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레이디가가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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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 중 한 명.

'미미여사'라는 닉네임이 있는, 저 역시도 믿고 읽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

이번 소설집은 집필의 동기와 작품의 성격이 독특하였습니다.

2012년부터 자작 하이쿠를 제출하여 서로 돌려보거나 배우는 일명 '치매 예방 하이쿠 모임'을 시작한 후로 하이쿠의 세계에 매료된 미야베 미유키.

이듬해 17음으로 이루어진 하이쿠의 풍부한 스토리성을 형상화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하이쿠 고시엔을 소재로 한 소설은 어떨까,

하이쿠 모임에 대해 써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물망에 오르기도 했지만 과감하게 '하이쿠 자체를 제목으로 한 소설'을 쓰기로 결정한 까닭은 지금껏 전례가 없는 일이었기에,

무엇보다 미미여사이기에 가능했던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이쿠 X 소설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 이번 소설집.

또 어떤 매력을 선사할지 기대되었습니다.

미야베 문학의

새로운 도전!

"하이쿠의 세계에,

나는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습니다!"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이 소설은 <작가의 말>에서 미야베 미유키가 이런 당부를 하였습니다.

"처음에 각 장 타이틀이기도 한 하이쿠를 감상하고,

그 후에 소설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하이쿠를 읽으면

독후감과는 또 다른 새로운 발견이 있을 겁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가 들어간 구절을 제목으로 한 12편의 소설.

의료기술이 발달한 미래를 그린 에스에프, 결코 시들지 않는 열매가 등장하는 판타지, 사다코를 연상시키는 존재와 맞닥뜨리는 호러 등 다양한 장르가 그려져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참으로 묵직하였습니다.

시댁에서 고립된 며느리, 남자친구에게 스토킹 당하는 여자, 바람피우는 남편에게 속는 딸의 삶을 엄마의 입장에서 쓴 이야기 등...

'여성'의 이야기는 저 역시도 여자이기에 공감하며 읽을 수밖에 없었고 마냥 소설만의 이야기가 아니기에 가슴 한켠이 아려왔었습니다.

17자에 담겨진 마음.

짧지만 강렬하였고 섬세하였으며 읽고 난 뒤의 여백에 제 마음을 더하게 되었었습니다.

그래서 울림이 있었던 것일까...

하이쿠의 매력에 저도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책 제목을 접했을 때 무슨 말인가...? 했었습니다.

계속 읊어보다 소설을 접하고

"쳐다보지 마, 고개 돌려!"

커다란 등으로 막아주었다.

"노리카 사랑해! 이렇게 사랑한다니까!"

다쓰야 씨가 소리지르며 울기 시작했다.

외삼촌에게 꼭 안겨 엄마와 언니의 갈라진 비명소리를 들으며 나는 다시 유리 너머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은 멀리 사라지고 달은 제자리에서 다시 우리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나는 달님의 한탄을 들었다.

이 빛으로도 정화할 수 없는 게 있단다. 미안하구나. - page 86

다시 하이쿠를 읽으니 비로소 저에게 와닿았던...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올해도 같은 밥 같은 찬을 먹는 따뜻한 봄날>이었습니다.

매년 방문하는 이 가족만 아는 비밀의 화원.

솥밥과 유채튀김.

유채꽃 전망대에서 지켜보는 한 가족의 역사.

세월은 흘러 이젠 전망대와 작별하는 회식을 하는데..

"헤어져도 봄과 꽃은 저기 그대로 있을 거야."

"와, 맛있다. 잘 먹겠습니다!!" - page 311

우리 가족도 이런 추억의 장소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이들과 흘러버린 세월이 야속했습니다.

하이쿠를 읽다 보니 우리의 시조가 떠올랐습니다.

우리의 시조도 더없이 훌륭한 문학이지만 지금의 우리는 어떠한가...

일본은 자신의 것을 지키고 계승시키고자 하이쿠를 더욱 발전시키고 세계화하는데...

하이쿠보다 더 다양한 주제를 더 깊은 내용으로 담을 수 있는 시조에 대한 관심이 필요함을 느끼며...

역시 '미야베 미유키'였습니다.

그동안 시대물을 주로 접해서인지 읽는 저로서는 어느 정도 매너리즘에 빠져들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신선함을 느꼈습니다.

