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의자 -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이야기
정도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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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몇 해 전부터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면 다시 일을 시작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중 아이들을 키우면서 함께 병행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일들이다.

그렇게 찾다보니 인터넷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사이트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 중 아동 행동발달과 심리를 접하게 되었다.

프로이트, 융, 매슬로우 등..

심리학자의 이름을 접하면서 정작 그들이 주장하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조금 쉽게 만날 수 있는 책을 찾다 만난 도서가

<프로이트의 의자>이다.

 

지금 공부 중에 있는 수업에서도 심리과정을 조금씩 다루다 보니,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무의식 속에서 나를 드러내지 않고 적당히 숨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야할까?

 

왜 가끔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까?

생각해 보면, 난 내가 갖고 있는 기준이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틀을 벗어나면 안되는 생활을 해 왔던 것 같다.

틀을 벗어난 상황은 불안했고,

그 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워야 했던 것 같다.

그러다 문득 아무 생각없이 행동하게 되면, 내가 왜 그랬지? 싶지만 왠지 모를 홀가분함을 느끼기도 했던 것 같다.

도대체 내 안에 숨겨져 있던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전에는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숨겨져 있던 나를 자꾸 꺼내고 있다.

 

<프로이트의 의자>는 2009년 처음 출간되었다.

내가 만난 책은 개정판 <프로이트의 의자>로 2016년 11월 개정되어 나온 책이다.

 

<프로이트의 의자>는

숨겨진 나를 들여다보기

무의식의 상처 이해하기

타인을 찾아 끝없이 방황하는 무의식

무의식을 대하는 다섯 가지 기본 치유법

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부록으로

정신분석가와의 대화

마음 공부를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안내서

도 만날 수 있다.

 

<프로이트의 의자>를 보면서,

수업 중 들었던 내용들이 떠올랐다.그 때는 그것을 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반복적으로 들어 봄으로 인해 알고 있겠지 했던 내용들이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 내용들이 정리 되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책장을 넘기면서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마음의 깊은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방법이 정신분석입니다.

-p. 25 <숨겨진 나를 들여다보기 _ 내 마음은 어떻게 생겼을까> 중에서 -

살면서 내 마음의 깊은 속을 들여다 볼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던가?

아이를 키우는 동안에는 그럴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늘 정신없기만 했을 뿐..

그리고, 조금 여유가 생겼다 싶었는데, 내가 알던 내가 사라진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보았다.

그 때는 그저 시간이 흘렀고, 내 생활이 변했고, 난 그 생활에 적응해 살았구나 싶었다.

친정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상실'로 인해 힘들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회복되는 과정 속에서 잊고 있었던 어렸을 적 나를 만나게 되었다.

지금 내가 하는 말, 행동들은 어린 시절 엄마가 나를 대했던 모습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했는데, 난 무의식적으로 엄마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불안한 사람들은 불안에서 벗어나려고만 하지 무슨 신호인지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우울, 분노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우울한지, 왜 화가나는지를 헤집어보면 내 성격의 성숙을 위해 얻는 것이 많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부정적 감정들은 나를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도구들입니다.

- p. 89 ~ 90<무의식의 상처 이해하기> 중에서 -

책은 참 쉽게 읽혔는데, 책을 읽으면서 살짝살짝 꺼내보는 내 무의식은 나를 불편하게 했다.

내가 의식했던 것보다 난 더 많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무의식충에 표출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해야할까?

 

아무리 화가난 일차적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더라도 그에개 아무렇게나 화를 낼 권리는 나에게 절대로 없습니다. 내가 화를 내는 행위의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

-p. 139 <무의식의 상처 이해하기 _ 분노라는 무의식을 다스리는 방법> 중에서 -

정말 자신이 있는 사람은 화를 잘 내지 않습니다.

...

