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의 저주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8
미쓰다 신조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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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년부터 부쩍 미쓰다 신조의 책이 다양한 출판사를 통해 나오고 있는데 각 출판사마다 그의 작품의 성향을 달리해서 나오고 있어 더욱 반갑다.

일단 그를 알리는데 가장 많은 공을 한 도조겐야시리즈에서는 민속학과 그 마을에 대대로 내려오는 기담과 같은 것들과 살인사건이 겹쳐지는 으스스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모티브로 그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인 도조겐야의 사건 해결과정을 그린것이라면 이른바 작가 시리즈라 불리우는 시리즈는 자신의 이름인 미쓰다 신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작가이자 미스터리하고 무서운 살인사건을 해결하는데 사건배경이 주로 살인사건이 난 집이나 으스스한 소문이 깃든 집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사건을 해결하게 되는 현대의 이야기라면 이번에 레드박스에서 나오는 사상학 탐정은 이제껏 그가 해오던 대로 괴상하고 기이한 사건 즉 사건자체가 사람의 힘이 아닌 그 무언가의 힘에 의해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결하는 탐정을 내세웠는데 도조겐야와 달리 이 책의 주인공은 사건을 해결하는 명석한 머리와 더불어 사상 즉 죽음이 예견된 사람을 볼수 있는 또 다른 특출한 재능을 가지고 있기에 괴담이나 기이한 전설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인간의 욕망을 추구하고자 하던 살인자를 찾아내는 도조겐야와 달리 그야말로 산 자를 위협하는 사람 그 이외의 악령들과도 직면하게 되기에 조금은 기존의 작품과 다른 느낌이자 그의 또다른 시리즈라고 할수 있다.


 

할머니로부터 이어져온 남다른 재능에다 그 자신만의 특출함을 가지고 있어 어릴적부터 사람들로부터 배척당하고 괴롭힘을 당해오던 슌이치로는 자신만의 재능을 살려 도쿄에다 탐정사무소를 열게 된다.

문을 열자마자 그에게 찾아온 첫의뢰인을 보자마자 그녀에게 돌아갈것을 요구하는 슌이치로

그녀에게서는 그가 익히 알아오던 죽음의 그림자가 보이지않았기에 그녀가 말하는 여러가지 불길한 징조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여지도 없이 사건의뢰를 거절했지만 그녀가 다시 찾아왔을땐 슌이치로는 놀라지않을수 없었다.

그녀의 온몸에서 기어져 나오는 죽음의 벌레들은 그녀를 덮고 있을뿐 아니라 할머니를 도와 많은 사람의 죽음의 그림자를 봐오던 그로서도 처음보는 형체의 불길한 죽음의 벌레들은 그에게 그 사건을 맡는것과 더불어 당장 그녀가 묶고 있는 저택으로 향하게 하는데 그가 도착하자마자 저택에는 연이은 죽음이 기다릴뿐 아니라 저택 사람 모두에게서 그 벌레가 보이는 기괴한 모습에 소름이 끼치는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은밀한 두려움이나 공포를 잘 끄집어 내는 신조가 이번엔 새로운 유형의 탐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도조겐야시리즈보다는 좀 가볍고 작가시리즈의 미쓰다 신조보다는 좀 더 능력을 갖춘...슌이치로라는 남의 죽음의 그림자를 보는 이른바 사상학 탐정

남과 다른것을 볼줄 알고 죽음의 그림자를 볼수 있다는 어머어마한 특혜를 준 대신에 그에겐 다른 핸디캡을 안겨줘서 좀 더 아기자기한 맛을 살리고 있는데 그게 바로 다른 사람과 대화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고 남과 잘 사귀기 어려운 히키코모리같은 성향을 지녔다는것이다.그래서 사건의뢰를 하러 온 사람이나 그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필수인 다른 사람들과 사건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가는데 있어 미숙하기 그지없어 오히려 사건해결에 도움을 커녕 불만을 얻거나 대화자체를 거부하게 만드는 타입

죽음의 그림자로 묘사된 악한 기운을 가진 검은 벌레와도 같은 이물들의 힘보다는 그런 이물을 자신들의 욕망과 욕심을 위해 불러 낸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의 근본을  찾아내 집안에서 연이은 죽음이 잇따르게 된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는 슌이치로의 활약을 그리고 있는데 시리즈의 첫편이라 사건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보다 오히려 그의 성향이나 그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묘사하기 위한 설명이 많았다.

