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전 세계를 파괴할 뻔한 큰 전쟁이 끝나고 10년 후. 세계는 광자력 에너지를 기반으로 급격히 재건된다. 이제는 광자력 연구소의 소장이 된 유미(카야노 아이 목소리)와 현역 마징가 파일럿에서 은퇴하고 연구원으로 생활하고 있는 코우지(모리쿠보 쇼타로 목소리) 앞에, 리사(우에사카 스미레 목소리)라는 신비한 소녀가 나타난다.

     그리고 이어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악당 닥터 헬(이시즈카 운쇼 목소리)의 등장. 그는 잠들어 있던 마징가 인피니티라는 가공할 크기의 로봇을 깨워내고, 인간이 계속 이 세계에서 살아갈 가치가 있는가를 물으며 거침없이 주변을 파괴하기 시작한다.

     어쩔 수 없이 현역으로 복귀한 코우지와 그를 돕는 리사. 평행우주설과 전 세계의 광자력 에너지를 한 데 모아 복잡한 설정으로 닥터 헬과 맞서 싸우고 있지만, 로봇과 함께 인상과 고함으로 격투를 벌이는 건 그 때 그 시절의 모습.

 

 

 

 

2. 감상평 。。。。。。。

     마징가 탄생 45주년 특별판으로 향상된 그래픽과 텔레비전 판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한다. 다만 앞선 텔레비전 판을 보지 못한 나 같은 경우에는 이 부분이 딱히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는 못할 듯하다. 물론 그냥 마징가라는 이름만 겨우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같은 조건에서라면 아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으니 나름 장점일 수도.. 

 

     ​어린 시절 로봇을 좋아하지 않았던 친구들은 드물었던 것 같다. 자라면서 점점 공부나 성적, 진로 같은 좀 더 재미없는 것들로 관심이 옮겨지게 됐지만, 향수라는 게 이렇게 문득 문득 떠올라서 잠시 동안 우리를 기쁘게 해 주는 게 아닌가 싶다.

 

 

 

      다만 추억은 추억이고, 작품은 어느 정도 완성도가 받쳐주지 않으면 안 된다. 애써 시간을 내서 보고 있는 사람에게라도 그게 예의. 그렇게 보면 이 작품은 오늘날 눈높이에는 좀 못 미치지 않나 싶다. (마치 사람이 들어가 탈을 쓰고 움직이던 특촬물의 그것을 보는 것처럼) 로봇이라기엔 지나치게 유연한 움직임이라든지, 위에도 언급 했듯, 무기보다는 조종사의 표정과 고함으로 싸우는 방식이라든지...(싸움은 로봇이 하는데, 조종사 목이 쉴 것 같은 느낌)

     개인적으론 주인공 마징가의 멋있음보다,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악당 로봇의 다양한 콘셉트가 좀 더 재미있었다. 다만 딱 그 정도이고, 진지하게 가려면 좀 더 깊이까지 들어갔어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오락성을 좀 더 높여야 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일부러 찾아보고 싶은 생각까지는 들지 않을 것 같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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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8-08-21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45년전 만화다보니 세계관등이 요즘과 많이 다른데다가 이 만화를 본 주 시청자가 지금은 50대가 되다보니 아무래도 마징가 z을 보지 않은 사람들은 감흥이 좀 약하지 않을까 싶어요.

노란가방 2018-08-21 21:37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완전 동감이네요.
 

 

 

1. 줄거리 。。。。。。。

     90년대 초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안기부는 발칵 뒤집어진다. 그리고 북핵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전직 정보사 장교 출신의 박석영(황정민)이 대북사업가로 위장해 북한에 침투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베이징 주재 북한 고위 관료인 리명운(이성민)과 접촉해 조금씩 내부로의 잠입에 성공해 가지만...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안기부는 휴전선에서 북측의 무력도발을 사주하고자 하고, 이 과정에서 박석영은 조직의 목적에 대한 의심을 품게 된다. 그리고 벌어지는 파국..

 

 

 

 

2. 감상평 。。。。。。。

     실제로 일어났던 흑금성 사건총풍 사건을 영화적 각색을 통해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 영화는 기본적으로 첩보물의 형식을 띠고 있는데,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상황은 첩보물을 찍기에 참 적합하다. 60년 넘게 휴전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수차례 무력충돌도 있었고, 정권을 가리지 않고 북한에 공작원들을 보내온 것도 사실이니까.

