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 - 역사적 자료에 기초한 초대교회 모습 1세기 기독교 시리즈 1
로버트 뱅크스 지음, 신현기 옮김 / IVP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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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저자는 푸블리우스라는 이름의 가상의 주인공을 내세워 1세기 경 초대 교회의 예배 모습을 재구성해 이야기를 만들었다. 어느 날 그는 한 가정의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았고, 그 식사는 당시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진행하는 예배의 한 모습이었다. 관찰자로서 주인공은 그들이 서로를 환영하고, 한 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며 나누는 교제의 모습, 그리고 식사 이후 이어지는 기도와 (바울의) 편지 낭독, 문제 상황에 대한 토론, 그리고 축복으로 이어지는 고대 예배의 모습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2. 감상평 。。。。。。。

     아주 작고 얇은 책이지만, 꽤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1세기 경 로마 치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여러 기독교 문서를 조합해, 당시 충분히 있음직했던 한 예배의 모습을 되살려낸다.

     이야기 속 초대 교회의 예배 모습에는 오늘날 흔히 볼 수 있는 것 같은 정해진 예배 순서나 그 순서를 맡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강론을 담당하는 목사나 사제도 없고. 그저 평범한 식사처럼 시작된 자리는, 자연스럽게 삶을 나누고, 이 삶에 조언이 되는 사도의 편지를 읽고, 토론하는 식으로 이어진다. 그 자리에 참여한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또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존중이 있는 그런 공동체예배의 모습. 아마도 저자는 이런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오늘날의 대형화되고 정형화된 예배에서 빠진 부분이 무엇인지를 지적하고자 했던 것 같다.


      저자의 의도는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 오늘날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의 고대 예배의 모습을 그려주는 것만으로도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예배에 참석한 모든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누구 하나 그저 이름 없이앉아 있다가 돌아올 수 없는 그 시간, 그 자리에서는 자연스럽게 교류가 이루어지고, 역동이 발생한다. 어쩌면 초대교회가 가지고 있었던 힘은 여기에서 기인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그런데 이 부분은 고대와 현대의 차이라기보다는 대형교회와 소규모 교회의 차이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현대교회의 다양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그러면서 여전히 기독교에 남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실려 있는 것 같은 모습의 초대교회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할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에 실려 있는 이야기는 사실 그대로가 아니라 재구성된 모습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그 시대라고 해서 교회 안에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없었을까. 일단 당장 식탁 주변에서 쉴 새 없이 뛰어 다니면서 어른들의 정신을 산란시키는 어린아이들이 이 이야기에는 등장하지 않으니까. 그곳에는 그곳 나름의 문제가 있었을 것이고, 이곳에는 또 이곳의 문제가 있는 것일 게다.(물론 확률적으로 사람이 적으면 문제의 숫자가 적어질 가능성은 높을 듯하지만) 당장 모든 걸 포기하고, 초대 교회의 가정교회적 특성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말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라는 것.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리고 이 책이 참고한 다양한 고대 문헌들과 연구를 통해) 소개되고 있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예배 모습에서는 확실히 기억해야 할 만한 점들이 보인다. 우선은 일상과 예배가 구분되지 않는 통합적 예배관인데, 이 부분만큼은 오늘날에도 어떻게 살려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필요한 지점이 아닌가 싶다.

 

     짧지만, 힘이 있다. 아마도 이야기가 가진 힘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 말하려는 내용을 그냥 서술한다면 10여 페이지면 충분했겠지만, 그렇게 했다면 이 책만큼 깊은 인상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같은 이야기라도 이렇게 풀어 놓으면 훨씬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예배의 회복에 관해 관심이 있다면, 한 번 볼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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