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조무래기 마약 중간상 하나를 잡는 데만도 사고연발인 고반장(류승룡) 이하의 마약반원들. 더 이상 기다려 줄 수 없었던 윗선에서 반의 해체를 생각하고 있을 무렵,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큰 건이 걸려들었다. 대규모 마약조직의 움직임을 포착한 것.

 

      타이밍을 노리기 위해 잠복을 시작한 반원들. 하지만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놈들을 무작정 기다릴 수만도 없었다. 결국 잠복을 위해 아지트 맞은편의 치킨집을 인수하기로 결정. 그런데... 장사가 너무 잘 된다. 맛집으로 소문이 나버린 위장 매장에서, 이제 놈들보다 생닭을 토막 내고 양파 까는 게 더 익숙해져버린 형사들은 과연 검거에 성공할 수 있을까.

 

 

 

2. 감상평 。。。。 。。。

     작정하고 웃겨보자는 생각으로 만든 영화답게, 시작부터 웃음을 자아낸다. 최근 류승룡이 출연했던 영화들이 그닥 관객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던 면이 있었는데, 이 영화의 흥행추이를 보니 드디어 어둠의 터널을 다 지나온 듯하다. 본인에게도 잘 맞는 옷을 입은 듯, 진지한 표정에서 나오는 몸개그가 일품이다. 여기에 범죄도시에서의 강렬한 인상을 완전히 잊게 만드는 진선규의 개그캐릭터와 예쁘게 보이겠다는 생각을 아예 내던지고 역할에 몰입한 이하늬, 그리고 특유의 혼잣말 개그를 잘 보여주는 이동휘까지. 어느 한 캐릭터가 빠지지 않는 좋은 라인업이다.

 

      그리고 애초에 형사들의 우당탕탕 코믹액션을 주로 놓았던 지라, 상대편에 있는 범죄자들 역은 상대적으로 강조가 덜 되는 구도인데, 감독은 여기에 신하균과 오정세를 배치하면서 감초역을 톡톡히 담당하게 만든다. 불안을 동반한 긴장감과는 좀 다른, 그냥 느슨하게 지나가는 부분을 최소화 한 재미있는 영화.

 

 

 

      명절을 끼고 개봉해 가족끼리도 볼 만한 영화. 사족을 붙이자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대사는 ’였다. 영화 내내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으나 여기에선 그냥 터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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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한반도를 식민 지배하던 일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선인들의 정신을 세뇌시키려는 이른바 문화통치를 시작한다. 그중 하나가 창씨개명과 함께 추진된 조선어 말살 정책. 주시경 선생 같은 뜻있는 인사들은 이에 대한 투쟁으로 한글을 연구하고 보급하는 일에 앞장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친일에 앞장서고 있는 아버지와 불화를 겪고 있는 류정환(윤계상)은 조언어학회의 회장으로 우리말사전 편찬을 추진하고 있었고, 여기에 심부름꾼으로 일자무식 김판수(유해진)이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일제의 탄압으로 학회 인사들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사전 편찬 작업 또한 중단되는가 싶었지만, 마침내 광복이 되었고 기대치 않았던 선물이 나타났다.

 

 

 

2. 감상평 。。。。 。。。

     사전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영화. 단지 단어를 모아 뜻풀이를 해 책으로 찍어내면 그만이 아니라, 전국의 학자와 교사들이 모여 공청회를 통해 대표성과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는 작업이었다. 오늘날처럼 통신이 발달하지도 못한 시대에 이런 일들이 얼마나 어려웠을까. 영화 속에서는 그것이 몇몇 기발한 발상을 통해 고비를 넘기는 것처럼 묘사되어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전을 만드는 일을 단순히 묘사하기만 했다면 다큐멘터리가 되었을 터. 여기에 이야기를 보태기 위해 감독은 몇 개의 갈등선을 집어넣는데, 초기의 판수와 정환 사이의 대립, 중반의 정환 부자의 대립, 후반의 일제의 탄압으로 인한 강력한 대립 등이 차례로 터져 나오는데, 생각만큼 큰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기 못하고 있기 때문인지 영화 전체의 긴장감은 살짝 떨어진다.

 

     ​류정환이라는 역할의 성격 자체가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고(전반적으로 유약해 보일뿐더러 극을 이끌어 나간다기보다는 수동적으로 쫓고만 있다), 짝을 이룬 김판수라는 인물이 그나마 좀 더 역동적이었는데, 전체적인 판을 바꾸기엔 힘이 없는 인물이어서 아쉬움을 더한다. 뭐 영화가 다루고 있는 이 불행한 시기에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 몇 안 되긴 했겠지만...

