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의 목적
다나베 세이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단숨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옛어른들이 결혼은 어릴때 아무것도 모를때 해야한다고들 말씀하셨다.

참으로 진리가 아닌가싶다.

하지만 그 진리와도 같은 말씀을 그 당시엔 모르다가 나이가 들어서야 비로서 아~하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것이 안타깝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엔 남자들이 하는 사랑한다는 말이 정말 말그대로인줄 알았다.

물론 모든 남자들이 다 거짓으로 그런말을 남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많은 남자들이 여자와의 섹스를 염두에 두고 사랑이란 말을 남발하는경우가 많다는걸 나이가 어느 정도 들어서야 알게 되었다.

이렇게 비로서 어느 정도 남자의 심리를 파악하고 속성에 대해 깨달아서 이제는 진짜로 연애를 잘 할수 있다고 자신감이 충만할 즈음엔 안타깝게도 괜찮은 남자는 거의가 다 애인이 있거나 이미 결혼을 한 상태이고 보통의 남자들도 대부분 나보다 어린 나이의 아가씨들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것을 깨달았음 때의 그 허무함이란...참으로 사랑은 기다려주지않는다는걸 뼈저리게 느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 책속의 주인공이자 31살의 미혼인 와다 아카리의 그 불안함과 초조함이 와닿았다.

남자와의 연애에 연연하지않고 나름 즐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주위에는 하나둘씩 결혼을 하고 미혼인 친구가 몇명 안남았을때의 그 초조함이란...

물론 이 책이 쓰여진 연대가 좀 되어서 지금과는 사정이 다르긴하지만 그럼에도 미혼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에게 있어서 주위에 변변한 남자가 없고 혼자만 나이들어간다는걸 문득 깨달았을때의 그 초조함과 외로움이란 남자들은 잘 모르는 감정이라고 할수있다.

나 역시 정신차려보니 주위에 미혼인 친구가 없고 어느새 주위엔 결혼한 사람들로만 가득하고 그런 친구들조차 서로간에 공통된 감정 교류가 없다보니 점점 멀어져감을 느꼈을때의 초조했던 기억이 있다. 

문득 외롭다고 느껴지고 살짝 무섭기도 했었던 기억이 있기에 와다와 그 친구들이 느끼는 초조함을 십분 이해한다.

와다 역시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결행한것이 원룸을 임대해서 새롭게 꾸미고 그리고 혼자 자기엔 너무 넓은 세미싱글 침대를 사는것이었다.

직장에서도 제법 인정받는 10년차 커리어 우먼인데다 괜찮은 외모를 가지고 있어 적지않은 연애경험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결혼을 결심하거나 적극적으로 청혼을 해 온 남자가 없어 31살 나이에도 독신인 와다와 친구들

놀라운건 그들의 연애가 무섭도록 솔직하고 쿨하다는것이다.

마침 이 책이 나온 시기가 지금 즉 2013년이기에 이해가 가고 공감을 얻었을것 같다.

아무래도 우리의 연애스타일이나 섹스 스타일이 일본보다는 보수적인 관계로 자기와 깊은 관계였던 남자를 친구에게 소개하거나 그들의 연애를 지켜본다는건 몇년전이라면 이해하기 힘든 광경이기에...

특히 여자라는 동물은 자신은 싫어도 남이 갖는꼴을 보는건 못견뎌 하는 이기적인 동물이기에 이런 부분은 이해하기 어려운데 와다 역시 자신과 관계있던 남자가 다른 친구와 관계를 맺어나가는 모습을 쿨하게 지켜본건 아니고 내내 질투하고 갈등하고 자신의 매력이 떨어진건 아닌지 고민하는 모습을 그려내어 여성 독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여자들끼리 만 가는 술집이 따로 있고 자기가 맘에 들어 하는 남자를 보면 적극적으로 다가갈뿐 아니라 연애에도 전략을 짜는 여자들...어찌보면 거미줄을 쳐놓고 알맞은 먹이가 지나가길 숨죽여 기다르는 여왕거미같지않나?

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그렇담 여왕거미의 먹이가 될 남자에게 조금은 동정을 해도 될듯...

섹스에 대한 남녀간의 생각 차이...연애를 대하는 남녀의 생각,그리고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연애관등..

참으로 공감가고 와닿는 솔직하고 쿨한 연애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어 제로
롭 리이드 지음, 박미경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저 넓고 넓은 우주에서 인간이 아닌 누군가가 우리의 음악을 듣고 홀딱 반했다.

아니 반한 정도가 아니라 척수가 녹아내리고 온몸이 흐물흐물 해질 정도로 황홀해 지고 자칫하면 최고의 흥분순간에서 죽음을 맞는 사태가 발생했다.