이 '하이쿠 X 소설의 콜라보레이션'도 시리즈로 계속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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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하노이 & 하롱베이, 사파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김경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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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은 베트남 중부와 남부에서 핫한 여행지를 찾아보곤 했었는데...

이번에 베트남 북부, 베트남 여행이 시작된 수도 '하노이'를 중심으로 여행을 떠나볼까 합니다.

이곳엔 어떤 매력들이 숨어있을지 기대하며 책을 펼쳐봅니다.

해시태그 하노이 & 하롱베이, 사파



최근 몇 년 동안 대한민국의 베트남 여행은 중부의 다낭과 남부의 호치민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베트남 북부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었지만 전통적으로 베트남 여행의 하노이와 하롱베이였습니다.

그래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여행을 떠나려고 하면, 고민하는 것은 여행정보는 어떻게 구하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베트남 북부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패키지여행을 선호하거나 여행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자신이 원하는 곳과 맛집을 찾아 다녀올 수 있게끔 하노이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가 최신 정보를 담은 이 책이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베트남의 수도로서 정치, 문화, 교육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하노이'.

하노이 시내만 보고 싶다면 1~2일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고 여유롭게 하노이를 보고 싶다면 2일 정도면 충분하다고 하였습니다.



천년 고도의 아기자기한 도시인 하노이.

고성이나 문묘, 호안끼엠 호수, 서호, 남대문 시장 같은 36거리 등 상당수 볼거리가 존재하였습니다.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옛 분위기 그대로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이곳은 프랑스풍 건물들과 베트남 오토바이 부대의 행렬 조화는 이곳만의 특색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밤이 되면 이곳은 뜨겁게 달아오르게 되는데...

여기서 인상적인 건 마 마이 거리의 노상 생맥주였습니다.

생맥주의 맛이 매일 변화한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었는데...

처음 마시면 '이것이 비지떡의 맛인가?' 싶다가 다시 마시면 하노이의 진정한 맥주로 손꼽다가 나중에는 단맛까지도 나는 정체불명의 맥주 맛...

상상이 안되기에 한 번은 꼭 맛보고 싶었습니다.



하노이 근교로 눈을 돌리면

에메랄드빛 수면 위로 수천 개의 녹색 산봉우리가 솟아 있고 주변은 다채로운 색상의 전통 돛단배들로 가득한 '하롱베이'.

가장 위도가 높은 북부에 있고, 고산지대의 대륙성기후를 가지고 있어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눈이 오는 신기한 지방 '사파'.

육지의 하롱베이라고 하는 '난빈'.

정말이지 베트남은 문화와 역사, 아름다운 풍광을 한꺼번에 즐기기 위한 새로운 여행지로 손색없는 나라였습니다.

아직도 가 볼 곳이 무궁무진한데...

그래서 이곳으로의 여행이 더 설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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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프랑스 소도시 여행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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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즐겨 보는 프로그램인 <텐트 밖은 유럽 남프랑스 편>.

보는 것만으로도 여유와 낭만을 느낄 수 있는데...

좀 더 알고 싶어 이번에 '프랑스 소도시'로의 여행을 선택하였습니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그림이 되는 이곳 '프랑스'.

벌써부터 설렙니다.

해시태그 프랑스 소도시 여행



예술의 도시, 낭만의 도시, 연인의 도시...

다양한 수식어로 불리고 있는 '파리'가 수도인 '프랑스'.

지형적으로 서유럽에서 가장 넓은 나라인 프랑스는 지구상의 모든 자연이 다 있다고 합니다.

북쪽은 넓은 평야지대부터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해안, 맑고 푸른 호수, 빙하에 뒤덮인 알프스산맥, 사막에서나 볼 수 있는 모래 언덕, 하얀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 해변과 푸른 숲, 포도밭 등.

아직 다 나열하지도 않았지만 이 다양성으로 인해 이곳으로의 여행은 여느 나라보다 더 흥미로웠습니다.



예전에는 수도인 파리를 여행하는 것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동부, 서부, 남부로 나누어서 여행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트다쥐르와 프로방스로 대변되는 남프랑스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고

남프랑스의 칸, 아비뇽, 니스, 몽펠리에 등을 천천히 즐기는 한 달 살기나 자동차여행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프랑스 여행에서는 '일정 배정'을 잘해야 했고 책에는 짧게는 4박 5일부터 길게는 20박 21일 여행 일정을 추천해 주었고

파리의 한 달 살기도 있겠지만 남프랑스에서 즐기는 한 달 살기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공기 중에 예술과 즐거움이 떠다니는 이곳.

