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순간, 치트키 독서 - 실패의 순간에 나를 일으켜준 것은 언제나 ‘책’
이혜주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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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읽기로 끝날 것이 아닌 쓰기까지 완성해야함을. 덕분에 나를 성장하는 독서를 한수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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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순간, 치트키 독서 - 실패의 순간에 나를 일으켜준 것은 언제나 ‘책’
이혜주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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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태기가 찾아온 요즘.

'독서'와 관련된 책을 찾아 읽으면서 다시금 독서 의욕을 증진하고자 하는데...

이 책이 딱! 이었습니다.

"책은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치트키"

라고 말한 이혜주 작가.

저자는 어떤 답을 찾아 나섰을지, 그리고 그로 인해 앞으로의 나의 독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실패의 순간, 길을 잃고 헤맬 때

당신에게 힌트가 되어줄

본격 독서 의욕 증진 에세이!

실패의 순간, 치트키 독서


일하는 나로, 엄마로서의 나로, 어느 하나 맘에 들지 않았던 그 시간.

'아이 둘 케어하며 직장 다니는 것 자체가 어려운 거잖아. 이 정도면 됐지, 뭘 더 바라겠어......'

상황을 바꾸고 노력하기보다 체념하는 편이 쉬웠던 그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출근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책을 보거나 팟캐스트를 듣는 일뿐이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다 간혹 편집자의 추천이 궁금해 한권씩 서서히 읽기 시작했고...

책에는 나처럼 부족한 사람들의 허우적거림이 많았다. 청소하는 사람,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 직장에서 적응하지 못한 사람 등 드라마틱한 삶의 변화가 없어도 지금 그대로의 삶을 감당하고 있었다. 나만 이런 게 아니라는 위안과 때로는 닮고 싶은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시공간의 제약이 많은 워킹맘에게 현실이 아닌 다른 차원의 세상으로의 도피가 가능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책이었기에 출퇴근길, 점심시간까지 책을 읽었다. - page 13 ~ 14

그러면서 타인이 내 인생을 구원해 주기만을 기다리며 무능함을 합리화했던 그녀는 자신의 속도를 찾기 시작했고 어려움을 정직하게 직면하려는 마음이 생겼으며 느린 시간에 마음 쓰지 않고 자신만의 악보대로 연주하기 시작했다는 그녀.

도피하고 싶어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나고 싶어서,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어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는데 나는 책을 택했다. 시간이 없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많은 돈을 쓸 수 없는 내게 책은 가장 효율적이고 편한 도구였다. - page 29 ~ 30

무엇보다 그녀는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하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성장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책 속에는

-실패와 좌절의 순간에 힘이 된 추천책 리스트 수록


-네이버 도서인플루언서가 말하는 독서와 기록법

어쨌든 읽었다면 기록해야 한다. 이유는 너무나 단순하고 명확하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이 나지 않으니까. 메모, 필사, 일기, 독후감, 서평까지 기록의 결과물은 다양하다. 책을 읽고 난 후 어떤 방식을 거치든지 자기화를 거쳐 한 줄 메시지를 남기는 것을 목표로 하면 좋겠다. 메모와 필사를 통해 떠오르는 질문, 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적으면 독후감이 될 수 있고 좀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사회에 적응하며 근거를 덧붙이면 서평이 될 수도 있다. - page 106

-독서모임을 통한 성장과 운영노하우

이런 해결 방식이 있구나.

이렇게 반응할 수도 있구나.

같은 문장을 이렇게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구나.

해결하지 않아도 괜찮구나.

무력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삶도 있구나.

꿈을 꾸는 사람은 이렇게 아름답구나.

꿈을 꾸지 못하는 시간이 있을 수 있구나.

누구나 꿈꿀 수 있다는 말이 때론 폭력이 될 수도 있구나.

내가 어디서 이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책과 사람이 있는 독서 모임이 아니었다면 나는 여전히 내 삶에 정답지 하나만 들고 사는 고루하고 편협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정답을 알고 있다는 우쭐한 얼굴로 말이다. - page 207

가 실려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지난날의 저를 되돌아보곤 하였습니다.

저도 책을 읽게 된 계기가 결혼을 하고 첫아이를 출산하고 난 뒤였습니다.