살인사건과 그 사건을 조정하는 인간 그리고 인간이외의 이물을 또다른 주인공으로 드러내고 있는 사상학탐정... 다음편엔 탐정 본인에 대한 설명보다 사건에 대해 더 몰입해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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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7
무라카미 하루키.오자와 세이지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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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세이지는 잘 모르지만...하루키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것이다.

게다가 그의 책을 한두권이라도 읽은 사람이라면 그가 음악에 상당히 조예가 깊으며 특히 재즈와 클래식에 대한 애정이 상당할 뿐 아니라 그의 일상에서도 자주 듣는 음악장르임을 알 정도로 그의 책 곳곳에 그의 음악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는 글이 많다.

그런 그와 마치 지인끼리 서로의 취미를 편안한 마음에 공유하고 이야기하듯이 쓴 대담인 이 책은 하루키의 기획아래 1년에 걸친 인터뷰의 결과라고 볼수 있다.

이 대담의 또다른 주인공인 오자와 세이지는 1935년생으로 7살에 피아노를 배우고 1959년 프랑스로 건너가 그 해 국제청년지휘자 콩쿠르에서 1위 입상을 했으며 유명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및 음악감독으로서 이름을 떨친 마에스트로이다.

하루키 스스로는 음악을 그저 취미로 듣기때문에 전문적이지도 않고 지식이 별로 없다는 겸손을 떨지만 그들의 대화를 보면 그저 겸손에 불과함을 알 정도로 그는 클래식에도 상당히 조예가 깊다는걸 알수 있다.

그렇지만  책의 형식이 인터뷰같은 대담인 덕분에 그들이 직접 들으면서 이 부분 여기...라고 하는 대목을 보면 나 역시 독자의 입장에서 그들처럼 음악을 직접 들으면서 그들의 대화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키의 글렌굴드에 대한 사랑은 그의 책을 보면 알수 있는데 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 3번은 굴드가 최고라고 격찬한 바가 있듯이 이 들의 대담은 하루키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3번으로 시작 하고 있는데 상당히 즐거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굴드는 상당히 까다로운 연주자여서 그와 협연했던 지휘자와 의견이 맞지않아 지휘자가 아닌 부지휘자가 지휘한적도 제법 될 정도라고 하는 데 그는 평소 악수도 안하고 늘 장갑을 끼고 다닐 정도로 상당히 괴짜스러운 면이 있었다는 오자와의 코멘트가 재밌다.

오케스트라 역시 각 악단마다 특색이 다른데 특히 오랜 전통의 베를린 필이나 빈 필은 뉴욕필과 같은 미국악단과 달리 지휘자가 바뀌어도 자기들 색을 고수한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의외로 다가온다.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에 따라 소리나 색이 많이 달라지는걸로 아는데 그런점에서 보면 자기들 나름의 고집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자기들 만의 색깔이 있어 그토록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는가 싶기도 하다.

그런걸 하루키는 소설가의 문체와 비교해서 설명하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지휘자라고 하면 내가 아는 사람은 몇 안되는데 특히 카라얀과 오세와의 인연은 상당히 오래되어 그가 카라얀에게서 사사를 받았을 뿐 아니라 오페라에 관심이 없었던 그에게 오페라 지휘의 길을 열어주기도 한 장본인이라고 한다.