평소에 작은 성공을 통해 조금씩 자신감과 자존감을 쌓아놓으면 사실 화를 낼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남들을 그냥 그 사람들 자체로 받아들이면 그들에게 과도한 기대를 해서 화가 나는 일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p. 140 ~ 141 <무의식의 상처 이해하기 _ 분노라는 무의식을 다스리는 방법> 중에서 -

왜 난 전과 다르게 화를 많이 내고 있을까?

생각해 보면,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순간순간 행복하지만, 무의식 중에 다른 이들과 나를 비교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들은 경력을 쌓아가고, 인정 받고 살고 있는데, 난 '경력 단절 여자'가 되어 있어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하고 싶지만, 시작할 수 있을지 불안했던 게 가장 큰 요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상황이 싫었던 이유도 또 다른 이유이지 않았을까?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작은 성공들을 했을텐데, 그 성공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자신감도 떨어지고, 자존감도 낮아진 것 같다.

 

중립적 태도가 확립되지 않으면 내 마음을 스스로 이해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고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자신만의 목소리로 나를 설명할 줄 알아야 합니다.

-p. 237 <무의식을 대하는 다섯 가지 기본 치유법 _자신의 언어로 말하기> 중에서 -

내 자신을 객관화 하는 작업을 노력 중인데 여전히 쉽지 않다.

 

어린아이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아이가 엄마에게 느끼는 믿음입니다. 엄마가 항상 내 곁에 있고 내가 힘들 때는 늘 나를 도와 준다는 믿음입니다.

-p. 248  <무의식을 대하는 다섯 가지 기본 치유법 _자신의 언어로 말하기> 중에서 -

<프로이트의 의자>를 보다 보면 한가지로 모아지는 생각이 있다.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만 3세까지는 아이들을 데리고 있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럼에도, 아이를 기관에 보냈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도 나타나는 문제점은 지금을 이야기 하다 보면 과거로 연결이 되고,

그 시작은 어렸을 적 맺었던 엄마와의 애착관계로 귀결된다.

아이들이 애착관계를 형성할 시기는 지났지만,

아이에게 믿음을 줄 수 있도록 말과 행동을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난 엄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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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기차
김지안 글.그림 / JEI재능교육(재능출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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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생명이 싹 트는 게 느껴져 활기차서 좋고,

여름은 싱그러운 푸르름이 좋고,

가을은 풍성함이 좋고,

겨울은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는 마법을 부리는 눈이 내려 좋다.

그리고, 겨울 하면 생각나는 과일 귤.

워낙 귤을 좋아해서, 귤을 맘껏 먹을 수 있는 겨울이 특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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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저 귤을 먹는 것만 좋아했는데..

김지안 작가님은 <감귤 기차>라는 그림책을 보여주신다.

JEL재능교육에서 출간 된 <감귤 기차>는 워크북과 함께 할 수 있는 책이다.

올해 처음으로 재능교육에서 출간되는 그림책들을 만나게 된 것 같다.

기존에 나왔던 책들은 번역서였는데, 이번에 만난 책은 우리나라 작가가 쓰고 그린 책이라 더 매력적이었다.

앞 뒤 표지는 쭉 연결되어져 있다.

 하얀 눈이 쌓인 곳에 감귤 기차가 떠나는 풍경을 담고 있는 그림을 보고 있으니,

기차 여행을 하고 싶어진다.

하얀 눈이 쌓인 풍경을 보며 떠날 수 있는 그런 평온한 여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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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기차라는 제목이 쓰여 있는 곳엔

감귤 박스를 끌고 가시는 할머니와 분홍색 토끼 인형을 손에 들고 걸어가는 여자 아이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들 뒤로 그 모습을 바라보는 고양이?가 있다.

어느 추운 겨울날이었습니다.

그날은 할머니가 미나를 데리러 왔어요.

로 시작되는 <감귤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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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아빠는 언제 와요?"

미나는 할머니도

할머니의 집도 조금은 낯설었어요.

이 장면을 보다보면 미나를 왜 할머니께서 데리러 왔는지 알 수 있다.

할머니와 둘이 밥을 먹는데, 미나와 할머니만 먹기에는 식탁이 참 크다.