 

     런데 영화 홍보글에도 나온 것처럼, 남파간첩에 관한 이야기는 제법 영화화 되었지만 북파간첩의 경우에는 딱히 기억나는 게 없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간첩은 나쁜 것이고, 우리가 그런 나쁜 짓을 했다고 하면 안 되는 식의 단순한 논리는 아니었을까. 우리는 도덕적으로도 우월하고 상대는 그렇지 못하다는 이분법적 반공주의의 산물이라는 말이다. 실은 그 사이 우리는 양민을 학살하는 군부정권을 거치고, ‘그 악한 공산주의자들과 거래도 하면서 적대적 공생관계를 해 왔는데.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적대적 공생관계를 고발하고 비판하는 내용이 주가 되지는 않는다. 영화 초중반까지는 엄격한 감시사회인 북한에 어떻게 잠입해 나가는가 하는 긴장감이 극을 이끌어 가고, 후반에는 상황에 변화가 생기면서 남과 북의 대표자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이제까지와 같은 대결 속 안정인가, 과감한 변화인가)가 중심에 서 있다. 그렇다, 중요한 건 관성에 의해서 해왔던 대로만 하는 데서 벗어나는 것이다.

 

 

      다만 바로 그 때문에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대표적으로, 이제까지 해왔던 방식대로밖에(실은 별로 도덕적으로도, 그리고 실제적으로도 효과가 없었음에도)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들의 경우. , 그냥 제대로 된 생각이란 걸 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도 영화에 대해 맹렬히 비난을 퍼부을 것 같다.(소위 일베류 같은) 물론 영화의 만듦새를 두고 비판을 하는 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정권에 아부하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비난하는 건 넌센스다. 이 영화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소문이 파다했던 박근혜 정부 아래서 제작되기 시작해 왔다니까. 그 대통령 풍자하는 그림 그렸다고 구속시키던 정부 말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그리고 무엇보다 분장이 훌륭하다. 이 영화가 상을 받는다면, 특수효과팀도 빠지지 않을 것이다. 그 시대의 헤어스타일, 패션, 무엇보다 얼굴들... 황정민의 얼굴을 보며 와 딱 정말 잘 어울린다 싶었는데, 의외로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던 건 이성민이 연기한 리명운이었다. 여기에 뜬금없이 등장해 포스를 보여주고 있는 김정일 역의 기주봉은 화룡점정.

      다만 영화의 결말은 감동적이었지만, 실제 현실은 그렇게 낙관적으로만 흘러가지 않았다는 건 아쉬운 점. 생각하면서 볼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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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매일 통근열차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마이클 맥콜리(리암 니슨). 아들의 대학 입학을 앞두고 목돈이 들어가야 할 상황에서, 갑작스런 퇴직 권고를 받는다. 아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는 열차에 오른 맥콜리. 그런 그의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성이 나타나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자신이 지목하는 사람을 찾아내 알려주면 10만 달러라는 거액을 주겠다는 것.

     사실 전직 경찰이었던 맥콜리는 이 제안이 의심스럽지만, 선금 조로 주어진 25천 달러를 보고 마음이 흔들린다. 그리고 그는 곧 자신이 누군가로부터 감시를 당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뭔가 거대한 음모가 벌어지는 것 같았지만, 가족을 인질로 협박을 하니 어쩔 수가 없다.

     달리는 열차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감시와 협박, 그리고 추격과 대결. 리암 니슨 식의 액션이 펼쳐진다.

 

 

 

  

2. 감상평 。。。。。。。

 

     ​영화의 시작부터 제법 흥미롭게 진행된다. 일단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수없이 타고 내리는 열차라는 특별한 공간, 그리고 한 번 달리기 시작하면 완전히 폐쇄되어 버리는 밀실 구조, 여기에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하는 긴장감까지.. 이 정도면 일단 스릴을 더해주기엔 충분해 보인다. 물론 이와 비슷한 종류의 영화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열차가 아니라 달리는 버스라든지...) 나름의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면 그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듯.

 

     ​영화 중반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 속 목소리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내가 무엇을 하는지 모두 알고 있을 정도의 정보력, 실행력을 갖춘 그들의 존재는 누구란 말인가. 이 정도면 아주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는 존재로 보이는데, 아쉽게도 영화 속에서는 그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추격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뭐 열차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한계가 있고, 주인공 자체도 은퇴한 경찰이자 그날 아침까진 평범한 보험사 직원이었을 뿐이니까. 다만 그냥 뭔가 대단한 사람들이 있어, 하고 넘어가기엔 아쉬운 것도 사실.

