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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 ㅣ 미친 반전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2월
평점 :
올여름 내내 생각지도 못한 짜릿한 반전으로 입소문이 자자했던 책 방주
드디어 영접했다.
기대감을 가득 안고 여름휴가 때 나와 함께 했는데... 생각했던 거와 어느 부분은 맞았고 어느 부분은 달랐다.
워낙 대단한 반전... 그 반전으로 전체가 달라진다는 소릴 듣고 시작해서인지 그 반전이 놀랍기는 하지만 쇼킹할 정도는 아니어서 다소 아쉬웠다.
그럼에도 이런 스토리를 쓸 수 있는 작가의 솜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일단 클로즈드 서클의 모든 요소는 갖췄다.
대학 동기들이 모여 산속에 있는 이상한 건축물을 둘러보러 갔지만 생각지 못하게도 중간에 길을 잃는 바람에 시간을 지체해 그날 밤을 그 건물에서 보내게 되는 게 이 팀들의 운명을 가르게 된다.
7명의 동기생에다 또 다른 가족 3명 역시 산속에서 길을 잃어 합류하게 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그날 밤 산속에서 지진이 발생... 바위로 출입구가 막혀버리면서 10명의 사람들은 완벽하게 고립되고 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지진으로 인해 지하에는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고 그들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기껏해야 일주일
게다가 그들이 이 건물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누군가 한 사람이 문을 막고 있는 바위를 치우기 위해 닻감개를 돌려야 하는 데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은 혼자서 고립된 채 자신을 희생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속으로 누굴 희생시켜야 하는지 계산을 할 때 생각지도 못하게 살인사건이 발생해버린다.
이로써 전체적인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고립된데다 자신 곁에 누군가가 사람을 죽인 살인범이라니... 생각만 해도 끔찍한데 나머지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라도 그 살인범을 찾아 그 사람이 닻감개를 돌리도록 해아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외딴곳에 모인 사람들 그리고 그곳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살인사건... 어디로 피할 수도 없고 누군가 도움을 청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클로즈드 서클의 전형을 따르지만 작가는 여기에다 바닥에서 물이 차오른다는 핸디캡을 둔 걸로 부족해 범인을 찾아 그 사람이 스스로 희생해 모두를 구하도록 설득을 해야만 나머지 사람들이 살 수 있다는 절심함을 더해 더불 핸디캡을 적용해놨다.
이런 밀실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면 누군가가 나서서 탐정 역할을 하고 그 사람이 모두에게 사건의 진실을 밝히게 된다.
여기서도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가 연이어 벌어지는 사건 속에 담긴 진실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범인의 의도는 조금씩 드러나지만 누가 이런 짓을 벌이는지 그 범인은 좀처럼 밝히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작가는 범인의 정체에 의미 있는 뭔가를 숨겨뒀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할 즈음 살아남은 사람을 모아놓고 탐정은 이제까지의 사건을 추리하며 범인을 지목한다.
여기서부터 분위기는 더욱 급박해지고 생각지 못한 범인이 밝혀지지만... 작가는 진검 승부를 위해 마지막 한 수를 숨겨놨다.
그 한 수가 이야기 전체를 반전시키고 긴장했던 마음에 서늘함을 던지며 아... 하는 탄식을 하게 한다.
이야기 전체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꾸는 능력만으로도 높이 살만하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