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상사와 전 남자 친구의 상관관계
윤재희 지음 / 청어람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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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면 그 내용전체를 알수 있는게 있다.

특히 로맨스소설이 그런 경향이 강한데..이 책 역시 제목에서 그 내용전체를 유추할수 있다.

오랫동안 사랑하던 연인들이 특별한 사건이나 계기가 없이 헤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들의 헤어짐의 이유는 너무나 익숙해져서 더 이상 설레지않다던가 혹은 연인중 한 사람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다거나 혹은 사랑의 감정이 낡고 퇴색되어버렸다던가...등등 많은 이유가 존재하지만 가만보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결혼으로 이어질려면 타이밍이 상당히 중요함을 알수있다.

한사람 혼자 만의 의지가 아닌 두 사람 모두 결혼할려는 의지가 맞아야 이뤄질수 있는게 결혼이란걸 보면 인연이란게 참으로 대단하다는걸 새삼 깨닫는다.

 

미국에서 악세사리디자이너로 나름 성공하고 있던 다영은 자신을 너무나 아끼고 이뻐하는 전남자친구의 아버지이자 LOSA의 회장인 강회장의 권유로 귀국하게 되고 그의 회사에 디자이너로 입사하게 되지만 전남자친구인 준우가 디자인팀장으로 있는걸 까마득히 몰랐을뿐 아니라 심지어 준우가 자신의 직계상사라는걸 알고 엄청 열받아하지만 이미 돌이킬수 없다.

뿐만 아니라 준우 역시 그녀 다영이 자신의 디자인팀으로 오는줄 몰랐는데...잊은줄 알았고 다시 만나도 별다른 감정이 없을줄 알았던 그녀를 본 순간 자신이 착각하고 있었다는걸 깨닫지만 다영은 다시 상처받는게 두렵다는 이유로 준우와 거리를 둔다.

매일 얼굴을 봐야하는 두 사람은 서로를 외면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새로 시작하기엔 뭔가 뚜렷한 계기가 없어 거리를 좁히기가 힘든데...

 

헤어진 연인이 재회후 다시 시작하는 경우는 종종 보지만...

서로가 헤어졌을때의 그 원인으로 인해 다시 헤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

사실 연인이 헤어졌을때 그 원인이 뭐라 딱꼬집어 말할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 원인을 뭐라 규정지어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은 불만이나 섭섭함이 사귄 세월의 더께만큼 쌓여 나중에는 그 간격을 도저히 좁힐수 없어 헤어짐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때문인데 주인공 다영이 그런 경우이기에 친구나 주변사람들이 헤어짐의 원인을 물었을때 똑부러지게 말할수가 없다.

잘생긴 외모에 좋은 스팩을 가지고 집안조차 좋은 남자인 준우는 어딜가든 모두의 시선을 받고 많은 여자들의 관심을 받기에 그런 남자의 애인인 다영은 많은 여자들의 질시와 질투에 괴롭힘을 당하지만 그것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던건 그런 준우에 비해 잘난게 없다고 생각하는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었고 결국은 스스로 빛나는 사람이 되고자 그의 곁을 떠나는 이별을 선택하게 되는데 그녀가 이별을 선택한 원인이 책 거의 마지막에 나오기에 그전까지 그녀의 우유부단한 태도가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결론적으로 그녀 혼자서 스스로의 자격지심으로 괴로워하다 유학을 가서 나름의 스팩을 쌓고 돌아올때까지 남주인공인 준우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않고 있다 돌아온 그녀를 잊지못했음을 깨닫고 받아들인다는 설정인데...준우의 노력부분이 부족하고 두사람이 서로의 애정이 변함없음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적어 알콩달콩한 면이 적어 아쉽다.

결국 여자주인공 다영 혼자 아파하고 괴로워하다 이별을 선택하고 다시 시작한...좀 허무한 경우가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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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키메 스토리콜렉터 26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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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날이 있다.

