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슈투더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7
프리드리히 글라우저 지음, 박원영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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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형사물과 추리물을 좋아했던 나에게 아주 인상적인 영화가 있었다.

우리나라 성우의 목소리이긴하지만 코멩멩이 소리에 약간은 어수룩한듯한 중년의 볼품없는 남자가 사건의 용의자들을 심문하고 가면서 늘 마지막에 아..잠깐...하면서 뭔가 결정적인 단서로 방심한듯한 용의자의 뒷덜미를 잡아채는듯한 질문을 던지던 그 형사

나이가 어느정도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던..당시 최고의 수사관이었던 `형사 콜롬보`

지금에서야 소설중 주인공인 형사나 탐정 같은 사람들이 매력도 있고 잘 생긴 사람도 있고 은근 섹스어필한 남자도 많지만 이상하게도 예전의 형사나 탐정은 어딘가 괴짜에다 아저씨같은 못난 용모가 대세를 이뤘던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시리즈의 주인공인 형사 슈투더 역시 그런 분위기의 상징과도 같은 타입이다.

정년퇴직을 앞둔 베테랑 형사이지만 실수로 좌천되어 나이가 있음에도 단순히 형사로 있는...적당히 나이먹고 싸구려 담배를 피워대는 후줄근한 중년의 나이든 아저씨

지금 트렌드에는 분명 어울리지않는 스타일이지만...단순한 말로서 상대방을 휘어잡고 말과 말사이의 의미를 날카롭게 포착해낼수 있는 날카로운 매의 눈을 가진 베테랑 형사

처음 만나보는 시리즈이고 오래전 출간된 작품이지마 형사콜롬보처럼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

 

 

 

슈투더는 자신이 잡아 온 강도 살인용의자에게 이상하게 신경이 쓰여 그를 찾아 그가 갖힌 감방을 방문..목을 메어 죽으려던 그를 살려낸다.

그리고 또다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슈룸프의 사건에서 이상한 점을 찾아내고 그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살인사건이 벌어진 게르첸슈타인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슈룸프의 연인이자 살해당한 벤델린 비치의 딸을 만나게 된다.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님을 알게 되지만 겉으로는 친절하게 보이는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그에게 사건에 도움을 주기는 커녕 그 사건에 대해 말하는것조차 꺼리며 슈투더를 불청객취급하고 마을에서 큰 묘목장을 운용하면서 전과자들에게 갱신의 기회를 주는 엘렌베르거사장과 행정위원장으로 있는 에슈바허와 몇몇의 사람들이 마을전체에 엄청난 위력을 행사하고 있는걸 깨닫게 되고 그들이 이 사건을 파헤치는것에 못마땅해한다는걸 알게 되는데...

 

사건자체는 요즘의 트렌드와 달리 복잡하지않고 단순하다.

작고 평화로운 마을에서 있을법하지않은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은 돈을 노린 강도살인사건

게다가 마침 그 동네에는 큰 묘목장을 운용하면서 전과자들을 받아주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중 한사람이 살인사건이 발생했을때 사라진 돈과 같은 금액을 지니고 있었다.이렇듯 얼핏보면 범인을 찾기는 그야말로 누워서 떡먹기처럼 쉽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슈투더 역시 이런점을 들어 쉽게 범인이라고 생각한 사람을 잡지만 그의 오랜 형사경력과 날카로운 직관으로 그 용의자에게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한번 더 그 사람을 만나보고자 하는것에서부터 사건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가 간 작은 마을이자 겉으로 보기엔 조용하고 평화로운 게르첸슈타인은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의 웃음이 있고 인정이 흘러 넘칠것 같은 겉모습과 달리 뭔가를 알면서도 서로 침묵하고 서로를 감시하는듯한 비밀의 냄새가 나는곳이었다.

이렇게 작은 마을에서도 사람이 살아가는것은 비슷하고 어디에나 썩은곳은 있기 마련이라던 미스마플의 진리처럼

이곳 역시 몇몇의 힘이 있는 사람들의 의견으로 좌지우지되는...오히려 큰도시보다 그런 사람들의 영향력이 더 클수밖에 없기에 사건해결은 생각보다 쉽지않고 그런 마을의 배타성이 밖에서 그곳으로 온 사람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준다.

