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일격 밀리언셀러 클럽 136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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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마가 구속된 일이 있다.

수많은  희생자를 낸 그 살인마는 자신만의 기준으로 희생자를 골라내고 그 희생자의 빈틈을 노려 습격해서 목숨을 빼앗았는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여죄가 밝혀져 매일매일이 충격이었다.

그때 그 사건과 유사한 살인사건이 대부분 그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자백에 의해 밝혀졌는데 유난이 그 자신이 한 범죄가 아니라고 부정한 사건이 있었지만 그 사실은 묻힌채 그저 그의 범죄의 잔인함만 드러내고 유야무야해 그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는지 아닌지 지금은 잘 기억에 나지 않는다.

어떤 특정한 표식을 드러내는 연쇄살인이 일어나는 가운데 한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살인은 이제껏 일어난 연쇄살인과 흡사한듯하지만 약간 어긋나있는 살인사건이 일어난다면...그리고 그 표식은 일반인들에겐 공개되지않은 표식이라고 하다면...과연 수사현장에선 이 살인사건을 연쇄살인과 동일범에 의한 살인으로 보고 묶어서 수사를 할지 아님 약간의 어긋남을 기준으로 단독수사를 하게 될지 궁금하다.

 부족한 인원과 연쇄살인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아마도 연쇄살인의 연속으로 볼 확률이 높지않을까?

전 경관이자 슬픔을 안고 있는 알콜릭 형사탐정 매튜 스커더시리즈 `어둠속의 일격`은 이런 상황에서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이야기이다.

 

우연한 기회에 잡힌 한 남자가 9년전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얼음송곳살인마임이 밝혀지고 미궁속에 빠졌던 살인사건을 해결했다는 뉴스가 전해지는 가운데 유독 한 사건만은 자신이 한 범죄가 아니라고 부인하는 피넬

하지만 경찰과 사람들은 그가 저지른 범죄가 해결된것에만 촛점을 맞추고 그가 부인한 바바라 살인사건에는 관심이 없는데 그녀의 아버지가 그 사건을 밝히고자 노력하다 매튜를 소개받고 그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9년전이라는 시간의 제약에다 사건 당시 얼음송곳이 쓰여지고 살해방법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당시의 연쇄살인과 동일한 범인에 의한 범죄로 간주하는 실수로 인해 초등수사가 미비해서 매튜는 애를 먹고 당연하게도 당시 바바라의 남편을 수사하지만 그에게는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한데다 뚜렷한 용의자가 나오지않는다.

여기저기 그 당시의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매튜는 안개속을 걷는듯 한데 그의 수사에 누군가 겁을 먹고 그의 수사를 방해하는 사람이 나타나는데...


별다른 과학기술이나 장비가 없이 그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의문점을 찾아내고 모순을 따라가다 마침내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매튜

매튜스커더 시리즈의 매력은 이런 우직함과 가장 기본적인 일을 가장 충실하게 해내는 매튜의 의외의 성실함이 아닐지...

9년전 벌어진 사건을 추적하면서 그가 만난 인간군상은 참으로 다양하다.

남이 볼땐 완벽한듯 보이는 부부가 서로에게 비밀을 가지고 있을뿐 아니라 전혀 알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그 비밀을 의외의 사람이 알고 있기도하고 늘 남의 사생활을 엿보고 훔쳐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누군가는 늘 남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  은밀한사람들 속에서 과연 누가 그녀에게 얼음송곳을 휘두르는 잔인함을 보였을까?

매튜는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 사람들에게서 오래된 그 사건의 진실을 어떻게 밝혀낼수 있을까?

그의 올곳은 걸음을 따라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이 느리지만 어떤 트릭이나 마법같은 힘이 아닌 오로지 두 발로만 이뤄지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늘 살인의 의외의 결말을 가져오기도 할뿐 아니라 세상에 비밀은 없다라는 진리를 새삼 깨닫는다.