잘자다 문득 깨어나보니 주위가 고요한데 이상하게 화장실쪽에서 뭔가 있는 기척을 느낄때나 혹은 평소엔 의식도 못했던 시계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날...그런날은 왠지 이 새벽에 깨어있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닌듯한 느낌이 들고 괜히 등골이 오싹하며 찬기를 느껴 옆에 자고 있는 신랑을 깨우고 싶어도 그런 기척조차 두려워 옴싹달싹하기 어려운 그런날이 아주 가끔 있다.

나같은 경우엔 특별히 귀신이란 존재를 믿거나 두렵다고 생각해본적이 별로 없는 사람잉에도 그런날은 나도 모르게 숨을 죽이고 자는 척 눈감아 내 심장의 두근거림을 의식하게 된다

내가 아는 사람 대부분은 지극히 이성적이라 귀신의 존재를 믿거나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런 인간 이외의 존재가 있을수도 있다는걸 부정하지않는 사람이 많은데 아마도 내 주변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러할것이다.

이형의 존재를 믿지도 그렇다고 완전히 없다고 무시하지도 못하는...

이 책 `노조키메`의 저자 미쓰다 신조는 이런 사람들의 이형의 존재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 밑바닥에 있는 공포를 끄집어 내어 형태화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아주 영리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의 대표작인 `도조겐야`시리즈도 그렇고 `작가`시리즈도 이런 그의 영리함이 돋보이는 작품시리즈가 아닐까 생각한다.

 

 

 

전국 각지의 괴이담에 흥미를 가지고 있고 그런 괴담을 수집해서 작품을 발표하는 나는 어딘가 수상쩍은 라이터를 소개받고 그는 곧 나에게 재야의 민속학 연구자로 이름을 떨치는 아이자와 선생의 노트 한권을 팔려고하지만 그가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않은 채 그 노트를 손에 넣은것을 알고 거절을 하게되고 아쉽지만 곧장 그 노트를 주인인 아이자와에게 보낸다.

그리고 오랜세월이 흐른후 아이자와선생의 유품으로 그 노트가 내 손에 들어왔는데..그 노트엔 노조키메라는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존재에 대한 기록이 있을뿐 아니라 이상하게도 다른 경로를 거쳐 알게 된 또다른 괴담에 등장하는 노조키네 즉 엿보는 나무의 아이가 등장하는 장소와 시대가 다를뿐 같은 장소라는걸 알게 된다.

두 사건이 벌어지는 곳은 모두 종말저택이라 불리우던 ..지금은 폐허가 되버린 작은 마을인 스쿠자 지방의 세개의 촌락으로 이뤄진곳이자 아이자와의 친우의 본가이며 수십년후 내가 알던 사람이 아르바이트를 한 리조트가 있던 곳인데 그곳에서 같이 아르바이트를 했던 다른 학생들 두명이 불의의 사고로 자연스럽지못한 사고사를 당한곳이기도 하다.

두 괴담 모두 누군가 그들을 지켜보는 아이가 있고 그 아이를 본 사람은 반드시 죽임을 당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집에 홀로 있을때면 문틈이나 창문쪽 혹은 닫혀진 문 뒤에 누군가 있는듯 느껴질때가 있고 그럴때면 아무리 대담한 사람이라도 오싹함을 느낀다.

분명 아무것도 없음을 알지만 그럼에도 누군가 있는듯한 기척

사람들은 이렇게 눈에 보이지않지만 뭔가가 있다고 느낄때가 있는데 그런 사람들의 마음속 공포에 대해 미쓰다 신조는 노조키메라는 전통 신앙속에 등장하는 존재를 구체화해서 공포를 그려내고 있다.

순례자를 죽이고 그들을 생매장했다는 끔찍한 이야기가 전해져오는 부락의 저주받은 집인 사야오토시가는 그 존재만으로도 사람들에게 꺼림찍함을 느끼게 하는데 그 일이 있은후 흉사가 잦아 대대로 마을 전체의 집단 감시와 경멸어린 시선과 함께 집단 따돌림을 받고 있고 그것은 또다른 형태의 폭력과도 같다.

