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두리 없는 거울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박현미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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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소녀 사춘기아이들이 어른이 되기위해 반드시 거치기 마련인 그 혼란과 혼돈 아픔과 고민에 대한 글에 일가견이 있는 츠지무라 미즈키

그래서 그녀의 소설에는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게 많은걸로 알고 있다.

미성숙하고 그래서 더 조그만 충격이나 아픔에도 흔들리는 자아를 가진 아이들의 그 심리를 참으로 날카롭고도 영민하게 표현하는 그녀의 글은 그래서 다른 걸 소재로 하는것보다 아이들을 소재로 할때 더 빛나는것 같다.

그런 그녀의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테두리 없는 거울`

늘 느끼는 거지만 일본작가들의 작명솜씨는 탁월하게 시적이며 세련된것 같다.

이 제목도 그런데 환상을 의미하는것 같은 거울과 그 거울을 규정짖는 테두리 그래서 그 테두리가 없는 거울이란 어쩌면 현실과 환상의 미묘한 경계이자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를 뜻하는건 아닌지...마음대로 생각해봤다.


 


어느 학교든 있기 마련인 괴담

괴담속에는 늘 학교에서 따돌림 받거나 무엇가로 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가 있었고 그 괴로움을 피하려다 여의치않아 사고를 당하거나 죽음을 맞이한 아이가 있으며 그런 작은 사건과 사고로부터 과장되고 덧입혀져 누군가로부터 입에서 입으로 괴담으로 전해지게 된다.

계단의 하나코에서는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그 괴롭힘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줘야할 어른이 오히려 그걸 이용하고 입막음 하려다 일련의 사건을 일으키게 되며 그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동료와 후배로 인해 밝혀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이때 그 들이 이용한것이 바로 하나코라는 괴담속 주인공이 가진 비밀의 7단계라는 설정이며 팩트는 결국 살인사건이고 괴담은 자백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테두리 없는 거울에서는 우리도 어릴적에 한두번 해보거나 들어봤을 미래의 남편을 보기 위한 일련의 의식이 등장한다.

그 의식을 위해선 반드시 누구도 모르게 한밤에 홀로 깨어 화장실에서 거울을 들여다봐야한다는 설정이 필요한데 거울을 통해 들여다보는건 과연 자신의 진짜 미래인지 혹은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환상의 모습인지에 대한 이야기인데 귀신을 보는 사람은 다 이유가 있다는 말이 설득력있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무섭다거나 호러의 요소가 강한게 아니라 괴담과 현실의 추악함 그 사이의 미묘함을 건드리고 있는 데 결국 괴담이나 유령 그 자체보다 그런걸 보는 사람의 불안한 심리가 잘 드러나 있다.

특히 불안정한 사춘기 아이들이 겪는 또래 친구들과의 다툼이나 악의 어린 행동으로 인한 소외감이 어느 나라 어느학교에도 있는 괴담과 맞물려 이유모를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데 한몫을 하는건 아닌지...

결국 귀신보다도 괴담보다도 더 무서운건 인간이라는....누구나 알지만 그럼에도 인정하기는 쉽지않은 이야기를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주요무대인 학교의 괴담을 통해 저자는 말하고자 하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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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백지연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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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나이가 있는 세대라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앵커 백지연님이 소설을 쓰셨다는건 좀 의외였다.

탁월한 진행능력과 명쾌한 인터뷰로 유명하셨던 분이기에 책을 내셨다면 왠지 소설보다는 에세이나 실용서같은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이것 역시 일종의 고정관념의 일종일것 같지만 어쨋든 소설과 저자는 그다지 어울리지않는다고 생각했고 본인 역시 그런 마음이 있으셨는가보다. 10권의 책을 내셨는데 이 책이 첫 소설이라는걸 보면...

