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사람
박연준 지음 / 난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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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읽기'

솔직히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고전...

그래도 일 년에 한 달!

마음잡고 고전을 읽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눈길조차 건네지 않는...

그래서 그런 저에게도 팔을 잡아끌며 읽자고 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넌지시 박연준 시인에게 손을 내밀어 보았습니다.

서른아홉 개의, 박연준 시인이 그간 자신이 귀 기울였던 고전은 어떤 것일지, 그리고 저자의 시선으로부터 고전은 어떤 느낌일지 읽으며 이해해 보고 싶습니다.

"혼자 책 읽는 사람을 본다.

침묵에 둘러싸여 그는 얼마나 아름다운지."

박연준 시인이 옆 사람의 팔을 잡아끌며 읽자 한 서른아홉 권의 고전!

듣는 사람



글쓰기는 공들여 말하기, 읽기는 공들여 듣기.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page 11

저자는 독서가 타인의 말을 공들여 듣는 행위라 하였습니다.

이 말이 참 멋지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공들여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박연준 시인.

이는 '존 버거'로부터 배웠다고 하였습니다.

다큐멘터리 <존 버거의 사계>에는 주름으로 가득한 존 버거의 얼굴, 그림을 그리는 그의 투박한 손이 나온다. 상체를 기울이며 타인의 말을 듣는 존 버거를 볼 수 있다. 나이든 사람이 한결같이 누군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 흔치 않은 일이다. "내가 이야기꾼이라면, 그건 내가 듣는 사람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사람. 쓰는 자는 우선 듣는 자임을, 그리고 다르게 보는 자임을 나는 존 버거에게 배웠다. - page 55 ~ 56

그래서 저도 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라는 책을 읽어보아야겠다 다짐해 보았습니다.

'고전'이란 무엇일까...

고전에 대해 저자는

해석으로 탕진되지 않은 채 온전하게 살아남은 책,

읽고 또 읽어도 닳지 않는 책,

오랫동안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도 소문을 등지고 커다래지는 책,

우리 곁에 유령(교차로의 유령!)처럼 남아 일상에 스며드는 책,

작가는 죽고 없는데 이야기는 살아남아 여전히 세상을 여행하는 책,

시간의 상투성과 세월의 무자비함을 견디고 목소리의 생생함을 간직한 책

이라 하였습니다.

그럼 고전을 왜 읽어야 할까?

고전에는 올바른 길이나 훌륭한 선택법이 나오지 않습니다. 어쩌면 길을 잘못 든 사람이 '계속 길을 잘못 가는 방법'이 나와 있을지 모르지요. 시행착오가 없는 삶, 그런게 있을까요?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한다면 '잘못된 길을 열심히 걸을 때 우리가 얻는 가치'를 위해서인지 모르겠습니다. - page 15 ~ 16

어쩌다 잘못 든 길을 온 마음을 다해 그 끝까지 걸어간 이들이 남긴 기록으로서 고전.

그 어떤 삶도 완벽할 순 없으니 그 누구도 온전히 지혜로울 순 없으니, 최선은 피할 수 없는 좌충우돌을 겁내지 않는 것, 그리고 최대한 즐기는 것, 이를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이 말하고 있었고 우리가 이러한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였습니다.

서른아홉 개의 고전들.

역시나 읽은 책보다 안 읽은 책들이 많았고 저자가 건넨 이야기를 들으며 고전은 거창한 것이 아닌 어쩌면 평범할 수도, 어쩌면 어리석을 수도 있지만 그렇기에 더 빛나는 삶을 달고 있음을 일러주었습니다.

읽고 싶어진 책들이 있었습니다.

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에서 그동안 내가 알았던 '슬픔'이 마냥 배척해야 할 대상이 아님을.

기쁨이 감정을 밖으로 발산하는 감정이라면 슬픔은 밖에서부터 내 안으로 수렴하는 감정이다. 슬픔을 아는 자는 타인의 고통이나 불행에 쉽게 감응한다. 기쁨ㅇ은 우리를 행동하게 하지만 슬픔은 우리를 사유하게 한다. 문학에 기여한 많은 작가들이 기쁨보다 슬픔에 더 반응한 이유다. 슬픔을 모르고서 우리는 시를 쓸 수 없고 그림을 그릴 수 없고 노래 부를 수 없다. 탁자를 두드리며 부르는 유행가 가락에도 슬픔이 배어 있지 않은가. - page 77 ~ 78

슬픔이 사람을 단단하고 유연하게 만드는, 육체 단련을 위해서 운동이 필요하듯 영혼의 단련을 위해선 슬픔이 필요하기에.