슈투더의 친구이자 형사인 무만 역시 그들과 섞이지못하고 늘 아웃사이더로서 살아가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런곳에서 슈투더는 외압을 견뎌내고 목표했던 사건해결을 위해 힘쓰는 모습은...그가 가진 캐릭터의 본질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렇게 사건자체는 단순하지만 비밀과 협박같은걸로 꽁꽁 둘러쌓여 좀체로 사건의 핵심과 진실에 다가가기 힘들었던 이야기를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통해 혹은 말과 말사이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 그 사건전체를 파헤쳐내는 슈투더의 활약은

요즘 이야기처럼 화려하거나 스피디하지않지만 투박하면서도 진솔한 맛이 있고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힘이 있다.

게다가 이 책이 쓰여진 당시의 사회현상을 이야기에 녹여낸 스토리는 오늘날 사회파추리소설과도 닮아있다.

총 5편으로 구성된 형사 슈투더...다음 이야기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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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잭과 콩나무 애덤 기드비츠의 잔혹 판타지 동화 2
애덤 기드비츠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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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이야기 재밌다.

일단 기존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화에 뼈대를 두고 비틀고 뒤섞고 뒤집기도 해서 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물론 이런 비틀어진 유머같은 이야기는 어린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것 같진않다. 

현실에 더 가깝다곤 하지만 역시 어린아이들은 그들 만의 환상이 있는 법이기에 좀 더 커서 어느 정도 현실과 동화의 차이와 그 갭을 아는 청소년들이라면 오히려 이렇게 비틀어 놓은 블랙 유머의 동화가 더 구미에 맞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기전 `사라진 헨젤과 그레텔`을 읽었을땐 솔직히 재밌지만 놀랐다는 쪽이 더 가깝다.

아름답고 권선징악의 교훈을 주는 동화를 이렇게 바꿔도 되나 싶을 정도로 파격적으로 다가왔기에 놀랍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은근히 심술궂은 재미도 느꼈기 때문에 이 책 `위험한 잭과 콩나무`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를 모티브로 뒤틀고 바꿔서 재미를 줄까 상당히 궁금했었다.

역시 이번에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않은듯...

 

 

 

오래된 우물에 살고 있는 개구리 프로그는 어느날 한 소녀를 보고 홀딱 반하게 되지만 그녀는 개구리에겐 관심조차 없는 왕국의 공주...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잔인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던 프로그는 덕분에 말을 할수 있게 되지만 다리하나를 잃게 되고 세월이 흘러 그런 그에게 또다시 다가온 소녀가 있으니 그녀의 이름은 질

그녀 질은 너무나 사랑하는 엄마의 관심을 절실히 원하지만 결국 벌거벗은 채 거리행진을 하고 그녀를 부끄러워하던 엄마를 피해 사촌 잭의 집으로 가게 된다.

역시 아버지에게 늘 실망을 안겨주던 잭은 암소를 판 돈으로 형편없는 콩알 한쪽을 바꿔온 덕분에 집에서 쫏겨나고 질과 만나지만 마법거울을 원하는 늙은 여자의 계략에 말려 목숨을 건 모험을 하게 된다.

잭과 질 그리고 말하는 개구리 프로그는 하늘높이 뻗은 콩나무를 타고 거인들의 세계로 가서 잔인한 거인들을 물리치고 음흉하기 그지없는 고블린이 사는 곳으로 가서 마법거울의 행방을 쫏는데...

 

늘 자신의 외모가꾸기와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엄마의 관심을 얻고자 엄마를 모방하고 따라하던 질

아빠에게 남자로 인정받고 싶어하고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고자 늘 그들의 곁을 맴돌며 관심받고자 했던 잭은... 용기를 실험한다며 터무니없는 내기를 제안해서 사람들을 잡아먹는 거인들을 물리치고 노래로 소녀들을 유혹하는 인어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며 서로의 자질을 깨닫게 되고 또한 자신이 원해서가 아닌 남들이 원해서 사는 걸 자신이 원한 일로 혼동했었다는걸 알게 되고 자신들 스스로 원하고 바라는 일을 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엄마가 원해서가 아닌..아버지가 바래서가 아닌...스스로가 원하는 고 바래서  하는 ..

우리가 흔히 알던 동화 여러편을 한데 섞어 잭과 질 그리고 프로그가 하게 되는 모험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아이들이 깨달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흥미와 생각할 꺼리를 주는 책일것 같다.

애덤 기드비츠식의 동화 비틀기...다음엔 또 어떤 동화를 뒤섞어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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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의 기억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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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작가중 유독 우리나라에서 사랑받는 작가군이 몇 있다.

