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머더 레이코 형사 시리즈 6
혼다 데쓰야 지음, 이로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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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이면서도 전직 야쿠자 두목에게 강렬한 감정을 느꼈던 히메카와 레이코
눈앞에서 그런 그를 잃고 자신이 이끌던 팀도 와해되어 버린 채 팀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레이코가 현재 소속된 곳은 경시청이 아닌 이케부쿠로서... 이제 본청 소속이 아닌 이케부쿠로 소속 살인계 형사가 되어 그녀가 돌아왔고 그런 그녀 앞에 처참하게 죽은 시신 한구가 기다렸다.
온갖 집단들이 각자의 이해득실로 섞여 치열한 영역 다툼을 하는 이곳에 감옥에서 출소한 지 며칠 되지 않은 야쿠자 두목이 둔기로 온몸을 맞아 잔인하게 살해당한 채 버려진 사건이다.
그리고 그가 죽기 직전 부두목과 비서 역시 종적을 감추었고 사건의 행방은 야쿠자와 도내 세력 집단 간의 경쟁으로 인한 영역 다툼이 아닐까 생각해서 조직 폭력계와 살인 계가 합동 수사를 하기로 결정하지만 연이어 또 다른 집단 소속의 남자가 역시 둔기로 맞아 잔혹하게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한다.
야쿠자 두목에 이어 전직 폭주족 소속, 그리고 중국계 마피아까지 하나둘씩 피해자가 나오는 상황이지만 경찰에서는 도대체 그들의 연관관계는커녕 무기의 종류조차 짐작하지 못하는 가운데 이케부쿠로 주변에서는 사람들이 겁에 질린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누군가의 입에서 나온 살인자를 지칭하는 말 블루 머더
온 사방에서 야쿠자며 중국 마피아 그리고 폭주족 연합까지 상대를 가리지 않고 인간쓰레기를 청소하는 살인기계 같은 그에게 압도당한 어둠의 세력들은 겁에 질려 몸을 숨기기 여념 없지만 이런 밑바닥의 움직임 같은 걸 파악하기엔 지금 현재 경시청이나 경찰 조직은 유능하지 못할 뿐 아니라 경찰 조직의 개혁 그중에서도 특히 폭력집단과의 유착관계나 밀집도가 높아 부패하기 쉬운 조직범죄 4계를 개혁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곳으로 좌천되거나 이동한 상태라 현재 시점에서 각 조직 간의 알력이나 내부 상황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요원한 상태다.
이런 와중에 예전에 자신이 야쿠자 집단에 스파이로 밀어 넣었다 어느 날 갑자기 하루아침에 행방이 묘연해져 늘 가슴에 담아뒀던 남자에 대해 궁금해진 시모이는 그의 행방을 다시 한번 추적하다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모습을 한 그와 마주하게 된다.
처음부터 살인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점을 달리해 그가 왜 일반 살인자에서 블루 머더가 되었는지... 사람들을 어떻게 고문하고 죽이는지 그 일련의 과정을 보여주는데 그의 행위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기 보다 감정이라곤 없는 단순한 물체나 물질에게 행하는 것처럼 단순하면서도 군더더기 따윈 없다.
숙련된 숙련공의 몸짓을 닮아있어 잔인한 묘사에도 아... 사람이란 이렇게도 될 수 있는 거구나 하는 어이없는 납득을 하게 된달까
게다가 그는 주변을 악독하게 괴롭히는 인간쓰레기나 다름없는 사회악들을 마치 쓰레기를 치우듯 거리를 청소하고 있다.