슬픔을 아는 그가 그려낸 이야기를 저도 기회가 닿는다면 읽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토베 얀손의 『여름의 책』.

소피아와 할머니가 여름 내내 섬에서 같이 걷고 이야기하고 싸우고 화해하며 일상을 나눈 이야기.

서로의 세상을 침범하지 않고 함께 지내지만 혼자의 시간을 오롯이 즐기는 이들.

슬픔도 기쁨도 이야기 사이에 풀잎처럼 껴 있어 그것을 발견하는 일은 오롯이 독자의 몫이라는데...

무엇보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지낸 적이 있기에, 지금은 병상에 계시는 할머니가 너무나 그리워지면서 이 책을 읽으며 그 시절을 떠올리고 싶었습니다.

할머니는 '나'를 창밖에서 낳은 엄마다. 건너다보는 엄마.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 아득해진다. 할머니는 늙고, 소피아는 자랄 것이다. 세상 곳곳에서. - page 172

무심히 책장을 바라보았는데...

아직 읽지 않고 꽂혀있던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가 눈에 띄었습니다.

자기 자신으로 살다 간 사람이라는 '스토너'.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어릴 땐 요절이 근사해 보였으나 이젠 안다. 누구라도 인생을 끝까지 온전히 살아내는 일이 귀하다는 것. 자기 일을 오랜 시간 해왔을 뿐인데 어느새 폭삭 늙어버린 모습을 거울을 통해 바라보는 삶, 이런 삶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비범'을 간직한 채 평범하게(혹은 평범해 보이게) 사는 일이 아닐까. 끊임없는 자기 수양과 다독임, 생을 향한 긍정 없이는 어려운 일일 테니까. - page 238

우선 이 책부터 읽어야겠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저자가 했던 말이 다시금 떠올랐습니다.

좋은 소설은 겪지 못한 인생을 '살아보게' 한다. 다 읽은 후 고치처럼 몸을 말고 웅크리게 만든다. 마치 상처받은 것처럼. 이야기가 몸에 상처를 내고 들어와 나를 재구성하는 과정이랄까. 어떤 이야기는 읽기 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게 만든다. - page 49

나를 기다리고 있는 이는 누구일까...

아니 내가 잡을 손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또다시 귀를 기울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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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것들의 기록 - 유품정리사가 써내려간 떠난 이들의 뒷모습
김새별.전애원 지음 / 청림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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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이들이 세상에 남기고 간 마지막 흔적을 정리하는 이 '유품정리사'.

어느덧 7년이란 시간이 흘러 또다시 그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외로이 떠난 이들의 마지막 자리를 정리하는 일을 25년이 넘도록 해오고 있지만 유품을 정리할 때면 여전히 안타까움과 먹먹함이 밀려든다는 저자.

그렇지 않아도 막막해져가는 세상 속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이지만 동시에 희망을 느껴보고자 이 책을 읽어보려 합니다.

잠시 속도를 늦추며...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겠습니다.

너무 멀지 않은 곳에

너무 늦지 않은 때에

우리가 함께일 수 있다면

천국으로의 이사를 돕는 유품정리사

그가 써내려간 다정한 배웅의 기록

남겨진 것들의 기록



고독사가 더는 남의 일이 아니라 내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가까운 일임을 알게 되면서, 사회적 관심이 생겨나고 관련 정책도 마련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고독사 자체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하였습니다.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 1인 가구, 이혼이나 실직으로 주변과 단절한 채 살아가는 중장년층이 많아지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고독사의 위험을 품고 사는 사람들의 비중이 커졌다고 합니다.

'우리'를 잃고 '개인'화되어가는 세태...

그리고 그런 이들에게 삶의 무게는 버티기 힘겹고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기에 수없이 좌절했을지도...

벼랑 끝에 내몰리기 전 우리가 조금만 더 다정해진다면 외롭고 쓸쓸한 마지막이 아니라 우리가 바라마지 않는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사람의 의미'를 전하고자 남겨진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저자가 찾은 현장들.

강박장애로 집 안에 물건을 가득 쌓고 살아온 중년 여성의 쓸쓸한 마지막,

세상의 어른으로 살고 싶었지만 마음이 그늘에 짓눌려 끝내 세상을 등진 청년,

이혼 후 두고 온 아들을 잊지 못하고 밤새 대문 앞을 지키던 치매 노인의 애끓던 모정이 꺼져가는 순간...