우리같은 사람이 볼때 대단하다싶은 지휘자나 예술가들도 일반인처럼 싸우고는 그 일때문에 화가 나서 수많은 사람이 기대를 가지고 돈을 치러 들으런 온 연주를 내팽게치고 나와 버리거나 하는 아이같은 모습은 제 3자의 눈으로 보면 상당히 의외지만 재밌게 느껴진다.

이밖에도 일반인들은 잘 모를수도 있는 음악가의 성격이나 그의 개성에 따른 일화같은 소개도 흥미로웠지만 우리도 여러 사람이 모이면 흔하게 하는 뒷담화같은걸 하는 두 사람을 보면 귀엽다는 생각도 한다.


솔직히 책내용자체가 어려운건 아니지만 그 음악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들의 대담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많고 특히 곡에 대한 각자의 해석은 글자체보다 그 해석자체가 피부에 와닿지않아 아쉽게 느껴진다.

그래서 곡에 대한 그들의 의견보다는 솔직히 그들이 풀어놓는 가십이나 뒷이야기 같은 일화가 더 흥미롭게 느껴지고 멀게만 느껴지던 음악가들의 특이한 개성이나 사연같은걸 읽다보면 그들도 의견이 안맞으면 화도 내고 성질도 내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란걸 새삼 느낀다.

역시 이런책은 음악이 곁들여 출간하는게 정석이 아닐까?

여기에서 두사람이 의견을 모았던 음악들을 찾아서  꼭 한번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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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미 2015-01-13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투브에 부지런하신 분들이 여기저기 찾아둔 사이트들이 있기도 합니다. 그 분들 덕분에, 책을 읽다가 음악을 듣다가, 천천히 즐겁게 읽고 있는 중입니다. 참고로 그 분들의 사이트를 소개해드립니다.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음악소개 사이트가 나올것을 믿으며.. https://twitter.com/fvthm/status/552833067648167936
 
종이달 - 제25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작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츠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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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졸업한지 오래되어서 학생증을 볼 기회가 없었던 나에게 얼마전에 본 학생증은 좀 충격으로 다가왔다.

예전의 그런 학생증이 아닌 크레디트 카드 겸용 학생증은 그만큼 생소하면서도 나에겐 문화적 충격으로 까지 여겨졌는데..그러면서 든 생각은 학생이 무슨 능력이 있어 카드를 쓰지? 하는 생각이었다.

사회적으로 사금융이나 카드대출로 인한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가운데 누가 봐도 지불 능력이 안되는 학생들에게 버젓이 카드가 발급되고 또 학생들 역시 별다른 의식 없이 그 카드를 당연하다는 듯 사용하는걸 보면 솔직히 섬뜩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이를 먹으면서 느끼는 점은 자본주의의 비정함과 잔인함에 대한 것이다.

유전무죄 무전 유죄가 당연시 되다시피한 자본주의 세계에서 돈에 대한 어떤 교육도 제대로 받아본 적도 없고 돈의 무서움에 대한 면역성따윈 갖추지도 못한 어린 학생들에게 카드라는 플라스틱은 도깨비 방망이 같은게 아닐지.. 단지 차이라면 이 카드는 제대로 지불하지 못할경우 사회생활이 힘든 건 물론이고 자신뿐 아니라 그 주변사람들의 생활까지도 지옥으로 만들수 있다는걸 그 학생들은 알고나 있을까?

이 책 `종이달`은 돈에 자신의 인생이 먹혀버린 사람들의 이야기이다.자신도 모르는 새 자근자근...더 무서운건 이 사람들에겐 탈출구도 없을뿐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새 자신의 자식들에게까지 전염시켜버린다는 점이다.

자신의 공허함과 외로움 그리고 두려움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새 돈에 잡혀버린 여자의 이야기는 실화이기때문에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것 같다.