이런 마을 전체의 폭력적인 시선에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사야오토시가 사람들은 오랫동안 폭력아닌 폭력에 노출되어있고 이런 특성탓에 더욱 그 집을 둘러싼사소한  모든것이 사람들의 공포를 일으키는 메개체 역활을 해서 그 마을 전체가 살아있으되 생기를 잃어버린 악순환의 결과를 가져온다.

오늘날에도 집성촌이나 대대로 외지인이 적은 부락과 같은곳에는 외지인에 대해 배타적이고 마을의 흉사가 생기면 새로온 외지인들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강하며 특히 비이성적인 사고로 누군가 선동을 하면 쉽게 그 선동에 휩쓸려 폭력적인 사태가 발생하곤 하는데...이 책에서 숨어서 종말저택 사람들을 감시하는 부락사람들의 광기어린 시선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수 있다.

종말저택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분명 과학적으로 증명을 할수 있고 또한 그 근거가 상당히 수긍할수 있는 내용임에도 역시 그 이면에는 사람의 힘이 아닌 그 무엇의 의지나 원한이 반영된것이 아닐까 의심해보게 되는걸 보면...나역시도 상당히 비이성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임을 깨닫게 한다.

사람들 마음속 깊은곳에 숨겨진 비이성적인 공포와 그 공포를 먹고사는 존재의 이야기...

책을 읽다보면 역시 사람보다 무서운 존재란 없음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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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묵은 가지에서 피네 세트 - 전3권 블랙 라벨 클럽 12
윤민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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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녀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가 안타깝고 슬프게 느껴진건 한참 나이가 들어서인것 같다.

어릴적 역사책에서 배울때에야 그냥 공녀로 끌려간 여자들이 많고 진상품처럼 바쳐친여자들이라는...그야말로 사전적인 의미로 밖에 와닿지 않았던 단어가 조금은 나이를 먹고 우리나라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다보니 그네들의 아픈 이야기가 결국은 작은 나라에 태어나 주변 강국의 눈치에서 단 한순간도 독립적이지 못한 나라를 가진 여자들의 아픈 이야기라는걸 깨닫는 순간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특히 고려시대부터 공녀로 끌려간 여자들이 많은데 조선에 와서도 그런 역사는 반복되었을뿐 아니라 결국은 가장 힘없고 당시로는 마치 재산의 하나처럼 취급되던 여인네를 팔아서 나라의 안위를 도모했다니...슬프고 부끄럽기까지하다.

이 책 `꽃은 묵은 가지에서 피네`를 읽다보면 저자가 역사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에 대해 많은 공부와 고증 그리고 자료조사를 거쳐서 집필한 노력이 여실히 보인다.

책 속에 나오는 주요인물은 실질 역사속에 등장하는 인물일 뿐만 아니라 당시에 크고 작은 사건과 변란은 모두 실제 역사속 진실이라는 점을 보면 역사와 픽션 그 사이사이의 빈공간을 참으로 잘 찔러 마치 그런일이 있었을수도 있겠다고 나도 모르게 수긍하게 한다.

이런 글을 쓰자면 얼마나 많은 연구와 공부를 했을지...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별볼일 없는 가문이었던 한씨 집안은 맏딸을 대국인 명에 공녀로 바치고 그 딸이 당시 천자였던 영락제의 총애를 받는 여비가 되고 마침내는 영락제와 함께 순장된 덕분에 단숨에 조선에서 무시못할 지위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 권력의 맛에 취한 오라비 덕분에 막내딸인 이선 역시 언니에 이어 공녀로 바쳐지는 신세가 되고 자금성에 갇혀 수많은 처첩과 후궁들 그리고 궁녀들 사이에서 목숨을 건 외줄타기를 하지만 아무도 그녀에게 도움을 주지않는 고립무원의 상태

