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제로
롭 리이드 지음, 박미경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저 넓고 넓은 우주에서 인간이 아닌 누군가가 우리의 음악을 듣고 홀딱 반했다.

아니 반한 정도가 아니라 척수가 녹아내리고 온몸이 흐물흐물 해질 정도로 황홀해 지고 자칫하면 최고의 흥분순간에서 죽음을 맞는 사태가 발생했다.

온 우주가 지구인들의 음악을 우연히 듣게되고 그 음악에 빠지던 그날, 1977년을 기점으로 그들은 원년 즉 이어제로로 칭한다.

그러던 그들이 이제 엄청난 파산위기에 처하게 된다.

바로 지구인들의 무시무시한 저적권법위반때문에..그리고 그 저작권법때문에 쫄딱 망하게 생긴 전 우주인들 중 특히 지구인의 음악때문에 생계를 잃었거나 원한을 가지게 된 세력들중 한무리는 망할바에야 차라리 지구를 파멸시키겠다는 목적으로 타운센드 라인을 넘어오고 다른 사람들은 이런 지구의 위기를 아무것도 모른채 하루를 보내지만 불행히도 이 모든 계획을 우연히 찾아온 두 방문객중 하나의 착각으로 인해 알게 된 저작권 담당 하급 변호사 닉은 혼자서 지구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한다...

 

지구를 찾아온 외계의 무리에 대한 이야기는 숱하게 들어왔지만 이처럼 유쾌하고 재미난 방식으로 접근한건 처음이었다.

지구인들보다 모든것이 앞선 우주종족들이 자신들이 하등하다고 여겨온 지구인들의 음악에 심취하게 되고 그 음악을 듣다 황홀경에 빠져 죽어나간다는 설정도 재미있지만.. 그렇게 잘난 우주종족들조차 아주 작은 법률중 하나인 저작권법 때문에 파산지경에 몰리고 해결방법이 없자 결국은 지구를 파멸시킬 계획을 세운다니... 어처구니 없기도 하지만 저작권법이라는, 우리보다는 선진화된 나라의 이익 중심이 된 지금의 저작권법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도 있어 흥미있게 읽었다.

처음 법률이 제정되었을 때와 달리 법과 법 사이의 틈을 이용하여 모르고 위반한 사람이나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일반사람들을 겁주고 위협하여 엄청난 위약금을 물어내게 한 후 많은 수당을 챙기기도 하는 등...부자와 잘난 사람이 돈을 버는 또 다른 통로로 이용되는 저작권법은 지구인들뿐 아니라 고등 생명체인 우주인도 두렵게 한다니 이 얼마나 대단한 법인지!!

결국 이 법때문에 지구가 우리도 모르는 새 파멸될 뻔하다니...놀랍지않은가?

중간중간 나오는 대목들이 오래전 유행했던 음악의 가사를 빗대어 이야기하거나 시대를 풍자하는 날카로운 비꼼은 아마도 우리보다는 확실히 영미쪽 사람들에게 더 어필할만한 것들이었다.

심지어 닉이 처음 우주 종족으로부터 방문을 받고 반란세력의 음모를 알게 된 이유도 그의 이름이 80년대 유행했던 백 스트리트 보이즈의 이름과 같아서 그들의 오해로 인해 선택되었다니...이 얼마나 웃기는 이유인지...모든 등장인물이 이런식의 유쾌한 등장을 하는것도 재미있었다.

지구를 파멸하겠다는 이들의 모습 역시 어찌나 기발한지...

특이하고 기발한 소재와 유쾌하고 재미있는 위트...그럼에도 우리에게 어필하기엔 역시 문화적 차이가 있음을 알게 한 책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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