 

     ​영화 자체는 나름 볼만한데도 생각보다 관객이 많이 들지 않았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 보던 중, 주인공의 나이가 너무 많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 정도 액션을 감당하는 영웅이라면 좀 더 젊고 매력적이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물론 리암 니슨의 연기가 나쁜 건 아니었지만, 극중에서만도 나이 60인 주인공이 달리는 기차의 위아래로 날아다니면서 이 정도의 액션을 하는 건 좀 버거워 보이기도 했다. 상업영화로서 어쩔 수 없이 배우들의 시각적 매력도 관객동원에 한 몫을 하는 거니까...

 

 

 

      영화 초반 직장에서 해고당하는 주인공에게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의료보험이다(학비 부담도 적지 않고). 미국의 악명 높은 의료 보험’(이라고 쓰고 착취라고 읽는다) 제도를 보여주는 부분. 아예 회사 쪽에서 어떻게 그 부분을 처리해 줄지 안내까지 해주는. 얼마 전에 봤던 미션 13에서도 해고를 앞두고 동생의 의료비 부담 때문에 걱정하는 주인공이 등장하기도 했다. 엄청난 의료비 부담은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일을 저지르도록 만드는 원인으로 종종 제시될 정도다.(그에 비하면 우리의 의료보험제도는...)

     여기나 거기나, 보통 사람들의 삶이란 여러모로 고달픈 건 매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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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딱 올해 초 봤던 전편에 이어지는 이야기. 전편에서 귀인인 자홍(차태현)을 환생시키는 데 성공한 차사 트리오는, 그 동생인 수홍(김동욱)귀인이라며 환생시키기 위한 재판 투쟁을 해 나간다. , 이번엔 재판 건은 강림(하정우) 혼자 주로 맡고,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은 이승의 또 다른 사건을 해결하러 성주신(마동석)과 맞서 싸우러 나간다.

     이승과 저승에서의 두 대결이 교차되면서, 이번엔 세 차사들의 천 년 전 전생에 관한 이야기도 술술(단지 성주신의 설명으로) 풀려 나온다

 

 

 

2. 감상평 。。。。。。。

     딱 올해 초에 전편을 봤는데, 반년 만에 후편이 또 나왔다. 대충 콘셉트는 기억이 났는데, 전편을 어떻게 봤었나 찾아봤더니 썩 좋은 감상평을 남기지 않았었다. 원작에 대한 각색이 영 완성도가 떨어지는 바람에 이것도 저것도 아닌 영화가 나왔다는 것. 그런데 후편은 전편보다 더 떨어지는 데 어쩔...

     전편에서도 원작의 캐릭터와 설정을 가지고 얼기설기 집을 지었던 감독은, 이제 작정하고 두꺼비집을 만들어 내기에 이른다. 애초에 동양의 저승관이라는 커다란 세계관을 배경으로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를 넣으며 울고 웃긴 원작과 달리, 감독이 만들어 낸 새로운 이야기엔 고작 아이들 주먹 하나 겨우 들어갈 정도의 공간 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랫동안 구전되며 살이 붙어서 깊고 풍성했던 전통의 향기는, 인스턴트 음식 속 합성착향료 수준으로 감소되고 말았다.

 

 

     영화가 중간쯤 상영되고 있는데 뒤에서 코 고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어느 할머니는 전화통화인지 옆 사람과 이야기인지를 시작하시고... 그나마 전편에서 어느 정도 눈요깃거리를 제공해주었던 저승의 다양한 모습들은 (똑같은 걸 반복하기엔 그랬는지, 아니면 재촬영을 하면서 줄어든 건지) 상당부분 생략되어버렸고, 생뚱맞게 티라노사우르스를 등장시키면서 헛웃음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CG 부분이 확실히 어느 정도 수준에 올랐다는 건 전편에서도 인정한 바와 같지만.

     결국 영화에서 중요한 건 스토리 텔링일 텐데, 이 영화엔 그게 없다. , 뭔가 이야기를 하고는 있는데, 그게 두 시간 반 동안 영화 전체의 흐름을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큰 강이 되어야 할 물들이 여기저기 산만하게 흘러가버리다 어느 샌가 다 땅 속으로 스며들어 사라져버린 느낌이랄까. 그렇게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동안, 의미도 재미도 사라져 버리고.

 

 

      기발한 소재를 평범하게 만들어 버리는 데 일가견이 있는 감독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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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기사단
키리야 카즈야키 감독, 모건 프리먼 외 출연 / 미디어로그(Media Log)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시대적 배경은 중세 중후반, 지역은 어딘지 알 수 없는 가공의 공간(아마도 북동부 유럽 쪽이 아닐까 추측). 왕과 영주들, 그리고 그들을 섬기는 기사들이 활약하던 시대.