책속의 주인공들은 고교동창생이자 고교를 졸업한지 27년후 한 사건으로 말미암아 서로를 보게 된다는 설정인데 소설속 주인공들의 나이가 저자의 나이와 비슷한걸 보면 책 속 내용과 상관없이 그 나이대의 사람만이 알수 있는 삶의 통찰과 나름의 여유가 느껴져 왠지모를 편암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결혼을 하지않은 독신인 인터뷰어 민수는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꿈을 꾸던날 졸업후 27년간 연락하지않았던 고교동창이자 재벌집 사모님이 된 친구 수경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고 그녀를 통해 친하게 지냈던 6명의 여고동창중 하나였던 하정이가 죽었으며 그 죽음이 자연사가 아님을 알게 된다.

사소한 일로 인해 멀어졌던 친구들 소식을 그녀를 통해 듣게 되고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단 생각이 든 민수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하나둘씩 만나게 되고 그 시절 같이 어울려 다니던 추억과 그 때의 고민들을 얘기하면서 그때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의 차이를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한때는 같은 곳에서 같은 웃음을 공유하던 그 아이들의 지금의 변화는 어디에서 온건지 궁금해지는데...


인생은 참으로 공정하지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때가 있는데 비숫한 성적과 비슷한 환경에서 그만그만하게 자라던 친구들이 수십년만에 만나보니 그 차이가 하늘과 땅차이로 벌어져있을때가 있다.

그것이 꼭 경제적 여유나 돈 혹은 지위같은것만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태도나 삶의 여유같은것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일때가 있는데 늘 그런건 어디에서 차이가 나는걸까 나 역시 궁금했었다.

아마도 저자 역시 그런 궁금증에서 시작했지않았나 싶다.

비슷한 성적을 가지고 서로 비슷한 부분이 있어 늘 어울려다녔던 여고동창들 출발점이 비슷하던 그 아이들은 게중에는 다른 사람들은 꿈도 못꿜 재벌집 사모님이 된 아이도 있었고 외국계 회사에서 잘나가는 장이 된 경우도 있었으며 프랑스에서 남편을 만나 행복한 주부의 삶을 사는 이도 있었고 학교때부터 자상하고 부드러운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다 잘나가는 남편을 만나 계속 별다른 굴곡없이 살아가는 이도 있었지만 모두가 행복한건 아닐뿐더러 처음 출발할 당시와 달리 인생의 전반이 뒤집히거나 전복될 위기에 처한 친구가 있는걸 보면서 화자인 민수는 그 차이를 궁금해하며 친구들과의 대화를 인터뷰처럼 풀어나가는 형식을 취하고있는데 마치 친구들간의 수다나 고민상담같은 느낌이라 읽기에 부담이 없이 넘어갔다.

그리고 그녀가 내린 결론

친구들의 변화된 삶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친게 부모의 결혼이나 가치관이고 그중에서도 특히 아버지의 역활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의 아이가 자신의 삶을 굳건하게 자신의 두발로 설수 있도록 믿어주고 보듬어주고 안정되도록 해주는것... 그런 역활을 충분히 해주고 그런 아버지의 사랑과 믿음을 듬뿍 받았던 파파걸 문희의 안정되고 여유로운 삶과 너무나 대비되는 가부장적이고도 권위적인 아버지를 가졌던 수경과 하정이의 삶을 통한 대비는 극명하기 그지없다.

물론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의 소재는 분명히 자신에게 있고 기성세대의 아버지상은 문희의 아버지보다 민수나 미연의 아버지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자식을 믿어주고 지켜봐주고 굳건하게 바라봐주며 마치 한그루의 나무를 심고 키우는 심정을 가진 문희의 아버지를 보면서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다시 한번 부모의 역활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40대 중반 그녀들의 삶이 다 끝난게 아니라 앞으로 어떤 일이 기다릴지 모르겟지만 자기삶을 살아가는 주체가 누구인지 자신이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만이 인생의 진정한 승자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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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가 불야성 시리즈 2
하세 세이슈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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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신주쿠 그중에서도 가부키초에서 벌어지는 이권을 둘러싼 온갖 범죄

그 이권을 두고 세력을 나누고 있는 베이징 마피아와 상하이 마피아 그리고 이 들 사이에서 교묘하게 균형을 맞추며 이득을 취하는 대만의 양웨이민과 이도저도 속하지 못하는 혼혈인 류 젠이간의 치열하기 그지없는 두뇌싸움과 총격전을 그린 작품이 바로 불야성 시리즈이고 `진혼가`는 그 2편에 속한다.

