고 어느새 도시뿐 아니라 지방의 작은 소도시에도 아파트가 곳곳에 들어서서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지만 한번씩 문득 그 아파트를 올려다볼때면 같은 모양,같은 방구조의 집들이 칸칸히 올려져있고 그 곳곳에 사람들이 모두 같은 모습 같은 위치에 누웠다거나 잠들어있다는 상상을 할때면 그 기괴함과 그로데스크함에 오싹하게 느껴질때가 있다.

내 머리위에 윗집 사람들이 같은 모습으로 누워 있다니...마치 관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제 이렇게 대표화된 아파트가 어느새 노후화가 진행된 곳도 있고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허물어뜨리고 새롭게 개발되기도 하지만 그런 여건이 안되어 노후화되고 낙후된채 마치 도시의 슬럼지역처럼 버려진곳도 적지않다는것도 안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한때 마구잡이로 지어졌던 그 아파트가 앞으로는 우리의 발목을 잡고 도시의 슬럼화를 앞당기는 장소가 되리라는건 불보듯 뻔 한 이치

이제 오리하라 이치는 그런곳이 될게 뻔한 `그랜드 맨션`에서 살아가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때 기가 막힌 그만의 트릭으로 추리소설 매니아들을 매료시켰던 오리하라 이치

한동안 그의 작품이 보이지않아 어느덧 조금은 잊혀진듯한 작가가 되나 싶더니 새롭고도 강렬한 표지와 함께 등장해서 기대감을 높혀준다.

일단 그의 신작이 간만에 나왔다는것에 반갑고 여전히 날카로운 그만의 트릭으로 이제껏 그가 그려왔던 추리소설과 달리 현대사회의 문제를 날카롭게 풍자하고 파헤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건점함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그의 작품과 달리 이 작품 `그랜드 맨선`은 일단 단편의 형식을 띄고 있는데 내용 내용이 뚝뚝 떨어지는 각각의 단편이 아니라 그랜드 맨션이라는 제한된 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작의 형식으로 되어 있어 각각의 이야기를 하는듯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연결된 형태를 띄고있다.

 

오래되고 낙후된 그랜드 맨션의 1관

2관의 판매가 시작되고 있는 시점이지만 분양인 2관과 달리 1관은 임대의 형태인데다 도시에 있다는 편리성에다 임대비용이 저렴하다는 특성때문에 들어오면 좀체 나가지 않아 대부분의 주민이 노인인 경우가 많다.

이런 그랜드맨션에 요즘 자잘한 사건사고가 연속으로 일어나고 있다.

아파트의 특성상 위아래 층간소음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다 노인들이 홀로 거주하는곳도 많아 고독사의 문제도 있고 오랫동안 죽어있어도 발견이 늦어 냄새로 인해 그 사체를 찾는경우도 생긴다는 것때문에 공무원으로 퇴임을 한 다카다 에이지는 나름의 사명감을 가지고 민생위원이 되어 활약을 하지만 남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을 하는데다 그에게도 오래전부터 사모해오던 여자가 있어 음흠하고 집요한 그는 그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무언가를 하게 된다.

또한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1관의 특성을 이용해서 누군가가 그들에게 전화로 접근... 그들의 가족이거나 오래된 연인인척하고 요즘 말로 하면 보이스 피싱같은 사기사건이 발생하지만 그 범인은 그들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이웃 중 하나로 좁혀지는데

과연 누가 노인을 상대로 사기를 쳤을까?

 

그랜드맨션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은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 총체적 상황과도 같다.

자식이 있어도 혼자 남겨진채 돌봄도 없는 노인들의 고독사문제부터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몰라 그 이웃이 살인범이거나 훙악범일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간다는것에 대한 공포를 다룬 `소리의 정체`같은 내용은 누구라도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자 되짚어 보면 섬뜩할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익명성이 보장된듯 하지만 악의를 가지고 접근을 하면 의외로 누구라도 우편함같은걸 이용해서 손쉽게 다른 사람의 정보를 획득해서 피해자가 될수도 있다는 걸 `시간의 목소리`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는데...특히 홀로 살면서 순간적으로 판단하는것이 흐려진 노인을 상대로 사기사건을 일으키고 그들의 노후자금을 빼앗는 악당과도 같은 사람들 이야기는 요즘 뉴스에서도 흔히 접하는 뉴스이기에 이야기가 더 현실감있게 와닿는것 같다.

이렇게 작은 4층의 맨션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보면서 우리의 모습을 되짚어 보게 하는 오리하라 이치는 예전의 그의 대표작들인 ~도착 시리즈나 ~자 시리즈와 같은 날카롭고 예리한 맛은 좀 떨어지는 듯 하지만 그에 반해 예전보다 더 대중적인 친근함을 보여주고 있다.

좀 더 쉬운 소재와 이야기구조의 단순성은 그도 역시 나이를 먹은 탓일까?

예전의 그의 작품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아쉬움을 느낄듯 하고 처음 그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부담스럽지않고 그만의 트릭에 빠져볼수도 있을듯...

개인적으론 교실시리즈보다는 이 책이 더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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