독박 육아에 지칠 대로 지쳐버린 마음...

산후우울증이 정면으로 부딪혔던 그때.

어딘가로 도피하고 싶었는데 다른 건 할 수 없었고 '책'이 눈에 띈 것이었습니다.

참...

치열하게도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지만...

제가 그녀와 달랐던 건 '쓰기'였습니다.

읽기에 급급했던 지난날.

아니, 쓴다는 건 '작가'만이 할 수 있는 거라고, 내가 감히 글을 쓴다고?(지금도 이렇게 써도 되는 건지...) 엄두조차 내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어찌어찌하다 책을 읽고 짧지만 내 생각을 남기게 되고...

지금 되돌아보면 예전의 나보다는 조금 성숙해지지 않았나...

란 생각도 들고...

그럼에도 아직 미성숙한 내 모습에 초라함을 느끼고...

복잡 미묘한 감정만이 남았었습니다.

'책'이 좋은 점...

책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매체지만, 활용하는 방법은 디지털 능력에 따라 다양하게 뻗어갈 수 있다. 또한 책에서 얻은 지식을 보충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을 찾아 자기화로 만드는 것까지가 독서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책만 파고들며 저자의 생각이 내 생각인 것처럼 착각하거나 자기 고집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저자의 지식을 도움닫기 삼아 기록과 사유로 확장하여 나의 메시지로 만드는 일. 문장 수집은 지식의 정확한 출처가 될 뿐 아니라 사유 과정의 즐거운 재료가 되어 줄 것이다. - page 133

역시나 책은 단순한 매개물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저는 저자가 전한 이 이야기가 참 인상적으로 남았었는데...

누군가는 여행을 통해 삶의 가능성, 다양성을 발견할 것이고, 누군가는 음식을 통해서 감각을 깨울 수 있다. 과학의 증명을 통하여 복잡성을 명쾌하게 해결해 가는 사람도 분명 있을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그런 '다름' 덕분에 나의 역할이 생겼다고 믿는다. 내가 책을 택하고 다른 삶을 발견하는 재미를 얻었듯 누구나 자신만의 시선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를 찾기를 바란다. 주도적인 삶이란 내가 발견한 나의 '다른 이야기'를 믿고 지지하는 삶이 아닐까 싶다. - page 263 ~ 264

굳이 '책'으로 국한되지 않기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이야기'를 찾아 나갈 것을.

그동안 '독서'만 강조하였던 제 자신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주춤하였던 저도 또다시 책을 통해 또 다른 문을 열어보려 합니다.

어떤 길이 눈앞에 펼쳐질지 기대하며...

조금씩 책에 제 마음이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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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이탈리아 알프스 & 북부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신영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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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모양의 반도와 시칠리아, 사르데냐 두 섬으로 구성된 나라.

북쪽으로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와 접하고 있으며 지중해 중앙에 위치하여 유럽의 여러 나라 중에서도 지중해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 주고 있는 나라.

바로 '이탈리아'.

솔직히 '알프스'하면 스위스가 떠올랐는데...

이탈리아에서의 알프스는 어떨지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저에겐 생소한 이탈리아 알프스와 북부의 매력은 어떨지 방구석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해시태그 이탈리아 알프스 & 북부





중부나 남부와 단순히 지리적으로만 구분되지 않으며, 하나의 문화로 구분되기도 한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산맥을 북쪽과 서쪽 경계로, 아펜니노산맥을 남쪽 경계로 하여 타 지역과 지리적으로 구분된다고 합니다.

현대적인 도시 느낌과 오래된 느낌이 같이 공존하는, 중부의 토스카나 지방과는 색다른 매력을 지닌 이곳과 함께 스위스보다 더 장엄함을 뽐내는 이탈리아 알프스까지.

자연의 조각가가 만든 이탈리아 알프스와 북부지방의 개방적인 도시에서 새로운 이탈리아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 준비되셨나요?!

스위스의 알프스보다 접근하기가 쉽다는 이탈리아 알프스.