읽어보면 이 제목과 범인의 연관성이 참으로 어울리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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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시력 매드 픽션 클럽
카린 포숨 지음, 박현주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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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스릴러장르 소설에는 흔히 두가지 방법이 쓰인다

범죄의 현장을 보여주고 범인이 남긴 흔적을 쫏아 하나하나 단서를 따라가다 드뎌 짠 하고 범인의 모습을 드러내는 방식

주로 여기에선 아주 의외의 인물이 범인이라는 반전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다른 방식은 범인의 얼굴을 미리 보여주고 그 범인이 저지르는 범죄의 현장을 보여주면서 형사나 탐정이 어떤 단계를 거쳐 범인을 찾아내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인데 점차 포위망을 좁혀가는 아슬아슬함이 잘 살아나야 멋진 작품

이렇게 크게 두가지의 방식을 주로 사용하지만 때때로 이 외의 방식을 이용한 범죄스릴러가 있는데 바로 이 책 `야간 시력`과 같은 방식이다.

범인을 보여주고 그 범인의 죄를 추적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범인의 관점 즉 범인이 1인칭이 되어 책을 읽는 독자 역시 범죄자의 시선에서 모든 사건과 사물을 바라보게 하는것인데...대표적으로 기억나는것은 리플리 시리즈이다.

이 책의 저자 카린 포숨은 처음 접해보지만 그녀의 고향인 노르웨이를 비롯하여 북유럽에선 널리 사랑을 받는 작가이자 그녀의 많은 작품이 드라마나 영화화 되고 있는...`북유럽 스릴러의 여왕`이라 불리우는 작가라고 한다


 


마흔이 넘도록 늘 혼자서 생활하고 말을 트고 지내는 친구도 없는 릭토르의 직업은 병약한 노인들을 돌보는 요양원의 간호사

그는 자신이 어두운곳에서도 모든것을 볼수 있는 특수한 능력이 있다는 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있으며 그저 유일한 취미라고는 공원에서 혼자 앉아 사람들의 모습을 말없이 관찰하는것과 힘없고 말도 못하는 노인들을 조금 괴롭히는 것뿐

어느날 그는 스키를 타다 얼음이 얇아진 호수에서 물에 빠지는 스키어를 보지만 그저 그가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바라만 볼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않은채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아무런 죄의식을 갖지 않는 자신을 발견한다.

또한 그가 있는 공원에 늘 술에 취한 채 돌아다니는 남자를 지켜보다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게 되지만 그는 자신의 도움을 배신하게되고 릭토르는 이에 격분하게 되는데...


릭토르는 살인자에다 남의 괴로움에 둔감한 남자이고 심지어는 사이코 패쓰임이 분명하지만...

그가 저지르는 악행이란걸 보면 참으로 소심하고 은밀할 정도로 읍습함을 보여주기에 잔인하다는 생각은 들지않는다.

마치 겁많은 생쥐같은 그를 보면서 그가 저지르는 살인에도 불구하고 왠지 안스러운 마음이 들 정도로 그의 생활은 외롭기 그지없을 뿐 아니라 평생을 연애도 못해봤을 정도로 외모에 대한 자신감도 바닥인 상태의 남자다.

그래서 내용 중간중간 그가 독백처럼 하는 말이 와닿는다.

그에게 여자가 있었다면...

아마 릭토르 자신이 의식한 것처럼 한명의 여자라도 있어 사랑을 나누고 사랑을 했더라면 고독하고 외로움에 지쳐 약간의 배신에도 격분하고 자신을 무너뜨리는 일은 없지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적극적인 살인자의 유형이 아닌데다 자신이 저지른 행위가 아닌 일로 재판에 회부되었을때 그의 곁에 아무도 없는 모습을 보면 그의 내면이 서서히 변형된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외롭고 고독한 인간 릭토르의 자아가 병적으로 왜곡되어 마침내 살인에 까지 이르는 모습이 조용하고 잔잔하게 펼쳐지지만 그의 병적인 모습조차 외로움에 잠식당하는 현대인의 모습과 겹쳐보여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 누군가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보내지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끝까지 보게한다.