어릴적부터 영리하고 용기가 있는 이선은 그러한 자금성의 판세를 읽고 황제에 눈에 들기보다는 언니처럼 개죽음을 당하지않고 살아남기를 바라게 되면서 다른 후궁들과는 다른 횡보를 하게 되지만 너무나 영리한 그녀의 처신은 외려 황제와 황후의 눈에 띄고 자신은 원하지않았지만 피튀기는 혈투에 끼어드는 결과를 얻게 된다.

그런 그녀의 외로운 싸움에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황제의 5번째 아우인 왕야 주첨선 양헌왕과 명나라의 충신이자 타고난 무인이었던 우겸이었다.

특히 우겸은 다른 사람에게 말 못할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었지만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못하는 외로운 처지인지라 여자 혼자의 몸으로 자신을 지키고자 죽도록 노력하는 이선이 다른 의미로 다가왔고 마침내는 마음에 품게 되었지만 그녀는 황제외의 남자와는 눈조차 마주쳐서는 안되는 황제의 여자

이제 그 둘은 목숨을 건 사랑을 하게 되고 이선과 또 다른 인연이 있던 양헌왕은 이 두사람의 사랑을 지지하는...

 

로맨스소설이라기보다 한편의 대서사시와 같은 소설이었다.

방대한 스토리를 끌고 가는 힘과 중국역사에 정통하지않으면 도저히 나올수 없는 이야기이기에 단순히 로맨스소설로만 보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 영락제부터 시작하여 짧은 기간 보위에 있었지만 성군이라 칭송받던 선덕제에 이어 그의 아들들간의 왕위 쟁탈전에다 명의 국운을 걸고 오랑캐인 와랄족과의 전쟁이야기 여기에다 당시 자금성 내부에서 휘몰아치던 피튀기는 후궁들의 암투까지 역사적 사실에다 소설적 재미를 더해 실질 인물이었던 한씨가 공녀의 신분에서 끝까지 살아남을수 있었던 과정을 흥미롭게 재구성하고 있는데...사실과 픽션의 교묘한 조합이 참으로 빛나는 작품이었다.

여기에 책속 등장인물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연심을 표현하는데 많은 한시가 등장하고 있는데 그 시와 등장인물의 마음이 참으로 조화로워 그 시를 읽는 재미도 제법 쏠솔했다.

 등장인묻들 사이의 갈등 역시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였는데... 서로 대척점에 있던 황태후와 한이선은 같은 목표를 가졌을때 동지였다 그 이후 서로 알면서도 모른척 묵인하거나 협박을 해서라도 자신의 목적에 맞게 움직이게 하는 등 정치적 정적이자 동반자의 모습을 하고 있고,토목보에서의 대패로 인해 인질이 된 황제와 그로 인해 새로운 황제가 된 성황의 생명을 건 정치게임은 영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쓰러져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잘 만들어진 연극같은 정치의 비정함을 잘 보여준다.

특히 정적을 무너뜨리는데 사용되던 갖가지 술수와 정치적인 판단의 날카로움은 마치 바둑대국을 보는듯한 긴장감과 스릴을 준다.

과연 조선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온 힘없고 연줄없는 한이선이 이 거대하고 잔인하기 그지없는 자금성이라는 감옥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그리고 황제의 여자라는 신분에서 어떻게 자신의 사랑을 지켜내는지 그 여정이 스팩터클하고 긴장감있게 그려지고 있다.

