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결자 그리스도 -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종결성에 관한 강의
레슬리 뉴비긴 지음 / 도서출판100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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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그리스도의 종결성이란, 우선적으로 인류의 여러 종교전통들 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가 갖는 독특하고 최종적인 권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쉽게 말하면 예수만이 구원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주장.

     기독교인 사이에서라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이 주장은, 선교적 상황에 놓여 있는 교회와 선교사들, 즉 누군가에게 이 개념을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좀처럼 쉽지 않은 개념이다. 몇 차례의 세계선교대회를 통해서 크게 두 가지 입장이 제시되었다. 하나는 그리스도가 모든 종교의 성취이며, 타종교의 고결한 요소들은 결국 그리스도의 사역을 가리킨다는 입장(에든버러 대회, 1910)이고, 다른 하나는 타종교 안에도 진리의 일부로서의 영적 요소가 있음을 좀 더 강하게 주장하는 입장(예루살렘 대회, 1928)이 그것.

 

 

      저자는 그리스도의 종결성을 이런 좀 다른 측면에서 정의한다. 그것은 기독교라는 특정한 종교가 포함하고 있는 양식의 최종적 권위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에 대한 독특한 해석을 이끌어 내는 관점을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통해 하나님께서 만물의 의미와 기원과 종말을 드러내셨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에 관한 사실은 모든 인류에게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기에 종결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단순한 개념의 문제’, 혹은 이해의 문제가 아니다. 그리스도가 종결자라면 그것은 반드시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개종의 문제가 조심스럽게 등장한다. 성령으로부터 시작된 이 새로운 인식은, 자연스럽게 그것을 깨달은 이를 그리스도의 이름을 맡은 공동체의 일원이 되게 만들기 때문이다.

 

 

 

2. 감상평 。。。。。。。

     결국 그리스도의 종결성이라는 문제는 기독교인들이 타종교를 갖고 있거나 종교를 갖지 않은 이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관한 주제다. 소위 다원주의 사회 속에서는 특정한 종교의 유일성, 최종적 성격, 종결성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무례한 일로 여겨지는 상황.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기독교 신앙을 어떻게 드러내고 나아가 주장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책을 손에 들었다. 여기엔 다분히 레슬리 뉴비긴이라는 이름값에 상응하는 기대도 있었고.

     책 초반 저자는 이 주제에 관한 이제까지의 논의를 비평하면서 명쾌하게 정리한다. 타종교인들의 신념과 믿음을 기독교인들이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모든 믿음을 기독교로 수렴시키려는 태도가 가진 억지스러운 면과, 완전히 무시하려는 고집스러움이라는 문제가 뉴비긴의 문장을 통해 금세 드러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흥미롭게도 뉴비긴은 종결성이라는 주제를 접근하는 시작점을 좀 다른 곳에서 찾음으로써 이 주제를 풀어나갈 길을 찾는다. 타종교와의 관계성은 물론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접근이라는 것.

 

     ​그는 역사적 사실과 의미를 구별하려는 시도의 무용성을 지적하면서, 그 둘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나아가 사실에서 의미가 나온다고 말한다. 그리스도는 역사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주고, 이런 차원에서 그리스도는 종결자라고 불릴 수 있다는 것. 저자는 여기에서 복음전도의 타당성/유효성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저자는 이 과정에서 겸손함을 매우 강조한다. 회심/개종은 전적으로 성령의역사이지 기존 교회의 자기영역확장이 아니다. 나아가 우리는 종말적 상황에 관해 결코 완전히 알 수가 없다. 분명 그리스도는 종결자이시다. 그러나 그것은 타종교를 열등하거나 완전히 무익한 것으로 돌리는 차원에서 주장될 것이 아니다.

 

      작은 책이지만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번역도 좀 어렵게 된 것 같고. 하지만 일단 전체적인 맥을 짚고 나면, 과연 레슬리 뉴비긴이다 싶다. 책 말미의 겸손함에 대한 강조가 인상적이다. 어떤 것의 최종적 성격을 강조하면서도 겸손을 잃지 않아야 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이 섬세한 작업은 여느 글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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