 

 

 

 

 

     영화를 보면서 일본영화 행복한 사전이 갑자기 떠올랐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영화도 사전을 만드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자신의 말을 지키기 위해 핍박을 무릅쓰고 악전고투하는 말모이의 비장함과는 달리, 일본의 사전 편집자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줄 수 있는 도구를 고민하면서 사랑에 설레 한다. 물론 시대와 상황이 다르다고는 하나, 사전이라는 같은 주제를 두고서도 너무나 대조적인 분위기가 살짝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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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1-29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름 괜찮게 봤는데...
물론 이 영화는 김판수 역을 맡은 유해진을 위한
영화란 생각이 들기는 해요.
지식인이 나라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결국 김판수 같은
민초들이 나라를 지키는 거란 다소 이분법적 애국주의 느낌도 들긴 하지만.
이 영화를 보니 <우리말의 탄생>이란 책이 읽고 싶어지더라구요.
윤계상이 멋있습디다.ㅋ

노란가방 2019-01-29 15:39   좋아요 0 | URL
ㅋㅋㅋ 네. 괜찮았던 영화였습니다.
다만 좀 힘이 좀 약하지 않았나 싶었던..
(뭐 글로 싸우는 게 좀 덜 활동적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1. 줄거리 。。。。。。。

     중국 삼국시대(가 맞나 모르겠다), 국경도시인 패국은 강과 협곡이 모이는 전략적 요충지인 경주를 두고 맞서고 있었다. 몇 해 전 그곳을 빼앗긴 장군 도독은 기회를 봐서 반드시 그 땅을 수복하려고 하지만, 패국의 통치자는 협력을 위해 수복계획을 포기할 것을 종용한다.

     복잡한 정치지형 가운데 생명의 위협을 느낀 도독은 자신과 꼭 닮은 그림자를 세워 자기 대신 경주 공략에 나서게 하고, 자신은 이를 바탕으로 더 큰 계획을 꿈꾼다

 

 

 

2. 감상평 。。。。 。。。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가 좀 애매하다. 주인공 도독이 사람 이름인지 관직명인지(삼국시대에 도독이라는 이름의 군사령관직이 만들어졌다)도 불분명하고(영화 소개에는 이름인 것처럼 나온다), 그의 적수로 경주를 지키고 있는 양창이라는 인물은 삼국시대 관련해 들어본 적이 없다.

     또, 패국의 통치자를 이라고 부르는 것도 의아하다. 삼국시대라면 위, , 오가 대립하던 시기고, 패국은 위나라 영토다. 조비가 겨우 위왕에 오른 것도 삼국시대 후반인데, 어디에 또 이라고 불릴만한 사람이 있다는 건지.. 패국(沛國)의 국()지방의 이름이 아니라 말 그대로 나라라는 뜻으로 보고 번역의 오류를 일으켰거나, 애초부터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삼국시대가 아니라 군웅들이 할거하던 전국시대 정도가 아니었던가 싶다.

     영화는 전란이 일상적이었던 고대 중국의 한 시대를 (특정하지 않고) 배경으로(그렇다면 우리말 번안 제목은 무슨 배짱이었나),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심리적 갈등, 기만, 반전 등을 연극처럼 그려내고 있다.(인물들의 대사와 행동들이 작위적, 의식적이라 더욱 연극 같다는 느낌을 준다.)

 

 

 

 

     자신을 대신할 그림자 인물을 양성한다는 설정을 처음 봤을 때는 중국보다는 카게무샤 같은 일본의 예가 먼저 떠올랐다. ‘뭐 중국에도 그런 예가 있었어?’ 하는 느낌이랄까. 감독은 이 소재를 들었을 때 처음으로 떠올릴만한 전개, 즉 그림자가 원판을 넘어서려고 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부분을 극화했다. 물론 이 때 그림자의 선택을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를 악역으로 몰아가서는 안 되고, 필연적인 이유를 제시해야 하는데 약간은 불분명하고 미심쩍은 방식으로 이 작업을 마친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보게 되는 배신과 속임수와 위장의 대충돌.., 극으로 볼 때는 훌륭한 전개다.

     영화에서 또 하나 눈에 들어오는 건 동양의 산수화를 모티브로 한 인물들의 복식이다. 특히 관복에는 일반적인 추상적 무늬나 단순한 도안 대신, 수묵화가 그려져 있어서 색다른 느낌을 준다. 영화의 전체적인 색감도 먹색을 중심으로 디자인되어서 동양적 느낌이 물씬 들고.