각권이 모두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임에도 로맨스와 정치 게임 그리고 역사적 사실에서 어느 한쪽도 치우침이 없는 안정감있는 분배로 끝까지 흥미를 잃지않게 하는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다 읽고나서 왠지 뿌듯한 성취감마저 느끼게 하는 작품이자 한 여인과 오로지 그녀만을 위한 남자의 사랑이 돋보이는...쓸쓸한 가을밤에 읽기좋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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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월
정은숙 지음 / 청어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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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책대여점이 있었다는건 요즘 한창 재밌게 보는 드라마에서도 여주인공의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기에 놀랍거나 새롭지않지만 공교롭게도 이 책과 그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이 영조와 정조 사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아마도 그때쯤이 양반들의 전유물로만 여기던 책을 읽는 재미가 대중적으로 널리 퍼지는 계기가 있었거나 한창 유행했던 시기가 아닐까 하는데...특히 실학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인재를 등용한 정조의 정치적 성향이나 당시의 배경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다양한 서책이나 문물이 들어오게 되고 이런 영향으로 대중들조차 소설을 읽는 재미를 알게 되고 책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이 그 대안으로 책을 빌려읽는 세책이 우행하는 계기가 아닐까 싶다.

 

 

 

어쨋든 이 책 완월의 시대적 배경은 정조대왕의 집권하던 조선후기이고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구가하던 세책점을 주요무대로 그 세책점을 운영하는 신분이 수상하지만 장신의 미남자인 책하의 주인인 최운과 노비의 신분이지만 어릴적부터 주인마님의 귀여움을 받고 특유의 영리함으로 일찍부터 언문을 깨치고 마님대신 세책해온 책을 맛깔나게 읽어주던 다희는 당연하게도 세책을 해주면서 서로 안면을 트게 된다.

잘난 남자인 운에게 첫눈에 연정을 품게 된 다희에게는 남다른 재주가 있었으니 글솜씨는 보잘것 없지만 이야기를 맛깔나게 만들어내는 재주 즉 작가로서의 창작능력은 탁월하였고 그런 자신의 재주를 운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으로 그에게 자신이 쓴 이야기를 보여준다.

첫눈에 다희의 재능을 알아본 운 덕분에 자신의 신분이나 이름은 숨긴채 책을 내게 되고 당연히 공전의 히트를 치게 되지만 그녀가 쓴 소설은 다희가 보고 들은 실제사건을 배경으로 한 탓으로 그녀를 노리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고 이런 사건들 덕분에 자신의 마음조차 제대로 몰랐던 운은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데...

 

시대물에서 당연히 등장하는 신분의 제약은 이 책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맺어질수 없는 사람들이 서로 애틋하게 사랑하는것이 좋아 시대물을 읽는 재미가 좋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런 제약때문에 시대물을 꺼리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꺼리는 쪽이다.

그래서 이런 시대물을 읽을때는 그 신분의 차이를 어떻게 뛰어 넘는지..혹은 그 차이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나가는지에 예민하게 지켜보게되고 그 연결이 매끄럽지못하면 이야기의 완성도가 떨어지게 느껴지는데...

 이 책에선 일단 두 사람의 신분의 차이가 많이 나지만 여주인공인 다희가 그 신분의 차를 넘을수 있는 공을 세워 그 벽을 조금 허무는것으로 대처하는데 그 차이를 조금 허무는것으로 만족해서인지 억지스럽지는 않고 이해할수 있는 범위에 있다.

또한 요즘은 흔히 사용하는 단어를 한자화해서 자연스럽고 유머러스하게 넣어 자못 유쾌하게 느껴지지만 생각보다 로맨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좀 적고 결정적으로 남주인공인 최운이 욕쟁이에다 입이 건 괴짜같은 인물로 그려진것이 기존의 주인공 캐릭터에 부합하지않고 그다지 매력적이지않은 인물로 그려진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좀 더 다희와의 로맨스를 애절하게나 애틋하게 그려놓았더라면 좋았을껄 아는 마음이 강한 아쉬움으로 남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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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 천재 시계사와 다섯 개의 사건
다니 미즈에 지음, 김해용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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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출간물에는 유행이 있는듯하다.

