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9월이네요. 첫 날부터 비가 주룩주룩.
8월엔 얼마 못 읽나 했지만, 후반부에 몰아치기 성공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책들을 만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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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고통과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조화시키는 문제는,

우리가 ‘사랑’이라는 말에 하찮은 의미를 부여하며

인간이 만물의 중심인 양 만물을 바라보는 한

결코 해결될 수 없습니다.


- C. S. 루이스, 『고통의 문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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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직업목사로 살 뻔했다
김상수 지음 / 샘솟는기쁨 / 202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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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눈에 확 띤다. 유튜브 썸네일이라면 한 번쯤 눌러보고 싶게 만드는 제목이다. 물론 이런 식의 썸네일을 단 영상들은 대개 제목과는 크게 상관없는, 또는 많이 과장된 제목이라는 게 금세 밝혀지긴 하지만, 관심을 끄는 데는 확실히 효과적이긴 하니까. 물론 내용까지 알차다면 이런 통계적인 선입관이 기분 좋게 깨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을 터.


제목에서 비판적으로 언급되는 “직업목사”란 누구를 가리킬까? 소위 “이중직”을 하고 있는 목회자들, 특히 1부의 소제목에도 나오는 이른바 “쿠팡목사”를 가리키는 것일까? 저자는 스스로 “이중직에 대해 비교적 유연한 편”이라고 말하고, “쿠팡 배달을 하면서도 복음의 사명을 잃어버리지 않고 살수만 있다면 무엇이 문제”냐고 되묻는다. 사실 제목에도 나오니 이 직업목사가 누구인지를 정확히 밝히는 것이 책 초반에 나오는 것이 맞다. 하지만 책의 거의 1/3이 지나간 후에야 이런 정의가 나온다. “직업목사란 복음을 잘못 가르치는 목사를 의미한다.” (이건 구성의 실수다.) 심지어 “쿠팡 목사”에 관한 내용은 위에 인용한 딱 한 문장이 전부다.


사실 이 책의 주제가 이 문장에 담겨 있다. 저자는 복음에 충실한 목회자상을 그리면서,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반복한다. 당연히 옳은 호소이자 요청이다. 다만 이 주제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내용상의 발전이나 진전이 잘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냥 이런저런 예화들을 들며 반복해서 같은 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다시 이 정의에서 조금은 불편한 지점이 보인다. 저자는 “직업목사”를 어떤 소명의식이나 자신이 하는 일의 본질을 잘 모르면서 그냥 돈만 받고 일하는 사람들로 여기는 듯하다. 물론 “그냥 직업적으로” 어떤 일을 한다는 표현에 종종 오로지 밥벌이의 수단으로만 하는 일이라는 가 섞여 있는 게 사실이지만, “직업(일)”이 그렇게 평가절하 되어야 할 말일까? (물론 이건 사소한 트집일 수 있다.)





책에는 다양한 예화들이 등장한다. 예화는 저자가 말하려는 주제를 강화시키는 도구가 되어야 하는데, 책을 읽다 보면 오히려 주제를 흐리게 만드는 것 같은, 또는 그 상관관계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은 이야기들도 자주 보인다.


어린 시절 가난했던 한 소년이 친구의 만년필을 보며 부러워하다가, 이제 나이 들어 집에 수십 자루의 만년필을 갖게 되었다. 한 모임에서 어린 시절 부러워했던 친구를 만나 ‘당시 네가 참 부러웠다. 네 만년필이 나에게 큰 상처였다’는 말을(응?) 했더니 그 친구가 ‘나는 상처를 준 적이 없다. 그건 네가 혼자 만든 것에 불과하다’고 대답했다는 이야기에서 저자는 “이것이 구원받은 우리의 모습”이라는 결론을 이끌어 낸다. 애초에 예화란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사용하는 건데, 이 사례는 도리어 한참을 고민하게 만든다. 이게 무슨 말인지. 그래서 예화 속 누가 문제였던 건지.