미나와 할머니의 거리를 식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가깝지 않은 거리. 

할머니 머리 위의 선반엔

미나의 사진과

미나와 할머니, 그리고 부모님이 함께 찍은 가족 사진이 있고,

미나의 뒤엔 할머니께서 집에 오는 길에 사셨던 '싱싱 감귤' 상자가 있다.

그리고 미나의 손엔 여전히 분홍 토끼가 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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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파에 앉아 있는 미나와 할머니.

이 그림에서도 할머니와 미나 사이의 거리를 볼 수 있다..

쇼파의 끝과 끝에 앉아 있는...

여전히 미나 옆엔 분홍 토끼가 함께 한다.

"벌난 일이구나. 기차표라니...

난 어릴 때 기차에서 귤 먹는 걸 참 좋아했단다.

그때 먹던 귤은 참 달았지. 지금처럼 말이야."

할머니는 콧등을 살짝 긁으며 웃었어요.

귤 상자에서 나온 기차표..

할머니 말씀대로 정말 별난 일이다.

 

기차표에는 역도 표시되어 있고, 좌석도 표시되어 있어요.

그리고,

이 기차는 첫눈 오는 날에만 운행합니다.

어린이 운행 요금은 귤 한 개 입니다.

라고 적혀 있다.

이런 기차표를 만나게 된다면 어떨까?

그냥 웃으며 버릴까?

아님 감귤 기차를 타는 상상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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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을 먹다 할머니께서는 잠이 들고,

창 밖을 보던 미나는

첫눈을 만났다.

푸우 푸우

"지금 감귤 기차, 감귤 기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기차가 완전히 멈춘 후

탑승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차를 기다리면 나오는 안내 방송이 음성 지원 되는 거 같다.

멋진 감귤기차를 운전하는 것은 미나와 할머니를 지켜보고 있었던 고양이다.

감귤 기차에는 숫자도 씌여 있다.

하얀 눈이 내리는 하늘에 나타난 감귤 기차.

그리고, 감귤 기차를 보고 있는 미나 손에는 승차권이 들려 있다.

그리고 그 옆엔 토끼 인형이 함께 있다.

미나의 주머니에 귤이 하나 들어 있고, 토끼도 귤 하나를 들고 있다.

감귤 기차는 환상의 세계로 데려다 줄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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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집 앞에 멈춰 선 감귤 기차에 탑승한 미나는 객실에 이미 탑승해 있던 한 소녀를 만난다.

그런데 소녀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안경을 쓴 모습이라든지, 곱슬 머리가 할머니의 소녀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것 같다.

할머니와 귤을 먹을 때, 할머니께서 어렸을 적엔 기차에서 먹었던 귤이 참 맛있다고 했었기에,

더욱 미나가 만난 소녀는 할머니의 어릴적 모습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소녀는 귤껍질로 무려 열두 가지 모양을 만들 수 있다고 했어요.

미나도 지지않고 귤을 한입에 먹는 것을 보여 주었지요.

그러자 소녀는 콧등을 살짝 긁더니 활짝 웃었어요.

객실 바닥엔 여러 가지 모양의 귤껍질이 있다.

여전히 미나와 함께 하는 분홍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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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역인 함박눈 역에 도착한 미나.

어렸을 적 우리집 옆으로 가파른 언덕이 있었다.

눈이 소복히 쌓이면 그 곳에서 비닐포대에 짚을 넣어 그걸 타고 미끄럼 타듯이 내려왔던 기억이 있다.

귤 알맹이를 타고 내려오는 미나를 보며, 어렸을 적 행복한 추억 하나를 같이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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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가 귤대포에 불을 붙이자

동글동글한 귤이 하늘을 가로지르더니...

펑! 펑! 펑!

이라고 쓰여진 책장을 펼치니,

미나의 얼굴도 할머니의 어렸을 적 모습도 밤하늘을 수놓은 귤알맹이들과 함께 한다.