곳곳에 넘쳐나는 기품있는 '향기'가 있는 이곳.

정말 여행할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꼭 가고 싶은 곳이 '오베르 쉬르 우아즈'였습니다.

역장도 역무원도 없는 작은 마을.

그럼에도 여행자의 마음을 훔치는 건 아무래도 지친 심신을 달래줄 수 있기에, 또한 '빈센트 반 고흐'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의 마지막 70일 정도를 머물면서 70점이 넘는 그림을 그렸던 반 고흐.

살아생전엔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했지만 죽고 난 후 천재성을 인정받고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 반 고흐.

그래서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동요한다고 할까...

너무나 좋아하는 화가이기에 그의 발자취를 따라 거니는 이 여행은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프랑스 소도시로의 여행에서 저자는 우리에게 이런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들뜬 마음으로 프랑스 여행을 시작하면 첫날부터 정신없이 다니다가는 숨이 차서 그만 문화적으로 소화불량에 걸리기 쉽다. 언제 다시 오게 될지 몰라, 간절한 마음이 되어 이곳저곳 다니는 것은 좋지 않다. 노을 지는 고즈넉한 장면을 보면서 냇가를 거닐며 바로 그 공간에서 오래 전 숨 쉬었을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여유는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카페에 들러 저녁 식사의 여유를 음미하기도 하고, 카페에서 와인이나 차가운 샴페인을 음미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 page 81

그렇게 천천히 온몸으로 느껴보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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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 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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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정치·경제·글쓰기·여행 등 인문학 분야의 글을 써온 작가 '유시민'.

그런 그가 이번엔 '과학'을 소재로 썼다고 하였습니다.

과학과 인문학이 교차·통섭하며 그려낼 이야기.

우리에게 어떤 울림을 선사할지 기대하며 읽어보았습니다.

과학 공부로 길어 올린 생명과 우주에 관한 진실,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방법

"내 삶을 어떤 의미로 채울 것인가?"

지금 여기, 지식과 교양의 새로운 패러다임

과학의 사유와 인문학의 성찰이 함께하는 지적 여정

"문과도 과학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글 쓰는 문과 남자'

칸트·헤겔·마르크스·밀·카뮈·포퍼의 철학에 대해서는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으면서 갈릴레이·뉴턴·다윈·아인슈타인·하이젠베르크·슈뢰딩거 같은 과학자는 이름 말고는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이 불편했다고 하였습니다.

인문학만 공부해서는 온전한 교양인이 될 수 없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과학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깨달은 바가 있다고 하였는데...

과학을 전혀 몰랐을 때 나는 세계를 일부밖에 보지 못했다. 타인은 물론이고 나 자신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도 전체를 보지는 못하며 인간을 다 이해하는 것 역시 아니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많은 것을 더 다양한 관점에서 살핀다. 윌슨의 말은 과학의 토대 위에 서야 인문학이 온전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 과학의 사실을 받아들이고 과학의 이론을 활용하면 인간과 사회를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 page 39

그는 과학책을 읽으며 인문학 공부로 배우지 못한 지식과 정보를 얻고, 과학의 토대 위에서 다양하게 사유할 수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온전한 공부를 하기 위해선 인문학과 함께 과학 공부를 해야 한다고, 회한의 감정을 실어 말하였습니다.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인문학과 함께 과학도 공부하고 싶다. 이런 아쉬움을 느끼는 문과가 없기를 바란다"

책은 '나'에 대한 앎이 인문학의 근본 목적이기에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과학적 답을 '뇌과학'에서 찾고

나에 대한 관심이 다른 생명 현상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지고, 생명체의 존재의 의미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를 밝히는 '생물학'을

생명이 다양한 물질의 구성이자 작용임을 알게 되면, 원자와 분자, 소립자라는 물질의 최소단위를 다루는 '화학'으로

그러고 나면 물질의 운동을 설명하는 '물리학'으로 나아가고 양자역학을 공부한 뒤에 우주론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자