극적인 내용이나 전개가 없음에도 상당한 몰입감을 가지게 하고 구태의연하지않은 마무리까지...매력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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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양이 1 - 팥알이와 콩알이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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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워낙 다양한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고 있고 애완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에 있어 남녀노소가 없으며 거의 자신의 반려동물로 취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물론 일부 무책임한 사람들로 인해 거리에 버려지는 동물도 있고 그 동물로 인해 야기되는 여러가지 불편사항들로 인한 민원도 있으며 학대하는 사람 역시 있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애완동물을 우리 인간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인식이야말로 선진국으로 가는 지표가 아닐까 생각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좀 부족하다는게 사실이다.

특히 유기견이나 길고양이들의 문제는 그 동네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고 경기가 어렵거나 불황일 경우 버려지는 동물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할때마다 안타까움이 생기고 책임감 없는 사람들의 형태에 분노하고한다.

근래 많은 책들이 그들이 키우거나 거리에서 볼수 있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나 사진집 혹은 웹툰이란 형태로 출간되고 있는 점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즐겨읽는 웹툰에서 그려지는 애완동물의 모습과 행동들은 알게 모르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에 이 책`콩고양이`처럼  자연스럽게 사랑스런 모습으로 그려지는 웹툰의 출간을 환영하는 바이다.


고양이를 엄청 좋아하는 30대의 직딩이라고 소개하는 고양이 주인이 친구로부터 고양이 2마리를 얻어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두 녀석의 성별은 암놈인 얼룩고양이 팥알이와 수놈이자 회색빛고양이로 추정되는 콩알이

겉모습만큼 성격이나 행동양상이 극명하게 차이를 보이는 두 녀석에겐 일명 내복씨라 부르는 아주 이상한 할아버지와 자신들을 싫어해서 틈만나면 버릴려고 하는 뽀글머리의 마담 복슬이 있다.





이 두녀석이 좋아하는 음식은 참치회....

어느날 이상한 가발을 착용하는 할아버지인 내복씨에게서 처음 맛을 본 참치회의 맛에 반해버려 곧 잘 참치회를 요구하는 애교질을 하지만 눈치없는 고양이 주인님은 그 속사정을 모르고 그저 할일없이 낮잠을 자거나 빈둥거리면서 시간을 보내면서도 두 녀석을 이뻐라하는 할아버지만 가끔씩 참치회를 주시곤 하면서 서로 애착관계를 형성한다.

아무거나 잘먹고 늘 팥알이 뒤만 쫏아다니는 착한 콩알이 녀석과 좀 까칠한듯 보이면서도 겁은 많은 팥알이의 마당 대 탐험기나 사냥 본능을 쫏아 새들을 잡겠다고 높은 나무위에 올라가서는 내려오질 못해 벌벌떠는 모습은 고양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한번쯤은 겪어봤을 에피소드라 현실감있게 느껴져 슬쩍 웃음이 나오는 장면이었다.

눈앞에 그 모습이 그려질듯 할 정도로...

특히 할아버지의 가발에 집착하는 모습과 그 가발을 놀잇감으로 알고 마구 장난질을 하는 모습은 너무 사랑스럽고도 귀엽다

이 모든 내용들은 곁에서 수년간 고양이를 지켜보지않으면 그려낼수 없는 모습이기에 작가의 이력이 새삼 궁금해진다.


고양이의 행동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의 성질을 잘 알면서 모두에게 어필할수 있는 단순한 그림과 짧은 내용은 굳이 일본어를 몰라도 내용을 알수 있게 되어있는데 아마 그런점이 이 책의 장점이자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요인이리라.

또한 두 녀석을 그저 단순히 사랑스럽게만 그려놓지않고 두 녀석들이 이런저런 사고를 치는 모습이랑 다른 가족과의 관계맺기를 자연스럽게 그려놓아서 오히려 더 친근감있게 느껴진다.

이런 책들이 많이 나오면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친근감있게 되지않을까 생각하면 앞으로도 더 다양한 애완동물들의 이야기가 나오지않을까생각한다.

점점 더 혼자서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이 늘고 있기에 그들의 외로움을 함께 할 동물들의 자리는 커질것 같고 그 종류도 다양해지리라 생각하면 다음엔 또 어떤 동물의 이야기가 나올지 문득 궁금해진다.