밤마다 휘황찬란하게 빛을 내며 사람들을 끌어들이지만 이런 겉모습과 달리 온갖 사람들이 모이고 돈을 위해서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일수도 있는 비정한 도시의 뒷모습을 엄청 현실감있게 그려놓아 작가의 직업을 의심케한 작품이었을 뿐 아니라 그 돈을 둘러싸고 서로서로를 속이고 속으며 온갖 권모술수가 판을 치고 총질을 헤대는 엄청나게 스릴감있고 하드보일드한..그야말로 남성을 위한 작품이었고 잔인하지만 나름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 있는 매력있는 작품이었다.


 


중국계마피아들간의 엄청난 총격전으로 많은 사람이 죽거나 사라지고 마피아의 보스가 바뀐 사건이 벌어진지도 2년

조용하기 그지없던 가부키초에 또다시 피바람이 분다.

이번의 시초는 베이징 마피아의 4대 천왕이라 불리우던 장 다오밍이 대만의 양웨이민이 불러들인 킬러에 의해 살해되면서부터인데 장이 위조카드를 만들어 베이징마피아 보스인 추이후의 돈줄 역활을 단단히 하던 중이라 누가 그를 죽였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일본인이자 전 비리형사였던 타키자와를 끌어들인다.

처음엔 베이징파의 반대파인 상하이파가 한 짓이라 오해를 하지만 타키자와가 여기저기 조사를 하던 중 새롭게 알게 되는 여러가지 사실들을 조합해 본 결과 베이징계 내부의 짓임을 알게 되는데 이와는 별개로 눈에 띄는 새로운 남자가 떠오르고 그가 바로 전문킬러인 추성...타키자와는 그에게 묘한 끌림을 느낀다.

그는 임무를 수행함과 동시에 소리없이 사라지던 기존의 패턴과 달리 잠시 남아있으면서 상하이 마피아의 보스인 주홍의 정부인 러 지아리의 보디가드를 하라는 양웨이민의 명령에 불안을 느끼지만 거역할수 없었고 지아리를 보호하면서 그녀에게 속절없이 끌리게 된다.그리고 그런 그의 불안은 그로 하여금 류젠이로 향하게 하고 변태적인 성행위를 해야만 만족하는 타키자와는 자신의 그런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유일한 존재인 쭝잉의 부탁을 외면할수 없어 자신이 맡은 일과 별도로 그녀의 돈을 가지고 사라진 인민의 한 남자의 행방을 추적하면서 류젠이와 양웨이민의 목숨을 건 혈투에 자신도 모르는 새 끼여들게 되는데...


일본의 환락가인 가부키초를 주름잡고 있는 건 놀랍게도 일본계 야쿠자가 아닌 중국계 마피아들이고 그들 사이에서도 상하이파와 베이징파로 나뉜 가운데 서로가 서로의 세력을 인정하면서 균형을 잡고 있으며 이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평화를 얻고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이 대만계 폭련단의 대부인 양웨이민

그래서 얼핏보면 중국계 마피아가 가부키초를 잡고 있는듯 보이지만 양웨이민의 이 모든것을 꿰뚫고 있을뿐 아니라 그가 모르는 정보란 없다는 걸 보면 가부키초를 쥐고 있는건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양웨이민인데 이런 양웨이민이 거두었다가 한순간에 내쳐졌을뿐 아니라 그 과정에 자신이 살기위해 자신의 여자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죽일수 밖에 없었던 류 젠이가 전편에선 그저 여기저기 작은 정보를 팔고 그저 작물아비로서의 역활을 하면서 혼혈이라는 특성상 어느쪽에도 속하지 못한 아웃사이더의 모습이었다면 이번편에선 그가 그토록 믿고 의지했지만 결국엔 죽도록 증오하게 된 상대인 양웨이민과 같은 인간이 된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이 모든 피의 혈투가 양웨이민에 대한 복수였다는걸 알게 되는 과정 역시 그들이 장기판의 졸처럼 움직인 사람들의 뒤늦은 깨달음을 통해 알려주고 있는데 예전의 약은듯 하면서도 어딘지 순진하고 허술하며 나약한 모습의 류 젠이가 2년사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의 전쟁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새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된 사람들인 추성과 타키자와 그리고 러 지아리의 모습은 어딘지 상처를 입고 쓰러진 개의 모습처럼 보여 연민을 일으키게 했다