'우주의 언어'이자 '천재들의 놀이'인 '수학'으로

인문학은 과학으로 정확해지고, 과학은 인문학으로 깊어지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저에겐 쉬이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나는 무엇인가?' 대답은 분명하다. '나는 뇌다.' 이것은 사실을 기술한 과학의 문장이 아니라 자아의 거처를 드러내는 문학적 표현이다. 뇌는 물질이지만 철학적 자아는 물질이 아니다. 내가 뇌일 수는 없다. 그런데도 굳이 그렇게 말한 것은 뇌를 떠나서는 철학적 자아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소유욕부터 경쟁심, 구애 행동, 타인에 대한 공감과 연민, 예술적 창조, 낯선 것에 대한 경계, 자존감, 불안, 공포, 외로움, 복수심에 이르기까지 철학적 자아의 모든 감정과 생각은 뇌가 작동해서 생긴다. 뇌의 구조와 작동 방식을 모르고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을 이해할 수가 없고, 호모 사피엔스의 본선을 모르면 자기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말한다. '나는 뇌다.' - page 47 ~ 48

이처럼 과학으로부터 인문학을 접목시켜 사고하는 것이... 저에겐 어렵기만 하였습니다.

그래도 흐름을 따라 읽다 보니 모든 학문은 얽혀있다는 것을, 결국 학문의 의미는 '나를 이해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는 인문학이 준 이 질문에 오랫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생물학을 들여다보고서야 뻔한 답이 있는데도 모르고 살았음을 알았다. '우리의 삶에 주어진 의미는 없다.' 주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찾지 못한다. 남한테 찾아 달라고 할 수도 없다. 삶의 의미는 각자 만들어야 한다. '내 인생에 나는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 '어떤 의미로 내 삶을 채울까?' 이것이 과학적으로 옳은 질문이다. 그러나 과학은 그런 것을 연구하지 않는다. 질문은 과학적으로 하되 답을 찾으려면 인문학을 소환해야 한다. 그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인문학의 존재 이유이자 목적이다. - page 127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엔트로피 법칙을 안다고 해서 크게 좋을 건 없다. 하지만 모르는 것보다는 분명 낫다. 특정한 종류의 오류와 불행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트로피 법칙은 내게 '세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거부할 수 없는 것은 순순히 받아들이라'고 조언했다. 그 충고를 받아들이면 열정을 헛되이 소모하는 어리석음을 피할 수 있다. - page 250

이런 사실만 알고 있어도 어렵지 않게 삶의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자신을 이해하려면 과학과 인문학을 다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다짐하고 또 다짐하게 됩니다.

책을 읽고 난 뒤 저 역시도 '바보'를 면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이제라도 꾸준히 공부할 것을...

우선 그가 추천한 책들을 한 권씩 읽어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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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100책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회 지음 / EBS BOOKS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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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는 수많은 '고전 필독서'가 있습니다.

하지만 '고전 필독서'는 인문 분야에만 치우쳐 있거나 잘 팔리는 키워드에 고전을 짜깁기한 책들이 많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고전의 일부분만을 본 것이라는데...

하지만 저는 그 일부분도 제대로 보지 않았다는...

그러면서도 책을 읽었다고 한 게 부끄럽기만 한...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제 독서 목록을 재정비하고자 합니다.

어떤 책들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읽어야 할 책들일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통찰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석학들이 해설하는

인간 지성상 기념비적인 책들

역사를 바꾼 100책



해마다 새 책이 줄잡아 100만 권씩 쏟아져 나오는 마당에 굳이 수백 혹은 수천 년 전에 나온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새로운 정보를 따라잡기도 힘든데 '누구나 읽어야 하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고전을 왜 읽어야 할까?

저 역시도 한 번쯤은 의문을 가졌었습니다.

이에 대해 최재천 교수님은 적어도 세 가지 이유를 들려주었는데

먼저, 우리 스스로를 이해하는 데 오래된 책들은 각별한 관점을 제시한다. 인간 본성은 상당 부분 유전하는 속성이라 선사시대라면 모를까 적어도 역사시대 동안에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걸 인지하고 공감할 수 있다.

...

둘째, 현대사회를 재조명하는 데 고전은 탁월한 접점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나는 지성인으로서 사고의 깊이를 더하려면 모름지기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전의 내용을 요약한 책이나 고전의 명맥을 잇는 '아류'만 읽은 분들에게 그 기원은 물론 역사의 지혜를 알려줄 것이다. - page 5 ~ 6

'고전'을 읽음으로써 나를,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기에 읽어야 함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럼 우리에게 '고전'이라 하면 어떤가요?