기상천외하고 생각도 못할 동물의 애완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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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파크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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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달콤하고 여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지순한 사랑이야기로 관심을 끌다 요즘에는 좀 더 영역을 확장하여 서스펜스와 스릴러를 가미한 이야기로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기욤뮈소

그는 요 근래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중 한 사람이다.

어렵지않은 문체와 스피디한 전개, 뛰어난 가독성을 겸비한 그의 작품은 확실히 요즘 사람들에게 어필한 만한 작품이 대부분이다.

어느샌가 사랑에 대해 시니컬하고 초스피디식 사랑법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영원한 사랑과 운명적 사랑을 이야기하는 그의 소설은 사람들 마음속 깊은곳에 숨겨져있는 욕망을 자극하고 있고 그래서 늘 그의 작품은 많은 사람들 중 특히 여자들에게 더 어필하고 있는것 같다.늘 사랑에 목마른건 항상 남자보다 여자쪽이니까...

이번 작품 `센트럴 파크`역시 소재부터 눈길을 끌면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친구들과 술자릴 한후 정신차려보니 낯선 남자와 수갑을 찬 채 수만리 떨어진 센트럴 파크에서 깨어난 알리스는 파리경찰청 강력계 팀장...걱정스러운것은 그녀가 지니고 있는 권총은 경찰신분의 그녀가 늘 가지고 있던 권총이 아닌데다 불길하게도 한 발이 비어있는 상태이고 옷에는 혈흔까지 묻어있지만 그녀 알리스는 두렵게도 아무런 기억이 나질않는다.

그리고 그녀와 같이 수갑을 찬 그 남자 가브리엘은 재즈 피아니스트이고 그 역시 더블린에서의 기억이 마지막

이제 수수께기를 풀기위해 두 사람은 자신들의 몸에 지니고 있던 몇가지의 단서를 근거로 기억을 더듬어 가지만 그 흔적에서 불길하게도 3년전 그녀에게 사랑하는 남편과 아기를 잃게 만든 연쇄살인범의 존재가 드러나고 그 사실에 경악하게 되는 알리스

게다가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재즈피아니스트라 소개한 가브리엘의 거짓말이 드러나는데...


매력적인 두 남녀가 수갑에 묶인 채 낯선곳에서 눈을 뜨면서 시작하는 이 책의 시작은 확실히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왜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이 같이 묶여있는지?

그들이 묶일수 밖에 없는 이유와 그 퍼즐을 풀어가는 과정을 얼마나 흥미롭고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지가 흥행의 관건으로 본다면 확실히 기욤뮈소는 영리한 작가임에 틀림없다.

단순히 어떤 범죄가 연루되어있다는걸로는 좀 모자란 부분을 오래전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녀 알리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준 연쇄살인마의 등장으로 인해 훨씬 더 극적 긴장감을 높혀주고 단순히 그녀곁에서 깨어난 예술가였던 가브리엘의 정체를 수수께끼처럼 만들어 아무도 믿을수 없고 심지어 자신의 기억조차 믿을수 없는 알리스를 벼랑끝까지 몰고 가면서 마지막 반전을 준비하는 치밀함을 보여준다.

가독성도 좋고 깊은 성찰을 통한 깊이감 같은건 없지만 어줍잖게 이런저런 장르를 섞어 잡탕찌개같은 맛이 아닌...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자신있게 하는 사랑이야기를 그만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확실히 재미는 보장하는 만큼 아무런 생각없이 즐길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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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집
마크 해던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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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가장 큰 화두는 힐링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론 가족간의 이야기나 화해를 다루는 가슴 따뜻하지만 현실적으론 현실성도 떨어지고 그저 읽는 사람의 마음만 들쑤시는듯한 글은 그다지 선호하지않기에 대놓고 나 힐링소설이네 하는 책은 거리를 두게 된다.