조금씩 이야기에다 가슴 따뜻해지는 판타지같은 내용을 가미한듯한 소설이 유행을 하더니 이제는 제목부터 표지까지 대놓고 힐링소설임을 드러내놓기를 주저하지않는걸 보면 일본은 힐링소설이 대세인가보다.

2012년 일본에서 50만부 이상 팔린 이 작품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역시 제목부터 벌써 추억을 팔고 있다.

그리고 독자를 유혹하는 글귀...과거는 변하지않지만 수리할수 있다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뜻대로 인생을 수리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찬바람이 솔솔 불어와서인지 읽으면서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되는글이 여름보다 거부감이 덜 드는것 같기도 하다.

처음들어보는 작가의 이른바 힐링 미스터리소설인 이 작품은 다섯개의 사건들로 구성되어있다.

 

 

 

한때는 번화가처럼 활기찼지만 이제는 쇠락한 거리상가에 새로 이사온 아카리

다른 사람들은 그녀를 원래 이 자리에 있던 미용실 주인의 손녀라고 알고 친절하게 대해주지만 사실 그녀는 진짜 손녀가 아닐뿐더러 이곳에서 미용실을 할 마음도 없는 상태이기에 사람들의 친절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특히 처음 만났을때부터 친절을 베풀던 시계방주인이자 자신과 동갑인 남자 슈지는 훈남의 외모에다 상냥한 마음을 가지고 주변사람을 돕는데 주저함이 없는 남자이기에 자신도 모르는 새 이성으로 그에게 끌리고...

이곳으로 오고나서부터 자신도 모르는 새 엉뚱한 것이 보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추억을 수리하는 슈지와 얽혀 남의 사연을 들어주기도 하는등...자연스럽게 슈지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에게 의지하는 자신을 깨닫게 된다.

처음 볼때부터 어딘가 사연이 있는듯하던 시계사 슈지 역시 쇠락하고 바래져가는 이곳 상가에서 시계점을 하고 있기엔 어딘지 미심쩍기만 한데 그는 친절한듯 보이지만 마음속 깊은곳의 이야기는 들려주지않는데...

 

한때는 번창했지만 이제는 문을 연 곳보다 닫은곳이 많고 점점 쇠락의 길을 걷는 퇴색된듯한 거리에 스며든 두명의 젊은남녀

이렇게 보통의 젊은 사람들과 명백히 다른 길을 걷는 두 사람에게 사연이 없기란 있을수 없는일과 같고 당연히 그 평범해보이는 모습뒤에 비밀과 아픈 사연이 숨겨져있다.

전체적으로 다섯개의 사건아닌 사건으로 엮여져있고 주로 미용사 아카리와 시계사 슈지가 사건을 해결하거나 그 연결점을 찾는 역활을 하지만 여기에 아직 어린 나이에도 신사와 관계가 있는 또 다른 조연인 다이치군이 있다.

다이치라는 인물의 등장은  그가 신사와 관련된곳에서 그와 관련된 일을 하는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어 이야기에 나오는 아주 오래전 죽은 사람이 보인다든지 과거로의 한장면이 새롭게 연출되는것의 위화감을 조절하는 역활을 하지않나 생각해본다.

여기에 다른 사람의 어그러진 과거나 다시 돌려보고싶은 추억을 수리하는데 큰 역활을 하는 아카리와 슈지는 자신들 역시 과거로부터 회파하거나 도망쳐온 사연이 있는 인물이기에 더욱 다른 사람의 아픔이나 추억의 시간들에 동화되기 적당한 인물이고 그들 역시 다른 사람의 추억을 손보면서 자신들의 문제를 직시하게 되고 과거를 인정하면서 아픔을 딛고 좀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가면서 서로에게 향하는 마음을 보이는 두 사람...

미스터리보다 힐링쪽에 좀 더 무게중심이 실린 이야기에다 조금은 애틋한 로맨스가 가미된 소설인것 같다.

이야기의 흐름을 봐서는 뒤이야기도 나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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