주먹에는 주먹으로 처리한다는 그의 방식은 법으로 그들을 처벌하고 일반 시민을 보호하겠다는 경찰과 사법체계에 대한 명백한 도발이지만 일반인의 시각에서 비록 방법은 너무 잔혹하나 그의 방식에도 일리가 있음을... 그래서 그의 항변에 그의 행보에 조금은 이해가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왜 그런 모습으로 변하게 되었는지... 그가 원하는 건 과연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늘 잔혹한 방법으로 살인을 하는 장면의 묘사와 더불어 살인자에게도 나름의 논리와 사연이 있음을 살인자의 시각에서 보여줬던 히메카와 레이코 시리즈가 이번에도 그가 왜 블루 머더가 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납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차라리 자신을 버린 세계에 대한 복수를 위한 살인이라면 조금 더 납득할 수 있었겠지만 단순히 거리를 청소하기 위해선 그렇게 많은 사람을 잔인하게 죽여야 했을까? 하는 의문도 들고 이번 편에선 돌아온 레이코의 활약이 돋보이지 않고 블루 머더에게 모든 초점이 맞춰져 살인자를 추적하는 과정의 묘미가 조금 적어 아쉬웠다.
또... 잔인한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가운데에서도 레이코에게 설레는 감정을 가졌던 그 기쿠타가 결국 고백 한번 못한 채 레이코와 맺어지지 못하고 방향을 틀었다는 게 이번 편에서 밝혀지면서 못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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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싶어 - 마음속 때를 벗기는 마음 클리닝 에세이
가오리.유카리 지음, 박선형 옮김, 하라다 스스무 감수 / 북폴리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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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하게 하루하루를 즐겁게 사는 건 누구나 바라는 바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쉽지 않다.
특히 자고 나면 달라지고 변하는 속도가 훨씬 빠른 경제성장기를 살아가는 우리나라에선 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하게 산다는 건 특히 더 어려운 일이다.
청년층은 취업을 걱정하고 취업이 되어서도 내 집 마련이다 결혼이다 아이 양육 문제로 고민하면서 남보다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지금 하는 일이 만족스럽지 않고 힘들어도 내색조차 하지 못하고 다가올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삶을 당연한 듯 살아왔지만 요즘은 조금씩 분위기가 달라지는 추세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현재를 무조건 희생하는 삶에 대한 작은 반기로 나온 것이 이른바 소확행 이라는 작고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자는 것이다.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기 위해선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하고 무엇보다 지금 하는 일이나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이 책에서 권하는 묵은 때를 닦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에 자신도 모르는 새 조금씩 어깨가 쌓여 묵은 때가 끼고 그 묶은 때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니 세상은 온전한 모습보다 조금은 왜곡되고 색안경을 끼고 볼 수밖에 없으며 이런 모든 것들이 모여 부정적인 시선이 된다는 것이다.
묵은 때라는 건 자신도 모르는 새 스스로를 옭아매는 집착 혹은 신념이라는 것으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가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한다로 혹은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식의 부정적인 사고를 만들어내 자신 혹은 타인을 옭아매게 한다.
그 부정적인 것은 이렇게 외부에게만 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향한 시선에도 사용되어 조금만 무슨 일이 안되거나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도 자신에게 문제가 있어서 혹은 자신이 이것밖에 안되는 사람이라서 이렇다는 자기학대에 가까운 비판으로 스스로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렇게 묵은 때를 알면서도 방치해버리면 비이성적인 사고가 일상화되어 늘 모든 일을 양극단으로만 생각하거나 작은 일에도 지나치게 일반화해서 부정적이 되거나 타인의 마음을 자신의 생각대로 해석해버리는 등 감정적이 되기 쉬운데 요즘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가 그만큼 각박한 세상에 여유 한 점 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모든 일에는 긍정적인 면이 있고 작은 것에서 긍정적인 면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선 마음의 묵은 때를 닦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패한 일이나 고민에도 왜 그런 건지 고민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철저하게 분석하다 보면 부정적인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람은 결국 자신이 한 실수보다 자신이 만들어낸 착각에 지배당하고 있기 때문에 괴로워한다는 철학자의 말이 그래서 더 가슴에 와닿는다.
이 책에서는 묵은 때라는 표현을 하지만 사실은 우리도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부정적인 사고가 좋지 않고 실패를 너무 마음 깊이 담아서 자신을 비하하거나 스스로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결국은 자신에게 도음이 되기보다 오히려 다시 한번 해봐야지 하는 결심에 발목을 잡는다는걸...
머릿속으로만 있던 걸 이렇게 글로 형상화해서 너무 지나치게 스스로를 몰아세우기보다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도 괜찮다고 위안을 준다.
