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에 탄 소년과 곰 벽장 속의 도서관 4
데이브 셸턴 지음, 이가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어린왕자처럼 잔잔한 여운이 오래 남을 책이라는 생각을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곰의 보트에 탄 소년..

목적지도 정해져 있지 않은 바다.

길을 잃은 거 같은 곰.

그렇지만 절대 길을 잃지 않았다는 곰.

그들이 준비한 식사도 바닥이 나고..

항해를 하는 바다에서 보여지는 것은 바다뿐..

이해하지도 못하는 만화책을 보고, 재미 없는 놀이도 하고..

그렇게 배에서 둘만 보내는 시간 동안..

서로에게 정이 든 곰과 소년..

무서운 바다 괴물을 만나고, 폭풍을 만나고, 배가 부서지고..

결국, 소년은 곰을 보트 삼아 바다에 떠 있네요..

책장을 넘기면서 소년이 지루했던 것처럼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면서 소년이 보트 안에서 보이는 바다와 하늘 말고 다른 하나하나를 찾아 낼 때마다 내가 소년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곰이 지도라고 꺼낸 종이엔 출발지도, 목적지도 없다. 그저 바다만 있을 뿐..

그 지도를 봤을 때 소년은 어땠을까?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이 소년처럼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보트가 아닐까?

목적지를 갖고 간다고 하지만 제대로 가는 것인지, 방향이 바뀌지는 않았을런지..

아니면, 폭풍우를 만나거나 바다괴물을 만나 목적지로 가는 길을 잃고 방황하는 것은 아닌지..

소년이 탄 보트가 내 삶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년과 곰처럼..

나도 의지하면서 망망대해를 항해할만한 이가 옆에 있는 게 맞겠지?

서로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지만, 별것도 아닌 일에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는 소년과 곰처럼..

어쩌면 내가 소년일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가도가도 보이는 것이라곤 하늘과 바다 뿐인 하루하루에서 육지에 닿을 거라는 희망을 갖을 수 있을까?

먹을 음식도 다 떨어지고, 물고기만을 먹으면서 하루하루가 넘 길지 않을까?

어쩌면 나도 처음엔 소년처럼 심심함에 몸부림을 칠 것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년처럼 곰에게, 보트에 그리고 바다에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늘 보던 환경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매일매일 반복되는 삶 속에서 조금은 다름을 찾아 낼 수도 있지 않을까?

어쩌면 지금 내 삶이..

바다 위에 떠 있는 곰의 보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배 안에서의 한적함을 즐길 여유도 없었던 나는..

그 한적함을 즐기고, 조급해 하지 않으면서 곰처럼 평온하게 노를 저을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