나비효과처럼 여기저기 얽힌 줄 중 하나를 살짝 건드리고 귀속말을 속삭여 충동질해서 자신도 모르게 얽히고 설히게 되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을 냉철한 눈으로 관찰하면서 이용하는 류젠이 그리고 돈을 위해서라면 가족도 버리고 동료도 죽일수 있는 비정한 환락의 거리의 모습은 너무나 잔혹해서 오히려 안스럽고 처절하게 느껴졌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당으로 변한 류 젠이와 꼬리를 만 개처럼 도망쳐 목숨을 건지고 다음을 기약한 양웨이민의 피의 혈투의 끝에선 과연 누가 승자가 될지 이 시리즈의 결말이 그래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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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 세트 - 전3권 블랙 라벨 클럽 14
박슬기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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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서양에는 소설이나 영화의 소재로 자주 이용되는 캐릭터가 있는데 나는 늘 여기에 불만이 많았다.

뱀파이어나 늑대인간같은 캐릭터는 어딘지 신비하고 엄청난 파워를 가진 데다  불로불사같은 절대적인 나름의 힘을 가진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캐릭터라 하는것은 주로 처녀귀신이나 좀 흉칙한 외모의 도깨비 여기에 좀 쎄다 하는것도 기껏 구미호같은게 전부니 왠지 서양의 그것들에 비해 비쥬얼로도 힘으로도 밀리는듯한데다 어딘지 촌스럽다는 마음마저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캐릭터를 이용해서 나오는 이야기라는것도 기껏해야 원한을 가지고 죽은 처녀의 원혼을 풀어주거나 그녀의 애달픈 사랑이야기 혹은 구미호의 맺어질수 없는 사랑 이야기가 나올수 있는 까짓이라는...나도 모르게 업신여기는 마음이 있었던것도 사실이다.여기에 반해 비록 악당이지만 늙지도 않고 거의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는데다 엄청난 힘과 스피드를 가지고 이에 대적할만한 적이 없는 슈퍼 히어로 같은 서양의 그것들은 세계적인 히트를 한 `트와일라잇`덕분에 이제껏 공포영화나 소설에 악역으로 등장하던 기존의 고정관념을 완전 뒤집고 섹시하며 매력적인 존재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데 이런걸보면 고정관념이란것도 하나의 멋진 작품으로도 얼마든지 바뀔수 있음을 알수 있다.

그런 시작을 알리는 책이 바로 이 책 `태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선녀와 나뭇꾼에다 도깨비 그리고 서양의 용에 비해 늘 신비하기는 하지만 촌스럽게만 묘사되던 청룡을 섞어 참으로 매력적이고도 신비로운 이야기를 풀어놨으니...`동양판타지의 새 역사를 쓰다` 라고 자랑할만 한 작품이었다.