     거장의 작품답게 그 폭과 깊이는 인상적이다. 다만 굵직한 선들은 그어졌는데, 좀 더 세밀한 설명을 맡은 가지들은 다 잘려나간 느낌이랄까. 장예모 감독의 영화만의 맛은 있지만, 좀 더 젊은 감독들과의 협업 같은 것도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다. 뭐 그러면 거장의 특징이 사라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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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줄거리 。。。。。。。

     민간군사기업의 팀을 이끌고 있는 에이헵(하정우)은 미국 대선에서 불리한 상황에 빠진 현직 대통령을 위한 CIA의 작전에 참여하게 된다.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개최될 예정인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측 요인은 납치하기로 한 것. 그러나 작전이 시작되자 회담장에는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앉아 있었다. 일명 이라고 불리던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있었던 것.

 

     ​처음부터 수상했던 작전은 곧 계획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한다. 에이헵의 팀 이외의 다른 팀들도 개입을 했고, 그에 앞서 킹을 그 자리에 앉힌 배후도 의심스러웠다. 이제 목표는 살아남을 수 있느냐가 되어버렸다.

 

 

 

 

2. 감상평 。。。。。。。

     시작할 때는 강한 액션으로 가득 채워질 것 같았지만, (물론 액션은 끝까지 이어진다)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부터는 피아식별을 위한 머리싸움이 시작된다. 우선은 주인공 격인 에이헵의 팀을 응원해야 하는가부터 고민이 시작되고, 그가 행하고 있는 작전이 성공하기를 빌어야 하는 건지도 의심된다. 함정에 빠졌다고 해서 그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니까. (사실 이 고민이 끝까지 해결되지 않은 채 이어간다.)

 

     영화는 정치적 이유로 무력 도발까지 감행하는 미국 정가의 모습이 제법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물론 이게 어떤 사람이 보기에는 꽤나 불편할지 모르지만, 이라크전쟁이 후세인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때문에 일어난 게 아니고(이건 애초부터 거짓명분이란 게 드러났다), 이란봉쇄가 이란의 핵무기 때문이 아니라는 걸(그렇다면 이스라엘은? 파키스탄, 인도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거니까. 결국 이런 무력도발, 혹은 침공은 모두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었고, 비슷한 상황이 한반도에서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 이걸 반미니 종북이니 하는 프레임을 씌워 손가락질 하는 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꼴이다.(아니면 자기가 얼마나 시야가 좁은지를 자랑하는 거고)

 

     다만 이렇게 뭔가 복잡하게 이야기를 꾸미기는 했지만, 제대로 풀어냈는지는 살짝 의문이다. 애초에 킹을 그 자리로 끌고 온 세력은 정확히 누구인지, 또 미국이나 중국은 정확히 어느 정도로, 어떤 식으로 개입되었는지가 아주 선명하지 않다. 이건 영화가 에이헵의 시선을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데, 뭐 영화가 그런 정치적 수싸움을 다큐처럼 풀어가자는 건 아니니까.

 

 

 

 

 

     사실 민간군사기업은 영화 속에서처럼 용병으로 활동하는 경우만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은 경우 물자의 보급이나 기지의 운영과 관리, 나아가 군사훈련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어찌됐든 돈을 위해 전쟁에 참여하는 건 처음부터 도덕적 정당성을 획득하기 어려운 일이었고, 그건 그들의 태생적인 약점이기도 하다. 덕분에 믿을 놈 하나 없는 전장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상황에 빠져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 일만 잘 되면 한 몫을 챙길 것 같지만, 그들이 한 몫을 챙기도록 내버려둘지는 알 수 없는 일. 아무리 민간기업이 잘 나간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국가에 비하면 한 줌 밖에 되지 못하니까.

 

     영화에서는 주인공 에이헵의 가족애로 나름 훈훈하게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지만, 자기 가족을 위해 남의 가족을 깨뜨리는 일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영화 초반 그의 팀이 죽인 사람들의 숫자가 적지 않았음을 생각해 볼 때, 그보다 훨씬 더 긴 시간 쫓기며 보내는 건 응보의 성격이라고 보일 정도.