그 중에서 여류 작가증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 중 한사람이 바로 에쿠니 가오리가 아닐까

그녀의 초기작품은 그야말로 기존의 작품에서는 볼수 없었던 반짝임과 신선함이 있었기에 상당히 인상적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언제나 사랑에 대한 글을 여성 특유의 필체와 느낌 그리고 그녀만의 감성이 더해서 특히 여성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그녀가 이번엔 추억과 그 추억에 관한 기억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번씩 오래 된 추억을 이야기하다보면 분명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르게 기억하고 있어 놀랄때가 많다.

어디서 이런 오류가 생긴건지 아무리 뒤집고 헤집어 봐도 서로가 자신의 기억이 맞다고 생각하기에 그 차이를 찾을수가 없는데...그런걸보면 기억이란 건 어쩌면 자신이 기억하고자 하는 부문만 부분발췌하거나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의 입맞에 맞게 각색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게 사실이라면 우리가 기억하는 것중 얼마나 많은 오류가 있을지...문득 씁쓸해지기도 한다.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등 뒤의 기억`은 그런 것을 말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나이든 사람들이 주로 모여 살고 있는 실버 아파트에 그곳에 거취하기엔 나이가 젊은 히나코가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웃이나 주변 사람들은 그녀 히나코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특히 옆집에 사는 이웃 남자는 혼자인 그녀가 외로울까 혹은 쓸쓸할까 하는 걱정에 수시로 방문해서 차도 마시고 대화를 시도하지만 그녀 히나코는 그의 걱정과 달리 혼자이지도 않고 외롭지도 않다. 그녀에겐 가공의 동생인 아메코가 늘 그녀의 곁에서 말동무도 해주고 오래전 그 둘만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기 때문인데 그런 히나코의 상태를 주변에서 약간 이상한걸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

오래전 사랑을 찾아 남편도 두명의 아들도 버리고 떠나온 이력이 있는 히나코를 도저히 용서하지도 인정하지도 못하는 큰 아들과 그런 그녀를 버리지도 외면하지도 못하고 있는 작은 아들의 사연 그리고 그녀에게 오래전 실종된 채로 있는 여동생의 이야기가 서로의 단편과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

 

제목을 보면서 그녀 에쿠니 가오리가 말하고자 한 건 뭘까 생각해봤다.

등 뒤의 기억이란 사람이 유일하게 볼수없는 곳이 자신의 등 뒤고 그런 등 뒤의 기억이란 결국 자신은 모르는 어떤 진실같은것인지 혹은 지나온 과거의 엇갈린 기억을 이야기하고자 하는건지...

자신이 저지른 실수로 인해 상처받은 자식들을 외면하고 싶은 히나코와 그런 히나코에게 접근해서 그녀가 알고 싶지않은 진실을 자꾸 헤집어 끄집어 내고자 하는 이웃집 남자의 대화를 통해 그녀의 과거와 진실이 드러나고 있는데 처음의 종잡을수 없을것 같은 이야기의 핵심은 역시 두 사람의 대화와 그녀 히나코와 동생 아메코의 대화를 통해 알수 있는 구조로 그려놓았다.

그녀가 가졌던 가정의 행복도 그녀가 선택했던 마지막 사랑도 그리고 어릴적 가장 행복했던 그녀의 추억도 모두 기억으로만 남은 채 쓸쓸하리만치 황량하고 외로운 방 안에 홀로 남은 그녀 히나코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모습인것 같아 왠지 쓸쓸함을 느끼게 한다.

관계가 끝나도 기억은 남아있다는 그녀의 말이 그래서 더 와닿는것 같다.

왠지 가을 쓸쓸한 밤에 읽으면 그 감성이 더 와닿을것 같은 책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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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연인 스토리콜렉터 25
알렉산데르 쇠데르베리 지음, 이원열 옮김 / 북로드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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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북유럽편 추리소설은...

우리가 흔히 접하던 범죄소설이나 추리소설과 그 스케일면이나 범죄에 접근하는 방식 같은 면에서 조금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범죄의 트릭이나 수법을 파헤치기보다 범죄 그 자체를 파헤치며 범죄자의 내면의 심리나 그 범죄자를 쫏는 과정에 더 치중하는 전형적인 범죄 스릴러에 가까운 형식을 띠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야기자체가 가지는 힘이 더 박진감있고 현실성있게 와닿을 뿐 아니라 마치 그 범죄자를 쫏는 수사팀의 일원이 된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서 개인적으로 다른 나라의 추리소설이나 스릴러보다 더 선호하고 구미에 맞는듯하다.