 


오랜시간 민속학을 연구하다 숨겨진 태화마을의 비밀을 세상에 알려 주목을 받았던 아버지와 엄마가 갑자기 행방불명이 되고 그런 부모님을 찾아 평소 접근을 꺼리던 태화마을로 숨어든 수아는 마을의 의식인 `도깨비 사냥`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참여하게 되면서 깊은 호수속에서 백골상태인 금린을 만나게 된다.그리고 그녀의 뜻에 따라 천월경을 되찾기 위해 먼길을 떠나게 되고 낯선곳에서 두꺼운 빙벽속에 갖힌 채 천년간 잠들어 있던 낯선 사내 신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와 동행하면서 천월경을 찾기 위해 노력하던중 태화를 지배하는 황제와 천녀에 의해 핍박당하고 쫏기며 짐승처럼 뿔을 사냥당하는 청화족과 홍화일족을 만나게 되고 신휘가 잠들어있던 동안 그들에 의해 태화가 검은 뿔을 가지고 엄청난 힘을 가진 흑귀의 세상이 되었으며 옛날의 평화로움은 사라지고 도둑이 들끓고 사람이 살기 힘든 세상이 되었음을 알게 된다.

신휘의 정체가 청란의 수호신인 뇌성대제임을 알게 되지만 귀살연이 벌어지던날 수아 역시 자신이 신수중 하나인 백화임을 드러내게 되면서 자신이 가진 힘을 깨닫게 되고 신휘와 뜻 아니게 이별을 하게 되는데다 신휘를 얼음빙벽에 가둔 사람이 바로 금린과 현 황제인 헌원임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빠지는데...


참으로 방대한 스토리에다 우리가 어렸을때부터 익히 들어왔던 고전의 새로운 해석이라고 할수 있었다.

천진하고 남을 의심할줄 모르는 선의에 가득했던 금린공주와 그런 공주의 선의를 이용해 자신의 사랑과 이기심을 지키고자 했던 무영 그리고 그런 무영의 사랑을 받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한 이가 누구였는지 모른채 허상만을 끝없이 원하고 바라본 헌원

그저 세상이 궁금했던 금린이 바로 선녀와 나무꾼의 바로 그 선녀이자 천녀였고 그런 그녀의 옷을 빼앗아 숨겨둔 나무꾼은 책속에선 그녀의 모든 힘의 원천이자 신수임을 증명하는 뿔을 잘라버리고 그녀의 발을 묶어버림으로써 태화의 모든것을 바꿔버려 이 모든 혼란을 만든 악의 시작이라고... 우리가 잘 알고 있던 고전을 이렇게도 바꿀수 있음을 새롭게 알게 해줬다.

금린과 무영 그리고 헌원의 얽히고 설힌 사랑과 애증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피해자가 되어 버린 뇌성대제 신휘

태어날때부터 신수로서의 오만함과 자신감으로 사랑을 모르고 그저 권태롭기만 했던 청룡 신휘는 일개 인간들이 벌이는 사랑과 권력에의 욕심이 그저 하찮기만 할뿐이었고 그런 그의 오만함은 결국 천년동안 빙벽에 갇히는 수모를 겪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그것도 그가 하찮게 여기던 사람인 무영과 헌원 그리고 그가 외면했던 금린에 의해...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갖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무영의 배신은 결국 그토록 원하던 사랑도 친구도 모두 잃고 오랜세월을 방황하고 허무에 이르는 결과를 가지게 되는데 그녀에게 내려진 처형은 그래서 납득이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서로를 알아보고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도 어려운 인연인지는 책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애끓는 사랑을 보면서 그들의 맺어질수 없는 사랑에 한숨을 쉬어가며 깨닫게 되는 부분이었다.

신휘와 수아의 오해로 인한 이별도 안타깝지만 외골수적인 사랑을 하던 현주와 그런 현주를 바라보던 강유,그리고 너무나 외로워 처절하게 가족을 원하던 옹화의 사랑도 애닮기만 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참으로 많은 공부를 했고 노력을 기우렸다는걸 알수 있었다.

그런 노력으로 이렇게 멋진 작품이 나온게 아닐까싶고 이런 노력이 로맨스소설이라면 왠지 하찮게 보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태화 외전도 빨리 나오길 기대하지만 다음 작품 역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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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2-02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런 상상력..즐겁죠? 어릴때 신데렐라 외전을 읽고 ..충격였거든요..우리나라엔 왜..그런 반전이 없을까..하던차에..나온것이..아랑은 왜.
영화 장화 홍련. ..현대판으로 재해석이죠..
그시대부터 이어지는 건 아니고.
 
