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7
무라카미 하루키.오자와 세이지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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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세이지는 잘 모르지만...하루키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것이다.

게다가 그의 책을 한두권이라도 읽은 사람이라면 그가 음악에 상당히 조예가 깊으며 특히 재즈와 클래식에 대한 애정이 상당할 뿐 아니라 그의 일상에서도 자주 듣는 음악장르임을 알 정도로 그의 책 곳곳에 그의 음악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는 글이 많다.

그런 그와 마치 지인끼리 서로의 취미를 편안한 마음에 공유하고 이야기하듯이 쓴 대담인 이 책은 하루키의 기획아래 1년에 걸친 인터뷰의 결과라고 볼수 있다.

이 대담의 또다른 주인공인 오자와 세이지는 1935년생으로 7살에 피아노를 배우고 1959년 프랑스로 건너가 그 해 국제청년지휘자 콩쿠르에서 1위 입상을 했으며 유명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및 음악감독으로서 이름을 떨친 마에스트로이다.

하루키 스스로는 음악을 그저 취미로 듣기때문에 전문적이지도 않고 지식이 별로 없다는 겸손을 떨지만 그들의 대화를 보면 그저 겸손에 불과함을 알 정도로 그는 클래식에도 상당히 조예가 깊다는걸 알수 있다.

그렇지만  책의 형식이 인터뷰같은 대담인 덕분에 그들이 직접 들으면서 이 부분 여기...라고 하는 대목을 보면 나 역시 독자의 입장에서 그들처럼 음악을 직접 들으면서 그들의 대화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키의 글렌굴드에 대한 사랑은 그의 책을 보면 알수 있는데 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 3번은 굴드가 최고라고 격찬한 바가 있듯이 이 들의 대담은 하루키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3번으로 시작 하고 있는데 상당히 즐거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굴드는 상당히 까다로운 연주자여서 그와 협연했던 지휘자와 의견이 맞지않아 지휘자가 아닌 부지휘자가 지휘한적도 제법 될 정도라고 하는 데 그는 평소 악수도 안하고 늘 장갑을 끼고 다닐 정도로 상당히 괴짜스러운 면이 있었다는 오자와의 코멘트가 재밌다.

오케스트라 역시 각 악단마다 특색이 다른데 특히 오랜 전통의 베를린 필이나 빈 필은 뉴욕필과 같은 미국악단과 달리 지휘자가 바뀌어도 자기들 색을 고수한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의외로 다가온다.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에 따라 소리나 색이 많이 달라지는걸로 아는데 그런점에서 보면 자기들 나름의 고집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자기들 만의 색깔이 있어 그토록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는가 싶기도 하다.

그런걸 하루키는 소설가의 문체와 비교해서 설명하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지휘자라고 하면 내가 아는 사람은 몇 안되는데 특히 카라얀과 오세와의 인연은 상당히 오래되어 그가 카라얀에게서 사사를 받았을 뿐 아니라 오페라에 관심이 없었던 그에게 오페라 지휘의 길을 열어주기도 한 장본인이라고 한다.

우리같은 사람이 볼때 대단하다싶은 지휘자나 예술가들도 일반인처럼 싸우고는 그 일때문에 화가 나서 수많은 사람이 기대를 가지고 돈을 치러 들으런 온 연주를 내팽게치고 나와 버리거나 하는 아이같은 모습은 제 3자의 눈으로 보면 상당히 의외지만 재밌게 느껴진다.

이밖에도 일반인들은 잘 모를수도 있는 음악가의 성격이나 그의 개성에 따른 일화같은 소개도 흥미로웠지만 우리도 여러 사람이 모이면 흔하게 하는 뒷담화같은걸 하는 두 사람을 보면 귀엽다는 생각도 한다.


솔직히 책내용자체가 어려운건 아니지만 그 음악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들의 대담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많고 특히 곡에 대한 각자의 해석은 글자체보다 그 해석자체가 피부에 와닿지않아 아쉽게 느껴진다.

그래서 곡에 대한 그들의 의견보다는 솔직히 그들이 풀어놓는 가십이나 뒷이야기 같은 일화가 더 흥미롭게 느껴지고 멀게만 느껴지던 음악가들의 특이한 개성이나 사연같은걸 읽다보면 그들도 의견이 안맞으면 화도 내고 성질도 내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란걸 새삼 느낀다.

역시 이런책은 음악이 곁들여 출간하는게 정석이 아닐까?

여기에서 두사람이 의견을 모았던 음악들을 찾아서  꼭 한번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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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미 2015-01-13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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