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농의 공부 - 소설가 농부가 텃밭에서 배운 작고 서툰 손의 힘
조두진 지음 / 유유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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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텃밭예찬론자인 작가가 직접 텃밭을 일구며 느낀 감상과, 텃밭농사가 주는 유익에 관해 쓴 짧은 에세이들의 모음집이다

 

     ​책 초반 작가는 영리를 위한 대규모 농업이 얼마나 땅과 자연을 황폐화시키는지를 강조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단위면적당 농토가 웬만한 공장 부지보다 더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다는 문장. 가장 짧은 시간 내에 가장 많은 수확을 얻기 위해 투입한 농약 때문이다. 반면 자연에 순응하며 짓는 소규모 텃밭농사는 그와 달리 환경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물론 단지 이런 도덕적 당위를 주장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작가에 따르면 대규모 영농은 재배, 보관, 운송의 편리(정확히는 비용절감)를 위해 제대로숙성되지 못한 상품을 출하하게 되고 그 결과 본래의 맛을 충분히 경험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한다. 물론 그런 것들에 신경 쓸 필요가 없는 텃밭의 수확물들은 훨씬 더 짙고 진한 경험을 주고.

 

     책의 후반부는 텃밭 농사가 주는 사회적 유익이다. 노인, 장애인, 학생들이 텃밭농사를 시작할 때, 사회성이 형성, 혹은 향상되고, 삶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진다는 내용

 

 

2. 감상평 。。。。。。。

 

     2년 간 작은 텃밭을 가꾼 적이 있었다.(벌써 10년 전의 일이다) 잡풀만 가득하고, 크고 작은 돌들이 가득했던 땅을 갈아서, 처음에는 방울토마토와 가지 모종을 몇 주 심었었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수확이 좋지 않던가. 거의 여름 내내 매일 방울토마토를 먹을 수 있었고, 직접 딴 가지를 가지고 처음으로 가지볶음이라는 반찬을 만들어 봤다. 그 수확에 고무되어 이듬해에는 고추, 참외, 고구마까지 심었고(호박도 심어봤지만 실패), 고구마 줄기 일부를 고라니와 나눠먹은 것을 빼고는 전체적으로 풍성한 수확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텃밭 가꾸기에 관한 설명이 매우 실감나게 받아들여졌다. 역시 책이란 경험한 만큼,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사실 텃밭을 가꾸는 데에는 그리 거창한 포부나 대단한 철학이 필요한 건 아니다. 틈 날 때마다 밭에 나가 식물들을 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여유와 마음이 있으면 충분한 일이니까. 책에서야 텃밭 가꾸기의 유익에 대해 사회적이고 경제적이며 환경적인 측면을 장황하게 늘어놓았지만, 그냥 맛좋은 채소와 과일을 맛보는 한 가지 특별한 방식으로 생각하기만 해도 괜찮지 않을까.

 

     뭔가 대단한 지식이나 지혜를 알게 되었다기보다는, 뭔가 충동을 얻게 되었다고 하는 게 적절한 감상일 듯. 아파트 베란다에 박스형 텃밭을 하나 가꿔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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