온 우주가 지구인들의 음악을 우연히 듣게되고 그 음악에 빠지던 그날, 1977년을 기점으로 그들은 원년 즉 이어제로로 칭한다.

그러던 그들이 이제 엄청난 파산위기에 처하게 된다.

바로 지구인들의 무시무시한 저적권법위반때문에..그리고 그 저작권법때문에 쫄딱 망하게 생긴 전 우주인들 중 특히 지구인의 음악때문에 생계를 잃었거나 원한을 가지게 된 세력들중 한무리는 망할바에야 차라리 지구를 파멸시키겠다는 목적으로 타운센드 라인을 넘어오고 다른 사람들은 이런 지구의 위기를 아무것도 모른채 하루를 보내지만 불행히도 이 모든 계획을 우연히 찾아온 두 방문객중 하나의 착각으로 인해 알게 된 저작권 담당 하급 변호사 닉은 혼자서 지구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한다...

 

지구를 찾아온 외계의 무리에 대한 이야기는 숱하게 들어왔지만 이처럼 유쾌하고 재미난 방식으로 접근한건 처음이었다.

지구인들보다 모든것이 앞선 우주종족들이 자신들이 하등하다고 여겨온 지구인들의 음악에 심취하게 되고 그 음악을 듣다 황홀경에 빠져 죽어나간다는 설정도 재미있지만.. 그렇게 잘난 우주종족들조차 아주 작은 법률중 하나인 저작권법 때문에 파산지경에 몰리고 해결방법이 없자 결국은 지구를 파멸시킬 계획을 세운다니... 어처구니 없기도 하지만 저작권법이라는, 우리보다는 선진화된 나라의 이익 중심이 된 지금의 저작권법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도 있어 흥미있게 읽었다.

처음 법률이 제정되었을 때와 달리 법과 법 사이의 틈을 이용하여 모르고 위반한 사람이나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일반사람들을 겁주고 위협하여 엄청난 위약금을 물어내게 한 후 많은 수당을 챙기기도 하는 등...부자와 잘난 사람이 돈을 버는 또 다른 통로로 이용되는 저작권법은 지구인들뿐 아니라 고등 생명체인 우주인도 두렵게 한다니 이 얼마나 대단한 법인지!!

결국 이 법때문에 지구가 우리도 모르는 새 파멸될 뻔하다니...놀랍지않은가?

중간중간 나오는 대목들이 오래전 유행했던 음악의 가사를 빗대어 이야기하거나 시대를 풍자하는 날카로운 비꼼은 아마도 우리보다는 확실히 영미쪽 사람들에게 더 어필할만한 것들이었다.

심지어 닉이 처음 우주 종족으로부터 방문을 받고 반란세력의 음모를 알게 된 이유도 그의 이름이 80년대 유행했던 백 스트리트 보이즈의 이름과 같아서 그들의 오해로 인해 선택되었다니...이 얼마나 웃기는 이유인지...모든 등장인물이 이런식의 유쾌한 등장을 하는것도 재미있었다.

지구를 파멸하겠다는 이들의 모습 역시 어찌나 기발한지...

특이하고 기발한 소재와 유쾌하고 재미있는 위트...그럼에도 우리에게 어필하기엔 역시 문화적 차이가 있음을 알게 한 책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엘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거리의 분위기도 조금은 활발해지고 온 거리에 캐롤이 울려퍼지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마치 축제처럼  온거리에 사랑과 감사의 마음이 충만하길 바라는 크리스마스 본래의 의미가 살아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어 더욱 반가운것 같습니다.

이즈음에 너무 좋아하는 작가중 한사람인 미치오 슈스케가 어린이가 아닌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소설을 가지고 우리에게 왔습니다.

제목부터 성탄절 분위기가 물씬 나는 `노엘`

늘 참으로 색다르고 읽는 사람의 허를 찌르는 추리소설부터 성장기 아이들의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를 통해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해가면서 겪는 불안감을 이야기하는 성장소설등 장르를 불문하고 참으로 멋진 소설을 써 우리나라에도 많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그 이기에 이번 작품에 대해 기대가 컸습니다.

따뜻하고 감성적이긴 하지만 의외로 조금 밋밋하다 싶은 이 책은...마지막에 가서야 그의 진면목을 제대로 확인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세가지 에피소드와 더불어 마지막 에피소드를 곁들여 앞의 이야기를 통합하는듯한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모든 에피소드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사람이 동화작가인 게이스케이지만 이와 함께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야기`입니다.