트레치메를 비롯해 넓게 펼쳐진 산맥들과 산 중턱의 아기자기한 마을인 코르티나 담페초, 만년설이 녹아 만들어진 비췻빛 호수 카레자 호수는 마음의 안정이 여행자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돌로미터'라 불리는 알프스 중에서도 독특한 자연경관으로 소문난 이곳.

영화 속의 풍경을 생각나게 하는 알페 디 시우시, 트레킹으로 다가가는 친퀘토리 암벽, 겨울에는 알프스를 배경으로 스키를 탈 수 있는 돌로미터만의 매력은 여행자들에게 평생의 기억으로 자리할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친퀘테레'.

그림 같은 고기잡이 항구와 반짝이는 지중해의 바닷물에서 눈을 돌리면,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는 파스텔 색의 중세 양식의 건물들을 계단식 포도원과 올리브나무 숲이 감싸고 있는 이곳, 이탈리아 리비에라 지방의 보석인 '친퀘테레'.

잠시 여행의 발걸음을 멈춰 그저 바라만 보는...

그런 힐링을 꿈꿔봅니다.

도시와 자연의 만남.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음미하며 색다른 이탈리아에서의 여행...

와인의 뒷맛이 주는 여운처럼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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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들
정해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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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스터리 소설 사상 가장 강렬한 반전을 선사한 장편소설 《홍학의 자리》 작가.

윤계상 주연의 ENZ 드라마 <유괴의 날>의 원작 소설 작가.

'스릴러의 장인'인 '정해연' 작가.

데뷔 이래 현재까지 끊임없이 창작 활동을 이어온 것은 물론이거니와, 흥미로운 설정과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저 역시도 '믿고 읽는' 작가님이신데!

이번 역시도 일단 읽어보려 합니다.

제목에서 넌지시 알려준 용의자들...

과연 어떤 사건 전개가 그려질지 기대됩니다.

"내 인생을, 걔가 망쳤어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5인의 진술 속 감춰진 진실들

가장 믿고 싶은 사람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용의자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은파 지역 외곽에 있는 부도난 타운 하우스 건설 부지의 폐건물로 인근에는 CCTV가 없어 수사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경찰은 A 양의 사망이 범죄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큰 만큼 사망 원인과 범인 색출에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종되었다가 결국엔 시신으로 발견된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 '현유정'.

폐건물에서 목이 졸린 채 발견되었습니다.

CCTV도 없는 사건 현장 탓에 수사는 난항을 겪게 되는데...

수사가 잘 풀리지 않을수록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보여지는 '용의자'들을 바짝 쫓을 수밖에 없는 법.

은파경찰서의 박동규 형사는 유정의 주변인들을 중심으로 조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고등학교 입학 당시부터 유정이와 가장 친하게 지냈다고 알려진 친구 '한수연'

'절대 말해선 안 돼. 둘만의 이야기야.'

알았지? 하고 유정이 몇 번이나 약속을 받았었다. - page 24

담임선생님 '민혜옥'

"제 휴대폰 사용 내역을 확인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네. 확인 경과 그날 선생님 휴대폰이 댁 근처의 기지국 이외에서 사용된 기록은 없다고 나왔습니다."

분명 '선생님 휴대폰'이라고 말했다. '선생님'이 아니라. - page 48

위장 이혼 후 홀로 지내는 아빠 '현강수'

'제대로 자식도 안 돌본 주제에 죽은 다음에 왜 찾아와? 정말 보험금 노리는 건가 봐.'

'우와 핵소름. 혹시 아버지가 죽인 거 아님? 이거 성지 글 예약.'

'아버지에 대해서도 경찰이 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네요. 부모라고 다 자식을 자기 목숨처럼 사랑하는 건 아니니까.' - page 67

유정의 남자친구인 '허승원'

"유정이의 사물함을 부순 것도 너지? 일기장을 찾으려고. 그렇지?"

...

"일기장 읽어봤으면 이미 아시잖아요." - page 167 ~ 168

허승원의 엄마 '김근미'

"유정이가 실종되던 날 하교 후, 유정이를 본 학생이 있었습니다. 인사를 하려는데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어떤 아주머니가 나타나 함께 어딘가로 갔다고 하더군요. 누굴까 궁금했지만 인사는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학생은 자신의 목적지인 학원으로 가려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는데 거기 골목에서 다시 유정이를 봤다고 했습니다. 거기서 그 학생이 본 게 뭔지 혹시 아십니까?"

