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 - 마스다 미리 에세이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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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 속에서 반짝임을 발견해내는 작가, '마스다 미리'.

최고의 공감을 자아내기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분입니다.

그래서 무조건적으로 읽고 소장하곤 하는데...

이번엔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환하였다고 했습니다.

그 시절의 그녀의 시선으로 그려낼 이야기.

기대되었습니다.

언젠가, 작고 소중한 어린이였던

우리 모두의 이야기

작은 나



입학식으로 시작되는 봄부터, 여름 장마와 신나는 방학을 지나, 향기가 만 리까지 간다는 꽃나무를 발견하고 전학생을 기다렸던 가을, 산타 할아버지와 설날이 있는 겨울까지.

작고 소중해서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는 꼬꼬마의 사계절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런 말을 남겼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놀아 줘서 고마워. 네 덕분에 어른이 된 지금도 이따금 행복한 기분이 들어. - page 5

이 문장만으로도 뭉클함이 느껴졌던, 애틋하고 그만큼 행복한 그 시절 그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였지만 결국 나의 어린 시절도 떠올리게 하였고 어느새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해 주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를 키우면서 '라떼는~' 하며 떠올려보곤 하였었는데 그때의 기분과는 달리 책을 읽으면서는 왜 같은 추억인데도 핑크빛일까...

그녀의 귀염보짝한 일러스트를 만나면서 몽글해진 마음 때문일까...

한 장 한 장 읽어 내려가는 것이 더없이 정겹고도 소중했었습니다.

아이들이 마냥 어리지만은 않다는 것을, 나름의 속 깊은 그들을 '작은 나'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 작은 나로부터 지금의 나를 바라보며 건넨 위로.

그 어떤 말보다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건널목 신호가 파란불인데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구급차를 바라보며 주고받은 대화.

"구급차는 신호를 안 지켜도 돼?"

"그래. 아프거나 다친 사람이 타고 있으니까 빨리 병원에 데려가야 하잖니?"

...

"그거 다들 알고 있어?"

"알고 있지."

"그거 예전부터 정해진 거야?"

"예전부터 정해져서 다들 지키고 있어."

...

어른에게도 어린이에게도 똑같은 규칙이 있고 그걸 모두가 지킨다. 나는 기뻐서 엄마에게 말했다.

"그거 정한 사람, 대단하다!" - page 78 ~ 79

당연하다고, 그저 지나칠 일들이 작은 나의 시선으로는 멋지게 보이는...

친구와 보물을 흙에 묻자며 우유 뚜껑을 묻곤 다음날 다른 아이가 묻었던 곳에 관심을 보이니 어쩔 수 없이 달리는 놀이를 한 그들.

그리고 간신히 단둘이 남았을 때

"벌써 누가 훔쳐 갔을지도 몰라."

어제 그 키 큰 풀이 있었다. 그 앞의 흙을 팠다. 보물을 파는 건 묻는 것보다 재미있었다. 우유 뚜껑이 두 개 나왔다. 아무도 훔쳐 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기니피그 모양의 돌을 묻었고, 친구는 줄무늬 돌을 묻고 집으로 돌아갔다. - page 93

흙으로 잘 만들어진 작품을 무너뜨리는 게 아까워 냉장고에 넣어 점토처럼 딱딱해지길 바랐던 아이.

하지만 그 사정을 모르는 엄마는 아이에게 흙을 냉장고에 넣었다고 혼냈던...

이런 동심이 지금은 어디로 가 버린 것일까...

어른이 된 게 쓸쓸하였었습니다.

아이를 바라보는데 시선이 한층 부드러워졌습니다.

지금 이 순간.

좋은 기억으로 쌓아가길.

그렇게 '작은 나'가 '큰 나'로 성장하길.

마음속으로 건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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