홀어머니밑에서 어렵게 산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표적이 되어 괴롭힘을 당하고 그 강도가 점점 세지던 아이에게 다가와 말을 걸어준 여자아이..그 여자아이를 너무 좋아하지만 헤어질수밖에 없는 충격적 사건속에 담긴 진실이야기가 빛의 상자의 주된 줄거리라면 몸이 불편한 자신이 아닌 새로 태어날 동생에게 모든 관심을 쏟는 부모에게 섭섭한 마음을 가지게 된 소녀가 우연히 자신이 있다면 절대로 하지않을 이야기를 하는 부모의 말을 듣게 된다는  어둠 속의 아이...그리고 평생을 해로하다 얼마전 자신의 반려자를 잃은 어느 노인의 마지막이야기를 담은 저물녁이야기를 그려 놓았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들려주는 하나의 에피소드가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감동적인 이야기이긴하지만 조금은 밋밋한 감이 없지않은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아쉬움을 가지고 읽어나가던 중 책의 중간부분을 넘어서서 만난 해질녁이야기와 네가지 에필로그는 앞의 이야기에 대한 인상이 달라질만큼 제겐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책전체를 관통하는 소재는 바로 이야기입니다.

가슴 아픈 이야기..혹은 비밀스런 이야기..때론 황당한 이야기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는것이 마음속 상처를 치유하는 약이 되고 누군가에겐 그 이야기가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또 어느 누군가에겐 자신이 한 이야기를 통해 다른 이의 인생이 바뀌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서로 어딘가에서 연결되어 있나봅니다.

자신도 모르는 새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기도 하고 영향을 받아서 인생이 전환되기도 하는..

미치오 슈스케는 어느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나봅니다.

꼭 이 세상을 살면서 뭔가를 남겨야한다고 고민하지말기를...

자신은 모르지만 자신으로 인해 그 누군가의 인생이 바뀌었을수도 있다고..

마치 달을 향해 힘차게 날아올랐던 장수 풍뎅이처럼 말이지요...

정말 요즘 같이 찬바람이 불어대는 년말에 읽으면 마음속이 나도 모르게 따뜻해질것 같은 책입니다.

참으로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아닐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덤으로 향하다 - 리암 니슨 주연 영화 [툼스톤]의 원작 소설 밀리언셀러 클럽 97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영미도 그렇고 유럽도 그렇고 추리소설속 주인공중에는 이상하게 알콜릭환자가 많다.

매번 잔혹한 범죄앞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회의와 어두운 일면을 들여다보면서 어느새 점차 어두운 인상을 지닌 남자가 된 탓일까?

그들은 대부분 엄청나게 좋은 머리를 가진채 냉소를 품고 세상을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아마도 누군가 곁에 있는 사람이 이런 사람이라면 견디기 힘들겠지만 다행히도 그들은 소설속 주인공일뿐이고 덕분에 마음껏 그들을 매력적으로 바라볼수 있다.

그렇게 매력적으로 바라보는 주인공중 한사람이 이 사람 매튜 스커더이다.

전직경찰이자 정식으로 허가받지않은 사립탐정

그는 일이 없으면 묘하게 초조해서 잠못 이루고 일을 맡게 되면 그 스트레스로 또한 불면의 밤을 보내는 타입이다.

그야말로 걱정이 많은 남자..

그리고 인간관계가 서툰 남자...그렇지만 사건이 발생하면 누구보다 먼저 의뢰하고 싶은 탐정이다.바로 그가 매튜 스커더시리즈의 주인공이자 로렌스 블록이 창조해낸 멋진 탐정이다.

 

남들에게 알려지지도, 경찰에 단한번도 잡힌적없는 마약 도매상의 아내가 장을 보러 나가서 돌아오지않았다.그리고 그에게 걸려온 전화에서 돈을 지불하지않으면 그녀를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게 되고 그는 전화를 건 상대가 원하는 대로 경찰에 연락도 않고 시키는 일은 다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조각조각 난 아내의 사체가 든 비닐봉지

그는 이 일을 경찰이 아닌 개인적으로 복수하기로 작정하고 그의 형이 다니는 금주클럽에서 알게 된 매튜에게 사건을 의뢰하지만 이미 시신은 형체도 없이 소각된 상태이기에 사건조사에 난항을 거듭하게 된다.

그리고 일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프로의 냄새를 맡은 매튜는 비슷한 사건이 있었는지 조사하게 되고 이와 아주 유사한 형태의 잔혹한 범죄가 몇건이나 있었음을 알게 되면서 연쇄살인의 흔적을 찾게 되는데...

 

매튜스커드 시리즈가 나온지 한참 된걸로 아는데 그럼에도 그의 작품이 사랑받는 데는 이유가 있지않을까 생각한다.