하지만 이 책`악명높은 연인`에 대한 소개글에서 평범했던 간호사가 자의가 아니지만 범죄조직에 스며들어 그 세계에 물들게 되는 과정을 그린 시리즈라는 글을 읽고 맨먼저 든 생각은 조금 어처구니없고 과장이 지나치다 였다.

평범한 여자가 범죄에 휩쓸리는 경우는 많지만 그런 경우 대부분 그녀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그녀를 도와서 그 덫에서 빠져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 여자가 그 조직에 물들고 나중에는 그 조직을 지휘하고 어느정도 위치를 장악한다는 건 평범한 여자라는 범위를 넘어선다고 생각했기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목에서부터도 그렇고 하드보일드한 세계를 그리는 데 강점을 지니고 있는 북유럽소설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에 책을 읽기도 전에 호감도가 높았고 책을 읽고 난 지금은 그 호감에 충분히 보답받은 듯한 느낌이다.

 

 

 

간호사인 소피는 교통사고로 들어온 환자인 엑토르에게서 호감을 느끼고 서로 교감을 한다

그런 그녀를 눈여겨 본 이가 있었으니 그녀는 바로 국립범죄센터 특별 수사팀장인 구닐라

구닐라는 소피에게 은밀히 접근하여 소피 자신도 몰랐던 엑토르의 정체를 밝히며 도움을 요청하지만 소피는 자신이 봐왔던 엑토르가 범죄조직의 보스라는 사실이 믿기지않아 혼란스러워하고 소피의 혼란을 눈치챈 구닐라와 그녀의 팀은 소피를 압박해 그녀에게서 원하는 바를 얻어낼려는 목적으로 그녀와 그녀의 집을 감시하고 도청하며 마침내는 그녀의 하나 뿐인 아들 알베르트를 크게 다치게 할 뿐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데 주저함이 없다.

한편 소피와 서로 호감을 주고 받던 엑토르 구스만 역시 이제껏 자신의 아버지와 자신이 조심스럽게 구축해 온 마약루트가 독일계인 한케파의 방해와 공작으로 흔들리고 한케파와 구스만파는 물러설수 없는 혈전을 앞에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자적으로 총기밀매와 판매를 하던 옌스 역시 우연치않게 이들 싸움에 말려들게 되고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소피와 재회하게 되지만 서로 재회의 기쁨을 나누기도 전에 목숨을 건 총격전에 말려들게 되고 이 와중에 엑토르 역시 큰 부상으로 깨어나지 못하면서 조직들간의 싸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평범했던 간호사이자 엄마인 소피가 범죄조직에 발을 디밀게 된 사연이 일단 납득이 가도록 잘 이끌고 있다.

누군가가 사람 살아가는 어디에나 있는 것이 정치이고 그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명분이라고 했다.

그 명분이 납득갈만하면 살인도 용납이 된다고...

그런 의미라면 시리즈의  첫번째인 이 책에선 일단 소피가 그런세계에 발을 들여놓을수밖에 없었던 명분을 제대로 잘 쌓았다고 할수 있다.

남편을 여의고 홀로 남아 키운 외아들을...그것도 범죄조직이 아닌 경찰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가차없이 헤치고 그녀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누구라도 화가 나고 분노하는 소피에게 공감하게 될것이다.

이런 상황에 처했을때 화가 나고 분노하지만 두려움때문에 어쩔수 없이 경찰에게 협조할수밖에 없는 일반사람의 모습과 달리 분노로 분연히 일어서 그들에게 저항하고 대항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소피의 평범하지않은성격과 앞으로의 이야기 방향을 짐작하게 해준다.

이번편에서 평범하기 그지없고 오히려 소심하고 위축된듯한 미망인인 소피의 모습을 주로 그려주고있지만 폭력앞에서 혹은 잔인한 총격전이나 아슬아슬한 추격전에서 의외로 냉정하고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그녀의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폭력조직의 근절이나 마약 범죄소탕을 위한 대대적인 단속인줄 알았던 국립범죄조직센터 특별 수사대팀의 수상했던 행보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 싸움이 단순한 싸움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고 그 이면에 어마어마한 액수의 큰 돈이 있으며 앞으로도 이 들의 싸움은 점점 치열해질것을 예고하고 있기에 기대가 커진다.

그녀 소피의 변신과정도 궁금하고 그녀의 사랑은 과연 누가 될지도 궁금해진다.