실패해도 괜찮고 실수해도 괜찮다. 그리고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지 말 것... 세상엔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건 없다는 걸 깨닫고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살아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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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살인의 문 - 전2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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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도련님이었던 다지마는 어쩌다 살의를 품게 되었을까?
아버지가 치과의사여서 돈 걱정 없이 나름 유복하게 살았지만 다지마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건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때문일까 아님 그로 인한 부모의 불화가 결국 이혼으로 이어진 탓일까
여기에 부모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할 때 아버지를 선택한 것이 결정적으로 나락에 빠지는 계기가 된 것처럼 보인다.
치과의사로는 솜씨가 좋았지만 융통성이 없어 나쁜 소문으로 고전하다 한순간 여자에게 빠져 가산을 탕진한 걸로도 모자라 대대로 이어온 집도 팔고 자랑스러워하던 치과의사로도 끝장난 아버지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다지마는 그런 아빠를 한심해한다.
그런 그가 결정적으로 아빠를 경멸하게 된 계기는 자신을 나락으로 빠지게 한 꽃뱀 여자를 만나 살해하려고 하다 끝내는 살인조차 포기하고만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나서였다.
다지마는 소심하고 일견 착실해 보이는 외모 아래 살인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가진 조금은 남다른 소년이었고 주변에서 그를 괴롭히는 사람을 언젠가는 죽이고야 말겠다는 결의를 품고 있지만 늘 실행의 순간이 오면 뒷걸을질 치다 결정적으로 사람이 살인에 이르게 할 만한 계기가 뭔지를 고민하게 된다.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자멸해버린 아버지를 경멸한 다지마지만 그 역시 여자에게 속절없이 빠져들고 결정적인 순간에 거절을 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성격은 서로 닮아있어 여자에게 빠져 정신을 못 차리고 자기 곁에서 속살거리는 그 녀석이 자신에게 단 한 번도 좋은 영향을 끼친 적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가 찾아와 속살거리면 결심은 순식간에 흔들려 어딘가 이상하고 나쁜 짓인 걸 자각하면서도 속절없이 끌려다니다 험한 꼴을 당하기 직전까지 몰린다.
마음을 품었던 여자를 눈앞에서 빼앗기기 일쑤고 그로 인해 자존감은 바닥에 떨어진 상태인데다 그렇게 나쁜 짓을 예사로 저지르고 다니며 양심 따윈 없는 구라모치를 보면서 분노와 살의가 차곡차곡 쌓아놓기만 하는 그를 보면 책을 읽는 내내 답답하게 느껴진다.
왜 그의 말을 계속 듣는 건지 왜 그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건지...
그래서 다지마의 집안이 풍비박산 나면서 점점 외톨이로 몰려가는 모습을 보고 그런 그의 곁에서 속살거리며 자신이 원하는 걸 어리숙한 다지마를 끌어들여 공범으로 만들어버리는 구라모치에게 다지마가 원망하는 마음을 어느정도 이해했다가 이런 패턴이 몇 번이나 반복되는 걸 보면서 왜 구라모치가 계속 그의 주변에서 얼쩡거리고 그를 자신의 일에 자꾸 끌어들이는지 그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다지마는 잘못임을 알면서도 끊어낼 수도 없고 일이 닥쳤을 때 정면으로 돌파해 해결하기보다는 외면하고 회피하는 우유부단한 성격에다 어딘지 상대로 하여금 가학적인 성향을 끌어올리게 만드는 유형의 인간이랄까
그래서 그가 줄곧 구라모치에게 치여 열등감을 느끼고 살의를 느끼게 된 과정이 이해가 간다기보다 그의 찌질함만 더 강조하는 결과가 되었다고 느껴진다.
한 열등감에 찌든 남자의 구질구질한 인생을 그리고 있는 살인의 문은 구라모치의 악행 때문에 가슴속에 살의를 품게 된 다지마의 안타까운 불행보다 오히려 다지마의 우유부단함이 더 강조된 느낌이다.