오늘날처럼 과학적인 도구와 첨단 기술의 도움없이 오로지 발로 뛰어다니며 하나하나 조사를 거쳐 사건의 본질에 다가가는 아나로그적 수사형식이 묘하게 인상적이기도 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더불어 점점 잔혹해져만 가는 소설속 사건과 달리 인간 본연의 모습에 가장 가까운 범죄와 우직한고 단순한 사건플룻이 이상하게 꼬아놓기만 해서 읽는 사람에게 피로를 느끼게 하는 요즘의 소설과 달리 친근감이 있고 현실감있게 다가오는것이 매튜시리즈가 인기를 끄는 요인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대낮에 장을 보던 여자가 납치되지만 아무도 신고하는 사람도 없고 제대로 된 목격자도 없는 상태인데다 피해자는 제대로 된 부검도 실시되지않았기에 범죄의 증거조차 없는 상태

이렇게 어둠속에서 바늘찾기와도 같은 상태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매튜의 활약은 마치 실제 사건현장에서 경찰들이 어떻게 용의자를 추론하고 그 범위를 추려나가는 지 알수 있게 해준다.

아주 작은 단서 하나하나를 모아 점차 용의자의 모습을 그려내고 오늘날 프로 파일러들이 범인의 윤곽을 찾아나가듯이 하나의 제대로 된 모습을 그려나가는 매튜의 활약이 빛나는 작품이었다.

마약중독자,알콜 중독자가 득실대고 뚜쟁이와 매춘부,미치광이 범죄자들이 공존하는 도시 뉴욕의 뒷골목을 비틀거리며 오늘도 한잔 술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매튜

그의 모습이 못견디게 유혹적으로 다가온다.

얼른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 여행 리포트
아리카와 히로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확실히 우리나라에선 애완동물 하면 개를 먼저 떠오르고 일본에선 애완동물하면 고양이를 먼저 떠오를 정도로 일본은 애묘인이 많은것 같다.

그래서인지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도 참으로 다양한데 그 유명한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비롯하여 고양이가 탐정으로 활약하는 작품도 시리즈로 나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걸로 알고 있다.

이 작가 아리카와 히로로 말할것 같으면 참으로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쓰고 있는데 그가 쓴 작품은 대부분이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면모를 보여 마치 여성이 쓴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때가 많다.

그만큼 감정선을 건드리는 부분에 있어서 참으로 세심한데..그의 작품중 개인적으론 `사랑도감`과 `키켄`을 가장 좋아했는데..이 작품 `고양이 여행 리포트`도 좋아하는 작품안에 들어갈것 같다.

 

꼬리가 휘어진 모습이 마치 숫자 7과 닮았다는 이유로 나나로 불리게 된 고양이와 떠돌이 고양이를 자신이 보듬어 결국 자신의 동반자처럼 만든 사토루

이 둘은 은색왜건을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나나를 맡아줄 주인을 찾아다닌다.

사토루가 맡을수 없게 된 탓인데 그가 어릴적부터 친하게 지냈거나 그의 고양이 나나를 믿고 맡길수 있는 사람을 찾아다니는 그들의 여행은 길어질수록 점점 나나를 떠나보내기 싫어하는 사토루의 심경이 드러나고 그런 사토루의 마음을 용케도 알아차린 나나의 협조로 점차 주인을 찾아 떠난 여행이 그들만의 여행처럼 된다.

그리고 처음엔 별거 아닌것 같았던 사토루가 나나를 맡을수 없는 이유가 드러나는데...

 

마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처럼 고양이의 눈으로 고양이의 입으로 그의 주인격인 사토루와의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떠돌이 고양이로서 주체의식이 강하고 자존심도 강한데다 영리한 고양이 나나가 사토루와 그가 찾아다닌 친구들간에 있었던 이야기를 듣고 그들간의 감정선을 헤아려보기도 하고 그들과 함께 한 추억을 되새겨보기도 한다.

인간의 눈이 아닌 고양이의 시선으로 그들의 관계를 그려보면 복잡하고 힘들것 같은 관계가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명쾌하게 정리가 되는데...

특히 학창시절에 나름 연적관계였던 스기와의 이야기는 참으로 인상적이다.

스기가 자신이 좋아했던 소녀 치카코를 지키기위해 행했던 행동을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되어 사토루와의 관계가 매끄럽지않았는데 중요한건 그가 기르던 애완견이 그 감정을 읽고 사토루에게 적대적으로 으르릉되는 부분에서 애완동물을 키우지않는 나에겐 조금 이상한 부분이기도 했다.

결국엔 사토루와 나나의 이별여행이 되고 만 그들의 이야기는 잔잔하지만 묵직한 슬픔으로 와닿았기에 이 책을 지하철에선 읽지말라고 했다는 말이 와닿았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나왔던 책...

그리고  비록 동물이지만 사람보다 더 신의를 지키는 나나의 모습을 보면서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의 심정을 약간은 이해하게 되었다.

이토록 섬세하고 잔잔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라는 작가인 아리카와 히로가 좀 더 사랑받는 작가가 되길 바라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