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행함과 말씀으로 하셨던 것처럼,

당신도 행함과 말로 다른 왕이 있다고,

로마 황제와 헤롯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조직하는 방법이 있다고,

검과 왕관의 나라가 아니라 또 다른 나라가 있다고

선포하는 일에 헌신해야 한다.

당신은 실제적으로 그리고 상징적으로,

치유하는 일과 자유하게 하는 일에 헌신해야 한다.


- 톰 라이트, 『톰 라이트의 그리스도의 길』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황금률
권수경 지음 / 야다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단 그 우람한 볼륨이 눈을 끈다. 이 크고 묵직한 책을 손에 들어 보면 이 책은 어디 밖에 나가서 읽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 책은 다 읽을 때까지 내 방 책상 독서대에서 떠난 적이 없었다. 간만에 읽는 벽돌책.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내용은 동서양의 종교와 철학 속에서 발견되는 “황금률”에 관한 정리이다(1부와 2부). 고대 근동 지역부터 그리스, 유대교, 중국과 인도, 중동(이슬람)까지 두루 살펴본 후, 칸트를 비롯한 여러 철학자들의 말과 글 속에서도 저자는 황금률(혹은 그와 유사한 경구들)을 찾아낸다. 다분히 철학을 공부한 저자의 전공적 관심과 맞닿는 듯하다.


3부에는 1~2부와 비슷한 방향성과 결로 교회 역사 안에서 황금률이 어떤 식으로 이해되었는지를 살핀 뒤, 드디어 4부에서 저자가 이 주제와 관련해 하고 싶었던 말을 꺼낸다. 핵심은 (일반적인 황금률과 달리) 성경 속 예수님이 가르치신 황금률은 단순히 모든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는 자연법적 무엇이 아니라, 구원받은 사람들에게 주어진 특별한 명령이며,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모든 말씀의 종합이요 결론”(516)이라는 것이다.





사실 분량으로 보면 결론부의 내용은 그리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 역시 이 책의 주된 의의라고 한다면 방대한 자료를 성실하게 정리해 냈다는 데 있어 보인다. 황금률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오래되고, 다양한 지역에서 비슷한 통찰이 보였다는 점에서 이는 분명 자연법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한 가지 증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특히 중국이나 인도 같은, 고대에는 고립적으로 존재했던 문명들에서도 비슷한 교훈이 발견된다는 점은 흥미롭다.


황금률에 관한 저자의 해석은 충분히 그럼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비단 이 구절만이 아니라 우리는 예수님의 다른 가르침들에서도 이와 비슷한 방식의 “특별함”을 읽어내려고 애쓰고 있기도 하다. 다만 “예수님의 황금률”에서 특별함을 이끌어 내는 작업과 비슷한 절차를 다른 종교나 문화권 내의 황금률에 적용해 본다면 또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조금 궁금하다.


4부에서 저자는 황금률 문장의 어구 하나씩을 분해해 (그 자체만이 아니라) 성경의 다른 본문들에서 가져온 교리적 진술과 블렌딩해서 자신의 신학적 주장을 쌓아 올려 가는데, 사실 앞서의 “다른 황금률”들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그 정도의 작업만으로 기독교 안에서의 공감을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었을 것 같지만, 이왕 꺼내 놓은 유교와 힌두교와 이슬람교 안의 황금률에 대해서는 같은 작업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으니 공정한 대우를 했는가 하는 질문이 나온다.


나아가 황금률이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말씀의 종합이자 결론이라는 주장도 수사적인 면에서는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어도, 과연 정말로 그러한가, 이것은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신약의 율법”인가 하는 의문도 든다.