 


몇년만에 열리는 동창회 소식을 전하는 친구의 음성에는 동창인 리카의 거액횡령사건 스캔들에 대해 말할수 있다는것에 대한 음습한 기대감과 은근한 기쁨이 배여있음을 느끼는 유코는 자신이 기억하는 한 청초하면서도 의로운 아이라고 생각했던 리카의 고객돈 횡령사건이 믿기질않는다.

그녀 리카를 기억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그녀가 고객의 돈을 횡령하고 달아난 사건이 의외일뿐 아니라 평소 자신들이 기억하는 그녀의 성격과 맞지않다고 느껴져 그녀가 왜 그런 선택을 한 건지 궁금하다.

남들보기엔 부잣집딸로 태어나 평탄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모범적인 생활을 하다 평범한 남편과 결혼생활을 하는..그저 아무런 근심걱정이 없는 평범하기 그지없어보이는 주부였던 그녀는 주간지의 말마따나 연인을 위해 그 돈이 필요했던것인지? 아니면 남들처럼 명품과 온갖 사치스런 물건을 사기 위해 그 돈이 필요했던건지 모두가 긍금해하는 가운데 의외의 장소에 나타나는데...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함을 느꼈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평범한 일상을 사는것처럼 보이던 리카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그녀의 발자취를 더듬어가며 그런 일을 저지르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모든 중독을 가진 사람들 깊은속에는 외로움과 허무함으로 인한 일종의 반발로 쇼핑중독이든 알콜중독이든 중독에 걸리는것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이 이론은 그녀 리카의 삶을 들여다보면 어느정도 공감이 간다.

부유하진않지만 어렵지도 않은 살림이라 그녀가 굳이 일을 안해도 뭐라 할 사람도 없고 어려운 친정이 있어 돈을 벌어 도와줘야할 의무도 없는 그저 평온하기만 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녀지만 들여다보면 오랜세월 그녀의 곁에 있지만 그녀를 안아주지도 외로움을 덜어줄 노력조차 않는 남같은 남편과 그런 남편이 가지고 있는 그녀에 대한 경제력에 대한 우월감을 보면 부부가 아닌 남과 같이 생활하는것 같은 공허함이 느껴지고 그녀의 외로움이 손에 잡힐듯 하다.

그래서 리카가 자신보다 12살이나 어린 대학생 고타에게 빠져들어가 그와의 나이차를 극복하고자 미친듯이 쇼핑하고 옷을 사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 역시 그 쇼핑에서 원한건 단순한 불륜의 스릴이나 즐거움이 아닌 자신도 누군가에겐 필요한 사람이라는 위안과 안도가 아닐지?

쇼핑을 하고 쓰는 돈의 단위가 커질수록 리카가 위태로움을 느끼면서도 스스로는 멈출수 없는 심정을 잘 표현하고 있는데 그녀가 마침내는 누군가가 자신을 멈춰주길 바라는 심정이 왠지 이해가 될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즉 리카와 어떤식으로든 과거에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 모두가 직간접으로 돈에 어떤 문제가 있음을 알수 있는데..이런 사람들은 굳이 이 책을 읽지않아도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몰입감이 상당하고 읽을수록 내용이 점점 무거워지고 마침내는 그녀 리카가 경찰에게 `나를 데려가줘요`라고 하는 부분에선 나조차 안도감이 들 정도다.

돈에 중독되고 마침내 그 돈에 의해 침몰해가는 과정이 잔인할 정도로 현실적이어서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할 뿐 아니라 리카의 외로움과 공허함이 손에 잡힐 것 같이 느껴졌다.그녀가 돈으로도 사고 싶어했던 건 과연 무엇일지? 과연 잠시라도 그것을 손에 넣기는 했는지 ..안타깝게 느껴진다.

