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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아기의 여행 - 이원수 단편 동화 ㅣ 햇살어린이 3
이원수 지음, 김태연 그림 / 현북스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이원수님의 장편소설 <산의 합창>, 중편소설 <유령가의 비밀>을 만나고 이번엔 단편 <별 아기의 여행>을 만났어요.
책 제목이 넘 예쁘다는 건 저만의 생각이려나요?
도대체 별 아기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으려는지 궁금해졌답니다.
책표지에 나와아는 모습은 일반 어린이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거든요.
<별 아기의 여행>은 1950년대와 1970년대 사이에 발표한 8편의 작품이 실려 있습니다.
들에는 하늬바람, 여울목, 별 아기의 여행, 달나라 급행, 개구리, 손님 오는 날, 아기 붕어와 해나라, 파란 구슬 이렇게 말이죠.
<들에는 하늬바람>은 초등학교 6학년 효실이의 이야기에요. 갑용이라는 남자아이가 친구들을 놀려 우연치 않게 논두렁으로 빠뜨렸는데, 그게 발단이 되어서 아빠한테 혼나고 학교 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죠. 학교에서도 선생님께서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를 괴롭혔다고 혼나게 되네요. 갑용이네 집은 조금 잘 사는 편이었고, 효실이네 집은 어려운 형편이었는데, 효실이가 갑용이를 논두렁에 빠뜨리게 해서 효실이 아버지가 갑용이 아버지의 도움으로 열려고 했던 가게를 열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효실이는 중학교에 갈 수 없게 되었다네요.
지금 아이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겠죠? 저도 읽으면서 정말 이런 일이 있었을까 싶었거든요. 저 자랄 때까지만 하더라도 주변에서 아들 상급학교 진학시키기 위해 딸들이 학업을 포기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드랬죠.. 저 완전 시골출신..ㅠ..ㅠ..
그런데 저희집은 그런게 전혀 없었거든요. 아들, 딸 차별이 없었기에 용납할 수 없는 이야기인데 시대적 배경으로 볼 때 그럴 수 있는 이야기였죠..
저희 친정엄마께서 초등학교 다니실 때 외할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셔서 할머니 병간호에 집안 살림하느라고 중학교 못 가시고 초등학교만 간신히 졸업했다고 하시면서 위축되시는 모습을 보이셨던 게 기억이 나네요.. '들에는 하늬바람'을 보면서 엄마 생각이 참 많이 났어요..
<별 아기의 여행>은 한편의 광고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직접 볼 수 없는 별 아기는 지구라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산골에서, 도시에서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죠.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 아이들을 더욱 따뜻하게 안아주는 <별 아기>를 만날 수 있어요.
'지구는 온통 살아 있구나.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지구의 땅덩이 속까지 살아 있구나.....'
59p
1950년 대라면 벌써 60년 전이군요.. 지금은 지구가 오염되어서 아프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 때까지만해도 땅이 건강했겠죠?
스스는 지구에 있는 모든 것이 사랑으로 가득 차 있는 걸 알았습니다. 65p
스스는 산골에서 사는 아이들을 만났고, 조그만 도시에 사는 오누이도 만났어요. 그리고, 서울에서 부자집 아가씨와 연탄 배달을 하는 소녀도 만났고, 소녀를 괴롭히던 베트남전에 참전해 있는 형을 그리워 하는 소년도 만났어요. 물론 그들의 눈에는 스스가 보이지 않았지만..
여덟편 모두 다른 주제를 가지고 다른 이야기를 들려 주지만 참 따스하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제가 어렸을 적 '이원수님'의 작품을 읽고 자랐는데, 곧 있으면 저희 아이들도 저와 같은 작품을 읽게 되겠죠?
우리 아이들은 어떤 느낌을 받게 될런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