개인적으로는 책에도 언급되었던 루이스의 주장에 좀 더 공감이 간다.(다만 다음에 나오는 내용은 이 책에서 인용된 부분은 아니다) 다양한 문명권에서 나타나는 황금률은 자연법의 존재에 대한 방증이다. 진리의 조각은 어느 한 민족이나 집단에만 집중될 수는 없다. 물론 그 진리는 다양한 모습으로 훼손되거나 깎여져 있었고, 그 진리가 살아있는 한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오셨을 때 비로소 온전한 회복이 될 수 있었다. 어쩌면 황금률도 그런 종류의 “회복된 진리”일 것이다.(여기에서는 저자의 결론과 일부 같은 궤를 갖는다)


일주일이 훨씬 넘는 제법 오랜 기간 동안 온 세상에 퍼져 있는 황금률을 따라가는 책 속 여행을 한 기분이다. 동서양의 고전을 두루 살피는 이런 책은 쉽게 만날 수 없으니까. 철학과 역사에 흥미가 있다면 1, 2부부터 차례대로 읽으면 될 것이고, 그런 쪽에 좀 약하다 싶은 기독교인들이라면 3부부터, 나는 이 두꺼운 책을 사긴 했는데 핵심이 뭔지부터 알고 싶다면 4부부터 읽으면 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체주의 통치자들은 완전한 통제를 갈망하기 때문에

큰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관료제를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아렌트는 지적했다.

최고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미치광이와 바보들”로 대체된다.

지능과 창의성의 부족이 오히려 이들의 충성심을

가장 잘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성과나 능률이 아닌 충성심이 가장 중요하기에

“급격하고 놀라운 정책 변화”가 자주 일어난다.


미치코 가쿠타니, 『서평가의 독서법』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간만에 돌아온 책방 인터뷰!

■ 오늘은 댄스 챌린지 어플로 사람들 사이를 이어가는 기업 비시스의 문현미 대표님과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 문현미 대표님이 추천하는 책은 무엇일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십계명 제임스 패커의 기독교 기본 진리
제임스 패커 지음, 김진웅 옮김 / 아바서원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임스 페커의 기독교 기본 진리 시리즈의 네 번째 책(나온 순서대로가 아니라 내가 읽은 순서)이다. 제목처럼 이번 책에서는 십계명을 다룬다. 십계명, 나아가 율법 자체에 대한 간략한 고찰과 십계명의 각 조항들의 내용에 대한 설명, 그리고 마지막에는 사회적 의의까지 다룬다. 얇은 책이지만 나름 충실한 구성이다.


저자는 율법을 단순히 오래된 종교규정으로 보지 않는다. 율법에서 저자는 “도덕적 절대성”의 존재를 읽어낸다. 상대주의가 일반화되고, 거대한 도덕적, 윤리적 실재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커져가는 시대에서 이는 상당히 중요한 논점일 것이다.


최근에는 아예 이를 넘어 힘의 논리가 가장 우선되는 야만의 시대로 이행하는 것 같기도 하다. 곳곳에서 거짓 정보에 근거해 (심지어 그것이 거짓으로 밝혀진 후에도) 과격한 주장을 남발하는 극우들이 설쳐대는 시대다. 네 이웃에게 거짓증거하지 말라는 가장 고전적이면서 상식적인 주장마저 눈앞의 정치적 이익, 혹은 자기가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고집 아래 내어깔리는 시대다.


기독교를, 그리고 성경을 떠나버린 인류는 결국 그렇게 스스로 무너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율법의 도덕적 절대성에 대한 강한 옹호를 시도하는 저자의 의견에 좀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시리즈의 앞선 책들과 마찬가지로, 십계명 본문에 관한 해석은 대체로 보수적이고 건전한 수준이다. 책의 볼륨이 얇아서, 또 애초의 의도에 따라 복잡하고 어려운 설명은 없고, 말 그대로 기본적인 교리에 대해 학습하려는 목적에 맞도록 간략한 설명으로 되어 있다.


다만 십계명이 여러 율법 조항들보다 더욱 특별한 지위를 가지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조금은 회의적이다. 십계명 역시 큰 항목에서 보면 율법의 한 조항들이고, 율법의 효능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끝났다고 보는 것이 기독교의 전통적인 이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율법의 한 조각을 붙들고, 그 문자적 준수에 신경 쓰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개인적으로는 율법이 구원에 있어서의 효용은 없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측면에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그리스도인은 그 문자적 준수에 머물 것이 아니라, 그 너머의 뜻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따라야 한다. 십계명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그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점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간편하지만 좋은 설명이 담긴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