각자의 사연으로 저마다 다르게 물들인 인생의 마지막 장면들은 안타까움만이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렇다. 희망은 자가발전이 잘 안 된다. 혼자서 아무리 기를 써봐야 쳇바퀴 위를 구르는 것 같아 지치기 십상이다. 작은 것이라도 함께 나누고 꿈꿀 때 희망이 생겨난다.

하지만 고인들의 집에는 없었다. 관계도, 대화도, 웃음도. 세상과 단절된 집 안에서 이미 자신감을 잃었고, 세상으로부터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상실감에 휩싸여 좌절했다.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버린 그들에게 타인과의 관계는 공포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외로움을 자처했고 결국 외로움에 잡아먹혔다. 스스로 문을 열고 나와야 하거늘 문 여는 법을 잊어버렸다. 그렇게 희망을 외로움으로 바꾸고 고독하게 죽어가는 것이다. - page 178

그 희망의 지푸라기라도 있었더라면 그렇게나 고독하게 죽어가진 않았을 텐데...

지금의 난 어떤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 절망을 잠시나마 들여다보고 환기해줄 관계나 제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베란다 벽을 타고 들어오는 냄새로 괴로워하기 전에 서로에게 작은 창이 되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타인의 고통과 죽음에 무감해지는 대신, 죽음으로 그 존재를 확인하는 대신, 사는 동안 서로에게 나지막한 울타리가 되어준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 page 228

무엇보다 이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생에도 계절이 있다. 한 계절만 지속되지 않는다. 사계절이 몇 번이고 반복된다. 의욕을 품고 새로운 것을 배울 때도 있고, 눈부시게 성장할 때도 있고, 좋은 사람을 만나 꽃 같은 한때를 보내기도 하고, 실패에 좌절하기도 하고, 숨죽여 때를 기다릴 때도 있는 법이다. 인생은 굽이치고 이번 모퉁이를 지나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눈 덮인 산과 꽁꽁 언 강만 보이는 겨울이라도 그 시간이 지나면 따스한 봄이 찾아온다. 눈 덮인 땅속에서도 씨앗은 싹을 틔우기 위해 홀로 분주하다.

단단히 옷을 여미고 겨울을 버티고 나면 포근하나 봄이 선뜻 다가오기도 하는 법이다. 곧 다가올 봄을 못 보고 가버린 고인이 못내 아쉽다. - page 132

그러니 딱 한 걸음만.

죽음으로 달려가지 말고, 딱 한 걸음만 삶 쪽으로 방향을 틀기를.

그리고 손을 내밀어보기를.

나도 그 손을, 그 길을 동행할 테니 우리 함께 살아보자!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이런 말을 건네었습니다.

"또 한 명의 인생을 지웠습니다"라는 문구 대신 "또 한 명의 인생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라는 문구를 사용할 수 있기를. 누군가의 인생을 지우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남겨진 이야기에서 출발한 이 책이 시작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page 15

이 진심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전달되기를.

그래서 모두가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기를.

떠난 이들의 뒷모습으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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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 - 마스다 미리 에세이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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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 속에서 반짝임을 발견해내는 작가, '마스다 미리'.

최고의 공감을 자아내기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분입니다.

그래서 무조건적으로 읽고 소장하곤 하는데...

이번엔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환하였다고 했습니다.

그 시절의 그녀의 시선으로 그려낼 이야기.

기대되었습니다.

언젠가, 작고 소중한 어린이였던

우리 모두의 이야기

작은 나



입학식으로 시작되는 봄부터, 여름 장마와 신나는 방학을 지나, 향기가 만 리까지 간다는 꽃나무를 발견하고 전학생을 기다렸던 가을, 산타 할아버지와 설날이 있는 겨울까지.

작고 소중해서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는 꼬꼬마의 사계절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런 말을 남겼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놀아 줘서 고마워. 네 덕분에 어른이 된 지금도 이따금 행복한 기분이 들어. - page 5

이 문장만으로도 뭉클함이 느껴졌던, 애틋하고 그만큼 행복한 그 시절 그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였지만 결국 나의 어린 시절도 떠올리게 하였고 어느새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해 주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를 키우면서 '라떼는~' 하며 떠올려보곤 하였었는데 그때의 기분과는 달리 책을 읽으면서는 왜 같은 추억인데도 핑크빛일까...