...

"만난 건 사실입니다." - page 113 ~ 114

이렇게 다섯 명이 말하는 '그날'의 기억 속에 유정을 살해한 자가 숨어 있는데...

과연 진범은 누구일까...?!

"걔 때문이에요. 내 인생을, 걔가 망쳤어요."

소설은 매 챕터마다 화자를 바꾸어가며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다음 챕터의 인물과 연결고리를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묘한 긴장감을 더했던 이 소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디테일하게 묘사하기 위해서 앞서 이야기했던 부분에 대한 부연 설명이 이어지고 이어지니 조금은 루즈했었다고 할까.

그럼에도 이 소설의 반전은 또다시 허점을 노리고 있었음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들에게서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바로

'○○때문에'

라는 것이었습니다.

내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

자기합리화...

그로 인해 시작된 비극...

그렇다고 마냥 그들의 태도를 비난할 순 없었습니다.

나의 모습이기도 하기에......

각자의 사정들 속에서 밝혀졌던 미묘하고도 어두웠던 진실.

추악했지만 마주해야 했던 우리의, 사회의 민낯이었습니다.

그래서 책장을 덮고 나서도 찝찝함이, 씁쓸함이 맴돌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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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
구시키 리우 지음, 곽범신 옮김 / 허밍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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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의 머릿속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이야기를 담은 사이코 미스터리 소설이었던 『사형에 이르는 병』.

그때도 책을 읽으면서 꽤 충격을 받았었는데...

그가 다시 연쇄살인범의 무시무시한 심리를 파고드는 작품을 들고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범인의 광기 어린 면모를 어김없이 보여주며, 그와 대결하는 주인공 일행의 매력이나 활약상을 흥미롭게 그려낸다고 하니 더 이상의 말이 필요할까!

바로 읽어보았습니다.

누명을 쓴 자는 과연 선량하기만 한가

베스트셀러 저자가 선보이는 뼈대 있는 범죄 미스터리 작품!

TIGER



['기타미노베군 여아 연쇄살인사건'가메이도 사형수 도쿄 구치소에서 병사]

벌써 30년도 더 된 일이었습니다.

사건의 시작은 1987년 초여름이었습니다.

도치기현 기타미노베군 이우미초에서 초등학교 3학년인 기노시타 리카가 하굣길에 홀연히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일찍이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은, 부녀 가정의 외동딸이었던 리카.

리카의 아버지가 회사에서 돌아온 시간은 저녁 9시가 지나서였고 리카가 귀가한 흔적이 없어 수소문하지만 10시 반이 지나서야 경찰서에 신고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25분이 지난 후 리카의 몸값을 요구하는 전화가 걸려오고

"사흘 후 오후 1시, 역 앞 공원 옆 전화 부스. 1천만 엔 준비해."

하지만 범인으로 보이는 이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실종으로부터 5일이 지난 이른 아침.

버섯을 따러 산으로 들어간 부부로부터 "족제비가 어린아이의 손목을 물고 있었다"는 신고로 수사관이 출동하였고 신체적 특징이나 혈액형 등으로 기노시타 리카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사인은 질식.

유괴당해 얼굴도 몰라 볼 정도로 구타당하고 강간당한 끝에 생매장당한 후, 들짐승에서 시신을 뜯어 먹힌, 너무나도 잔인했던 사건.

'이우미초 여아 유괴 살인·시체 유기 사건 특별 수사본부'를 설치해 수사를 하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는데...

그러다 이듬해인 1988년 초가을, 또다시 하교 중인 소녀가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도치기현 기타미노베군의 아미바라마치에서 초등학교 2학년 야나세 사나에.

양친은 이혼했으며 어머니와 공동주택에서 거주하던 사나에.

귀가한 어머니의 신고로 수사하였지만 나흘 뒤, 강변의 풀숲에서 시체로 발견됩니다.

지난번보다 심하게 훼손된 시신.

수법으로 보아 작년에 발생한 리카 살인사건과 동일범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기에 '기타미노베군 여아 연쇄살인사건'으로 명하며 수사하였고 5개월 후, 경찰은 가메이도 겐과 이요 준이치를 체포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위화감은 있었다.