흔히 서양 고전으로 떠받드는 책들은 대개 그리스와 로마 두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동양 고전의 축은 중국이지 않나요.

그리고 다소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추천도서 리스트는 독서에 대한 흥미를 떨어트리는 부작용까지 낳고 있는데...

그래서 EBS BOOKS에서는

역사를 바꾼 책,

사조의 전환을 일으킨 책,

학제적 의미를 갖는 책

이라는 기준에 따라 철학, 과학, 문학, 경제학, 사회학, 예술 6개 분야의 학자들과 선정 배경과 학제적 중요성, 현세대에게 주는 의미를 담아 이 책을 집필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책의 목차는 연대순으로, 분야별로 분류하여 있었고 개인의 취향에 맞춰 읽을 수 있게 되어있었습니다.


 






역시나 개인적으로 읽은 책이 손꼽을 정도밖에 없다는 사실에 조금은 창피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독서모임을 통해 고전을 접했기에...

독서모임의 중요성도 깨닫게 되고 앞으론 적어도 한 권 이상은 개인적으로라도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독 눈에 띄었던 책들이 있었는데...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인 성경을 제외한다면 그리스도교와 관련된 책 중 가장 큰 사랑을 받은 것.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다양한 주제가 등장하지만, 그중 주요한 두 주제를 꼽자면 단연 '신'과 '인간의 영혼'이었습니다.

그런데 신과 영혼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아우구스티누스를 사로잡은 심각한 문제가 있었는데 바로 '악'.

그래서 박승찬 교수는 악에 관한 문제를 중심으로 『고백록』을 재조명해 보았습니다

악에 대한 난제는 사실 마니교도만이 던진 것은 아닌다. 현대인이 그리스도인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기도 하다. 고심하던 아우구스티누스는 '신플라톤주의'에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플로티노스는 악이라고 하는 것은 악신들처럼 "실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선의 결핍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어둠이나 그림자는 실체로서 독립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빛이 결핍된 상태라는 것이다. 그림자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실체가 아니라 불투명한 실체 때문에 빛이 가려져 나타난 결핍현상이다.

이 예를 악에 적용해서 철학적으로 표현하면 악은 "우유적으로, 즉 우연히 일시적으로 선이 결핍된 현상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결핍은 구체적인 대상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니 선 내지 존재 밖에서 악은 존재할 수 없다. - page 127

이렇게 단순히 책의 내용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닌 고찰을 통해 우리에게 혜안을 선사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처음 이 책을 읽을 땐 '뭐지?'라고 했지만 재독했을 때 큰 인상을 남겼던 카프카의 대표작 『변신』.

이 책이 전한 이야기...

카프카의 대표작 『변신』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매몰되고 기형화된 인간 존재의 고독과 소외를 대변해준다. 카프카가 묘사한 기계처럼 꽉 조인 현대사회에서 겪는 개인의 실존적 위기, 무엇보다도 소외 체험의 객관적 서술은 여전히 오늘날에도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 page 384

현실과 환상 혹은 악몽이 교차하는 독특한 카프카의 작품은 우리가 잘 아는 무라카미 하루키뿐 아니라 남미의 대표작가 보르헤스, 마르케스 등 많은 작가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작가의 사후 100주년에는 더 많은 관련 서적이 나오고 기념행사들이 열려 그의 작품을 논할 것이다. - page 385

그의 다른 작품들도 기대되었습니다.

마지막을 장식한 책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였습니다.

흔히 이 책은 인간이 이기적인 유전자가 조종하는 생존 기계에 불과하다는 발칙한 주장을 한다고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이는 '오해다'라고 하였습니다.

"책 제목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강조점을 제대로 찍는 것이다. (......) 제목에서 강조해야 할 핵심 단어는 ('이기적'이 아니라) '유전자'다."



유전자의 관점에서 진화를 바라보는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흔한 오해와 달리, 삶의 궁극적 목표는 유전자를 퍼뜨리는 것이라고 설교하지 않는다. - page 497

과학 대중서인 동시에 커다란 업적을 남긴 학술서인 『이기적 유전자』.

다시 읽어보는 건 어떨지...

역사와 사고의 흐름을 바꾼 책들.

한 권 한 권 읽으며 저도 혜안을 넓혀보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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