그녀의 귀염보짝한 일러스트를 만나면서 몽글해진 마음 때문일까...

한 장 한 장 읽어 내려가는 것이 더없이 정겹고도 소중했었습니다.

아이들이 마냥 어리지만은 않다는 것을, 나름의 속 깊은 그들을 '작은 나'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 작은 나로부터 지금의 나를 바라보며 건넨 위로.

그 어떤 말보다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건널목 신호가 파란불인데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구급차를 바라보며 주고받은 대화.

"구급차는 신호를 안 지켜도 돼?"

"그래. 아프거나 다친 사람이 타고 있으니까 빨리 병원에 데려가야 하잖니?"

...

"그거 다들 알고 있어?"

"알고 있지."

"그거 예전부터 정해진 거야?"

"예전부터 정해져서 다들 지키고 있어."

...

어른에게도 어린이에게도 똑같은 규칙이 있고 그걸 모두가 지킨다. 나는 기뻐서 엄마에게 말했다.

"그거 정한 사람, 대단하다!" - page 78 ~ 79

당연하다고, 그저 지나칠 일들이 작은 나의 시선으로는 멋지게 보이는...

친구와 보물을 흙에 묻자며 우유 뚜껑을 묻곤 다음날 다른 아이가 묻었던 곳에 관심을 보이니 어쩔 수 없이 달리는 놀이를 한 그들.

그리고 간신히 단둘이 남았을 때

"벌써 누가 훔쳐 갔을지도 몰라."

어제 그 키 큰 풀이 있었다. 그 앞의 흙을 팠다. 보물을 파는 건 묻는 것보다 재미있었다. 우유 뚜껑이 두 개 나왔다. 아무도 훔쳐 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기니피그 모양의 돌을 묻었고, 친구는 줄무늬 돌을 묻고 집으로 돌아갔다. - page 93

흙으로 잘 만들어진 작품을 무너뜨리는 게 아까워 냉장고에 넣어 점토처럼 딱딱해지길 바랐던 아이.

하지만 그 사정을 모르는 엄마는 아이에게 흙을 냉장고에 넣었다고 혼냈던...

이런 동심이 지금은 어디로 가 버린 것일까...

어른이 된 게 쓸쓸하였었습니다.

아이를 바라보는데 시선이 한층 부드러워졌습니다.

지금 이 순간.

좋은 기억으로 쌓아가길.

그렇게 '작은 나'가 '큰 나'로 성장하길.

마음속으로 건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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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요!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103
엠마 야렛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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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필드 어린이 도서상, 옥스퍼드셔 그림책 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한 베스트셀러 작가 '엠마 야렛'.

우리 아이들이 최애로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분입니다.

아무래도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와 함께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같이 논다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제일 많이 책장에서 소환되었었고

잘려 나가거나 구멍 난 페이지에 손을 넣다 보면 찢어지기 일쑤였고

읽을 때마다 찾는 재미에 빠져들었던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 시리즈.

드디어 4번째 얌얌이와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역시나 아이들이 먼저 반응을 하였던 이 책.

이번엔 어디 어디 숨을지 저도 한 번 찾아보려 합니다.

얌얌아! 어서 돌아와!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는

이 늦은 시간에 대체 어디 갔을까요?

잘 자요!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



어느 늦은 밤.

얌얌이 집을 열어 보니,



코 잠든 줄 알았던 얌얌이가 사라졌네요.

어디 갔을까요?

어머나!

잠자리 동화책을 마구마구 갉아먹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미운 오리 새끼> 속에 들어간 얌얌이는 다른 오리들과는 생긴 게 완전히 다른, 유난히 노랗고 복슬복슬한 털이 난 아기 오리?!

이 녀석은 늘 배고파서 동화책을 먹는 이상한 도깨비일까요?

아니면 커서 아름다운 백조가 될까요?

<신데렐라> 속에 들어간 얌얌이.

앗! 저기 보이네요!



신데렐라와 왕자님이 무도회장에서 함께 춤을 추는 그때 무엇인가 나타나 시계에 철컥!

두 사람은 갑자기 나타난 얌얌이로 무척 당황했을 거예요.

얌얌아, 이번엔 또

어디로 가는 거니?

자장가 <작은 별> 안에 들어간 얌얌이.

별까지 먹어 치우다니!

얌얌아, 이제 그만 돌아와!

'코~' 잠들 시간이야!

종횡무진 맹활약을 펼치는 얌얌이.

