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들
정해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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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스터리 소설 사상 가장 강렬한 반전을 선사한 장편소설 《홍학의 자리》 작가.

윤계상 주연의 ENZ 드라마 <유괴의 날>의 원작 소설 작가.

'스릴러의 장인'인 '정해연' 작가.

데뷔 이래 현재까지 끊임없이 창작 활동을 이어온 것은 물론이거니와, 흥미로운 설정과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저 역시도 '믿고 읽는' 작가님이신데!

이번 역시도 일단 읽어보려 합니다.

제목에서 넌지시 알려준 용의자들...

과연 어떤 사건 전개가 그려질지 기대됩니다.

"내 인생을, 걔가 망쳤어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5인의 진술 속 감춰진 진실들

가장 믿고 싶은 사람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용의자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은파 지역 외곽에 있는 부도난 타운 하우스 건설 부지의 폐건물로 인근에는 CCTV가 없어 수사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경찰은 A 양의 사망이 범죄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큰 만큼 사망 원인과 범인 색출에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종되었다가 결국엔 시신으로 발견된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 '현유정'.

폐건물에서 목이 졸린 채 발견되었습니다.

CCTV도 없는 사건 현장 탓에 수사는 난항을 겪게 되는데...

수사가 잘 풀리지 않을수록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보여지는 '용의자'들을 바짝 쫓을 수밖에 없는 법.

은파경찰서의 박동규 형사는 유정의 주변인들을 중심으로 조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고등학교 입학 당시부터 유정이와 가장 친하게 지냈다고 알려진 친구 '한수연'

'절대 말해선 안 돼. 둘만의 이야기야.'

알았지? 하고 유정이 몇 번이나 약속을 받았었다. - page 24

담임선생님 '민혜옥'

"제 휴대폰 사용 내역을 확인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네. 확인 경과 그날 선생님 휴대폰이 댁 근처의 기지국 이외에서 사용된 기록은 없다고 나왔습니다."

분명 '선생님 휴대폰'이라고 말했다. '선생님'이 아니라. - page 48

위장 이혼 후 홀로 지내는 아빠 '현강수'

'제대로 자식도 안 돌본 주제에 죽은 다음에 왜 찾아와? 정말 보험금 노리는 건가 봐.'

'우와 핵소름. 혹시 아버지가 죽인 거 아님? 이거 성지 글 예약.'

'아버지에 대해서도 경찰이 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네요. 부모라고 다 자식을 자기 목숨처럼 사랑하는 건 아니니까.' - page 67

유정의 남자친구인 '허승원'

"유정이의 사물함을 부순 것도 너지? 일기장을 찾으려고. 그렇지?"

...

"일기장 읽어봤으면 이미 아시잖아요." - page 167 ~ 168

허승원의 엄마 '김근미'

"유정이가 실종되던 날 하교 후, 유정이를 본 학생이 있었습니다. 인사를 하려는데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어떤 아주머니가 나타나 함께 어딘가로 갔다고 하더군요. 누굴까 궁금했지만 인사는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학생은 자신의 목적지인 학원으로 가려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는데 거기 골목에서 다시 유정이를 봤다고 했습니다. 거기서 그 학생이 본 게 뭔지 혹시 아십니까?"

...

"만난 건 사실입니다." - page 113 ~ 114

이렇게 다섯 명이 말하는 '그날'의 기억 속에 유정을 살해한 자가 숨어 있는데...

과연 진범은 누구일까...?!

"걔 때문이에요. 내 인생을, 걔가 망쳤어요."

소설은 매 챕터마다 화자를 바꾸어가며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다음 챕터의 인물과 연결고리를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묘한 긴장감을 더했던 이 소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디테일하게 묘사하기 위해서 앞서 이야기했던 부분에 대한 부연 설명이 이어지고 이어지니 조금은 루즈했었다고 할까.

그럼에도 이 소설의 반전은 또다시 허점을 노리고 있었음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들에게서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바로

'○○때문에'

라는 것이었습니다.

내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

자기합리화...

그로 인해 시작된 비극...

그렇다고 마냥 그들의 태도를 비난할 순 없었습니다.

나의 모습이기도 하기에......

각자의 사정들 속에서 밝혀졌던 미묘하고도 어두웠던 진실.

추악했지만 마주해야 했던 우리의, 사회의 민낯이었습니다.

그래서 책장을 덮고 나서도 찝찝함이, 씁쓸함이 맴돌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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