또 같은 페이지에는 잘 알려진 설교자 찰스 스윈돌의 예화를 인용하는데, 내용인즉 노예제도가 폐지된 후 노예들이 두 부류로 나누어졌는데, 주인의 집에서 계속 일하겠다고 했던 이들과 나가서 자유를 누리려고 했던 이들이다. 그 중 후자 쪽은 술과 도박에 빠져 방탕한 삶을 보냈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여기에서 “자유가 주어졌어도 책임 있게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결론을 이끌어 내는데, 결론은 옳지만 그 과정에서 사용한 예화가 오늘날 독자들이 보기에 과연 적절한 걸까? 애초에 선택지를 두 개밖에 주지 않고 그 중 후자를 비판한다면, 노예 해방 이후에도 계속 주인의 집에서 일하는 게 옳다는 의미밖에 되지 않는다.





한참 쓰다 보니 너무 책에 대한 평가가 인색했다는 느낌도 든다. 사실 앞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책 자체의 주제의식에는 공감을 한다. 나름 밑줄을 그어둔 문장도 몇 개 있다. 무엇보다 목사가 먼저 복음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자신의 일(직업!)에 소명의식을 갖고 임해야 한다는 주장에 이견이 있을 리 없다.


다만 이 주제의식을 표현하는 방식이, 그것을 담는 그릇이 잘 만들어졌는지는 별개다. 제목부터 내용과 충분히 호응되는지 모르겠고, “직업”이라는 단어를 너무 성속이원론적으로 다루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예전에 존 파이퍼의 책 가운데서도 “전문직업인”이라는 표현을 비슷한 느낌으로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누군가 문제를 제기했던 것인지 개정판에서는 제목이 완전히 바뀌었다). 앞서도 말했던 것처럼, 글의 전체적인 구성 면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많다.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기업가들과 창업가들을 만나면서, 오히려 소명이라는 단어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단어는 책상에서 신학책을 펴고 배울 게 아니었다. “직업”은 우리의 신앙을 표현하는 기회이자, 치열한 믿음의 싸움이 벌어지는 현장이다. 이 책의 제목을 듣고 조금 어질어질한 기분이 들었던 이유다. 제목이 절반 이상이었지만, 또 그 제목이 감점 요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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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에서 추천한 책

종이책

 



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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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프롤로그 - 이제야 이 책을 시작합니다



01 -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게 하라"



02 - "별볼일 없는 '사람'에 집중하게 하라"



03 - "가정의 일상을 깨뜨려라"



04 - "자기 느낌에만 집중하게 하라"



05 - "죽음을 떠올리지 못하게 하라"



06 - "미래의 불안에 갇혀 살게 하라"



07 - "극단적인 성향을 갖게 만들어라"



08 - "신앙의 기복은 자연스러운 일"



09 - "성적 유혹이 효과적인 때는..."



10 - "허영심 가득한 친구를 소개하라"





11 - "저열한 농담에 익숙해지게 하라"



12 - "매일 작은 타협을 하게 만들어라"



13 - "진짜 기쁨을 만나지 못하게 하라"



14 - "진짜 겸손이 뭔지 감춰야 해"



15 - "오늘에 충실하지 못하게 만들어라"



16 - "한 교회에 적응하지 못하게 하라"



17 - "까다로운 입맛을 갖게 만들어라"



18 - "사랑하면 뭐든 괜찮다고 속삭여라"



19 - "사랑에 빠지는 건 오히려 기회다"



20 - "지옥의 비너스를 추앙하게 만들어라"







21 - "'자기 결정권'이라는 신화를 믿게 만들어라"



22 - "이런 사람과의 연애를 절대 못하도록 막아라"



23 - "기독교를 수단으로 삼게 만들어라"



24 - "자신과 다르면 배척하게 만들어라"



25 - "새로운 유행에 집착하게 만들어라"



26 - "연애기간은 불화의 씨앗을 뿌리는 시간이다"



27 - "자신의 문제를 가지고 기도하지 못하게 하라"



28 - "인간을 유혹하기에 70년은 너무 짧다"



29 - 위기 상황에서 사탄이 노리는 세 가지 약점



30 - 피로는 유혹의 좋은 기회다



31 - 끝장이다, 완전히 실패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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