소비가 미덕이고 자신이 갚을수 있는것보다 더 많은걸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사회...어느새 필요해서 사는게 아니라 그저 가지고 싶어서 혹은 마음속의 채워지지않는 공허함을 물건으로 채울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현재의 모습인것 같아 우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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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엄지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0
미치오 슈스케 지음, 유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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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상당히 묘한 이 책은 일단 까마귀의 엄지가 뭘 상징하는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조류에게 엄지 따위 있을리 없고 고로 뭔가를 상징하는 의미로 쓰인것 같은데 책을 읽다보면 이 엄지라는게 상당히 의미심장하고 책 전체의 내용을 응축시킨 단어라고 할수있다.

여기서 까마귀가 의미하는것 역시 일반적인 그 까마귀가 아닌 일명 꾼 즉 사기를 치는 사람을 의미하고 엄지 역시 rule of thumb라는 숙어에서 나온것으로 규칙같은걸 의미하는데 결국 사기꾼들의 규칙 같은 의미로 보면 될것 같다.

물론 이런 사전적인 의미 말고 더 중요한 엄지의 사명같은게 나오는데 그건 책을 읽어보면 알수 있고...

일단 제목에서부터 의미하듯이 사기꾼들의 한탕이라고 볼수 있다.물론 사기꾼들이 벌이는 한바탕 눈속임작전으로만 쓰여져있어도 재미는 있겠지만 그렇게 단순하게만 풀지 않으리라는건 미치오 슈스케를 좀 아는 사람에겐 미루어 짐작할수 있는일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은 일단 암울하거나 어둡지않고 밝고 경쾌하게 끌고 가고있다.

책전체에 담긴 내용은 밝은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치오 슈스케 특유의 다크하고 상처받기 쉬운 영혼들의 흔들림 같은 불확실이 아닌 어딘지 또다른 일본 작가인 이사카 코타로의 냄새가 나는 유머와 밝음이 섞여있어 좀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가벼운 사기로 그날 그날을 살아가는 다케와 데쓰

이 중년의 두 남자는 우연히 두 자매와 그 자매의 남자친구인 젊은이들을 돌봐주게 되면서 기묘한 동거생활을 하게 되고 그들중 자매 역시 자신들과 같은사채업자들의 덫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아픈 과거가 있음을 알고 동질감을 느낀다.

잠시의 평화로 자신들이 가족처럼 느껴지던 때 마치 보란듯이 다케의 과거로부터 온 사채업자의 방화와 난폭한 폭력앞에 그들의 평화는 흔들리고 더 이상 물러설곳도 도망칠곳도 없음을 깨달은 그들은 마침내 정면돌파를 선언하면서 이른바 알바트로스 작전을 짜게 되는데...


일단 스토리는 단순하다.

사기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우연히 모여들고 알고보니 같은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라 서로간에 마치 가족같은 동질감을 느끼게 되면서 일종의 애정전선이 펼쳐지는 가운데 그들중 한사람 즉 가족의 엄마와도 같은 다케의 과거로부터 온 사채업자의 폭력으로 전혀 다른 개성의 타인들이 한팀으로 묶여 마침내 그들을 물리치고 엿먹일 작전을 짠다...

여기에선 평범한 사람도 일반적인 사람도 존재하지않고 모두가 일종의 악인인데 그렇지만 이들이 평범한 일상을 할수 없고 진창속에 빠지게 된 과정을 보면 평범한 사람들 누구라도 자칫 한순간의 실수나 착오로 그들과 같은 길을 갈수도 있음을 알기에 자신들보다 더 큰 악의 무리에 저항하고자 하는 그들에게 자신도 모르게 동조하면서 힘을 실어주게 된다.

특히  이 팀의 주춧돌같은 역활을 하는 다케는 불안해하고 늘 모든 것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사채조직의 덫에 걸린 사람들이 도망을 다니면서 하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가 사실은 지극히 올곧은 성품을 가진 사람임을 알수 있게 한다.그런 그의 성품이 이 팀을 유지하고 이끌어 가는데 가장 중요한 역활을 할 뿐 아니라 결국 미움의 대상이 될수도 있는 그 역시도 어쩔수 없는 피해자임을 깨닫게해서 용서와 화해를 이끌어 내고 있다.