마치 밤하늘을 가득 수놓은 불꽃놀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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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집.

쇼파 옆에 있었던 작은 나무는 어느새 커다란 감귤 나무가 되어 있고, 감귤이 많이 달려 있다.

시계 바늘은 밤이 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잠이 들었던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잠이 든 미나.

미나의 발밑으로는 감귤이 있다.

그리고, 바닥엔 여러가지 모양의 귤껍질이 떨어져 있다.

이젠 미나와 할머니가 많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그림.

글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둘 사이를 짐작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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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면지엔 싱싱한 귤 그림이 그려 있었는데,

뒷 면지는 다양한 모양의 귤 껍질이 그려져 있다.

아이들과 귤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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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녀로다 효녀로다 - 심청 이야기 The Collection
김복태 글.그림 / 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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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방학 무렵, 초등 2학년인 큰아이가 고전을 접하더니 너무 재미있다는 말을 했다.

요즘은 워낙 많은 책들이 나오고, 좋은 책들이 나오기 있기에,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많이 보여줘 고전을 접했을 때 걱정을 했었는데,

재미있다고 보니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향전, 홍길동전...

우리에게 친숙한 이야기들인데, 정작 나도 고전을 제대로 접해 본 기억은 없는 것 같다.

 

보림출판사 신간으로 만난 도서

심청이야기 <효녀로다 효녀로다>는

김복태 작가님의 작품이다.

 

김복태 작가님은 우리나라 그림책 1세대 일흔 한평생을 그림에 물두해 온 작가로, 늘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탐구 정신은 독자는 물론이고 많은 후배 그림책 작가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신작 <심청 이야기 효녀로다 효녀로다>에서는, 그동안 닦아 온 자신의 표현 양식을 과감히 무시하고 새로운 실험을 거듭한 끝에 전래동화 그림책의 새로운 이미지의 세계를 구현해ㄴ냈습니다.

- <그림책 박물관 _ 그림책 카페 노란 우산 북토크쇼 김복태 x 류재수 홍보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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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태 작가님은 <효녀로다 효녀로다>에서 어떤 효를 보여 주고자 하셨을까?

책 겉표지가 검정색이다. 그래서 다른 색들이 유난히 더 눈에 띄는 것 같다.

겉표지를 떼니 앞표지가 나온다.

회색에 분홍색이 인상적이다.

형광 분홍색이 무엇을 의미할까?

책을 보면서 들었던 궁금증이다.

 

<심청이야기 효녀로다 효녀로다>는

판소리 심청가의 노랫말을 이야기의 바탕으로 두고 해학과 풍자를 곁들여 쉽고 간결하게 다시 꾸몄습니다. 낯선 옛말은 아이들이 알 수 있는 말로 바꾸고 문장은 판소리의 가락과 흥을 느낄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림은 어릴 적 시골 장터에서 보았던 요지경 속의 별세상을 재현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야기 속의 양주 땅 도화동을 찾으러 민화를 보고, 또 눈이 안 보이면서도 때로는 익살스럽기까지 한 심 봉사와 마음을 다해 아버지를 섬긴 심청의 얼굴을 찾으러 나무 인형 박물관에 들러 꼭두각시를 눈여겨보기도 했습니다. 상상 속의 그림은 보는 이에게 강한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구체화했습니다. 그리고 그림의 배경에 오륜행실도 중 효자 이야기 네 장면을 그려 넣어 효의 이야기를 덤으로 알게 되는 재미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이렇게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글을 다듬고 그림을 그리고 지우고 다시 그리며 다섯 해를 보냈습니다.

- 김복태 -

그림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보내는 시간은 한 두해를 훌쩍 넘긴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김복태 작가님이 <심청이야기 효녀로다 효녀로다>를 완성하기 위해 들인 공은 다른 작가들보다 더 크지 싶다.

그림의 익살스러움도, 글의 내용을 읽으면서 판소리의 흥이 절로 느껴지게 되는 것은 그만큼 작가님의 노력이 들어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표지와 겉표지부터의 느낌이 다르다. 책의 면면마다 들어가 있는 배경 색 또한 제각기 다르다.