과연 잠자리에 들 수 있을까요...!

아이와 함께 잠자리에서 읽었었는데...

읽고 나서 더 눈이 말똥거리며 얌얌이를 찾겠다고...

이게 아니었는데...

더 화려한 플랩북으로 돌아온 '책 먹는 도깨비'.

저도 같이 책 넘기는 재미에 빠져들었었습니다.

뭐든지 먹어 치우는 얌얌이.

옛날이야기, 공룡 책, 백과사전.

다음엔 어떤 책과 함께 나타날지 기대하며 아이들은 가지고 있던 얌얌이를 다시 꺼내들고는 또다시 얌얌이를 찾으러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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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살 임금님과 명랑소녀 미피티 - 고정욱 선생님이 새로 쓴 미피티와 동물 친구들 이야기
Warren Timms 지음, Elena Strikhar 그림, 고정욱 편역 / 명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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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는 너무나 빠르게 흐르고 있겠지만...

저에겐 아직도 방학이라는 사실에...

그래서 더 아이와 함께 읽을 책들을 찾아보곤 합니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은 그림이 참 귀엽고 발랄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번역하여 새로운 스토리로 각색한 고정욱 작가님께서 코로나19 이후 어린이들에게서 자기주장과 자기 생각이 많이 부족해졌음을 느꼈고, 어린이들의 용기를 북돋아 줄 이야기를 생각하던 중 마침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고 이렇게 지금의 우리들에게 전해주시니 안 읽을 수 있을까!

또다시 아이를 불러 같이 읽어보자고 제안 아닌 제안을 건네봅니다.

말괄량이 삐삐와도 닮은 명랑소녀 미피티.

이 소녀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주름살 임금님 vs. 명랑소녀 미피티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주름살 임금님 명랑소녀 미피티



한 번도 웃은 적이 없는 주름살 임금님.

경치 좋은 발코니에 나와도, 고양이와 파랑새가 재롱을 피워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이 든 시종장 제이슨이 조심스레 말했습니다.

"임금님, 성을 대청소하시면 기분이 좋아지실 겁니다."

"과연 그럴까?"

"미피티라는 소녀가 청소를 잘한다고 소문이 났습니다."

청소가 취미인 명랑소녀 미피티.

미피티에겐 동물 친구들이 있었는데

마법에 걸린 청개구리 왕자

꽃들에게 음악을 선사하는 노랑나비 스위티

미피티가 움직이면 언제건 달려와서 태워주는 멋쟁이 백마 페가소스

이들과 함께 기쁘게 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성에서 심부름꾼이 찾아와 미피티에게 성을 청소해달라는 임금님의 부탁을 건넵니다.

기꺼이 승낙하며 동물 친구들과 함께 성으로 달려갔는데 임금님은 미피티를 보자마자 인상을 씁니다.

"나는 개구리를 싫어해!

왕자가 집나간 지 오래야!

북을 치고 노래하는 것도 싫어해!

말은 내 성 안에 들어올 수 없어!"

동물도 지저분한 걸레도 성 안에 들이지 말라며 호통치는 임금님.

도와주려고 왔지만 막상 꾸지람을 들은 미피티.

속상했지만 다시 용기를 낸 미피티.



미피티의 설득에도 임금님은 꿈쩍하지 않고 화난 표정으로 호통을 치는데...

과연 미피티와 동물 친구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까요?

용기 있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한 미피티.

그리고 미피티와 동물 친구들이 보여주었던 우정.

짧지만 임팩트 있게 다가왔었습니다.

책의 뒤에는 '인형놀이'와 '색칠'을 할 수 있었는데 아이는 책을 읽고 저와 감상을 나누기보단 이 페이지에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가위와 색연필을 찾는 속도란...

같이 책을 읽기 위해 설득했던 시간보다 빨랐던 건...

이래서 아직도 어린아이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왜 자꾸만 '삐삐'가 떠올랐는지...

개인적으로 삐삐를 좋아하기도 해서 그런가...

어쨌든!

이 책은 라임과 놀이로 즐기는 이야기 영어 『Mippity Moppity』가 원작이었습니다.

노래와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진 어린이 영어 동화책이라고 하니 원서로도 한번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영어도 배우고 미피티로부터 힘과 용기도 배우고.

덕분에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갔었습니다.

옆에서 아이는 인형극 하느라 바빴고...

이 책은 활용도가 높아 아이가 있다면 같이 읽어보길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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