그래서 마지막의 결말이 시원하게 느껴진다기보다 이제와서 왜? 라는 의문이 들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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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의 레퀴엠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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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믿고 보는 작가 중 한 사람인 나카야마 시치리의 신작 은수의 레퀴엠은 제목에서 말해주듯 불량 변호사 미코 시바 레이지의 시리즈이다.
전작들 모두 클래식 음악의 형식을 따와서 제목을 짓는 미코시바 레이지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맘에 드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이번엔 장송곡으로 유명한 레퀴엠인데 그래서일까 어느 때와 같이 사회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면서 인간 본성을 까발리는 그의 작품 중에 이번 작품이 더욱 와닿는 부분이 많은데 아마도 그 대상이 죽음과 좀 더 밀접한 관계인 노인문제를 다뤄서일지도 모르겠다.
전편에서 자신의 과거의 죄가 모두에게 까발려진 미코시바는 이제 어딜 가든 요주의 인물이 되었고 의뢰인 수는 격감했으며 무엇보다 재판에서 늘 봐야 할 검사나 판사, 변호사 무리들로부터 경멸의 시선을 받거나 배척당하게 되지만 왠지 그는 조금 홀가분함을 느낀다.
그에게 사건을 맡길 사람이라곤 같은 류의 인간들인 조직의 일뿐
엄청난 승소율을 자랑하던 그가 시간이 남아돌 정도로 한가한 이때 그에게 깜짝 놀랄만한 사건이 눈에 들어온다.
자신이 시체 배달부라 불리던 시절 그를 지금이 있도록 지도한 지도 교관이자 미코시바의 인생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이나미가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를 살해한 사건인데 모두가 보는 앞에서 행해진 살인인데다 범인이 그 자리에서 체포되고 순순히 범행을 인정한 단순한 사건이지만 미코시바가 알아왔던 바로 그 이나미의 성격이나 평소 소신과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 그의 살인을 믿을 수 없다.
한 걸음에 달려가 면회를 신청하지만 거부당하고 변호사 역시 이미 국선 변호사가 선임되어있는 상황
온갖 무리수를 둬 자신이 그의 변호를 맡게 되지만 처음부터 이나미는 평소의 신념대로 자신의 죗값을 받아야 한다는 말뿐 미코시바의 변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에 물러설 수 없는 미코시바는 평소의 지론대로 변호를 맡은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선 무슨 짓이라도 개의치 않는다. 그게 의뢰인인 이나미의 의견을 반하는 것일지라도...
그가 찾은 요양원 `백락원`은 얼핏 보면 모두가 노인 환자뿐이라 조용하고 평화로운 듯 보이지만 다른 사람이 아닌 미코시바의 눈에 비친 그곳에는 공포로 위축된 분위기 즉 그가 잘 알고 있는 바로 그런 분위기가 있었고 단숨에 뭔가 숨겨진 비밀이 있음을 파악한 미코시바에 의해 그곳을 지배하는 공포의 원인을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예상대로 그곳의 비밀은 추악하기 그지없고 음습하지만 모두가 알면서도 쉬쉬하며 덮고 싶어 하는 그런 냄새 나는 비밀이었으나 미코시바는 모두의 앞에 그런 비밀을 드러내 외면할 수 없게 한다.
이런 중에 그와 다른 사건으로 얽힌 적이 있던 형사로부터 뜻밖의 전화를 받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죽은 도치노가 과거의 어떤 사건에서 추악한 죄를 저질렀지만 재판에서 죗값을 받지 않고 풀려난 적이 있다는 사실이었고 이는 재판에서 큰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이나미가 미코시바에게 비협조적이라 어느 때의 재판보다 더욱 힘든 상황이다.
조그마한 법률의 허점이나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면 그곳을 맹렬히 파헤쳐 기어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는데 탁월한 미코시바 역시 피해자의 과거 행적을 까발리고 요양원의 실체를 밝혀 모두에게 이나미의 범죄행위에 대해 어느 정도 정상참작의 여지를 만들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이나미가 그의 이런 변호를 정면에서 반박해 자신의 지은 죗값을 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이 정도면 이나미는 미코 시바가 변호해야 할 사람이 아닌 미코시바가 대결할 상대처럼 보인다.