배경색으로 인해 책의 내용을 어림 짐작할 수도 있다.

판소리의 노랫말이다 보니,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면서 나도 모르게 흥을 타게 된다.

그림 또한 쉽게 그린 듯 하지만, 정성이 가득 담겨 있게 느껴진다. 그림 속에 나타나는 익살스러움이 전체적인 내용을 가볍게 해 주는 것 같다.

작가의 작품 설명을 보기 전엔 그저 흘렸을 작품의 글과 그림들..

작품을 보며 오륜행실도 중 효자 이야기 네 장면을 찾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심청이야기 효녀로다 효녀로다>는 다섯 해 정성을 듬뿍 쏟은 작가의 노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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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11-30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언젠가 은지원이 모 프로에서 심청은 불효녀 라고 1분토론을 한 내용이 생각나 웃었어요 .
300백이 있어도 앞을 못보는 아버지만 두고 죽어버리면 어쩌라는 거냐는 이야기 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이 책 제목은 효녀를 강조하네요~^^

햇살한줌 2016-12-02 14:11   좋아요 1 | URL
이 책은 ‘효‘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인 거 같아요.
그림의 배경으로 효와 관련된 이야기의 그림이 그려져 있거든요.
그래서 심봉사 하면 떠오르는 뺑덕 어멈 이야기도 없더라고요..ㅎㅎ

[그장소] 2016-12-02 15:25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뺑덕어멈이 있어 아버지도 그럭저럭 사는데 , ㅎㅎㅎ
 
이제 우리가 꿈꿀 시간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49
헬린 옥슨버리 그림, 티머시 냅맨 글, 이상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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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사냥을 떠나자>로 처음 '헬린 옥슨버리' 그림작가를 만났다.

시공주니어에서 출간된 <이제 우리가 꿈꿀 시간>은 글작가보다 그림작가인 '헬린 옥슨버리' 이름이 눈에 띄였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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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그림만 봐도 딱 떠오르는 이름.

헬린 옥슨버리

'숲'이라는 소재는 그림책을 통해 많이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숲은 아이들에게 있어,

두려움을 느끼게도 하고,

호기심을 갖게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환상을 갖게도 하는 것 같다.

<이제 우리가 꿈꿀 시간>에 그려진 숲과 남매는

'숲'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떠올리게 한다.

무엇인가 궁금한 것 같은 동생의 표정과

알 수 없지만, 두려움을 느끼는 듯한 누나의 표정이 대조를 이룬다.

그리고, 그들은 손을 잡고 숲으로 들어가는 것일까? 아님 숲 밖으로 나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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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와 잭 두 남매가

풀밭에서 공놀이를 하고 있을 때

숲에서 들려 오는 소리.

호기심이 발동한 앨리스와 무서워 하는 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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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는 손을 잡고 숲 속으로 들어간다.

나무 기둥 사이사이 어두운 빛은 무서워 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게 아닐까?

이 그림에서 '헨젤과 그레텔'을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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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와 잭은 살금살금

숲 속으로 들어갔어요.

어디선가 그 소리가 또 들려왔어요.

 

아이들이 꿈꾸러 가고

하늘의 별들은 노래하고

소리의 정체를 아직 알지 못하는 앨리스와 잭.

무서운 늑대가 아닐까 걱정도 된다.

바위에 앉아 쉬는 잠깐의 시간도 둘이 꼬옥 붙어 있는 모습이

겁을 먹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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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늑대라고 생각했던 앨리스.

그런 앨리스의 손을 잡은 잭.

남매가 본 모습은...

 

"못된 늑대가 아니야.

우리 엄마 같은 늑대야.

저 소리 좀 들어 봐.

엄마 늑대가 아가들에게

자장가를 불러 주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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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늑대에게 자장가를 불러 주는 엄마 늑대의 표정도,

자장가를 듣고 있는 아기 늑대의 표정도

평온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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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정체를 알게 된 남매.