 

     아쿠아맨이 생각 않고 볼 수 있는 액션이라면, 이 영화는 머리를 좀 쓰면서 봐야 하는 액션. 취향에 따라 골라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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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12-29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근데 이상하네요.
노랑가방님 서재의 달인이 안 되셨다는 게.
그래도 올해 나름 활동하셨던 것으로 아는데...
안 되겠네요 알라딘. 사람 차별하고 말이지. ㅉ
그래도 뭐 올한해도 나름 노란가방님껜 의미있는
한해였을 거라고 믿습니다.
모쪼록 내년엔 서점 오픈과 함께 희망찬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노란가방 2018-12-29 11:30   좋아요 0 | URL
ㅎㅎ 아 발표가 되었나보군요..(생각지도 못했던)
저보다 열심히, 제대로 활동하시는 분이 많으셨나보죠.
전 슬슬 이제 책방 자리 계약하고,
인테리어 준비할 생각에 머리만 바쁘네요.
 

 

 

1. 줄거리 。。。。。。。

     정략결혼이 싫어 집을 나온 아틀라나(니콜 키드먼)는 폭풍이 부는 밤 등대지기였던 토마스(테무에라 모리슨)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둘 사이에는 아이가 태어난다. 바다의 여왕과 땅의 남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서(제이슨 모모아). 그러나 얼마 후 아틀라나를 잡으러 온 아틀란티스 병사들의 습격으로, 아틀라나는 자신이 떠나야 남편과 아이가 안전하게 될 것임을 깨닫게 된다.

     특별한 힘을 타고난 아서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괴력과 신비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아틀란티스의 흩어진 왕국들을 모아 육지를 공격하려는 옴(패트릭 윌슨)의 음모를 막기 위해, 왕위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었던 아서를 추대하려는 이들이 있었다. 아서는 옴을 막고 바다의 제왕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굳이 답을 원하는가..)

 

 

 

 

 

2. 감상평 。。。。。。。

     전편에서 저스티스 리그의 일원으로 등장했었던 아쿠아맨을 주인공으로 한 프리퀄이다. 그의 출생과 왕위에 오르기까지를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인물의 성격까지 묘사한다.

     영웅들이 등장하는 많은 영화들이 나왔지만, 바다 속에서 벌어지는 싸움은 확실히 이채로운 그림을 보여준다. 특히 아틀란티스의 발전된 심해 문명의 모습은 재미있다. 그 모양이 육지의 그것과 개념적으로 많이 비슷한 건 살짝 상상력이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바다 속 탈 것들과 특수한 능력들을 사용할 때 보여주는 효과들은 볼만하다.

     다만, 왕위를 두고 일대일로 대결을 하는 구도는 마블의 블랙 팬서에서 봤던 그림이다. 분명 시대는 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아프리카의 와칸다 왕국이나 바다 속 아틀란티스나 고립되어 살다보니 왕권의 정당성을 일대일 대결에서의 승리에서만 찾으려는 중세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보다. 왕위의 자격이 단순한 용력에만 있는 것은 아닐진대, 뭐 주인공의 힘을 강조하려는 연출을 하려다보니 그런 식으로 그림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었나보다

 

 

 

 

     영화는 정당한 왕권 계승자가 자격 없는 찬탈자를 물리친다는 고전적인 스토리를 보여준다. 도전자는 모든 면에 있어서 불리한 상황인데, 그중에서 가장 문제는 아무도 볼 수 없는 자신의 권리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일종의 믿음이 필요하다. 그 자신은 물론 타인들이 그에게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 믿게 할 수 있는. 소수의 지지자들은 도전자가 보여주는 비전을 잡고 함께 역경을 거쳐나가며 마침내는 왕의 좌우에 서게 된다.(개인적으로는 복음서가 떠올랐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갈 때 비로소 질서가 세워지고, 갈등이 해결된다. 하지만 최고 통치자 하나가 바뀐다고 해서 모든 게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라는 건 우리 모두가 경험하고 있는 바다. 일은 이제 시작되었고, 아쿠아맨도 뜻했던 것과 다른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마블과 마찬가지로 쿠키영상을 통해 후속편에 대한 떡밥도 잊지 않고 던져주는 디씨. 물론 후속편도 보러 갈 것 같다.

     치열한 머리싸움 보단 몸의 승부를 좋아하는 아쿠아맨은 좀 더 고전적인 만화 속 영웅의 스타일이다. 어떻게 보면 요새 많이 입에 오르는 마동석 스타일의 영화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 차이점은 문제의 해결까지 지나치게 오래 끄는 대신 중간중간 활약상이 자주 등장하면서 답답함을 풀어준다는 것과, 관객은 뻔히 보이는 미스터리를 주인공만 몰라서 헤매지 않고 있다는 점. 덕분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기기엔 괜찮을 만한 영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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