어쩌면 세계적으로 장기불황의 여파로 인해 이런 소설이 각광받는지도 모르겠지만....대안도 아니고 잠시 잠깐의 위안만 되는 이런 소설은 솔직히 이제 그만! 하는 심정이다.

그래서 이 책 마크 해던의 `빨간집`에 대해선 그다지 기대를 걸지 않고 읽었고 막연히 가족간의 화해나 이해를 담는 그렇고 그런 유행을 따른 소설일거라는 나의 가정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다고 할수 있다.

그의 작품은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라는 책만 읽어봤을뿐...그다지 많이 알고 있는 작가는 아니었는데 다양한 나라에 번역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작가인것 같다

 

 

 

오랫동안 누워계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연락은 커녕 서로 대화조차 않는... 남보다 못한 가족으로 지낸지 오래인 남매 리처드와 안젤라는 리처드의 제안으로 웨일스 국경에 있는 외딴집에서의 휴가를 결정한다.

여행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양쪽 집안의 사람들은 첫날부터 삐걱거리기 일쑤고 아무런 문명의 혜택도 받을수 없는 외딴 집에서의 생활은 불편하기 그지없을뿐 아니라 주변이웃조차 없는 지경이기에 모든 불만은 오롯이 서로의 가족에게로 향하게 된다.

무능한 가장이면서 아내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는 도미니크,겉으론 잘나가는 방사선과의사지만 환자와의 의료분쟁으로 모든걸 잃게 될 위기에 처한 리처드,하나뿐인 딸아이와 종교문제로 인해 갈등중인 안젤라...그리고 그들의 아이들 역시 사소하거나 적지않은 문제를 안고 있는데...

 

어느집이든 들여다보면 각자의 문제를 안고 있다는건 알고는 있지만 외관상 보이는 모습에 현혹되어 늘 자신이 가지지 못한것에 대한 불만을 가지게 되고 대부분 그 불만의 대상은 가족에게로 향한다.

그래서 가족은 가장 가까우면서도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밖에 없는 존재이자 마치 나에게 지어진 짐과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책속에 나오는 두 커플인 남매는 외관상으로 보이는 모습은 서로 상반되기에 서로를 원망하거나 혹은 이해할수 없는 부분이 많고 그 결과가  단절로 이어져 왔다.

동생인 리처드는 잘나가는 의사에다 부유하고 재혼한 아내는 미인이기까지해서 마치 모든걸 다 가진듯 자신만만하게 보이기에 엄마에게 시간을 내주지않고 돈만 보낸 그의 쌀쌀함이 누이에겐 몰인정스럽게만 보이고  그의 누이인 안젤라 자신은 몇년째 제대로 된 직장이 없던 남편의 무능력에다 갑작스런 종교에의 헌신으로 모든 가족과 담을 쌓은듯 보이는 딸아이의 문제로 고민중이기에 그녀 안젤라가 리처드에게 가지는 질시와 질투의 감정은 엄마의 간병 문제로 인해 드러나게 되는 계기가 되지만 오랫세월 서로에게 대화다운 대화를 하지않았던 그들은 더이상은 물러설 곳없는 외딴집에서 마침내 서로에게 서로의 문제를 얘기하고 자신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고 대화를 하게 되는 물꼬를 트게 되면서 화해를 할 첫단추를 끼우게 된다.

또한 그들의 자녀들 역시 자신의 잘못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거나 혹은 성 적 정체성에 직면하면서 마침내 스스로를 인정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돌연한 화해무드를 조성하거나 억지스럽게 과거와의 조우를 곁들이는 억지스러움이 없는 결말은 힐링소설이나 가족소설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주고 있다.

며칠간의 휴가로 오랜세월 등한시햇던 가족간의 문제나 자신의 문제에 대해 불연듯 해빙무드를 발동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지않은 자연스러움이 이 책의 장기가 아닐지..

결국 이 일주일간의 휴가에서 조성된 화해무드는 오래가지않고 각자의 생활터전으로 돌아감과 동시에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열어둔것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 사는 부분이 아닐지...현실은 녹록치않기에 오히려 이런 결말이 훨씬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왠지 진짜 가족간의 이야기인것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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