숲에서 나오는 잭의 표정이 밝다.

앨리스의 입가에도 미소가 담겨 있다.

표지 그림과 비슷하면서도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호기심이 많은 앨리스는 결국 잭과 함께 숲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마주한 늑대를 보는 순간 도망 가려고 한다.

그 때 앨리스를 잡은 것은

무서워 숲에 들어가지 말자고 했던 동생 잭이다.

잭은 숲에서 엄마 늑대를 만나고 난 후

자신감에 찬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뿌듯함이 느껴진다고 해야할까?

 

글을 쓴 작가인 티머시 냅맨과 우리말로 옮긴 이상희 작가의 필력도 뛰어나지만,

'헬린 옥슨버리' 작품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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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일간의 엄마
시미즈 켄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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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나를 엄마로 살게 해 줘서,

나를 성장시켜 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이들이 깨어 있을 땐, 정신없기도 하고, 목소리도 높아지고, 제정신이 아닐 때도 많지만,

아이들이 있기에, 내 삶이 변화 될 수 있었고, 내가 조금은 더 강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을 많이 보듬고, 아이만 보고 살아가진 않지만,

아이가 아플 때는 겁이 덜컥 난다.

이 아이 없이 내가 살 수 있을까?

만약, 내가 없다면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천덕꾸러기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아파도 빨리 일어나게 되는 것 같다.

 


신생아를 안고 웃고 있는 엄마..

모습을 봤을 땐 전혀 아픈 사람이라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아직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 조차 서툰 여인.

이 여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12일간의 엄마>의 표지 사진은

2014년 연말 다케토미 섬으로 여행갔을 때 찍은 사진아라고 한다.

나오라는 여인은 이 사진을 찍고 한 달 좀 지나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책을 쓴 저자는 '시미즈 켄'이라는 일본 방송인이다.

임신 직후 유방암이 발견한 아내와 아들이 태어나고 112일 뒤 세상을 떠날 때까지 행복한 엄마로 강인하고 용감하게 살았던 나오 씨와의 추억을 담은 글이라고 한다.

임신인 것을 알고, 유방암인 것을 알게 된 예비 엄마로 선택의 기로에 선 여인...

유방암 치료를 위해서는 아이를 지워야 하는 상황.

아이를 지키기 위해선 내가 살 수 없는 상황.

어떤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나라면, 어떤 답을 선택할 수 있었을까?

아이를 지우면 내가 사는 동안 죄책감을 갖게 될 것 같고,

아이를 낳기 위해선 내 삶을 포기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죽고 난 후 남겨진 아이도...

쉽지 않은 선택의 순간 '아이와 함께 살기'를 선택한 그녀 '나오'.


"만약 재발한다면,

아이는 나 혼자 키워야 하잖아."

날 향한 나오의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 그.

남겨진 이도, 남겨질 이들을 생각하는 이도 고려하지 않았던 부분은 아니다.

그럼에도, '함께 살고자 했던' 그녀에겐 분명 상처가 되는 말일 것이다.

물론, 함께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선택을 해야 하는 그의 입장에서

허투로 할 수 있는 말 또한 아니었다.

가슴 저민 말...

아이 혼자 남겨질 거라는 것을 그녀도 생각해 봤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이에게 보여 주고 싶은 것이겠지..

세상을, 삶을...

나오는 "나보다 주변 사람이 더 힘드니까"라는 말을 자주 했다. 분명 내가 힘들어한다는 걸 눈치채고 있었던 것이리라.

집엔에 환자가 있으면 환자 자신도 힘들지만, 주변에 있는 사람도 힘들다.

친정엄마가 아팠을 때, 그 옆에서 몇 년을 함께 하던 아빠가 힘들어 하시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럼에도 살고 싶어했던 엄마의 모습도..

'함께 살고자 했던 그녀 나오'의 모습 위로 '엄마'의 모습이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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