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뒤의 기억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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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작가중 유독 우리나라에서 사랑받는 작가군이 몇 있다.

그 중에서 여류 작가증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 중 한사람이 바로 에쿠니 가오리가 아닐까

그녀의 초기작품은 그야말로 기존의 작품에서는 볼수 없었던 반짝임과 신선함이 있었기에 상당히 인상적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언제나 사랑에 대한 글을 여성 특유의 필체와 느낌 그리고 그녀만의 감성이 더해서 특히 여성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그녀가 이번엔 추억과 그 추억에 관한 기억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번씩 오래 된 추억을 이야기하다보면 분명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르게 기억하고 있어 놀랄때가 많다.

어디서 이런 오류가 생긴건지 아무리 뒤집고 헤집어 봐도 서로가 자신의 기억이 맞다고 생각하기에 그 차이를 찾을수가 없는데...그런걸보면 기억이란 건 어쩌면 자신이 기억하고자 하는 부문만 부분발췌하거나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의 입맞에 맞게 각색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게 사실이라면 우리가 기억하는 것중 얼마나 많은 오류가 있을지...문득 씁쓸해지기도 한다.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등 뒤의 기억`은 그런 것을 말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나이든 사람들이 주로 모여 살고 있는 실버 아파트에 그곳에 거취하기엔 나이가 젊은 히나코가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웃이나 주변 사람들은 그녀 히나코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특히 옆집에 사는 이웃 남자는 혼자인 그녀가 외로울까 혹은 쓸쓸할까 하는 걱정에 수시로 방문해서 차도 마시고 대화를 시도하지만 그녀 히나코는 그의 걱정과 달리 혼자이지도 않고 외롭지도 않다. 그녀에겐 가공의 동생인 아메코가 늘 그녀의 곁에서 말동무도 해주고 오래전 그 둘만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기 때문인데 그런 히나코의 상태를 주변에서 약간 이상한걸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

오래전 사랑을 찾아 남편도 두명의 아들도 버리고 떠나온 이력이 있는 히나코를 도저히 용서하지도 인정하지도 못하는 큰 아들과 그런 그녀를 버리지도 외면하지도 못하고 있는 작은 아들의 사연 그리고 그녀에게 오래전 실종된 채로 있는 여동생의 이야기가 서로의 단편과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

 

제목을 보면서 그녀 에쿠니 가오리가 말하고자 한 건 뭘까 생각해봤다.

등 뒤의 기억이란 사람이 유일하게 볼수없는 곳이 자신의 등 뒤고 그런 등 뒤의 기억이란 결국 자신은 모르는 어떤 진실같은것인지 혹은 지나온 과거의 엇갈린 기억을 이야기하고자 하는건지...

자신이 저지른 실수로 인해 상처받은 자식들을 외면하고 싶은 히나코와 그런 히나코에게 접근해서 그녀가 알고 싶지않은 진실을 자꾸 헤집어 끄집어 내고자 하는 이웃집 남자의 대화를 통해 그녀의 과거와 진실이 드러나고 있는데 처음의 종잡을수 없을것 같은 이야기의 핵심은 역시 두 사람의 대화와 그녀 히나코와 동생 아메코의 대화를 통해 알수 있는 구조로 그려놓았다.

그녀가 가졌던 가정의 행복도 그녀가 선택했던 마지막 사랑도 그리고 어릴적 가장 행복했던 그녀의 추억도 모두 기억으로만 남은 채 쓸쓸하리만치 황량하고 외로운 방 안에 홀로 남은 그녀 히나코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모습인것 같아 왠지 쓸쓸함을 느끼게 한다.

관계가 끝나도 기억은 남아있다는 그녀의 말이 그래서 더 와닿는것 같다.

왠지 가을 쓸쓸한 밤에 읽으면 그 감성이 더 와닿을것 같은 책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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