모스 - 평범한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꾼 50편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에덤 고프닉.조지 도스 그린.캐서린 번스 엮음, 박종근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어릴적만해도 이렇게 겨울의 깊은 밤이면 저녁을 먹고나서 동네 아줌마들이 우리집에 모여서 드라마 이야기며 남편 흉이나 시댁식구 흉을 잡으면 서로 위로도 해주고 같이 흉도 봐주며 정겹게 지낼때가 많았다.

그렇게 온동네 누가 누가 연애를 하는지 누구 집에서 부부싸움을 했는지..왠만한 일은 온 동네 사람들이 다 공유한다고 해도 좋을정도였는데 어린 맘에는 안그래도 적지않은 식구에다 이렇게 자주 동네 아줌마들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게 좋지만은 않아서 짜증을 부리기도 했던것 같다.

이건 비단 우리집이나 우리동네 이야기만은 아닌것이 옛날에는 모두 다 이렇게 서로서로 왠만한 가정사는 다 알 정도로 친밀감이 있었는데 아파트 문화가 발달하면서 어느새 옆집 사람과도 얼굴을 잘 모르는 삭막한 사회가 된것 같다.

속상한 일  화나는 일 가슴아픈 일뿐 아니라 기분좋은 일도 터놓고 이야기하면서 같이 웃고 울고 하는것이 가만보면 나름은 정화하는 효과가 있었던것 같다.

우리보다 정신의학쪽으로 좀 더 선진국인 나라들을 보면 정신과 상담이 아주 활발하고 보편화된걸 알수 있는데 가만보면 어릴적 동네 사랑방에 모여 이런저런 고민거리나 걱정거릴 서로 이야기하고 들어주고 하던 우리네 문화와 닮아 있다는걸 알수 있다.

사랑방이 자정적 역활을 한것이 아닐까?

이 책을 보면 오늘날 사람들이 얼마나 그런 것에 굶주려있는지 알수 있다.

그저 특별하거나 기적같은 일이 아니어도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고 할 수 있다면... 하는 취지를 가지고 모인 모임이 바로 `모스`의 설립취지이기때문이다.

우리가 당연시해왔지만 어느샌가 사라져버린 사랑방 문화와 모스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않다.

단지 좀 더 조직화되고 메뉴얼처럼 되어있으며 좀 더 큰 조직이라는 것만 다를뿐...


 


이야기면면을 들여다보면 생각만큼 어메이징하거나 기적처럼 여겨지는 일보다 평범한 일상에서 잠시의 빛나던 순간 혹은 우리에겐 별거 아닌것같지만 말하는 사람에겐 돌이켜보면 그때가 자신의 터닝포인트가 된 순간이거나 혹은 가족의 비밀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다.가족을 잃은 이야기,돌아가신 부모님과의 추억,사랑에 빠진 기적같은 이야기에서부터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까지..나이와 국적,인종을 상관하지않는 다양한 자신만의 이야기들이 펼쳐져있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화가 되고 기쁨이 되기도 하면서 힐링이 되는것 같다.

드라마틱한 이야기보다 마치 누군가가 옆에서 옛이야기를 들려주는것 처럼 혹은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것처럼 편안함도 있고 이야기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인 소설같은것도 물론 있다.

놀라운것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이다.

보통은 친구에게나 혹은 가족과 공유해야하는 이런 일들을,단지 그 목적만을 위해 사람들이 모여든다는것은 그만큼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반증과도 같아서 일견 씁쓸하기도 했다.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귀기울여줄 사람을 찾고 그 사람이 내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준다면 분명 멋진일이겠지만 이제 이런 일상의 일도 돈이 되는 세상이라는 사실은...책 내용과 상관없이 좀 우울하게 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일상을 스페셜하게 만든 모스의 설립자들은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이 아닌가?

그런 사람들로 인해 새롭게 서로 모여 이야기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 사람들의 특별하지만 특별하지않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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