하드보일드하고 스피디하며 남성스러운 책...그럼에도 확실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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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긋는 소녀 - 샤프 오브젝트
길리언 플린 지음, 문은실 옮김 / 푸른숲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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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인가...특별히 피가 철철 흐르거나 잔인하게 마구 사람을 죽여주는 연쇄살인범도 없고 요즘 왠만한 장르소설엔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인 싸이코 패스같은 인물이 안나옴에도 불구하고 시중일관 긴장감을 유지한 채..정말로 이남자가 아내를 살해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끝까지 숨죽이며 보게 했던 책 `나를 찾아줘`

그 작품의 힛트에다 연이어 영화화 소식까지 들려오고 그녀의 다른 작품인 `다크 플레이스`의 출간에 이어 이번에 새롭게 그녀의 작품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넘 반가움이 앞섰다.

그녀의 신간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오래전에 이미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된적이 있는 그녀의 처녀작품이었다.

나를 찾아줘의 인기에 힘입어 그녀의 작품들이 출간년도에 상관없이 나오고 있는것 같다,.

 

 

 

작은 시골 마을 윈드 갭에서 1년이 안되는 사이 연이어 소녀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

한 소녀는 목이 졸린 흔적과 함께 사체로 강가에서 발견되엇고 이번에 실종 된 소녀는 아직 흔적도 못찾고 있다는 소식에 시카고 `데일리 포스트`에 근무하고 있으며 그 마을출신의 기자인 카밀이 내키지 않는 취재를 하러 그곳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을 거부하는듯한 엄마와 새아빠의 묵인하에 집에 머물면서 사건의 진상을 캐기 시작하는데 그 사건의 피해자는 이가 뽑힌채 버려졌다는걸 알게 된다.

또한 이번에 사라진 소녀 역시 곧 같은 살해방법으로 피살된 채 시체로 발견되는데 그 현장에 카밀도 있게되면서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되고 서로가 호감을 느꼈던 사건 담당 형사와 카밀은 곧 친밀한 사이가 된다.

더 이상의 살인사건이나 실종사건이 벌어지지않는 가운데 두번째 피해자가 된 소녀 내털리가 납치되었을 당시 그녀를 데려간 사람이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는걸 알게 되고 카밀은 점점 혼란스러운데...

 

피가 철철 흐르는 살인사건의 현장이나 잔혹하기 그지없는 범죄의 모습을 보여주지않고 오로지 당시의 상황을 겪은 사람의 심리를 묘사하는걸로도 그 긴장감과 두려움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 길리언 플린

살해사건의 범인을 추적하고 증거를 따라가는 것도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사건중심이 아닌 그 주변인물과의 역학관계나 그 사람들의 심리묘사에 치중하는 이런 심리스릴러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다른 사람에게 어필할수 있음을 보여주는데 그녀의 장점이 있는것 같다.

이번에도 인구 2000여명 남짓은 작은 마을이지만 그 작은 마을안에서도 지배자와 피지배자와의 차이가 극심하고 그 극심한 차이가 서로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여자들의 티파티나 심지어는 작은 소녀들의 학교생활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게 그려놓았는데...어른들 세계보다 가식이나 도덕성으로 꾸미지않은 소녀들의 세계는 날것 그대로의 모습이기에 더 잔인함이 여과없이 드러나고 있다.

그런 소녀들 무리의 제일 앞에서 있는 소녀 엠마의 비틀어진 자아를 보면서 카밀은 어딘가가 잘못되었음을 느끼지만 그녀가 바로잡기엔  엠마는 지독하게 예민하고 지성적인 모습이다.

또한 당연히 사랑받을 권리를 부정당한 자신을 자학하고 용서하지않는 카밀의 행동은 밖으로 공격성을 드러내는 엠마와 대조적인듯 보이지만 사랑받지 못한 사람들의 절규처럼 느껴진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애정을 받고자 어떤 짓이라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첫작품이라 그런지 흡인력있게 끌고 가지 못하고 중간중간 자꾸 맥이 끊겨 어려운 문장이나 글이 아님에도 집중에서 읽기가 녹록치않았다.

중간이후까지 별다른 매력을 발견하지못하다가 막판에 가서야 그녀 특유의 몰아치는듯한 느낌을 받을수 있었고 막판에서야 그녀의 매력을 살릴수 있었던것 같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첫작품이고 그 이후로 나온 작품들을 봐서 그녀 길리언 플린은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작가중 한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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