     지방 영주 바톡(모건 프리먼)의 가신인 레이든(클라이브 오웬)은 가공할 만한 전투집단인 제7기사단을 이끄는 대장이다. 어느 날 바톡은 수도로 오라는 왕의 명령을 받았고, 그는 이것이 왕의 재무관이었던 기자 모트(엑셀 헨니)에게 뇌물을 바치라는 신호임을 눈치 챈다. 하지만 도무지 뇌물을 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바톡. 결국 모트에 의해 죽음에 이르게 된다.

 

     ​자신이 섬기던 주군의 비참한 죽음으로 모든 것을 잃은 듯 실의에 빠진 레이든. 그러나.. 영화의 주인공이 어디 그렇게 주저앉아 있기만 하면 되겠는가.

 

 

 

 

2. 감상평 。。。。。。。

 

     영화의 첫 장면부터 뭔가 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배경이나 등장인물은 서양인데, 검을 휘두르는 자세나 움직임이 사뭇 동양적이다. 그뿐 아니라 기사들이 입고 있는 무장 역시 시공을 초월하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현대전을 수행하는 특수요원들이 입을 듯한 검은 색 갑옷들. 나중에 보니 감독이 일본인이란다.

     그런데 단지 그런 비주얼적인 부분만 일본 감성이 아니라, 사실 이야기 자체도 전형적인 일본색이 묻어나오는데, 아는 사람은 알만한 추신구라 사건과 기본적인 플롯이 동일하다. 주군을 억울하게 잃은 가신들이 절치부심을 하다가 마침내 떼로 일어나 복수를 한다는... 공법보다 칼이 먼저라는, 전형적인 전근대적 사고의 표현.

     그래도 영화적 소재로야 충분히 사용될 수 있겠지만, 그걸 어느 정도 흥미롭게 그려내느냐가 관건일 게다. 하지만 처음부터 엄청난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는 레이든이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방탕하게 보내는 모습은, 영화 속 모트만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의심스러운 부분 투성이. 물론 비틀거리던 레이든의 발걸음이 감시자들이 사라진 것을 보고 금세 모델 워킹으로 변하는 모습은 이 영화에서 가장 멋있는 장면 중 하나였지만, 우리는 이미 이와 비슷한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심지어 영화의 가장 중심이 되는 액션 부분도 기대보다는 아쉬웠고.(그런데 이거 정두홍 감독이 연출한 액션이라고 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익숙한 얼굴이 등장한다. 안성기와 박시현. 극중 모트의 아내와 장인으로 나오는데, 영어가 대사인 이 작품에서 그들의 발음 부분은 좀 어색하다. 그리고 비중 쪽도 워낙에 작게 나와서, 일부 홍보성 기사에 써 있는 안성기의 카리스마안성기와 모건 프리드먼의 만남같은 건 보이지 않는다.

 

 

 

 

     ​영화 초반, 이 모든 비극을 만들어 낸 바톡 영주의 결정이 과연 적절했나 하는 의문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머리에 맴돈다. 드러난 것만 보면, 그는 뇌물을 바치는 것이 싫다는 지극히 당연한 윤리적 판단을 내렸다. 비록 영주이긴 하지만 장관을 만족시킬 만큼 큰 뇌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영지의 백성들을 착취해야 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그의 판단은 옳다. 문제는 그가 자신의 선택의 결과를 충분히 생각했는가 하는 부분이다.

     결국 그는 처형된다.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은 추방되고, 심지어 그가 다스리던 영지 안의 백성들마저 한 겨울에 성에서 쫓겨나버린다. 농업이 주요 산업일 것으로 추정되는 영화 속 상황에서, 하루 아침에 땅에서 추방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는 분명하다. 그러면 뇌물을 바치지 않는 것은 과연 백성들을 위한 일일까.

     더 큰 문제는 바톡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방식도 충분히 있었다는 것. 모트가 문제라면 다른 영주들과 함께 잘못된 처사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고, 황제가 부패해서 그런 상소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모트라도 제대로 제거했어야 했다.(그리고 그런 기회가 있었다) 그것 또한 불의한 일이 아닌가라고 물을 수도 있지만, 영화 속 분위기로 당시의 윤리는 좀 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바톡의 선택엔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고, 그 결과 쓸 데 없는 피가(모트의 경비병들은 무슨 죄?)가 너무 많이 흘렀다.

 

     통쾌함이라든지, 선명함은 부족한 영화. 그렇다고 깊은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도 아니고. 킬링타임용으로나 볼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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