세이지는 미간을 찌푸렸다.

맛도 느껴지지 않아야 할 밍밍한 차가 이상하게 씁쓸했다.

진술에 일관성이 결여된 범인은 많다. 또한 사형을 피하기 위해 죽였으면서 '죽이지 않았다', 혹은 '사고였다'라고 우기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하지만 가메이도는 살의, 계획성 모두 인정했으면서 세부적인 사항만 바꿔댔다. 이래서야 답지를 펴놓고 정답을 맞춰보는 격이다. 유도한 것 같은 낌새가 농후했다. - page 16 ~ 17

당시 특별 수사본부에서 지장 및 지문 확인 통지서, 각 수사 보고서 및 진술 조서 등의 서류를 작성, 관리하고 정리하던 호시노 세이지.

범인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었고, 구식 DNA 검사 결과가 일치하였기에 빠르게 종결되어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이 사건.

30년이 지나 은퇴한 지금, 사건을 다시 조사하고 싶어진 세이지는 손자와 손자 친구의 도움을 받아 재조사에 착수하게 됩니다.

인터넷을 활용해 여론을 움직이는 가운데, '호랑이'라는 인물로부터 진범만이 알 수 있는 의문의 택배가 도착하게 되는데...

기타미노베군 여아 연쇄살인사건, 끝났다고 생각했나?

너희들은 내 그림자조차 보지 못했다

진범은 누구일까...?!

하아...

그 어떤 사건들보다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사건은 마주하기가 어렵기만 합니다.

한창 자신의 도화지에 그려나갈 그들에게...

우리 어른들은 어떠했는가...

반성하게 됩니다.

이번 소설 역시도 범인의 광기 어린 면모를 어김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성범죄란 성욕보다 오히려 지배욕의 산물이었다. 먹잇감을 지배하고 싶다, 제어하고 싶다, 군림하고 싶다는 욕망이 앞선다. 성욕을 쉽게 해소할 수 있을 터인 기혼 성범죄자가 놀라우리만치 많은 이유는 그 때문이다.

"배우자한테는 그런 짓을 못하니까."

"돈을 내면 유사 행위가 가능하다는 건 알지만 그래서야 의미가 없다."

...

단순히 성욕을 충족하기 위해서라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 그들을 흥분케 하는 것은 '이쯤은 문제도 아니다', '나는 이런 짓까지 할 수 있는 남자다', '타인을 지배하고 조종할 수 있는 남자다'라는 왜곡된 자부심이다.

-범인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리라. 이건 '내 사건이다'라고.

내 사건이며, 내 소녀들이다. - page 316

왜곡된 인식을 지닌 그들.

소설은 범죄자 뿐만 아니라 또 하나 우리에게 일러준 것이 있었으니...

"하다못해 공판 중에 한 번만 더 알리바이에 대해 말씀하셨더라면."

세이지는 말했다.

이요는 고개를 떨궜다.

"한 번두 아니고 두 번이나 겐을 배신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때 형사님이 무서워서 불어버린 걸 나중에 엄청 후회했거든요. 거기다."

"거기다?"

"...... 저한테는 알리바이인지 뭔지가 없었어요. 겐만 풀려났다간 저 혼자 저지른 짓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그러면 저만 사형당할 텐데. ...... 그럼 안되잖아요."

윽, 하고 세이지는 말문이 막혔다.

-죽으려면 같이 죽자, 그 말인가. - page 337

의도치 않았던 만큼 묵직한 악의.

'누명을 쓴 자는 선량하기만 한가'에 대해 질문을 건네었습니다.

그리고 더 무서운 진실이 있었으니...

범죄자를 잡기 위해 범인의 행적을 추적하고 그 과정을 SNS에, 방송에 노출이 되고 있는데...

이는' 칼날의 양면'이었습니다.

-내 영웅이야.

동경하는 존재였다.

다만 수사에 나선 전직 형사나 그 손자는 아니었다. 소년의 영웅은 범인이었다. - page 448

여러 문제를 제시해 주었던 이 소설.

지속적인 관심과 사회적 제도의 필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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