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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월 스트리트 : 머니 네버 슬립스 - 아웃케이스 없음
올리버 스톤 감독, 마이클 더글라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11년 만에 감옥에서 출소한 전직 월스트리트의 대부 고든 게코. 하지만 그에게 남겨진 것은 지금은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 거대한 벽돌 크기의 휴대폰과 소지품 몇 개 뿐. 한편 그런 그와 의절한 상태인 딸 위니의 약혼자 제이콥은 자신을 키워준 제이블을 파산으로 몰고 가 결국 자살하게 만든 브레톤에게 복수할 계획을 세운다.(뭐 당장 쫓아가 어떻게 하겠다는 건 아니고, 그를 엄청난 부자로 만들어줬다가 망하게 하겠다는..)
잘나갔던 금융전문가와 잘 나가고 있는 금융전문가 둘이 손을 잡고 일을 꾸미지만, 과연 이 둘은 서로를 믿어도 되는 걸까. 이 가운데 제이콥의 연인이자 게코의 딸인 위니와 두 남자 사이의 관계 전개도 영화의 한 축을 차지한다.
2. 감상평 。。。。。。。
놀랍게도 이 영화에 전작이 따로 있었단다. 1988년 개봉했던 ‘월 스트리트’라는 영화인데, 이 영화에서도 감독은 올리버 스톤이, 고든 게코 역으로는 마이클 더글러스가 맡았고 영화 말미에 감옥에 가는 설정이었다. 이 영화는 그렇게 감옥에 간 게코가 출소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니, 22년 만에 나온 속편이다.
영화 자체는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배경으로 탐욕스러운 자본의 성격을 드러내면서, 그 안의 인물들의 성격 변화를 그려내는 드라마다. 연기파 배우들이 출동해서 이야기의 전개는 무리 없이 표현해 내고 있다. 캐리 멀리건이 조연인 위니 역으로 나올 정도니 뭐..
문제는 역시 비주얼이 아닌 스토리로 이끌어 가는 이 영화의 특성상, 조금 더 치밀하고 단단한 이야기가 필요했다는 점이다. 돈에 대한 인간의 탐욕이야 쉽게 그려낼 수 있는 부분이지만, 어떻게 그런 일들이 가능한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이 부분은 주인공인 제이콥의 복수와도 관련되어 있어서 나름 중요한 주제였다) 하는 부분들이 좀 더 정교해야 하지만, 고작 증권가 찌라시 수준의 소문만으로 권선징악이 가능하다는 설정은 좀 약했던 게 아닌가 싶다. 여기에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등장하는 대체 에너지 회사는 도대체 왜 나오는지(PPL인가?) 모르겠고, 영화의 중후반부에는 게코와 위니, 제이콥의 관계가 엉키면서 월 스트리트를 배경으로 한 원래 스토리가 흐려지는 듯한 느낌.
물론 금융위기를 다룬 영화들은 많이 있다. 다만 대개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해왔기에, 이걸 극으로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게 보여주는 영화였더라면 이 작품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었을 것 같다. 영화 결말부의 가족의 회복도 나쁜 소재는 아니었지만, 이건 미국 영화에서 지나치게 자주 등장하는 내용이라 새로운 감이 없으니..
여러 모로 탁월하다는 평가는 받기 어렵지 않나 싶다. 위기를 그려내는 방식이나 그 과정을 설명해 나가는 모양 모두 정교하지는 못하고, 적진 한 가운데 들어가서 휘젓는 모습의 주인공도 보이지 않는다. 금융위기의 원인은 단지 탐욕스러운 개인들 몇 명에게 있다기보다는 금융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인 맹점에서 비롯된 것인데도 이 부분은 거의 등장하지 않고..
그냥.. 월 스트리트를 배경으로 한 가족 회복을 그리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