시리즈의 다른 작품에서도 그렇듯 이번에도 미코시바의 눈을 통해 그리고 그가 법정에서 하는 말을 통해 인간의 추악한 본성과 실체를 까발리는 데 조금의 주저함이 없지만 이나미라는 또 다른 인간을 통해 세상에는 모두가 미코시바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준다.
결국 그가 변할 수 있게 한 이유는 이나미라는 인간의 우직함과 소신 때문이었다는걸... 그로 인해 오늘의 자신이 있었다는 걸 인정한 미코시바
시리즈 뒤로 갈수록 미코시바가 하는 행위가 과거의 자신을 향한 자해행위같이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가독성도 좋고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끄집어 내 모두에게 까발리는 데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미코시바 레이지 시리즈... 다음 편을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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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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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처음 나와 센세이션을 불러온 게 10년 전인가
이번에 책이 출간된 지 10년 된 기념으로 새로운 옷을 입고 새롭게 나온 고백
처음 읽었을 당시에 소재의 파격성과 생각도 못 한 전개와 결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그 이후 작가의 작품이 다수 출간되었음에도 이 책의 파급성을 넘어설 작품이 없었기에 작가에겐 굴레가 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방학을 앞둔 종업식 때 학급 아이들 앞에서 던진 담임의 고백
그 고백은 1-B 반 아이들 전체를 뒤흔들만한 것이었고 그 이후에 벌어진 모든 사건의 단초가 된다.
사고사로 처리된 자신의 아이의 죽음이 학급 아이들 2명의 의도적인 소행임을 밝혀내지만 그녀 유코는 뜨겁게 분노하고 오열을 하기보단 차가운 복수를 선택한다.
처음 읽었을 때도 느낀 바지만 왜 그녀는 그런 선택을 한 걸까?
보통의 부모처럼 가해자를 향해 분노하고 응징하고 법을 통해 처벌하는 방법이 아닌 개인적인 처벌을 선택한 걸까? 그것도 그렇게 음습하고 교묘하며 지독히 철저한 방식으로...
여기엔 소년법이 기재에 깔려있다.
마침 그 두 소년은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은 죄를 묻지 않는다는 소년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형사고발을 해도 감옥에 가거나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소년들의 신원조차 알려주지 않고 법의 보호를 받는다.
그대로 죄를 묻어버리고 죄를 지은 소년들은 법으로 보호받는다는 소년법에 대한 반발과 개인적인 원한이 자신의 손으로 그 아이들을 응징하게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처벌은 너무 냉혹해 비인간적이라 생각한다.
그녀가 비록 하나뿐인 딸아이를 철저하게 잃어버린 피해자라 할지라도...
그녀가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라는 걸 떠나서도 꼭 그런 음습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응징했어야만 했나 싶은 게 그녀는 자신이 1년 동안 맡아서 지켜봐온 결과를 가지고 그 아이들의 심리와 특성을 이용해 철저하게 무너뜨린다.
마치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부비트랩처럼 곳곳에 함정을 파고 올가미를 숨겨 목표물이 걸려들기 바라며 오랫동안 지켜보는 모습을 상상하면 그녀의 원망과 증오의 감정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모습에서 결연함이 보여 더 섬뜩하게 느껴진다.
마지막까지 절대 용서란 없다는 유코식의 복수는 그래서 시원하고 통쾌하다기 보다 음습하고 조금은 불편하다.
덤덤하게 자신의 딸아이에게 있었던 일을 고백하듯 독백하듯 말하는 유코와 그런 유코의 고백으로 심리적으로 몰려 무너져내리는 소년의 일상을 봐도 그렇고 또 다른 아이에게 가하는 학급 친구들의 폭력을 봐도 그녀의 고백은 모두에게 슬며시 스며든 독과 같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치명적인 위험성을 가진 맹독 같은 유코의 고백은 다시 읽어도 섬뜩했고 그녀 미나토 가나에의 대표작 중 첫 손 꼽히는 작품임에 틀림없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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