잘짜여지고 치밀한 그들의 작전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한 가운데 예상을 넘어선 반전과 중간중간의 치밀했던 복선들 그리고 어느순간을 넘어서면 잠시도 한눈을 뗄수 없게 만드는 흡인력은 역시 미치오 슈스케답다고 할수 있다.

끝모를 추락에서 마침내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하류인생들의 이야기...웃음뒤에 진한 페이소스가 드러난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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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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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에 선박사고가 나서 엄청난 기름이 유출된후 그 기름을 온 몸에 뒤집어 쓴 채 날지도 걷지도 못하고 가련하게 떨고 있는 새의 모습은 언제봐도 인상적이다.

기름에 온 몸이 더러워진채 벌벌 떨고 있는 그 모습은 왠지 안타까운 마음과 더불어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이 작가의 책을 보면 왠지 그 모습이 연상된다.더러워진 그 모습이 껄끄러우면서도 눈길을 사로잡는 것처럼..

`유리고코로`부터` 그녀가 그 이름을 알지못하는 새들` 그리고 이 작품 `9월이 계속되면`까지

그녀의 사랑은 평범하지 않을뿐 아니라 어딘가 왜곡되어 있어 읽고 있기에도 불편하다

사람들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둔 내밀한 욕망을 얘기하고 끄집어 내어 말하기 껄끄러운 감정을 끄집어 내어 보란듯이 들어밀어 외면하지못하고 직시하게 만든다...그래서 늘 그녀의 책은 어딘지 불편하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간 아들이 돌아오지않는다.

슬리퍼 차림에 지갑조차 들고 가지않았던 아들은 어디로 간걸까? 자발적인 가출인가 아니면 타의에 의한 행동인가

엄마 사치코는 사라진 아들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아들의 주변을 둘러보게 되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어느날부터 조금씩 달라졌음을 알게 되고 그 변화의 이유엔 그녀의 전남편의 재혼상대인 아사미의 딸이 관련되었음을 알게 되지만 연이은 사고로 정신이 없는 상태다. 그리고 점차로 밝혀지는 비밀들...


책속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중 평범한 사람은 없다.

이혼한지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여전히 전남편과의 재결합을 꿈꾸지만 남몰래 일탈을 행하는 그녀 사치코도.. 오랫동안 치료하던 환자와 정신적인 감응으로 이제껏 잘 살던 아내와 아들을 버리고 이혼을 불사하며 결혼까지 하게 되는  남편 유이치로도...그리고 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항상 주변의 남자들에게 정신적으로 영향을 미쳐 원하지않는 결과로 스스로가 피해자가 되는 그 여자 아사미도...

이렇게 평범하지않은 어른들의 세계에 정신적으로도 아직 성숙하지않은 아이들이 끼어든다면 상처를 입는 건 당연하게도 아이들...그래서 부모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영 뒷맛이 개운하지않은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마타 마호카루의 소설은 어딘지 매혹적이다.

사람을 유혹하는 데가 있다.

그녀는 이 책으로 호러 스스펜스 대상을 수상했음에도 난 그녀의 책은 궁극적으로는 연애소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의 매력과 연애를 이야기하는 또 다른 작가인 다나베 세이코처럼...

누마카가 그리는 사랑은 일반적이지 않고 어딘지 왜곡되고 병적인 냄새가 나는데 이런 소재를 쓸 수 있는건 역시 젊은 여성에게는 좀 무리가 아닐까? 그래서 그녀처럼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소재가 아닐지..?

분명 많은 놀란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다음 작품에는 또 어떤 파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된다

찜찜하고 추잡하다 생각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눈길이 가고 어느새 이야기에 매료되는...할말이 많은것 같았는데 말하기가 어려운 그런 책이었다 .나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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